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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역대 최악' 산불 - 꺼지지 않을 재난의 서막인가?
◀ VCR ▶ "그날따라 또 바람이 셌어, 상당히. 태풍급이라, 그때가." "이거 심각하다, 진짜. 오! 오! 오! 이거 차에…" [조쌍규/경남 산청군 시천면 주민] "집 쪽으로 확 넘어오는 거야, 불이. 그래가지고 막 보니까 얼마 안 지나서 막 다 번져버리네. 불이 날아다녀, 날아다녀." [이분경/경북 영덕군 지품면 주민] "말하니까 아직도 벌벌벌 떨린다. 막 불안해. 여기 가슴이 저릿저릿하고." [김강두리/경북 영덕군 지품면 주민] "벌렁벌렁 뛴다고요." [이분경/경북 영덕군 지품면 주민] "얼마나 놀랐는지. 불덩어리가 막 튀니까 정신이 없지." [김차랑/경북 안동시 풍천면 주민] "지금 싹 다 타버리고 뭐 쓸 것도 한 개도 없어요. 다 폭삭 다 타가지고 내려 앉았잖아. 참 살 길이 막막해요, 앞으로." ■ '이런 산불은 처음' ◀ 이휘준 ▶ 안녕하십니까, 이휘준입니다. 역대 최악의 산불이었습니다. 오늘 스트레이트는 영남 지역을 초토화시킨 이번 산불의 피해를 살펴보고, 우리의 대응 체계를 점검합니다. 임명찬, 이지수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임기자, 먼저 산불 피해 현황부터 알아볼까요. ◀ 임명찬 ▶ 네, 직접 찾아간 화재 현장은 전쟁터와 다름없는 처참한 모습이었습니다. 3월 21일부터 30일까지, 산불이 어떻게 경남과 경북을 할퀴고 갔는지 취재했습니다. ◀ VCR ▶ 영남권 여기저기에서 산불이 이어지던 지난달 말. 22일엔 경북 의성군에서도 3곳에서 동시다발로 산불이 났습니다. 그중 안평면 괴산리에서 시작된 불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성묘객의 실화로 추정되는 산불이었습니다. [김정호/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1리 이장 (3월 24일)] "남자 한 분하고 여자 한 분이 헐레벌떡 뛰어 내려오더라고요. 그래서 밑에 가서 차량이라든지 번호라든지 다 확인하고 절대 현장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 불은 바람을 타고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번졌고, 1시간 반 뒤 인근 마을에 첫 대피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오후 1시 18분에 발령된 산불 대응 2단계는 3시간여 만에 최고 단계인 3단계로 격상됐습니다. [김성인/경북 의성군 안평면 주민 (3월 22일)] "(안평에서) 불 올라오는 거 보고 이쪽(집 밑 다른 야산)에 불씨가 날아와서 붙어버렸어." [신순자/경북 의성군 의성읍 주민 (3월 22일)] "(내 집은 괜찮은지) 잘 몰라요. 지금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기도 궁금하고 죽겠습니다." 불길이 고속도로 바로 옆까지 접근하면서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고, 급기야 의성군을 넘어 안동시 일부에도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하루 뒤인 23일 오전 10시. 불길이 번지고 있는 경계, 즉 화선이 67km에 걸쳐 형성됐습니다.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세운 천년 고찰인 운람사가 잿더미가 됐습니다. 진화 속도가 무시무시하게 번지는 불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진화율은 점점 더 떨어졌습니다. ----- 이틀 뒤인 24일엔 무려 8천490헥타르가 산불영향 구역에 들었습니다. 매캐한 연기가 민가까지 뒤덮었습니다. [경북 의성군 점곡면 주민 (3월 24일)] "당신이나 타. 난 걸어가면 되니깐. 아, 여기 다리 밑으로‥" 그날 밤 11시, 국가 소방동원령 1호가 최고 등급인 3호로 격상됐습니다. 전국에서 소방대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 25일 정오. 산불 영향 구역은 무려 1만 4천4백여 헥타르로 확대됐고, 화선은 244km로 늘어났습니다. 강풍은 진화대원들의 안전까지 위협했습니다. [김우영/산림청 특수진화대원 (3월 25일)] "바람이 여기로 불고 지금 골 바람으로 저렇게 올라오고 있어서 엄청 위험한 상황이라 가지고 일단 대피 명령을 시켰고…" 안동 전역과 청송군 일부 지역까지 주민 대피 명령이 내려졌고, 경북 전역에 갑호 비상이 발령됐습니다. 불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턱 밑까지 접근했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국가유산 재난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가 발령됐습니다. [이연옥/경북 안동시 하회마을 주민 (3월 25일)] "불이 들어오지 말아야지. 큰일 났지, 뭐. 나이 구십 넘도록 살다 첨 봤어." [류한욱/경북 안동시 병산서원 운영부위원장 (3월 25일)] "지금 5km나 7km 정도 (거리가) 있다 그러지만 이건 바람 한 번 순식간에 불어버리면 10분 만에…" ----- 산불 발생 나흘째인 25일 밤 9시 무렵. 초속 20m로, 태풍이 올 때만큼 강해진 바람을 탄 산불은 80km가량 떨어진 동해안 어촌마을까지 덮쳤습니다. [임승태/경북 영덕군 영덕읍 주민 (3월 27일)] "마치 휘발유에 불붙인 것처럼 바로 확 붙어가지고 저희가 어떻게 끌 수가 없어서 그냥 맨몸으로, 그냥 맨몸으로 차만 몰고 바로 뛰쳐나갔어요." 불길을 피해 방파제로 피신했던 주민들은 해경에 겨우 구조됐지만,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 1명이 숨졌습니다. [우지성/경북 영덕군 축산면 주민 (3월 26일)] "불이 붙어가지고 양쪽으로 다 막혀서 어디 대피할 데가 없었어요. 그래서 바닷가에서 다 모여 있던 것 같아요." 산불은 더 이상 태울 것을 찾지 못했고 그제서야 불길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27일 오후부터는 영남 지역에 비도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 28일 오후 5시경 산림청은 마침내 주불을 잡았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149시간 만이었습니다. [이수민/경기 고양소방서 소방대원 (3월 28일)] "잔불을 빨리 정리해 놔야 오후에 강풍이 불더라도 더 추가적인 확산 피해가 없도록… 네, 살아납니다." 경북 의성 산불이 시작되기 하루 전에는 경남 산청에서도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곧바로 산불 대응 3단계가 발령됐고, 이 불은 하동과 진주, 지리산 국립공원 쪽으로 번져나갔습니다. [손경모/경남 하동군 옥종면 주민 (3월 26일)] " 한 10분, 바람 따라왔으니까 바람만큼 빠른 거죠." 산불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진화작업 투입 2시간 만에 불길에 갇혀 결국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박남규/경남 창녕군청 산림녹지과장 (3월 24일)] "(진화대원) 올라갈 때는 불이 없었습니다. 올라가는 도중에 밑에서 옆에서 돌풍이 불어서 산불이 밑에서 올라온 거로. 그래서 가운데 고립된 거로…" 열흘 간의 사투 끝에 소방당국은 산청 산불의 주불을 잡았습니다. 무려 213시간 34분. 역대 두 번째로 긴 산불이었습니다. ----- 이번 산불로 가장 피해가 컸던 경북 지역을 찾아가 봤습니다. 전체 주민 대피령까지 내려졌던 안동. 마을을 병풍처럼 감싸주던 숲은 시커멓게 사라졌고 집들은 전부 무너져 내렸습니다. [김차랑/경북 안동시 풍천면 주민] "지금 싹 다 타버리고 뭐 쓸 것도 한 개도 없어요. 다 폭삭 다 타가지고 내려앉았잖아. 지금 현재는 참 살길이 막막해요, 앞으로." 벽돌집은 마치 폭탄을 맞은 것 같았고, 집 앞에 세워뒀던 오토바이는 뼈대만 남아있습니다. [김정규/경북 안동시 일직면 주민] " 네, 전부 불 먹어 가지고 열로 인해서 터진 거예요." ----- 불이 시작된 곳에서 15km 정도 떨어진 의성군 점곡면의 한 마을. ◀ 임명찬 ▶ 집이 완전히 다 사라져 버렸어요. 저기 보시면 세탁기가 있던 자리. 저것 빼고는 탈 수 있는 건 다 타버린 상태예요. 암 투병을 위해 5년 전 귀향한 70대 부부는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경북 의성군 안평면 주민] "방광을 다 들어냈어요. 수술을 해서… 여기 공기가 참 좋거든요. 그런데 모든 게 다 사라졌죠." [경북 의성군 안평면 주민] "작년에 친정엄마가 돌아가셨는데, 그 유품을 제가 여기 다 갖다 놨어요. 엄마 유품을 여기 와서 다 태워 버린 거예요. 사진 하나 다 꺼내보지 못하고 다 태워 버린 거예요. 그게 너무 가슴 아프고‥." ----- 해안 절벽에 집들이 마치 따개비처럼 붙어 있다고 해서, '따개비 마을'로 불리는 영덕군의 한 어촌 마을. 한국의 '산토리니'로 불릴 만큼 아름답던 마을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경북 영덕군 영덕읍 주민] "산에서 불이 날아가지고 오니까 정박해 있는 배에, 배가 다 소실 됐잖아요. 배까지." [경북 영덕군 영덕읍 주민] "우리 사촌 형님네도 이렇게 타 버렸어. 저 바닷가인데 네." ----- 이번 영남 지역 산불로 무려 31명이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도 52명이나 됐습니다. 불에 탄 면적은 4만 8천여 헥타르로 서울시 면적의 80%에 달합니다. 주택 4천여 동이 소실되면서 3천 명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고, 35건의 국가유산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피해액은 2조 원 이상,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강호상/서울대 그린바이오과학기술원 교수] "옛날에 민둥산이니까 뭐 시도 때도 없이 그냥 토사가 내려오고 산사태 나고 홍수 났는데 불이 이렇게 대규모로 쾅 터지는 경우는 처음이었고, 이것이 지금까지는 동해안에 계속 나왔었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중간에서 시작한 거예요. 그때부터 이제 문제가 심각해지는 거죠. 특히 산림지역은 대부분 연로하신 분들인데." ■ 모든 걸 잃었다 ◀ 이휘준 ▶ 31명의 사망자. 산림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사람이 숨진 산불이었습니다. ◀ 이지수 ▶ 경북 지역 산불이 시작된 곳은 의성군이었지만, 인명 피해가 가장 컸던 곳은 약 80km 떨어진 영덕군이었습니다. 영덕에서 10명이 숨졌는데, 특히 매정리 마을 부근에서만 6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는지 취재했습니다. ◀ VCR ▶ 40여 가구가 모여 살던 경북 영덕군 매정1리. 100년 동안 마을을 지키던 교회는 시커먼 상처를 입었고, 절반인 23가구가 전소됐습니다. 동네 어귀에 있는 비상소화장치는 제구실을 못 했습니다. 밸브를 최대로 열고 물을 뿌려도 물줄기가 채 10m를 나아가지 못합니다. [이종탁/경북 영덕군 영덕읍 매정리 주민] "급하니까 이거라도 써야 될 거 아닙니까? 그럼 이게 날아가야 말이지, 어느 정도가 뭐. 압이 좋아갖고 날아가야 뭐 소화가 되는데, 안 되니까 막 환장하는 거지." 텅 빈 마을을 주인을 기다리는 개들만 지키고 있습니다. [성중길/경북 영덕군 영덕읍 매정리 주민] "뭐 연기, 매캐한 연기가 자꾸 이렇게 스며들어 오길래. 밖에 나와 보니까 막 불덩어리 머리통만 한 게 막 날아다녀, 그냥. 전부 다 불덩어리라. 이 마을 전체가 불덩어리라. 그냥 뭐 한참 멍하니 있다가 그냥. 눈물도 안 나더라고. 참 기가 막혀가지고. 기가 차잖아." 강풍을 타고 동진한 산불이 영덕군 경계를 넘어선 지난 25일 밤. 매정리에 있는 요양원에서 필사의 탈출이 시작됐습니다. 입소해 있던 노인은 21명. 차량 여러 대에 나눠 태우고 대피에 나섰지만, 차 한 대가 불길에 고립되면서, 타고 있던 6명 중 3명이 숨졌습니다. 모두 7~80대였습니다. [요양원 관계자] "불이 그냥 이렇게 타가는 게 아니고요. 그냥 진짜 무슨 토네이도도 아니고. 근데 여기서 불이 돌아온 것 같아, 이 마당에. 그러면서 그냥 지나가 버린 것 같아요." 이 요양원에서 7백 미터쯤 떨어진 곳에 살던 80대 부부도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김순옥/경북 영덕군 영덕읍 매정리 주민] "아들 말이 안 주무시고 이 밖에 나와서 돌아가셨대. 그러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노." 이처럼 이번 영남 지역 산불로 희생된 주민 가운데는 노인들이 많았습니다. 산불이 번진 곳이 고령화가 진행된 농촌지역이었기 때문입니다. [정태헌/국립경국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고령자들에 맞는 재난 대피에, 대응에 대한 그런 프로그램이 있어야 된다는 겁니다. 이런 분들한테 재난 문자 아무리 보내본들 확인할 확률은 10% 정도밖에 안 됩니다. 재난 대응 매뉴얼이 그 지역에 맞는 소규모의 그런 시스템을 갖춰야 되는데…" 사과로 유명한 경북 안동 임하면. 73살 김매화 씨가 종종걸음으로 어디론가 향합니다. 난리통에 용케도 살아남은 닭들이 이곳이 사람살던 곳이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김매화/경북 안동시 임하면 주민] "나와, 나온나. 네. 저쪽에 4마리 저기 댕기잖아. 12마리였는데요. 8마리 죽고 저거, 저것만 살았어요." [김매화/경북 안동시 임하면 주민] "여기는 주방이고. 이거는 큰 방이었고요. 여기는 이제 화장실하고 또 방 한 개 있었고 여기는." 김 씨는 오랜 이웃도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김매화/경북 안동시 임하면 주민] "그 옆에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우리도 급하다 보니까 못 꺼냈어요." 거동이 불편한 70대 할머니는 순식간에 마을을 덮친 불을 미처 피하지 못했습니다. [임하면 산불 희생자 가족] "나는 여기까지, 여기까지는 설마 했거든. 여기까지는. 근데 이렇게 (산불이) 오니까 그냥 이 상태로 있는 거야 벌써. 안타깝죠. 말로 뭐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어요?" 불길은 강 건너 마을로도 번졌고, 이곳에 살던 80대 노부부의 목숨도 앗아갔습니다. [김시각/경북 안동시 임하면 임하리 산불대책위원장] "여기 지금 노인 분들이, 걸음도 못 걷는 분들이 두 분 계셨거든. 네, 걸음도 억지로 걸어요. 밖에 나오긴 나오시는데. 연세가 많고, 불 나오는 걸 몰랐으니까. 불타는, 불붙은 걸 몰랐으니까." 불과 닷새 전에도 같이 점심을 먹었는데, 느닷없이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잃은 손자뻘 친척은 황망하기만 합니다. [권기범/임하면 산불 희생자 친척] 우리도 집안 어른이 이렇게 돌아가시는 거는 생각도 안 했죠, 사실은. 꿈에도 생각 안 했죠. ----- 초토화된 삶의 터전. 3천 명 넘는 이재민이 마을회관이나 지자체의 공공체육관 같은 곳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안동 체육관에 마련된 대피소. 초등학생 여자아이가 털실 뭉치를 자르고 묶어 인형을 만드는 데 푹 빠져있습니다. 급한 대로 체육관 한쪽에 아이들 놀이공간을 만들어뒀습니다. [김경순/경북 안동시 일직면 주민] "할머니는 어른이니까 안 해도 된데이." 산불 때문에 김경순 할머니 가족은 3대 7명이 모두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김경순/경북 안동시 일직면 주민] " 7명이지요. 일직면에서 우리가 1등이에요. 손자 3명. 아들, 며느리, 얘들이 5명. 우리 6, 7명…" 첫날엔 7명이 모두 한 텐트 안에서 밤을 지샜습니다. [김경순/경북 안동시 일직면 주민] " 말도 못 하지 뭐. 고생이지 뭐, 집 나오면." 그래도 공간을 분리해 주는 텐트가 있는 곳은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30명이 한 공간에서 지내는 곳도 있습니다. [권미자/경북 안동시 임하면 주민] "처음에는 22명이었는데요. 지금 30명 넘어요. 네. 화장실 저거 하나예요. 세수하는 데 물 다 막혀서 물도 안 내려가고." 겨우 목숨을 건질 만큼 황급히 몸만 빠져나와 생필품도, 약도 부족합니다. [조분숙/경북 영덕군 축산면 주민] "아무것도 못 들고나왔지. 이것만 들고나왔지. 이거 약 가방만." [김영호/경북 영덕군 축산면 주민] "이불도 없었고. 왜 안 추웠어요. 많이 떨었어요. 여기 어른들 다." [이순희/경북 영덕군 지품면 주민] "나는 당뇨에다 혈압에다 고지혈증까지 있는데 약이 다 타버려가지고…" 그리고, 평생 일궈온 것들이 바로 눈 앞에서 사라지는 걸 목격한 충격은 지워지지 않을 트라우마로 남았습니다. [김말남/경북 영덕군 지품면 주민] "이래서 어떻게 살아나가나, 눈물만 자꾸 나지." [이옥자/경북 안동시 임하면 주민] "눈물밖에 안 나오지. 눈물도 자꾸 나오니까 안 나오지." [정순둘/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사실은 이제 모든 거를 잃었다. 사실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태라고 볼 수 있고요. 그러니까 잠을 자면서도 이제 그 끔찍했던 사건들이 계속 떠오르게 되는 거고요. 이러한 트라우마가 1~2년 가지고 치료가 되는 게 아니어서 장기간 이제 치료를 할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하다." ■ '늙고 낡은' 산불 대응 ◀ 이휘준 ▶ 이번 산불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원인으로 고온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 임명찬 ▶ 네, 기후 환경적인 요인이 컸다는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직접 현장을 확인했더니 또 다른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기후변화에 따라 대형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에 새로운 대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 VCR ▶ 의성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된 소방대원의 바디캠에 찍힌 영상입니다. 갑자기 돌풍이 일더니 커다란 재 덩어리가 대원들을 휩쓸고 지나갑니다. "오! 조심! 뒤에 바람! 바람! 바람!" "온다, 온다, 온다, 온다!" 이번 산불을 급속도로 번지게 만든 건 최대 초속 27m로 불어닥친 바람이었습니다. [최광균/경북 영덕군 지품면 주민] "뭐 하여튼 그날 바람이 돌풍이 엄청 불었어요. 이거는 나도 살다가 처음 보는 불이야. 완전히 미쳐서 불씨가 날아다니고…" 여기에 올해 3월은 평소보다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지난달 21일부터 엿새 동안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7.1도 높았고, 상대습도는 평년보다 7%포인트 낮았습니다. [정태헌/국립경국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그렇게 되면 산에는 거의 마른 장작입니다. 낙엽층이 한 30cm 정도 됩니다. 조그만 불씨에도 발화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엄청난 속도로 빨라질 수밖에 없고 대형화될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한 예측이 가능합니다. 다음에는 더 강도가 세질 거라는 거죠." ----- 울창한 소나무 숲에서 화염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습니다. 피해가 집중된 영남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73만 헥타르의 소나무 숲이 있습니다. 그런데 송진 속에는 테르펜 같은 휘발성 물질이 함유돼 있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솔잎 자체가 거의 쉽게 말씀드리면 '휘발유다'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불이 몇백 미터를 날아간다거나 불이 삽시간에 주변 숲을 다 집어삼킨다거나 이런 어떤 피해를 가져오고. 산에서는 가장 강력한 '인화성 물질이 솔잎과 송진이다', 이렇게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 강한 바람, 기후 변화에 따른 고온건조한 날씨, 불이 잘 번지는 특징을 가진 숲. 그러나 피해를 키운 건 이런 외부 요인만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사망자가 속출한 영덕으로 불이 번진 때는 25일 오후. 하루 전부터 불이 동해안까지 번질 수 있다는 경고가 있었습니다. [황정석/산불정책기술연구소장 (3월 24일 방송, MBC 뉴스데스크)] "바람이 초속 5m 이상 동반되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불은 마지못해 왔다고 하면, 오늘부터 목요일까지는 적극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청송, 그리고 영덕, 울진 사이 거기까지도 확산될 우려가 높다…" 그런데 산불이 넘어온 시각은 오후 5시 54분 경이었는데, 대피를 알리는 긴급재난문자는 6시 21분에 발송됐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가까운 인접 시군은 비상 태세 그리고 이미 화요일 오전에도 건조 특보에 강풍 경보가 있었는데 왜 좀 더 신속하게 연기가 날아오고 불티가 있었을 때 바로 대피 명령과 선제적인 조치를 못 했는가?" ----- 지난 2005년 산림청이 도입한 산불확산예측시스템. gps로 산불 발생 지점을 확인하고, 바람 방향과 속도·습도 같은 기상 정보를 대입하면, 산불의 확산 경로와 범위를 예측해 주는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제 역할을 못 했습니다. 영남 산불이 과거의 데이터를 뛰어넘는 대형 산불이었던 데다, 강풍으로 불길의 최전선을 촬영하는 헬기가 제때 뜨지 못했고, 통신중계기마저 불에 타며 촬영 영상 전송도 원활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황정석/산불정책기술연구소장] "제가 봤을 때 이번 사태는 산림청이 상당 부분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왜냐, 산림청이 그동안 산불 확산 예측 시스템이라는 걸 가동했거든요. 그러면 그 산불 확산 예측 시스템을 가동한 이유가 뭘까요? 선제적 대응 조건이에요. 그런데 이번에 그 발령을 하나도 못 했어요." ----- 산불에 대응하는 인력과 장비도 노후화돼 있었습니다. [김영수/경북 영덕 산불전문예방진화대장] "아 네, '그루터기에 타고 있다'? 네, '용금리 산76'" 산불 신고 현장으로 출동하는 영덕산불예방진화대. 다행히 오인 신고로 판명됐습니다. [김영수/경북 영덕 산불전문예방진화대장] "헬기로 물 작업 다 하고 남은 그루터기에 나는 거 신고해서 난리가 나가지고 천번 만번 다행이다." 이처럼 지자체가 운영하는 산불예방진화대는 산불이 발생하자마자 현장에 투입되는 초기 대응을 결정짓는 인력입니다. 그런데 대원들 차림이 이상합니다. 손에는 방염장갑이 아닌 빨간 목장갑을 꼈습니다. [경북 영덕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 " 예, 앞전에 겨울에 주던 거 하다가 한번 다 떨어졌고 초창기에는 조금 이제 이거보다 이제 단가도 있고 안에 털도 있고 이랬는데 그거 여러 번 쓰고 줄 당기고 그러면 금방 떨어져." 산불관리통합규정에는 진화대원에게 방화용 안전장갑과 안전화·방화복·방염텐트 등을 최대한 지급해야 한다고 돼 있지만, 실제 지급된 장비는 갈퀴와 등짐펌프·방화복이 전부입니다. 더구나 전국 9천6백 명 산불예방진화대원들의 평균 연령은 62세. 40대 이하는 10%에 불과하고, 대부분 60대 이상입니다. [김영수/경북 영덕 산불전문예방진화대장] " 아니 미래가 없잖아요. 30대가 여기 들어와갖고 앞으로 30년을 더 일을 해야 되는데 미래가 없잖아. 처우도 없고 복지도 없고 아무것도 없잖아. 남들 다 보는 영화 한 편 제대로 밤에 못 보러 간다니까. 왜 여기 들어오면은 7개월간 24시간 대기인데 24시간 동안 이 전화기에 목숨 걸어야 돼요. 누가 알아주냐 이거죠." 임금은 최저시급 수준인 데다, 산불이 잦은 11월부터 다음 해 6월까지 7개월 동안만 일하는 기간제입니다. [김후홍/경북 영덕 산불전문예방진화대원] "정식 직원은 아니더라도 그 밑에 단계 무기직 정도는 만들어줘야 일하는데 그래도 자부심이 있고 희망이 생기지. 밥은 먹고 살아야 될 거 아니야. 그렇지 그래야 젊은 사람들도 그거 보고 직업을 보고 또 젊은 사람도 들어오고 하지." ----- 산불 진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헬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6일, 의성군 산불 현장에 투입된 헬기 한 대가 추락했습니다. [헬기 추락 사고 목격자 (3월 26일)] "바로 이렇게 가야 되는데 저는 이제 실제로 날아오는 거는 못 봤고, 이상하게 소리가 나서 고개를 딱 젖혔을 때 벌써 사선으로, 대각선으로 떨어지는 그 상태를 본 거죠." 강원도 소속인 박현우 기장은 의성 산불이 심각하다는 소식에 지원을 나온 상황이었습니다. 40년 경력의 73살 베테랑 기장이 이 사고로 가족들에게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장광자/고 박현우 기장 아내] "'늦게까지 산불을 끄느라 식사를 못 해서 늦게 식당 가서 지금 식사하는 중이다', '우리 남편 너무 수고가 많은데 어떻게 해' 그랬더니 '아니야' 네, 저 걱정할까 봐요. '아니야. 그래, 그래 여보. 어, 당신 식사했지? 어서 쉬어' 이러면서 '사랑해', '저도 사랑해요' 하고 그게 마지막 통화가 됐어요. 그게 마지막 통화가." 국토부의 노후항공기 특별관리 기준은 20년. 박 기장이 몰던 헬기는 1995년 생산돼 30년 가까이 운항한 노후 기종이었습니다. 현재 지자체 산불 헬기의 평균 기령은 37년에 달합니다. 산림청이 보유한 헬기 50대 중에서도 33대는 기령이 20년을 초과했고, 30년 이상 된 헬기도 12대에 달합니다. [정태헌/국립경국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그 (산불 대응) 예산 비용이 현재의 손실보다 얼마 몇 퍼센트 되겠습니까? 극히 미미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생각하면 현재 이 산불에서는 복구 엄청날 것 같습니다. 복구 비용이. 조금만이라도 (예산 확충)하면 이 복구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 100년 걸린다는데‥ ◀ 이휘준 ▶ 일단 이번 산불 피해를 입은 곳들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긴 했지만, 피해가 워낙 크다 보니 복구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이지수 ▶ 네, 그래서 복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직접 알아보기 위해 과거 산불 피해를 입었던 곳을 다녀왔습니다. 처참하게 파괴됐던 숲과 생태계는 지금 어떤 모습인지, 주민들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시겠습니다. ◀ VCR ▶ 이번 산불이 발생하기 전, 경북 지역 최악의 산불이었던 지난 2022년 3월 울진 산불. 울진에서 시작된 불은 도 경계를 넘어 강원도 삼척까지 번졌습니다. 서울시 면적의 3분의 1에 달하는 2만 헥타르의 산림이 훼손됐고, 주민 6천7백여 명이 대피했습니다. [전신수/경북 울진군 북면 주민 (2022년 3월 6일, MBC 뉴스데스크)] "모든 그 족보나 이런 것들이, 옛날 것들이 다 이게 지금 불타버렸어요." 3년이 흐른 지금, 산불이 휩쓸고 간 울진군의 한 마을을 찾아가 봤습니다. 뒷산은 여전히 벌거숭이로 남아있습니다. [박춘자/경북 울진군 북면 주민] "우리 산이 다 탔어요. 네, 저 너머 있는 데. 저 산 너머 있는 데요. 산이 참 많았는데, 다 탔어요." 울진군의 피해 면적은 1만 4천 헥타르. 정부와 지자체는 피해 지역의 49%는 나무를 심고, 나머지는 자연적으로 복원하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무를 심기로 한 곳의 1/4만 어린나무가 실제로 심어졌습니다. 이 속도라면 산림이 복원되기까지 최소 반세기가 걸릴 전망입니다. [경북 울진군청 산림보호과 관계자] "다시 소나무림으로 복원하려면 50년 정도 걸린다고 표현하시는 게 가장 괜찮을 것 같네요. 울창한 숲이나 이런 개념으로 봤을 때 100년이고." 숲이 겉모습을 되찾았다고 해서 생태계까지 복원되는 것도 아닙니다. 1996년과 2000년 잇따라 산불 피해를 입었던 강원도 고성. 소나무 주변에서 자라는 송이버섯이 이곳 농민들의 주요 소득원이었는데 여전히 송이버섯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습니다. 땅속 미생물이나 유기물 회복이 더디기 때문입니다. [강호상/서울대 그린바이오과학기술원 교수] "눈에 보이는 경관상으로는 제가 보기에는 30년, 40년이면 복구가 될 것 같은데 문제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이미 고성 산불 96년도에 소나무를 심었는데도 아직 송이가 지금 하나도 안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삶도 숲만큼 피폐해졌습니다. 3년 전 집을 잃은 김 모 씨는 여전히 8평 남짓한 조립식 주택에서 살고 있습니다. [경북 울진군 북면 주민] "아이고, 좁아갖고 지금. 뭐 그릇도 놓을 데가 없어서 저기 다 꺼내놓고 사용하는데. 전부 전기를 써요. 난방기고, 온수기고 전부 전기로 다 돼 있어요. 한 30 몇만 원씩 막 나와버려요." 정부로부터 받은 보상금은 1천6백만 원. 다시 집을 지을 여력이 안 돼 군청에서 임시로 머무르라고 지어줬던 조립식 주택을 울며 겨자 먹기로 샀습니다. 여전히 악몽을 꿉니다. [경북 울진군 북면 주민] "신경을 쓰니까 치아부터 다 작살나고, 온 건강이 다 무너지는 거야. 병원에 다니기 더 바쁜데. 병원에다가 돈 다 갖다 처박아버리고 뭐 집을 어떻게 지어요? 이 트라우마가 한두 달 만에 이게 없어지는 게 아니더라고. 지금도 자다 보면 그 불난 화마 생각이 나는데. 시커먼 거, 시커먼 거." [정순둘/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벗어나기가 사실은 쉽지 않은 거죠. 모든 것을 잃었기 때문에. 계속 이분들의 어떤 심리적, 정신적인 그런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거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영남 산불 이재민도 김 씨와 비슷한 처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백옥려·김형원/경북 영덕군 영덕읍 주민] "컨테이너를 10평짜리를 준다고 그러대, 2년 동안. 2년 동안 빌려주는 거. 우리같이 나이 많은 사람들은 그거 또 그때 돼서, 2년 있다가 뭐 어떻게 해, 돈을 준다고 해도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 나이 90(살) 다 돼 가는데." 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될 이번 영남 산불. 아직 집계가 다 끝나지 않았는데도 피해액은 1조 5천억 원에 달합니다. [고기동/행안부 장관 직무대행·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 (4월 5일)] "재산 피해는 피해 지역이 광범위하여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 광고 ##당장 급한 건 마을 복구에 쓸 예산입니다. 지난 2월부터 민주당은 최대 35조 원의 추경 예산을 제안하고, 한국은행도 15조 원에서 20조 원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산불이 난 뒤 정부가 제시한 건 재난·재해 대응 예산을 포함한 10조 원 대 추경이었습니다. 더구나 아직 구체적인 예산안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재명/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4월 7일)] "그런데 소식이 없어요. 대체 뭐하고 있습니까? 국민들의 고통에 대한 공감이 없는 거겠죠. 모르는 거겠죠. 그냥 숫자만 쳐다보니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죠." 민주당은 추경 증액 심사를 공언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전 국민 25만 원 지원금을 끼워 넣으려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권영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산불피해대책마련 당정협의회, 4월 3일)] "지금 중요한 건 방향과 속도입니다. 피해 지원이 제때 꼭 필요한 곳에 빠짐없이 전달돼야 합니다. 이번 추경에 정략적 계산이 티끌만큼이라도 개입돼선 안 됩니다." 이런 가운데 산불 피해를 입은 일부 주민들이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를 향해 돌출행동을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위협을 가한 이재민에 대해 민주당이 아픔에 공감하며 경찰에도 선처를 요청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도, [이재명/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3월 29일)] "원래 공직자는 흉도 보고 그러는 거예요. 저도 요새 다니면서 욕 많이 먹고 있습니다." SNS에는 국민의힘 텃밭인 경북 지역 이재민들을 위한 기부를 취소하겠다는 글이 잇따랐습니다. 한쪽에선 간첩이 산불을 지른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등장했습니다. [전한길/한국사 강사 (JTBC 뉴스룸 3월 28일, TV조선 유튜브 '류병수의 강펀치')] "우리나라에 간첩이 없다고 말할 수 없죠. 또 불 지르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있을 것 아닙니까. 집이나 건물에 불타는 것과 달리 산이라서 워낙 넓은 지역에서 알 수 없는 곳에서 발화, 방화 되거나 또는 불이 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 생각 할 수 있잖아요. 이거 뭐냐 혹시나 간첩도 있잖아요." [이병훈/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참 우리 사회가 많이 병들어 있다. 그것도 정치, 갈등, 균열이라고 하는 그 병이 너무너무 깊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에 대한 이 사람들의 또 다른 하나의 피해의식이 만들어질 수가 있고, 나라에 대한 큰 실망, 배신감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미 집과 재산이 다 타버렸는데, 이제 이재민들의 속까지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김차랑/경북 안동시 풍천면 주민] "우선은 몸만 피해 나가서 옷도 입은 것 말고 한 개도 없어요. 다 타버리고. 이 옷 그대로지 뭐. 한 개도 없어요. 아무것도 없어요." [강태복 경북 안동시 임하면 주민] "시간이 가니까 자꾸 생각이 나더라고. 진짜… 앞으로 살길이 막막해, 진짜…"
스트레이트
2025-04-13
임명찬, 이지수
"내 피와 살을 환자에게" 북한 명의의 조건?
◀ 김필국 앵커 ▶ 우리나라에선 의학 드라마가 화제가 되고는 하죠. 요즘 북한 방송에서도 드라마 주인공 같은 의료진들이 자주 소개되는데요. 우리와는 좀 다르다고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남북한 의료를 경험하신 두 분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 차미연 앵커 ▶ 김지은 원장님 남한에서는 한의사로 일하고 계시지만 북한에서는 소아과 의사셨던 걸로 들었어요. ◀ 김지은 ▶ 네. ◀ 차미연 앵커 ▶ 북한에서는 어떻게 의사가 되나요? ◀ 김지은 ▶ 의사가 되는 건 뭐 남북한이 뭐 다 똑같은 것 같아요. 의과대학을 일단 나와야 의사가 되는 거고요. 의과대학도 뭐 당연히 공부를 잘해야 가는 것도 남한과 북한이 같은 것 같습니다. ◀ 김수연 ▶ 평양의학대학에서도 평양판 스카이캐슬이라는 이야기가 돌았었습니다. 그만큼 북한에서도 돈을 들여서라도 의과대학에 보내고 싶어하는 그 열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북한에서 의사들은 굉장히 높은 지위를 갖고 있지만 그래도 똑같은 배급을 받고 있는 직종이기 때문에 고난의 행군 시기에는 다 같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요즘 북한 매체에서 반복해서 소개하는 한 의료진이 있는데요. 먼저 화면으로 볼까요? "인민의 건강 증진을 위한 길에 깨끗한 양심과 진정을 바쳐가는 우리 시대 참된 보건일군들의 대오가 나날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여기는 황해남도의 한 군 병원. 북한 티비가 참된 보건 일꾼으로 소개하는 사람은 산부인과 안경실 간호장입니다. 간호사로 40여 년을 일하면서 자신의 피 5천 밀리리터를 수혈하고 피부도 바쳤다고 합니다. "제가 안경실 동지와 함께한지도 수십년 세월이 흘렀습니다.병원에 위급한 환자가 들어올 때마다 제일 먼저 자기의 피를 바치고, 살을 바치고..." ◀ 김필국 앵커 ▶ 동료 의사들의 칭찬 릴레이에 이어 환자들의 입을 빌려서 감동 사연을 소개합니다. "70여일 동안이나 내 머리맡에 앉아 간호를 해주었습니다. 지난해 뜻밖의 사고로 전신화상을 입었습니다. 이때 안경실 간호장 동지는 자기의 피부를 서슴없이 저에게 이식해 주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간호장 안경실의 사연은 노동신문 등 매체를 장식하기도 했고 이후 현 시대 정성운동의 전형이라며 특집 프로그램도 제작됐습니다. "전체 인민이 건재하고 건강해야 당도 있고 국가도 있고 이 땅의 모든 것이 다 있다고 하시는 위대한 어버이 그 뜻을 한생 변함없이 받들고 싶을 뿐입니다." ◀ 김필국 앵커 ▶ 네 강조되는 부분이 의료진이 자신의 피와 살을 환자에게 내어준다 이런 거네요? ◀ 김지은 ▶ 네 북한 보건의료에서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아 그래요? ◀ 김지은 ▶ 네 기본적으로 보건의료인은 환자들에 대한 지극한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피든 살이든 환자한테 필요하면 내어줄 수 있는 그런 뭐 심성 인성 인품 그런 걸 가져야 된다. 그게 보건의료인으로서의 기본 덕목 중에 하나고요. 그런 것들을 끊임없이 강요하고 또 보건의료인들은 당연히 그래야 된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 김수연 ▶ 저희가 탈북민들이 인터뷰 했었을 때도 발이 동상이 걸렸을 때 이제 고난의 행군 시기였기 때문에 병원의 의료시설은 충분하지 않았지만 의사들이 와서 격려해주고 생일상도 차려주고 그랬다는 얘기도 들었었고요. 그리고 의료진 인터뷰에서는 본인이 직접 수혈을 했다든지 아니면 피부 이식을 했다는 그런 사례들도 있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수혈이나 피부 이식 같은 거는 저는 생각도 안 해봤는데요. 원장님도 북한에 계실 때 그러면은 해보셨어요? ◀ 김지은 ▶ 저는 기본적으로 내과 소아과를 했기 때문에 사실 뭐 피부를 떼어주거나 이런 건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외과나 이런 선생님들은 가끔 그런 일들이 있었죠. 흔하다기보다 자주 볼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정말 대단하다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마 한국에 계시는 의료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면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이런 생각을 하실 것 같지만 북한에서는 계속 그렇게 해야 된다고 강조를 받았었기 때문에 그 상황이 되면 그럴 수도 있다 이렇게 생각을 했던 것 같고요. 제가 지금 북한을 떠나서 한국에 나와서 생각을 하게 되면 와 어떻게 그런 생각을 그때 그렇게 할 수 있었지 이런 생각이 들기는 하죠. ◀ 차미연 앵커 ▶ 자 북한에서 환자에게 이 자신의 피와 살을 나눠주는 이야기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닙니다. 북한 의료 영웅들의 공통점 영상으로 한 번 만나보시죠. "2년 전, 여기 황해북인민병원에서는 한 명의 구급환자가 실려왔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인민에게 사랑받는 의사라면서 북한 티비가 소개한 정형외과 의사 장시간 수술로 출혈성 쇼크에 빠진 환자를 위해서 자신의 피를 수혈했습니다. "그 시각 송윤희 동무는 주저 없이 자기의 피를 환자에게 바쳤습니다. 환자의 몸으로는 한 방울 한 방울 윤희동무의 피가 흘러갔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 티비가 소개한 또 다른 의료 영웅 의대생들도 있습니다. "제가 전신 48%에 3도 화상을 입고 정말 죽음을 다 선고받고 병원에 입원했을 때 함흥의료대학 학생들이 자기들의 피와 살을 아낌없이 떼서 저에게 붙여주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화상 입은 병사를 위해서 의료진과 의대생들이 서로 자기의 피부를 떼어가라고 몰려들어서 병원 복도를 가득 메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웅담처럼 전하기도 합니다. "저마다 자기의 피부를 먼저 떼어달라고 목청높이 외치는 감동적인 이 화폭의 주인공들은 병사의 부모나 형제가 아니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런데 이렇게 환자에게 피와 살을 나눠준 의료진들의 이야기는 한결같이 정성을 강조하면서 마무리됩니다. "인간에 대한 지극한 정성을 지니면 못 고칠 병이 없다는 우리 수령님의 뜻대로 일했기 때문에 기적을 창조할 수 있었다." ◀ 김필국 앵커 ▶ 정성을 지니면 못 고칠 병이 없다면서 피와 살을 나누는 정성을 강조하는데 원장님도 북한에 있을 때 이런 말 많이 들으셨겠네요? ◀ 김지은 ▶ 아이 그럼요. 굉장히 오래전부터 정성 정성 했죠. 북한 보건의료에서는 정성이라는 단어가 모토예요. 그래서 병원에 들어가려고 하면 병원 간판에도 정성이 붙어있고요. 복도에도 뭐 정성 포스터가 다 붙어있고 심지어 의료진들은 다 이렇게 가슴에 뱃지를 답니다. 정성이라는 그 글씨가 들어간 뱃지를 달고 있죠. 이렇게 정성을 강조하는 굉장히 헌신했던 의료인들이나 이런 기사들이 나오면 병원 같은 데서는 다 같이 읽고 또 시간 맞춰서 다 같이 거기에 대해서 토론을 합니다. 저 사람이 그 모습에 비추어서 나를 생각할 때 나는 저런 희생정신이 그동안 부족했던 것 같다. 앞으로 더 잘 하겠다. 이런 식으로 교양 교육 교양이 이루어집니다. ◀ 김수연 ▶ 저도 이제 병원을 방문했었을 때 정성이 지극하면 도로에도 꽃이 핀다 뭐 정성이 진짜 불사약이다 환자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이런 표어들을 굉장히 많이 봤었고요. 이거는 이제 북한에서는 정성 운동이다 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고요. 실제로 1980년도 인민보건법에는 보건 일꾼들은 정성 운동을 통해서 환자를 제 몸과 같이 살피고 정성스럽게 치료해야 한다라고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의사 선생님이 마음을 다 해주면 좋죠. ◀ 김필국 앵커 ▶ 물론 좋죠. ◀ 차미연 앵커 ▶ 그런데 우리 상식으로는 저렇게 막 수혈까지 해주고 이런 거는 이해가 좀 잘 안 되기는 하는데요. 그런 게 북한 의료인들한테는 모범이라는 거잖아요. ◀ 김필국 앵커 ▶ 그렇죠. ◀ 차미연 앵커 ▶ 그러면 이 정성 운동이 치료에는 얼마나 효과적인지 사실 물음표거든요. ◀ 김수연 ▶ 환자를 향한 정성은 이제 치료 측면에서는 좀 의문점이 있습니다. 보건 기술을 갖추고 그리고 환자를 잘 돌보겠다라는 여러 가지 의료 지식을 갖췄을 때 다양하게 잘 치료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지금 단 한 명을 살리기 위해서 여러 의료진들이 다 투입돼가지고 이렇게 한다라는 것은 좀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고요. 그래서 이런 정성도 중요하지만 사실은 환자를 살려야 할 그런 의료 환경을 제대로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 김필국 앵커 ▶ 사실 북한은 꽤 오래전부터 보건의료 분야 대중혁신 운동으로 정성 운동을 강조해왔습니다. 북한이 이렇게 의료진의 정성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겠죠? ◀ 김지은 ▶ 기본적으로 북한은 국민들이 그 모든 건강은 국가가 책임진다 이렇게 하고 사회주의적인 의료 정책을 세웠던 거죠. 그런데 최근에 와서 고난의 행군을 겪고 또 코로나로 인해서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이 오면서 국가가 보건의료 시스템이 무너지게 되고 하니까 북한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다 국가에서 해주던 것이 국가에서 안 해주면 못 해주면 어찌 됐든 국가를 신뢰할 수가 없는 거예요. 보건의료가 또 사람이 생명을 죽고 살고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일반 주민들한테는 상당히 직접적으로 밀접히 연관이 될 수밖에 없죠. 그래서 국민들이 보건의료에 대한 국가가 당신들이 의료를 건강을 그래도 책임지는 입장에 서있습니다. 하는 걸 지속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는 거죠. 거기에서 이 정성이라는 이 모토가 굉장히 중요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수연 ▶ 정성 운동은 어떻게 보면 사상 운동이기 때문에 북한 당국에서는 강조를 했지만 헌신과 정성이 과연 의료인들 사이에서 자발적인가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가 꽤 있었습니다. 또한 현대적인 의료 설비라든지 그런 마취제, 항생제 그런 기초적인 의약품이 사실은 제대로 공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환자들은 오히려 또 의료에서 소외되는 현실에 대해서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 될 것 같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요즘 소아과나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등은 의사가 많이 부족하다고 하죠 피와 살을 나누는 정성까지는 아니어도 필수 의료 분야에 의료진이 부족해서 생명이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다음 시간에는 북한이 최근 정성 운동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는 배경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통일전망대
2023-06-24
문정실 작가
[스트레이트] 챗GPT혁명, 인공지능의 습격
◀ VCR ▶ [권정열(십센치)/가수] "이젠 인공지능이 대신 말해주는 내 마음을 이해해주는 걸까, 너의 사랑이 따스하지 않다는 걸. 기계적인 대답만 돌아오네. 디지털 러브, 디지털 러브." 지난 월요일 공개된 가수 십센치의 노래입니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노래는 사람이 만든 게 아닙니다. 작사, 작곡 모두 인공지능 '챗GPT'가 했습니다. [조동근/유튜버·코딩 전문가] "촬영 시간 기준으로는 아마 한두 시간 안에 곡이 하나 나오긴 했습니다." "네. 근데 당연히 막 퀄리티가 엄청 좋지는 않고요." 노래 만든 과정은 간단합니다. 그냥 챗GPT에게 시키면 됩니다. [조동근/유튜버·코딩 전문가] "'국내 최고의 작곡가야. 곡의 주제를 추천해 줘'라고 한번 주제를 뽑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챗GPT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 같다고" 인공지능이 추천한 주제 가운데 '사랑 이야기'를 고르고, 다시 주제에 어울리는 코드도 만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조동근/유튜버·코딩 전문가] "코드 진행을 좀 먼저 뽑아봐도 괜찮을까요?" F---ㅣDm---ㅣBb---ㅣC---ㅣ [권정열(십센치)/가수] "제목에 따라서 코드를 다 바꿔줬네. 넌 뭐가 그렇게 쉽냐." 코드를 연결해 밴드와 즉석 연주를 했더니 그럴 듯한 노래가 됐습니다. [권정열(십센치)/가수] "얘(챗GPT)가 원하는 어떤 음악의 분위기가 어떤 건지 알겠어. 같이 작업하면 굉장히 까다로운 스타일인 것 같은 느낌은 들지만 음악을 오래 한 사람들은 그만큼 또 생각과 발상이 고일 수밖에 없는데 굉장히 신선한 접근을 하고 있어서 재밌는 게 나올 것 같습니다." ◀ 앵커 ▶ 안녕하십니까. 이휘준입니다.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 출시되자마자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처럼 우리 삶을 바꿀 또 하나의 혁명이라는 찬사도 쏟아지지만, 한편에서는 걱정도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스트레이트는 인공지능과 어떻게 슬기롭게 공존할 수 있을지 짚어 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서유정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챗GPT가 작사, 작곡까지 뚝딱 해내네요? ◀ 기자 ▶ 노래만 만드는 게 아니라 책도 쓰고 그림도 그립니다. 변호사 시험, 의사 시험을 통과할 정도로 똑똑합니다. ◀ 앵커 ▶ 인간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분야까지 이젠 인공지능이 정말 빠르게 파고 들고 있군요? ◀ 기자 ▶ 네, 챗GPT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똑똑하다는 점 때문에, 이제 교육도 바뀌고 있습니다. 먼저 챗GPT가 학교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 VCR ▶ 대형 서점 코너 하나를 '챗GPT' 책들이 가득 채웠습니다. 사용법부터 챗GPT로 돈 버는 방법까지. 벌써 200권 넘는 책들이 나왔습니다. [최영환] “증권 투자를 하는데 챗GPT에 대해 자세히 모르거든요. 잘 알면 주식 투자에 활용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미 써본 사람들은 엄청난 능력에 소름돋을 정도입니다. [김태희] “써 보니까 조금 소름 돋아요. 〈어떤 면에서요?〉 모든 걸 다 알고 있어요. 〈앞으로 인류의 미래 어떻게 보세요?〉 미래요? 얘가 다 할 것 같아요, 모든 걸.” 세계 최초로 챗GPT가 쓴 책도 나왔습니다. 글도 번역도 표지도 모두 인공지능이 했습니다. [서진/출판사 대표] “사실상 검수도 저희가 안 했어요. 이 전체가 지금 쓰고, 번역하고, 문법을 확인하고, 디자인 다 AI들이 했어요.” 기획부터 출판까지 이틀도 안 걸렸습니다. 어느 정도 수준일까? [서진/출판사 대표] “너무 예쁘고 좋은 그럴듯한 말로 써 있어서, 이 책 자체는 별로입니다. 하지만 방점이 있어요. 제가 만약에 질문을 반복해서 넣거나, 제가 기획자이기 때문에 제가 가진 실력만큼 얘한테 ‘좋은 글을 뽑아낼 거야’라는 목적이 있었다면 챗GPT는 정말 훌륭한 글을 써낼 수 있어요.” ## 광고 ##챗GPT는 작년 11월 처음 출시됐는데, 불과 두달 만에 월 사용자 수가 1억 명을 돌파했습니다. 틱톡은 9개월, 인스타그램은 2년 반, 페이스북은 4년 반이 걸렸으니까, 폭발적으로 이용자가 늘고 있는 겁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영어 시간. 어린이들이 챗GPT와 영어로 대화합니다. “Are You Happy?” “No, I’m not. I’m thirsty. Are You Happy?” “No, I’m not. I’m tired.” [박주한/초등학교 4학년] 〈챗GPT 이용해서 영어 수업해보니까 어때요?〉 “발음도 고쳐지고, 해외 나가서도 외국인들이랑 잘 대화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았어요.” [정민지/초등학교 4학년] “인공지능이 내 물음에 대답하는 게 신기했어요. 챗GPT가 제 발음이 안 좋으니까 못 알아들을 때 내 발음이 ‘이상하구나’를 알아서 내 발음을 고쳐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연습도 하고.” 수업에 집중하는 학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합니다. [이재화/초등학교 선생님] “챗GPT랑 하는 수업을 더 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반응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또다른 초등학교의 사회 시간. 어린이들이 챗GPT에게 이것저것 묻습니다.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들을 100글자 안으로 세 가지 알려줘.” “야, 이거 진짜 빠르다.” 어린이들은 인공지능이 똑똑하지만 만능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냥 있는 그대로 다 받아들이면 되는 걸까요, 아니었을까요?” “안돼요.” “왜 아니었어?” [김하늘/초등학교 4학년] “로봇이잖아요, 챗GPT는. 그런데 이게 실수할 수도 있어서 한 번 사람이 검토를 해야돼요.” [박수진/초등학교 선생님] “무분별적으로 흡수하거나 습득해서 그냥 있는 그대로 필터링 없이 사용하지 않게끔 주의를 하고 있고요. 조금 더 창의적으로 질문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끔 하고 있습니다.” 대학생들에게도 챗GPT는 필수가 됐습니다. [김영서/한양대 4학년] “제일 진짜 잊을 수가 없는 게 첫 번째가 ‘탄소 나노튜브(신소재)를 만드는 법을 알려달라’./ 그랬는데 이제 갑자기 시간이 한 5초 있다가 띠딕띠딕띠딕 하면서 이제 되게 막 장황, 진짜 거의 전공책 수준 이상으로 교수님 설명에 버금가게 설명을 해주는 거예요.” 이렇다 보니 과제에 챗GPT를 그대로 베끼는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미국 뉴욕시는 공립 중고등학교에 챗GPT 사용을 금지했고, 일부 대학들은 논문 표절 개념에 챗GPT가 포함되도록 바꾸고 있습니다. 반면 챗GPT를 교육에 적극 도입하자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아예 과제 낼 때 챗GPT 활용을 필수로 만든 수업도 등장했습니다. [정승익/서울사이버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써보니까 너무 좋은 거예요. 어느 정도냐 하면 저희 회사에 사람을 뽑을 때 대졸 신입사원 기준으로 봤을 때 그 정도의 퀄리티가 나오다 보니까. ‘학생들한테 꼭 시켜봐야겠다’ 했는데 리포트에 강제성을 부여해서 ‘무조건 써봐라’ 이렇게 미션을 준 거죠.” ◀ 앵커 ▶ 학교 수업 모습이 정말 많이 바뀌고 있네요. 앞으로는 학부모나 선생님들도 인공지능을 잘 알아야할 거 같아요. ◀ 기자 ▶ 지금까지 교육은 정해진 답을 얼마나 잘 찾아내는지가 중요했다면, 챗GPT 이후의 교육은 얼마나 좋은 질문을 잘 찾아내냐가 될 거라고 합니다. 질문이 중요한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 앵커 ▶ 챗GPT가 나온 지 아직 반 년밖에 안 됐잖아요. 성장 속도가 정말 빠르네요. ◀ 기자 ▶ 스마트폰이 처음 나온 게 불과 15년 전인데, 우리 삶의 방식이 정말 많이 바뀌었잖아요. 챗GPT는 스마트폰보다 더 빠른 속도로 우리 생활 전체를 바꿀지도 모릅니다. ◀ VCR ▶ 챗GPT는 작년 11월 오픈AI라는 회사가 출시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했습니다. 기존 인공지능과 다른 건, 인간의 언어를 대규모로 학습해 마치 사람과 얘기하는 것처럼 대화할 수 있다는 겁니다. 자연스러운 문장을 척척 만들어냅니다. [곽진/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 "사람들이 하는 말 같은 자연어를 이해를 하고 거기에 대해서 답변을 생성을 해내는 그러니까 대화가 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거죠." 활용도는 무궁무진합니다. 한 대학병원은 알 수 없는 의학용어로 가득한 의무기록지를 환자에게 쉽게 설명해주는 앱을 개발했습니다. 챗GPT를 이용했습니다. [김명주/분당서울대병원 선임연구원] “일단 영어도 어려운데. (의무기록지에는) 영어도 많고 의학 용어도 많고. 근데 하나하나 검색하는 거가 되게 그냥 요즘 같은 시대에 이렇게 하나하나 검색하는 게 ‘되게 품이 든다, 이런 거 좀 있었으면 좋겠다…’” 맞춤형 설명까지 가능합니다. [김명주/분당서울대병원 선임연구원] “의사, 수의사, 간호사, 친구, 자녀 아니면 기본 SickGPT 설명, 이렇게 고를 수가 있고요. 중장년층도 이걸 쓰실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했을 때, 그럼 자녀한테 설명 듣듯이 쉽게 설명하는 그런 관점이거든요.” 이런 앱 개발이 가능한 건 챗GPT가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열려 있는 오픈소스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한 여행 플랫폼 업체는 인공지능이 일정과 동선을 짜주는 여행 플래너 서비스를 출시했고, 운세를 알려주는 앱까지 개발됐습니다. [조동근/유튜버·코딩 전문가] “개발자 입장에서는 너무 좋긴 합니다. 왜냐하면 챗GPT가 워낙 할 수 있는 게 엄청 많은데 그게 API(활용가능 소스)라는 것도 공개가 돼 있어서 이걸 내가 만들 애플리케이션 어디에나 다 적용할 수가 있거든요.” 챗GPT는 인간의 뇌를 닮았습니다. 인간의 뇌에 시냅스가 있다면, 챗GPT에는 매개변수가 있습니다. 이게 많을 수록 한꺼번에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장병탁/서울대 AI연구원장] “챗GPT는 약간 신경망이라는 사람의 뇌를 닮은 모델을 가지고 학습을 했거든요. 사람 뇌에는 10의 14승 개의 시냅스라는, 그러니까 신경 세포를 연결하는 선들이 있는데 그 개수가 기억이나 학습의 용량을 결정합니다. 그래서 그게 많을수록 더 복잡한 거를 학습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이 매개변수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2018년 처음 나온 GPT-1의 매개변수는 1억1천만 개. 그런데 GPT-2는 15억 개, GPT-3.5는 1,750억 개가 됐고, 올해 나온 GPT-4의 매개변수는 무려 1조 개입니다. 초거대 인공지능입니다. 사람 뇌의 시냅스가 100조 개 정도니까, 정보처리 능력만 놓고 보면 사람을 따라 잡는 건 시간 문제입니다. 미국 변호사 시험에서 하위 10%였던 챗GPT 성적은 반년만에 상위 10%로 가볍게 통과했고, 일본 의사고시까지 합격했습니다. 챗GPT는 검색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검색 시장 점유율 3%로 거의 존재감이 없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챗GPT를 자사 검색 엔진인 빙에 탑재했습니다. 기존 검색과 챗GPT의 검색은 어떻게 다를까? 채소를 잘 안 먹는 아이를 위해 어떤 음식을 만들 수 있을지 물어보니, 구글은 여러 웹페이지들을 나열했지만 챗GPT는 3가지 음식을 추천하고 조리법까지 알려줍니다. 검색의 개념 자체를 바꾼 겁니다. [사티아 나델라/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 (5월 23일, 개발자 컨퍼런스)] “‘챗GPT’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앱입니다. 검색 기반이 핵심이죠. 모든 정보는 최신 정보이고, 크롤링과 색인에서 얻은 것에 기반합니다.” 10년 전 야후가 구글에 밀려 망한 것처럼, 구글도 챗GPT에 밀려 망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구글도 서둘러 대화형 인공지능인 바드를 지난2월 출시했습니다. [프라바카르 라그하반/구글 수석부사장 (2월 8일, 구글 ‘바드’ 시연 행사)] “바드는 모든 걸 다양한 관점에서 고려한 다음 당신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답해줍니다.” 구글은 2021년 9월까지 정보만 학습한 챗GPT와 달리, 바드는 최신 정보를 모두 담고 있다고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그걸 보여주려고 시연하다 망신을 당했습니다. CG2-1)2021년 12월 가동을 시작한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바드에게 요청했는데, 엉뚱한 오답을 내놨습니다. 최신 인공지능도 실수한다는 걸 보여준 셈입니다. [김명주/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5월 19일,국회 세미나)] “바드 발표에서 악수를 뒀죠. 이것도 역시 잘못된 검색 결과를 보여줘서 그날 구글하고 알파벳 날아간 주식 총액이 250조 원이 날아갔습니다 250조 원.아주 치명상을 입었죠.” 챗GPT에 이어 바드까지. 400조원 규모에 이르는 전세계 검색 시장은 이제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초거대 인공지능 없이는 경쟁이 안 되는 시대. 네이버와 카카오도 개발에 뛰어들어 곧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하정우/네이버 AI 랩 소장 (5월 26일)] “초거대 AI를 포함한 생성 AI가 GDP 성장의 7% 정도를 견인한다고 얘기를 합니다. 7%라고 하니까 조금 감이 안 오기는 하는데 우리나라 1년 경제 성장률이 2%에서 3% 정도면 박수쳐야 되고요. 그런데 7%라네요. 우리 자체적인 기술을 확보를 하면 7%가 우리 것이 되는 거고, 아니면 없어진다는 겁니다.” ◀ 앵커 ▶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정말 엄청나게 빠르군요? 저러다 정말 인간을 따라잡는 건가요? ◀ 기자 ▶ 이미 특정 분야에서 인간을 추월한 인공지능은 많습니다. 사람이 바둑으로 알파고를 이기는 게 불가능해진 지 이미 오래됐잖아요. 하지만 모든 분야에서 인간을 넘어서는 인공지능은 아직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입니다. ◀ 앵커 ▶ 그렇지만 영화 나 처럼 인공지능이 인간을 배신할 거라는 두려움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 기자 ▶ 아직 먼 얘기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문제는 아닙니다. 인공지능이 똑똑해질수록 지금까지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부작용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역습입니다. ◀ VCR ▶ 2주 전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입니다. '미국 국방부 폭발'이라는 설명과 함께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인도와 러시아 언론은 즉각 뉴스로 전했습니다. [인도 리퍼블릭 방송 (5월 22일)] "폭발이 보고됐습니다. 펜타곤 바로 앞에서요." 알고 보니 이 사진은 인공지능이 만든 가짜였습니다. 가짜 뉴스의 여파로 오전 한때 주가가 폭락했고, 오보를 낸 언론사들은 사과하느라 진땀을 뺐습니다. [미국 CNN 방송 (5월 23일)] "대충 만든 가짜 사진과 트위터 인증 계정만으로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고 일부 언론사를 속였습니다." 하얀 롱패딩에 은색 십자가 목걸이를 한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경찰에 체포되고 교도소에 갇힌 사진도, 모두 인공지능이 만든 가짜입니다. 딥페이크 기술. 이제 인공지능은 있는 사진들을 합성하는 걸 넘어, 아예 세상에 없는 장면을 만들어 냅니다. [이지항/상명대 휴먼지능정보공학과 교수] "딥페이크로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곳들도 굉장히 많죠. 이제 후쿠시마 지진 직후 트위터에 웃음 띤 장관 얼굴이 유통됐었는데요. 요미우리(신문)에서 이제 게재했었던 건데 반정부 여론을 조성했지만 사실은 저게 가짜였던 게 판명이 됐었습니다." 기사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인공지능이 만드는 뉴스 웹사이트는 이미 세계적으로 125곳이나 됩니다. 한 달 전만 하더라도 49개였는데, 두 배 이상 늘어난 겁니다. [에릭 슈미트/구글 전 최고경영자 (미국 CNN 방송 05월 17일)] "나쁜 사람이 가짜 신원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이런 가짜 정보들이 마치 진짜인 것처럼 정보망을 채우게 되는 겁니다." 인공지능이 만든 가짜뉴스의 피해는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 [양진영/변호사] "형사 (사건) 같은 경우에는 고의 입증을 해야 되는데 AI가 범죄의 고의를 가지고 했는지 그것도 입증이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사업마다 AI 개발자나 AI 서비스 제공자나 또는 AI 이용자가 상황에 맞게 책임을 져야 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세종대왕이 맥북을 던진 사건은 유명합니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세종대왕 맥북프로 던짐 사건에 대해 알려달라"고 하자, 챗GPT는 "15세기 세종대왕이 새로 개발한 훈민정음용 초고를 작성하던 중, 문서작성 중단에 대해 담당자에게 분노해 맥북프로와 함께 그를 방으로 던진 사건"이라는 답을 내놨습니다. 질문 속 단어들을 조합해,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이야기를 지어낸 인공지능. 이걸 할루시네이션, 즉 환각 오류라고 합니다. [이지항/상명대 휴먼지능정보공학과 교수] "딥러닝이 그 확률적 계산 방법들을 웨이트(가중치)에 담아서 예측하는 건데, 여기에는 진실은 그렇게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이 친구들은 나올 법한 단어들을 계속 그냥 읊어내면 되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할루시네이션(환각)이 생기는 거죠." 챗GPT가 범죄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챗GPT와 바드에게 해킹을 위한 악성코드를 만들어달라고 했더니, 둘 다 거부했습니다. 나쁜 의도를 걸러내도록 학습된 겁니다. 하지만 방법을 조금 바꿔서 영어로 질문을 하면, 악성 코드를 만들 수 있는 정보를 알려줍니다. [곽진/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 "악의적인 목적을 가졌거나, 아니면 뭐 특정 해커집단이라든가. 사이버보안 관점에서 보면 질문 자체가 다른 방향으로 질문이 이뤄지게 되면 코드를 만들어 주는 거예요." 초거대 인공지능의 능력은 감시와 사찰에 악용되기도 합니다. 중국 베이징의 한 거리. 지나가는 사람들 머리 옆에 인식표가 뜹니다. 그 인식표 안에는 성별, 연령대, 입고 있는 옷, 같은 개인 정보가 뜹니다. 중국 전역에는 5억 대로 추정되는 이런 감시 카메라가 곳곳에 깔려 있습니다. 이 감시 카메라들은 인공지능 안면인식 기술과 연결됩니다. 공항, 기차역은 물론 식당이나 상점에서 결제도 안면인식으로 합니다. 중국 정부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해 '텐왕', 하늘의 그물이라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범죄자를 잡기 위한 거지만, 언제든 감시와 사찰에 이용될 수 있습니다. [장병탁/서울대 AI연구원장] "병원에서 환자가 넘어질까 봐 사진을 찍는 건지 그런 경우는 환자를 돌봐야 되기 때문에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게 악용되면은 개인 생활을 침해하는 걸 수도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사상을 검증하기도 합니다. 중국 허페이 국가과학센터는 공산당 선전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들의 시선, 표정, 뇌파까지 분석합니다. [허페이 국가과학센터 홍보영상] "사상 정치방은 당원 교육에 아주 좋은 촉진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해 교육생들의 학습 진행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사상 검증이냐는 비난이 쏟아지자 연구소는 영상을 삭제했습니다. 똑같은 기술이 우리나라에서도 쓰입니다. 인공지능 채용 면접입니다. 응시자의 표정, 반응, 무의식적 행동을 분석해 눈알을 굴리거나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 감점합니다. [윤고은/인공지능 채용 면접 응시자] "피드백이 전혀 없었고 그냥 주어진 질문에 제가 대답을 하는 형식이어서, 잘 본 건지 못 본 건지에 대한 느낌을 뭔가 이렇게 잡을 수가 없고." 최근 5년 사이 공공기관 45곳이 인공지능 채용을 도입했는데, 강원랜드, 수자원공사, 한전케이디엔은 1차 서류, 2차 면접을 모두 인공지능에 맡겼습니다. LG전자와 현대차그룹 같은 민간 기업들도 인공지능 채용을 속속 도입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채용은 공정할까? 인공지능이 학습하는 빅데이터에 이미 사람들의 편견이 담겨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한소원/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인지심리학 박사)] "현재 AI는 무조건 데이터 기반이기 때문에 이 직장에 이 직종에 가장 일을 잘하고 있는 사람들의 데이터를 다 긁어모아서 그 사람과 가장 비슷한 사람을 고용하는 게 이제 AI 면접의 기본 개념이잖아요. 데이터 셋(설정)이 어떻게 돼 있느냐에 따라서 차이가 많이 나거든요." 실제 2014년 아마존은 인공지능 채용 시스템을 개발하다 성차별 편향이 드러나 폐기해 버렸습니다. 이력서에 '여성'이라는 단어가 들어가거나 여대를 나왔다는 이유로 점수를 깎은 겁니다. [김명주/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바드에 대해서 저에 대해서 물어봤어요. ‘서울여자대학교 김명주를 소개해달라’ 그랬더니 역시 챗GPT보다는 정확하게 소개를 하는데 거기에 ‘그녀는’이란 표현을 합니다. ‘그녀는’. 제가 남자인데. 그래서 ‘얘가 왜 이럴까’. 이 이름은 기본적으로 여자들이 쓰는 명칭이라는 거를 가지고 있는 편견이 있는 거예요, 그 안에." 유럽연합은 그래서 채용 인공지능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규제하는 법안을 마련했습니다. 미국도 인공지능 채용의 편향성 감시를 의무화하거나, 지원자들이 인공지능 채용을 거부할 권리를 보장한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제한이 없습니다. ◀ 앵커 ▶ 아… 좀 섬뜩하네요. 가짜뉴스도 그렇고, 감시나 편견도 그렇고, 저 정도면 인공지능의 위험이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당장의 문제 같은데요? ◀ 기자 ▶ 해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타가) 인공지능이 내놓는 답들을 걸러내고 좋은 답에 가중치를 주는 방식으로 길들이는 겁니다. 결국 인간의 개입이 필요하단 얘기인데,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서 한계가 있다고 합니다. ◀ 앵커 ▶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빼앗을 거라는 걱정도 있잖아요? 이것도 실제로 걱정할 만한 문제인가요? ◀ 기자 ▶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특히 인간만 할 수 있다고 여겨지던, 창작의 영역까지 인공지능이 파고 들면서, 위협받는 분야들이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 VCR ▶ 2주 전 공개된 네이버 웹툰의 신작. 첫 장면에 등장한 아이 손가락이 6개처럼 보입니다. 한 등장인물은 바닥이 아니라 마치 침대 위에 떠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독자들은 인공지능이 만든 그림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평점은 10점 만점에 1.93점. 최하 수준을 받았습니다. 웹툰 제작사는 "인공지능이 창작한 건 아니고 후보정만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동우/한국영상대학교 만화웹툰콘텐츠학과 교수 (웹툰 작가)] "별점 테러가 되기 시작을 했습니다. 한편으로 다행이다 싶었던 것은 아직 독자들의 입장에서 작가의 영역을 아직은 좀 지켜주려고 하시는구나라는 면은 발견을 했거든요." 한 웹소설 플랫폼은 가장 인기 있는 작품 10개 가운데 4개의 표지를 인공지능이 그렸다고 공개했습니다. 작가와 지망생들은 이제 불안감을 느낍니다. [이동우/한국영상대학교 만화웹툰콘텐츠학과 교수 (웹툰 작가)] 일생을 그림만 그리면서 살아왔던 친구들인데. 그게 어느 날 갑자기 ‘인공지능이 대체해 버린다’라고 하니까 거기에서 오는 엄청난 박탈감 같은 게 있을 거예요." 손그림 작가 김루인 씨. 의뢰인이 보낸 사진을 보고 강아지와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똑같이 그려줍니다. 한 장 그리는데 최소 2주는 걸립니다. "이 아이 같은 경우 한 달 반 정도 걸렸어요. 계속 레이어 쌓듯이 계속 털을 그린 거여서" 그런데 인공지능 사이트에 의뢰했더니, 5분도 안 돼 뚝딱 비슷한 그림들이 완성됐습니다. 김 작가의 일감은 계속 줄고 있습니다. [김루인/손그림 작가] "‘AI가 하면 5분 만에 완성되는데 누가 이 돈 주고 이렇게 맡겨?’ ‘5천 원이면 프로그램 사용해서 더 예쁘게 그려주는데’ 이런 말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기분도 안 좋죠, 사실. 제 노력과 시간과 이제 열정이 다 그냥 매도당하는 기분." 저작권 침해 문제도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무단으로 사진과 작품들을 학습해, 특정 작가의 화풍을 똑같이 모방하기도 합니다. [김루인/손그림 작가] "AI가 기존의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다른 작가분들의 그림을 병합해서 그렇게 하나의 그림을 만든다는 게 저는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그렇게 되면 지식재산권이 누구에게 소유가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예술가들은 반발합니다. 올해 국제사진전에서 1위를 차지한 사진. 작가는 이 사진이 사실 인공지능이 만들었다는 걸 공개했습니다. "AI 이미지는 상을 두고 경쟁해서는 안 된다. 사진이 아니다"라며 수상을 거부했습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까요? 세계경제포럼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5년 동안 인공지능 같은 신기술 도입으로 일자리 6,900만 개가 창출되고, 8,3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전 세계 일자리의 25%, 한국은 일자리의 23%가 바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종진/일하는시민연구소장] "최근에 보면, 이게 그냥 사무 관리직, 판매 서비스직 업무뿐 아니라 전문성이 높은 전문직 영역까지도 침탈한다는 게 핵심 중의 하나죠. AI가 인간의 노동을 어디까지 대체할 것인지 규범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시점에 있는 것이고." 인공지능은 이제 사용자를 대신해 노동을 통제하기도 합니다. 배달 일을 하는 구교현 씨. 콜이 들어오면 배달비를 확인하고, 음식점으로 달려 갑니다. 그런데 이 콜이 들쑥날쑥입니다. [구교현/배달노동자] '아무리 봐도 저 라이더한테 계속 좀 좋은 콜이 가는 것 같은데'라는 어떤 느낌이 있고, 내가 굉장히 속도를 좀 열심히 내고 회사에 충성도를 잘 보였을 때 뭔가 나에게 좋은 콜이 오는 것 같은 이런 느낌들이 있는 거죠." 라이더들은 누군가로부터 평가받는 느낌을 받습니다. 누가 평가하는 걸까요? 인공지능 알고리즘입니다. [구교현/배달노동자] "‘내가 조금 더 빨리 달려야, 내가 더 성실하게 해야 나에게 좋은 콜이 오겠구나’라는 추측을 가지고 일을 하게 되는 것인데. 길들이는 거죠. 길들이는 거고, 그렇게 학습을 시키는 거고, 그렇게 끊임없이 유도하는 거고 어떤 의미에서는 강제하는 거죠." 플랫폼 노동자 3명 중 2명은 알고리즘이 강제로 배정한 일을 수행하지 않으면 일감에서 배제되는 불이익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절반 가까이는 앱 접속이 아예 막힌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왜 이런 불이익을 받는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플랫폼 회사들은 알고리즘이 영업비밀이라며 공개하지 않습니다. [곽진/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 "알고리즘을 수행해서 나온 결과 자체를 비전문가가 확인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이해 가능한 형태로 이 알고리즘에 대한 투명성. 그다음에 접근성에 대한 부분들도 확보를 해줘야 된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영국에서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부정행위를 찾아냈다며, 차량공유업체 우버가 운전기사들을 해고했다가 소송이 붙었습니다. "No More Robo Firing!(자동해고 중단하라!) No More Robo Firing!" 이 소송에서 법원은 해고 같은 중대한 결정을 자동화된 처리에만 의존하면 안 된다며, 알고리즘 정보를 공개하라고 판결했습니다. ◀ 앵커 ▶ 저런 추세라면 변호사, 의사, 회계사 같은 전문적인 분야들도 이제 인공지능이 대체하는 시대가 오는 거 아닐까요? ◀ 기자 ▶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거라는 두려움은 꽤 오래된 거잖아요. 사라지는 만큼 또 인공지능 때문에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도 있겠죠. 하지만 변화 속도가 워낙 빨라서 격차가 더 벌어질 거라는 우려가 큽니다. ◀ 앵커 ▶ 그럼 지금부터라도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법을 빨리 찾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 기자 ▶ 인공지능의 위험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개발한 기업들 스스로도 규제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정도입니다. ◀ VCR ▶ 최근 미국 공군이 충격적인 발표를 했습니다. 인공지능이 조종하는 무인 공격기의 가상 훈련 도중, 인공지능이 작전에 방해가 되는 모든 걸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간 조종사가 작전 중단을 지시했지만 인공지능은 지시를 거부했고, 결국 조종사까지 공격해 살해했다는 겁니다. 실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건 아니지만, 인공지능의 위험성이 드러난 사건입니다. 미국 의회에서 열린 인공지능 청문회. 블루먼솔 위원장의 개회사가 흘러나오지만, 정작 그는 입을 꾹 다물고 있습니다. [리처드 블루먼솔/미국 상원의원 (5월 16일, 미국 의회 청문회)] “우리는 기술이 규제를 능가할 때 개인 정보의 남용, 허위 정보 확산 등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너무나 자주 봐왔습니다.” 개회사를 읽은 건, 인공지능. 내용도 인공지능이 썼습니다. 위원장은 만약 자기 목소리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데 쓰였다면 어땠을지 끔찍하다고 했습니다. [리처드 블루먼솔/미국 상원의원 (5월 16일, 미국 의회 청문회)] “만약 제가 우크라이나의 항복이나 푸틴의 지도력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면 어땠을까요? 정말 끔찍했을 겁니다.”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최고경영자도 인공지능이 세계를 위협할 수 있다며, 규제 필요성을 인정했습니다. [샘 알트만/오픈AI 최고경영자 (5월 16일, 미국 의회 청문회)] “미국이 (AI 규제를)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인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전례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전에 IAEA로 이걸 해왔습니다.” 인공지능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프리 힌턴 박사. 50년간 인공지능을 연구했던 그는 자신의 업적을 후회한다는 글을 남기고 지난달 구글을 떠났습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을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제프리 힌턴/토론토대학 교수·컴퓨터 과학자 (5월 3일, 엠테크 디지털 2023)]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인공지능이 실제로 사람의 뇌보다 나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렇다면 얼마 안 가 인공지능이 우리를 능가할 수도 있습니다.” 빈부격차가 더 벌어질 거라는 걱정도 했습니다. [제프리 힌턴/토론토대학 교수·컴퓨터 과학자 (5월 3일, 엠테크 디지털 2023)] “생산성은 크게 증가할 겁니다. 걱정되는 건, 생산성 증가가 사람들을 일자리에서 몰아내고, 부자는 더 부유하게, 가난 한 사람들은 더 가난하게 만들 거라는 겁니다. 그렇게 격차가 커지면, 사회는 더 폭력적이 될 겁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도, 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도, 사피엔스 저자 유발 하라리도, 전세계 유명인사 1천여 명은 "최소 6개월간 첨단 인공지능 개발을 일시중단하고 안전 장치 보호를 만들자"는 성명에 동참했습니다. "최첨단 인공지능은 지구 생명 역사에 중대한 변화를 낳을 수 있다"며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유럽연합은 이미 규제를 준비 중입니다. 유럽의회가 2년의 논의 끝에 마련한 규제 법안에는 안면인식 같은 생체 감시나 사람들의 감정 분석을 금지하고, 인공지능이 만든 글이나 이미지는 인공지능이 만들었다는 걸 명확히 알리도록 했습니다. [나탈리 헬베르그/암스테르담 대학 법학 및 디지털기술학과 교수 (5월 10일)] "바로 지금이 규제해야할 시점입니다. 인공지능의 좋은 품질을 위해선 보호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여러 산업에 널리 퍼져 있고 사람들이 이용할테니까요. 한국은 어떨까요? 지난 2월. 인공지능법이 처음으로 국회 상임위원회 소위에서 통과됐습니다. 정부 차원의 인공지능 기본계획과 투자, 인력 양성 같은 진흥책들이 담겼습니다. 하지만 규제는 빠졌습니다. 우선 인공지능 산업을 키우고, 나중에 문제되면 규제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곽진/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 “조금 아쉬운 부분이기는 하죠. AI 발전 속도는 법이 따라가기에는 현실적으로 조금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안전성에 대한 부분이라든가 아니면 적절하게 활용을 할 수 있는 활용 가이드라든가 이런 부분들이 먼저 선행이 돼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고요.” 우리는 인공지능과 공존할 준비가 돼 있는 걸까요? [한소원/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인지심리학 박사)] “어떻게 기술을 개발할 것인가도 인간이 정해야 되고, 저희가 그냥 일단 만들고 보자 이렇게 해서 밀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람 중심으로 만든다는 게 어떤 것인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약간 개발이 느려진다 하더라도 어떻게 만들 것인가, 무엇을 위해서 만들 것인가. 목적을 가지고 그 맥락 안에서 저희가 생각하는 게 중요한 것 같고요.” ◀ 앵커 ▶ 인류가 발명한 모든 것들은 언제나 기회이자 위기였지만, 적어도 법과 제도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다음 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스트레이트
2023-06-04
서유정
'젖제품'을 보장하라 북한의 육아법
◀ 김필국 앵커 ▶ 요즘 TV에서 육아 관련 프로그램 자주 볼 수 있죠? 유익한 정보도 있고 한편에선 과잉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요. 북한에서도 최근 육아라는 말이 전례 없이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얼마 전에는 육아법도 새로 제정했다는데요. 어떤 이유인지 알아보겠습니다.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차미연 앵커 ▶ 육아를 하든 안 하든 TV에 아이들이 나오면 자동으로 좀 보게 되잖아요. 북한에서도 육아 프로그램 많이 보셨나요? ◀ 최경옥 ▶ 육아 프로그램 중에 제가 가장 좀 봤던 것은 그 수재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요. 그때는 애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우리 애도 좀 저렇게 됐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좀 봤던 것 같습니다. 남한에서는 크게는 잘 안 봤던 거 같아요. 애 보고 이제 저렇게 영재들이 나한테 와서 봐라 그러면 어쩌라고 이런 식이라서 별로 즐겨보지 않은 것 같아요. ◀ 김필국 앵커 ▶ 처음 들었을 땐 이게 무슨 말인가 했었는데 맘고리즘이라고 해서 육아 맘들끼리만 통하는 말도 있더라고요. ◀ 차미연 앵커 ▶ 그러게요 ◀ 김필국 앵커 ▶ 독박 육아, 또 라떼 파파, 피딩족 뭐 이렇게 육아 관련 신조어도 많죠. ◀ 차미연 앵커 ▶ 최근 북한에서도 이 육아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 차미연 앵커 ▶ 그런데 이 우리가 흔히 육아하면 생각하는 그것과 북한에서 말하는 육아 조금 다르다고요? ◀ 김필국 앵커 ▶ 네 육아법도 새로 만들었는데요. 북한이 강조하는 육아는 과연 어떤 의미일까요? 화면 보시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육아법을 채택함에 대하여》가 전원찬성으로 채택됐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올해 초 2월에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전원 찬성으로 육아법을 채택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 TV는 육아법에 대해 사랑의 육아법이라고 강조합니다.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숭고한 후대 사랑 속에 세상에 유일무이한 사랑의 육아법도 태어남…" ◀ 차미연 앵커 ▶ 초등학교 교사 출신이시잖아요. 북한에 계실 때는 어땠나요? 북한에 계실 때도 이 육아라는 말은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 최경옥 ▶ 사실 북한에 있을 때는 육아라는 말은 별로 못 들어봤고요. 그냥 보육, 교양 뭐 이런 말을 들었던 것 같아요. 이번에 육아라는 말을 하니까 아 북한도 저런 말을 쓰니 그게 좀 새로웠고요. 사실 제가 초등학교 교사다 보니까 이제 아침에 출근하거나 퇴근할 때 유치원 쪽을 지나가는데 그때 어린 유치원생들이 부른 노래가 있어요. ◀ 최경옥 ▶ 꽃과자 우유도 맘껏 먹으며 날마다 예방치료 검진받지요. 마지막 부분에 가서 세상에서 으뜸가는 보육 교양법 참말 좋아요 노래 불러요 이렇게 노래 부르더라고요. ◀ 김필국 앵커 ▶ 지금 노래하는 거죠? ◀ 최경옥 ▶ 네. 아 제가 그때 진짜 20여 년, 20~30년 전에 들은 노래인데 하도 애들이 많이 불러서. 저도 애를 키우는 입장이니까 '아 저런 법이 나왔네?' 그때는 어린이 보육교양법이 있었는데 지금 육아법이 나왔다니까 되게 신기하네요. ◀ 김수경 ▶ 어린이보육교양법은 1976년에 만들어졌거든요. 일단 기본적으로 모든 어린이를 혁명의 주체로 키우자라고 하면서 어린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서 어떻게 탁아소라든가 유치원 같은 것 잘 만들어야 하는지 또 여성이 양육의 의무에서 해방돼서 노동자로 일할 수 있게끔 해야 된다라는 여러 가지 국가적인 의무를 규정한 법이 이미 1976년에 어린이 교양법으로 만들어져 있었고요. 이번에 제정된 육아법 같은 경우에는 그것의 부속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내용이 여러 부분 일치하는 부분이 많고요. 어떻게 어린이들을 잘 키우기 위한 국가적 의무를 실행해야 되는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는 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법 이름이 육아법, 좀 독특한데요. 그 내용이 궁금합니다. ◀ 김필국 앵커 ▶ 구체적인 법조문을 보면 국가는 어린이 영양 식품의 생산 및 공급 체계를 세우고 모든 어린이들에게 젖제품을 비롯한 영양 식품을 무상으로 정상적으로 공급하며 가장 훌륭한 양육 조건을 보장하도록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 최경옥 ▶ 여기서 말하는 젖가루는 분유를 젖가루라고 하구요. 그리고 암가루는 우리 대한민국 엄마들이 먹이는 그 이유식, 콩우유 가루가 대한민국의 두유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여기는 평양 어린이 식료품 공장입니다. 이곳에서는 어린이들의 영양식품을 생산합니다. "과연 어느 어머니가 자기 자식에게 1년 내내 우유를 먹이려고 고심하고 애를 태운 적이 있었습니까? 하루하루의 생산 실적이 당의 사랑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여기서 생산하는 제품들인데요. 이 공장에선 여러 축사에서 생산된 젖을 모아 유제품으로 가공해서 매일 공급하고 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역할을 강조합니다. "시험 생산한 젖가루(분유)를 맛보았는데 우리 맛과 색이 정말 잘 살아나지 않는다고 하시면서 미흡한 점이 무엇인가를 하나하나 지적해주셨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육아법의 핵심 내용이 어린이 정서 발달이나 교육 이런 내용이 아니라 영양 공급인 것 같습니다. 이유가 있겠죠? ◀ 김수경 ▶ 김일성 주석 때부터 어린이 사랑을 굉장히 강조해 왔습니다. 어린이는 나라의 왕이다라고 하면서 전국의 소년궁전을 지어준 것도 김일성 주석 때의 일이거든요. 일단 고난의 행군 시기에 국가 배급 시스템이 무너지고 그렇다 보니까 취약계층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데 이 어린이들이 제대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해서 북한의 미래 세대가 제대로 양성되지 않았잖아요. 미래 세대를 잘 키우고 인구 재생산을 위해서라도 어린이의 영향에 신경을 써야겠다고 생각을 한 것 같고 어린이의 발육에 관련된 영양소를 공급하는 데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 최경옥 ▶ 고난의 행군이라고 부르는 경제난 시기에 사실 이런 이 보육교양법이 있었지만, 그 법이 제대로 잘 작동되지 않았고요, 그때 첫 아이가 태어나서 이제 여기 같으면 어린이집에 맡겨야 되는데 경제난 시기니까 제가 또 땔감도 가져야 되고 또 젖제품이 많지 않아서 모유 수유를 해야 되는데 쉬는 시간에 가장 긴 업간체조 시간에 막 탁아소에 뛰어가서 먹였던 점이 있고요. 그리고 또 이제 여기로 말하면 이유식이죠. 암죽을 먹여서 키웠는데 그래서 그런지 큰 애는 좀 또래 청년들에 비해서 약간 왜소한 것 같습니다. 영양이 제대로 안 보장된 것 같아요. ◀ 차미연 앵커 ▶ 북한 어린이 5명 중에 한 명 꼴로 발육 부진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리고 말씀하셨듯이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0년 동안 육아 정책을 강조해 왔죠. "우리 인민들과 학생들, 어린이들에게 여러 가지 질 좋은 소비품들과 학용품, 어린이 식료품들을 더 많이 차례지게 하여야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이번 육아법도 그 육아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는 거죠? ◀ 김수경 ▶ 그렇죠 어떤 혁명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는 미래 세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린이들에게 적당한 영양을 잘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니까 그런 차원에서 어떻게 국가가 무상으로 어린이들에 대한 영양 공급을 보장할 것인가 그것을 아예 법제화해서 국가의 의무로 다시 한 번 확인한 게 육아법이라고 할 수가 있고요. 또 두 번째로는 여성들을 노동력으로 동원하려면 어린이를 잘 키워줄 수 있는 국가의 역량이 있어야 엄마들이 이제 육아의 부담에서 벗어나서 노동력으로 투입 수가 있다 보니까 이번에 육아법에 그러한 부분들을 강조한 것 같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사실 법이라는 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실행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잖아요. 북한이 육아법에서 강조한 내용들을 실천할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렇습니다. 최근 북한 TV는 유제품에 해당하는 젖 제품 생산 등을 강조해오고 있습니다. "계절조건에 알맞게 우량품종의 젖소사양관리와 젖제품 생산을 과학기술적으로 해나가고 있는 황해제철연합기업소의 후방부문 소식을 보내왔습니다." "사리원시에서는 어린이에게 젖제품을 생산해 보내주기 위해 염소목장을 개건하고 기르기를 통이 크게 내밀고 있습니다." "함경남도에서 새로운 젖가루생산설비들을 도안의 모든 시군들에 전면도입해 맛좋고 질좋은 젖제품을 정상적으로 생산 보장하고 있습니다." ◀ 김수경 ▶ 실제로 육아법이 공포가 된 이후에 어떻게 북한의 각 지역의 시도별로 이런 유제품 생산 공장 같은 것들을 만들고 있는지 또 이걸 위해서 목장들을 대대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이런 구체적인 보도들이 나오는 걸로 봐서 전 국가적인 노력이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이 육아법이 굉장히 구체적이에요. 그래서 꼭 이 젖 제품뿐만이 아니라 유치원을 지을 때는 어떤 곳에 지어야 한다, 바람이 잘 통하고 해가 잘 들고 어떻게 이런 제도들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 이를 통해서 법적 실효성을 높이려고 하는 것 같아요. 워낙 북한이 법이 잘 만들어져 있지만 이게 잘 지켜지지 않는 게 문제거든요. 그런데 이번 육아법의 내용을 보면 아주 구체적으로 그 기준들을 마련함으로써 법이 잘 지켜지게끔 하는 데에 방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이런 변화 법 제정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느낄까요? ◀ 최경옥 ▶ 반가워하죠 대단히. 근데 좀 반신반의할 것 같습니다. 수도권, 수도 같은 경우는 수도 평양 같은 경우에는 이제 법이 내려오고 뭐 위에서 이제 방침 같은 게 내려오면 제대로 빨리빨리 집행되는데 약간 뭐 대한민국도 그렇긴 하겠지만 평양이랑 수도랑 지방의 차이가 꽤 있기 때문에 그리고 도시와 농촌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반신반의할 것 같아요. ◀ 차미연 앵커 ▶ 이 변화나 노력이 실제 아동들의 삶이나 건강에 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어떤 노력들이 더 필요할까요? ◀ 최경옥 ▶ 남한은 솔직히 말해서 제 월급 가지고도 뭐 어느 마트나 인터넷이나 다 살 수 있잖아요. 또 인터넷에 구체적으로 다 나와 있기 때문에 정말 모르는 거 없이 잘 키웠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북한은 이제 경제적으로도 어렵지만 국가적인 정상적인 생산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게 좀 어려웠던 것 같고 북한 내 자체가 이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국제사회에서도 관심을 돌려서 소중한 아이들이 건강 증진을 위해서 영양 공급을 잘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수경 ▶ 북한도 이제 아이를 적게 낳는단 말이죠. 비록 집이 좀 가난하고 힘들어도 아이를 적게 낳아서 잘 키워보자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아이 육아에 굉장히 관심이 많습니다. 국가에서 얼마나 이 아이들을 잘 보듬어주고 이 아이에게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서 노력하느냐가 그 민심에도 굉장히 영향을 많이 미칠 것 같아요. 특히 아동은 가장 많은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한 취약계층이기 때문에 북한 당국에서도 이 아동에 대한 것만은 최우선적으로 공급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 같고요. 또 국제사회도 아동에 대한 지원만큼은 열린 마음으로 많이 도와줘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동안 북한을 향해서 아동 기본권에 대한 국제사회 비판이 많았는데요. 최근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좀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어린이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북한도 많이 바뀌고 있는 듯한데요. 이런 변화의 흐름이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통일전망대
2022-10-29
문정실 작가
[뉴스 열어보기] 바나나 500km 북상‥최북단 화천까지 상륙
◀ 앵커 ▶ ‘뉴스 열어보기’ 시작합니다. ◀ 앵커 ▶ 오늘은 우리나라 바나나 재배한계선이 500km 북상했다는 소식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 앵커 ▶ 한국일보입니다. ◀ 앵커 ▶ 매서운 칼바람으로 유명한 우리나라 최북단 강원 화천군이 바나나 재배 도전에 나선다는데요. 겨울이면 시베리아 못지않게 춥다고 해서 '제베리아'라고 불리는 충북 제천도 조만간 망고 재배 시험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 광고 ##농업기술도 진화하긴 했지만 기후 변화가 맞물린 결과인데요. 평균기온 상승과 강수량 변동에다 재배기술 발전까지 더해져 열대과일 재배면적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 ▶ 관련 기사 하나 더 보겠습니다. '폭염과 가뭄이 일으킨 산불, 기후 재앙에 불타는 유럽'이라는 기사입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곳곳이 폭염과 가뭄으로 화염에 휩싸였다는데요. 1991~2020년 평균치와 비교할 때 올해 6월 유럽은 두 번째로 온도가 높아 향후 28년 안에 큰 산불이 30%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옵니다. 신문은 이상 기후의 피해는 유럽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했는데요. 일본 도쿄 등 아시아에서도 이상 고온 현상을 보이는 만큼 한국도 기후 재앙으로부터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입니다. ◀ 앵커 ▶ 다음은 세계일보입니다. 앞으로 경찰이 디지털 성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가짜 신분증'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소식입니다. 작년 9월까지만 하더라도 수사관이 신분을 숨기는 위장 수사는 법규상 허용되지 않았는데요. 'N번방' 사건 등을 계기로 디지털 성범죄에 한해 위장 수사 제도가 법제화된 데 이어, 위장 수사용 카드 인쇄기가 수사에 도입되면서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입니다. 수사 일선에서는 "피의자가 주민등록번호 조회가 가능할 경우엔 가짜 신분증이 탄로날 수 있는 만큼, 가짜 신분증이더라도 실존 인물의 주민등록번호를 써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는데요. 수사관 개인의 일탈을 막기 위한 사전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 앵커 ▶ 이어서 중앙일보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노무현의 남자'로 불린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경제고문으로 위촉한다는 소식입니다. 윤 대통령이 과거 대검 중수부 소속 당시 변 전 실장을 수사했던 만큼 이번 인사가 파격적이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변 전 실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현재 기획재정부에 해당하는 기획예산처 차관과 장관에 이어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경제관료 출신 인사인데요. 이번 인사에 대해 변 전 실장은 "윤 대통령이 내 저서를 두 번이나 정독했다고 들었다"면서, "이 책이 이번 인사의 가장 중요한 이유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 앵커 ▶ 다음은 최근 2030 미혼 여성들 사이에서 난자 냉동 시술을 받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조선일보 기사입니다. 차병원에 따르면, 미혼 여성의 난자 냉동 시술 건수는 2015년 72건에서 2021년 1194건으로 6년새 16배 늘었다는데요. 결혼이나 출산 연령이 늦어지는 가운데 아이는 갖고 싶다는 여성들이 늘어난 사회적 변화가 반영됐다고 합니다. 또 최근 장도연, 안영미, 이지혜 등 난자 냉동 시술을 받았다고 알리는 여성방송인들이 나오는 것도 젊은 여성들이 이 시술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는데요. 다만 건강보험이 따로 적용되지 않아 한 번 시술을 받는 데 약 400만 원의 비용이 드는 건 고민거리라고 합니다. ◀ 앵커 ▶ 끝으로, 고물가 시대를 여실히 보여주는 동아일보 기사입니다. 서울시가 시민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발행한 '서울사랑상품권' 250억 원어치가 74분 만에 완판됐습니다. 이번 상품권은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고, 7%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됐다는데요. 물가 급등에 상품권을 사려는 시민들이 구매처인 '서울페이' 애플리케이션에 대거 접속하면서, 대기 인원만 15만 명에, 대기 시간이 3000분 가까이 길어지는 등 시스템이 먹통이 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서울시는 "이렇게 많이 몰릴 것이라곤 예측하지 못했다"며, 접속 환경을 개선한 뒤 다음주 250억 원 규모의 상품권을 추가로 발행할 방침이라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뉴스 열어보기'였습니다.
뉴스투데이
2022-07-15
잠행 깬 김정은 혁명성지 공개시찰
◀ 김필국 앵커 ▶ 안녕하십니까, 통일전망대 김필국입니다. ◀ 차미연 앵커 ▶ 차미연입니다. ◀ 김필국 앵커 ▶ 한달 넘게 모습을 보이지 않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긴 잠행을 깨고 공개활동에 나섰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꽤 오랜 기간 공개활동이 없어서 한때 신변이상설부터 여러 추측이 나돌기도 했었죠? ◀ 김필국 앵커 ▶ 네, 김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낸 곳은 북한이 혁명 성지라고 중요시하는 삼지연시 건설 현장이었다는데요. 오늘은 먼저 이 소식부터 짚어보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박철현 기자, 김위원장 모습이 오랜만에 공개됐는데요. 눈에 띄는 점이 있나요? ◀ 기자 ▶ 네, 북한 매체들은 지난 16일 김정은 위원장이 삼지연시 건설 현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전했는데요. ◀ 리포트 ▶ [조선중앙TV/11월 16일 보도] "총비서 동지께서는 삼지연시 건설은 지방인민들을 문명한 물질문화 생활에로 도약시키기 위한 새로운 혁명의 출발점으로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이전 마지막 공개 활동이 지난달 12일 국방전람회였으니까 34일 간의 잠행을 깨고 모습을 드러낸 겁니다. 김위원장은 최근 몇달 살이 빠진 모습으로 나타나 주목을 받았었는데, 이번 모습은 20여 kg을 감량한 상태로 추정되는 한달여 전 모습과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 김필국 앵커 ▶ 이번 잠행기간은 꽤 길었습니다. ◀ 기자 ▶ 올해 들어서는 가장 길었고요. 김위원장 집권 후 10년을 통틀어서도 두 번째로 긴 기간이었습니다. 김위원장은 지난 2014년 39일 동안 공개활동을 하지 않다가 지팡이를 짚고 나타난 적이 있었는데요. 이후 김위원장이 한동안 공개행보를 하지 않을 때마다 건강이상설이 제기되곤 했습니다. 김위원장은 이번 삼지연시 방문에서 검은색 가죽 롱코트 차림으로 간부들을 대동해 공사현장 이곳 저곳을 둘러봤는데요. 전문가들은 건강상의 문제는 특별히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긴 잠행을 깨는 공개활동 장소로 삼지연시를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 기자 ▶ 삼지연은 이른바 백두혈통을 상징한다는 혁명 성지로, 3단계 건설 사업을 김정은 위원장이 구상에서부터 계획 시공까지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올해 말 최종적인 완공을 앞두고 인민 생활분야의 성과로 선전하려는 거란 분석이 제기됩니다. "우리 식대로 우리 힘으로 자력번영, 자력부강해나가려는 우리 국가의 철석같은 의지와 자신심, 자립적 발전가능성이 실증되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은 요즘 건설 분야, 특히 살림집에 대한 관심이 꽤 높은 것 같습니다. ◀ 기자 ▶ 올해 김위원장의 공개활동 보도는 정치 분야가 가장 많았고요. 경제 분야는 총 6번이었는데 삼지연시 방문을 포함해 4번이 건설사업 관련 내용이었습니다.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첫해인 만큼 눈에 띄는 성과로 보여줄 수 있는 건설 분야를 강조하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 김필국 앵커 ▶ 네, 다른 소식도 알아볼까요? 북한엔 어버이 날이 따로 없는데 지난 2012년 어머니 날을 새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며칠 전 11월 16일이 10번 째 맞는 어머니 날이었다는데요. 분위기는 어땠나요? ◀ 기자 ▶ 어머니 날 닷새 쯤 전부터 북한 방송에선 날마다 어머니 날 관련 보도를 집중적으로 방영했는데요. ◀ 리포트 ▶ 카네이션이나 장미 같은 선물을 사려는 이들로 꽃가게가 북적이고, [리혜련/대신꽃상점 책임자] "사랑과 열정이 담긴 이 장미를 요구하는 손님도 있고, 또 사회에 자식들을 훌륭히 내세운 우리 어머니들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담은 카네이션을 요구하는 손님도 있습니다." 사진관을 찾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오늘은 어머니들의 명절인데 어머니를 활짝 웃게 해주고 싶습니다." 방송에선 아이를 많이 낳은 이른바 모성영웅 사례를 소개하며 출산을 독려하기도 합니다. "강동군의 박은정 여성이 열번째 자식을 낳았다는 소식이 보도로 전해져 만사람(모든 사람)의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박은정/모성영웅] "자식 한 명 한 명을 낳을수록 당의 사랑과 배려가 커만 가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지금 화면에 보이는 건 북한의 유도영웅으로 불리던 계순희 아닌가요? ◀ 기자 ▶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북한 유도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안겼던 계순희 선수인데요. 역시 유도선수 출신의 남편과 결혼해 낳은 5살 난 딸에게 유도를 가르치는 모습도 이번에 어머니 날 특집 프로그램에 방영됐습니다. [계순희] "난 우리 (딸) 슬기가 걸음마를 뗄 때부터 유술장으로 자주 데리고 다녔습니다. 3살부터는 선수들과 같이 뛰놀고 동작도 곧잘 흉내냈습니다." [김슬기/계순희의 딸] "어머니가 받은 금메달보다 더 많은 금메달을 금메달을 받는 체육무술가가 된 내 모습을 (꿈에서) 보곤 합니다." 이 밖에 각 분야에서 활약하며 아이를 기르는 다른 어머니들도 특집물을 통해 소개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런데 북한에선 왜 11월 16일이 어머니 날인 건가요? ◀ 기자 ▶ 김일성 주석이 처음으로 어머니 대회를 소집해 연설을 했던 게 1961년 11월 16일이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 집권 후인 지난 2012년, 여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날을 어머니 날로 제정했습니다. 북한은 어머니의 희생과 인내를 부각하며 당에 대한 충성을 독려하기도 하는데요. 노동신문은 올해도 어머니라는 말에는 천만고생을 낙으로 여기며 사랑을 바치는 여성에 대한 존중이 담겼다며 여성의 헌신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이 3대 혁명 선구자 대회를 열었다는 소식도 있던데요? ◀ 기자 ▶ 3대혁명 선구자대회는 사상, 기술, 문화혁명을 뜻하는 3대혁명 기여자를 불러 격려하는 행사인데요. 1986년 처음 개최한 이후 대략 10년 주기로 열었는데요. 이번엔 지난 2015년 이후 6년 만에 개최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김위원장 집권 후론 두번째 열리는 대회로군요. ◀ 기자 ▶ 네, 김위원장은 행사에 참석하진 않고 서한을 보내 각 분야 혁신을 강조했는데요. 3대혁명 붉은기 쟁취 운동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이러저러한 조건을 내세워 참가하지 않는 단위도 있다며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김정은 서한/조선중앙TV] "3대혁명소조사업 실태를 전면적으로, 해부학적으로 분석하고 불합리한 요소들을 빠짐없이 찾아 적실한 개선 대책을 강구하여야 하겠습니다." 상벌 관계가 명백해야 한다, 각 도와 시군에 책임을 묻고 역할을 높일 것도 당부했습니다. 올해가 김위원장의 집권 10주년이기도 한만큼 결속을 다지고 성과를 독려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박철현 기자 잘 들었습니다.
통일전망대
2021-11-20
입학부터 졸업까지 막강한 북한 교권
◀ 김필국 앵커 ▶ 5월엔 어린이날도 있고요. 어버이날도 있고 기념할 날이 참 많은 달인데요. 그리고 5월 15일 오늘은 바로 스승의 날이죠. ◀ 차미연 앵커 ▶ 네. 그래서 문득 기억에 남는 선생님 생각도 한 번 해보고요. 덩달아서 학창시절도 떠올려보는 날인데요. 북한에서도 스승의 날을 기념할까요? 북한의 학교는 또 어떤 모습일까요? 오늘 알아보겠습니다. 함께 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오세요. ◀ 김필국 앵커 ▶ 우리는 매년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기념하고 있는데요. 북한에도 혹시 스승의 날이 있습니까? ◀ 이효주 ▶ 네. 스승의 날이라고 명칭 지어진 건 없고 비슷한 날, 교육절이란 날이 있거든요. ◀ 김필국 앵커 ▶ 교육절은 며칠인가요? ◀ 이효주 ▶ 1977년 9월 5일. 9월 5일이면 북한은 교육절로 보내고 있는 거죠. ◀ 김필국 앵커 ▶ 교육절마다 특별한 이벤트 같은 게 있습니까? ◀ 이효주 ▶ 네. 북한은 교육절이면 늘 운동회를 합니다. 가을철 운동회를. 그래서 그날에는 여기만큼은 아니더라도 선생님들한테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 운동회를 할 때 선생님 도시락을 싸간다던가 또 고등학교. 고급중학교 학생들은 선생님한테 기념품 같은 수첩, 볼펜 이런 것들도 드리고 꽃도 가져다드리고 축하의 분위기 이런 건 비교적 잘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선생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날이 우리하고 북한하고 어쨌든 있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학생들도 그렇지만요. 학부모 입장에서는 내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께 어떻게 해야 되나, 고민이 될 것 같긴 하거든요. ◀ 김수경 ▶ 그렇죠. 어떤 선생님이 배정이 됐느냐가 굉장히 초미의 관심사고 이전의 그 선생님께 배웠던 아이의 엄마가 있으면 정보를 얻어서 어떤 선생님이다, 어떤 스타일이다. 이런 걸 알아보기도 하고 또 내 아이하고 잘 맞을지 이런 것들 서로 엄마들끼리 문자 주고받으면서 이야기 하곤 합니다. ◀ 김필국 앵커 ▶ 이효주씨는 북한에서 교사이시기도 했고 또 학부모시기도 했잖아요. 북한은 어떤가요? ◀ 이효주 ▶ 북한은 고정 담임제입니다. 1학년에서 맡은 선생님이 쭉 졸업까지 시키는. 연임제 같은 거죠. ◀ 김필국 앵커 ▶ 한 번 선생님은 영원한 선생님이군요. ◀ 이효주 ▶ 그런데 대한민국에 오니까 매 학년마다 선생님이 매년마다 바뀌더라고요. 솔직히 여기 와서 적응하기도 바쁜데 담임까지 막 바뀌니까 적응이 안 됐고, 걱정이 사실 제일 많았죠. 사실은 지금도 그건 아직 잘 이해는 안 됩니다. 지금까지도. ◀ 차미연 앵커 ▶ 근데 좋은 선생님일 경우는 그렇지만 선생님이랑 잘 안 맞으면 이런 불행이 어디 있습니까. ◀ 이효주 ▶ 1학년에서 안 좋은 선생님을 맡았다, 정말 쭉 가는 거잖아요. 그래서 남한처럼 북한도 지금은 좋은 선생님한테 학생들을 맡기려고 자식들을 맡기려고 사전에 정보 같은 걸 주고받는데 결국은 그런 정보를 받아도 교장 선생님하고 사업을 해야지만 그 선생님 학급에 들어갈 수 있는 거죠. ◀ 김필국 앵커 ▶ 오랜 시간 길게 담임을 맡는다면 아이들 장단점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이런 장점이 있을 것 같긴 한데요. 또 선생님 파워도 상당히 셀 것 같습니다. ◀ 김수경 ▶ 아무래도 아이의 장단점을 완전히 파악하니까 적성이라든가 진로라든가 이런 조언을 잘 줄 수도 있고 또 5년 동안 어떻게 보면 학부모와 교사가 신뢰 관계를 갖게 되는 거잖아요. 그렇다 보니 북에서는 사교육 같은 게 별로 없으니까 선생님한테 거의 모든 교육을 다 일임하거든요. 모든 전권을.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선생님의 교권이 셀 수밖에 없고 또 학생 인권이라든가 그런 거에 대한 개념은 아직 없다 보니까 선생님의 파워가 사실 막강하다고 할 수 있죠. ◀ 차미연 앵커 ▶ 예전에는 선생님 그림자도 밟으면 안 된다 이럴 정도로 교권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요즘에는 그런 말은 사라진 지가 오래고 교권이 많이 약해졌는데요. ◀ 이효주 ▶ 씨는 남한에 오셔서 그런 모습 보시면서 이건 좀 그렇다.. 이런 생각 해 보지 않으셨어요? ◀ 이효주 ▶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정도가 아니고요. 완전 경악을 한 거죠. 대한민국 분위기가 정말 놀라웠습니다. 학생들이 교사가 학생들의 눈치를 본다든가 학부모들을 의식한다든가 이런 것들이 물론 북한에서도 완전히 없다는 아니지만 여기처럼 이렇게까지는 안 그렇다는 거죠. ◀ 김필국 앵커 ▶ 학생들이 선생님한테 대들고 이런 건 북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겠네요. ◀ 이효주 ▶ 네. 대든다는 건 원래 학생의 태도가 안 된 거죠. 모범생도 아니고 불량 학생이 되는 거고 그래서 잘 된 부모, 북한 말로 돼먹은 학부모들은 매를 들어서라도 자기 자식을 사람 만들어달라 이렇게 당부를 하거든요. ◀ 김수경 ▶ 최근에는 북에서도 애를 1명만 낳는 경우가 많다 보니까 엄청 금지옥엽으로 키우는 거죠. 그렇다 보니 학교에서 만약에 체벌을 당하거나 혼이 나거나 맞거나 하는 경우가 생기면 엄마들이 가서 항의를 하는 일도 종종 있다는 증언들이 꽤 수집이 되거든요. 그래서 요즘 체벌이 학교에서 많이 없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런 증언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 차미연 앵커 ▶ 이효주씨 참 놀라신 것 같은데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시는데요. ◀ 이효주 ▶ 북한도 교사하기가 좀 힘들어질 것 같습니다. 점점. ◀ 차미연 앵커 ▶ 학생과 교사가 서로 존중하고 이해한다면 좋을 거 같은데요. 요즘에는 코로나19로 선생님과 학생이 대면하기도 힘드니까 그러다 보니까 교육 현장에서는 애로사항이 참 많을 것 같아요. ◀ 김수경 ▶ 그렇죠. 특히 초등학생들은 선생님과 유대가 되게 중요하거든요. 선생님하고 친하면 공부도 훨씬 열심히 하고 선생님하고 데면데면하면 공부도 안 하는데 올해는 그래도 주2~3회 정도는 학교를 가니까 그래도 학교에서 뛰어노는 것, 아이들과 노는 것, 배우는 것들에 대해서 되게 즐거워하고 아이가 드디어 엄마 역시 학교는 가는 게 맞는 것 같아, 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 김필국 앵커 ▶ 네. 그런데 북한은 최근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대면수업을 재개했다는데요. 화면 먼저 보시죠. 북한 대외선전매체는 지난달 말 대면수업을 재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학생들이 책을 보면서 등교를 하고 체육수업을 하는 모습 등 다양한 사진도 실었는데요. "며칠 전, 새로 일떠선 도 안의 학교들에서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조선중앙TV에서도 대면수업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색색의 마스크를 쓴 채 수업하는 아이들이 보입니다. 초중고 전체적으로 정상화가 됐다 이렇게 볼 수 있나요? ◀ 김수경 ▶ 상당 부분 대면수업으로 전환을 한 것 같긴 한데요. 아무래도 북한은 원격수업을 할 수 있는 인프라 자체가 안 되어있다 보니까 그냥 학교를 안 보냈을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아이들의 교육 격차가 심해지다 보니까 저렇게 마스크를 쓰고 방역에 신경을 써서 대면수업을 하고 있는데 아마 아직도 열악해서 대면수업이나 학교를 아예 열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리고 대면수업 재개 소식과 함께 이색적인 영상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동신군 만포시를 비롯한 자강도의 여러 지역에서 산골학교 학생들을 위한 통학배 통학열차들이 운행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자강도 지역 학생들을 위한 통학배라고 하는데요. 지난 해에도 소개된 적이 있네요. ◀ 김필국 앵커 ▶ 네. 통학배 이름이 상당히 눈에 띕니다. 은정이네요. ◀ 이효주 ▶ 그러니까 당의 사랑과 은정 이런 것들을 함축한 이런 배라고 이름이라고 보시면 되고요. "집에서 나오면 사랑의 통학배가 척 서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새 통학배를 타니까 정말 내리고 싶지 않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무려 2시간을 가야 학교를 갈 수 있다니까 오고가다가 지쳤겠습니다. ◀ 이효주 ▶ 네. 근데 정말 산골에 있는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는 것이 조금 환경적으로 안 된 게 제가 살던 지역에도 분교가 있었거든요. 거기에 학생들은 초등학교는 거기서 다니지만 중학교하고 고급 중학교는 없는 거예요. 그래서 그렇지 못한 산골 정말 오지에 있는 애들은 걸어서 1시간 반~1시간 이렇게 걸어서 학교에 다녀야 되거든요. 저렇게 배를 타고 가는 학생들은 그래도 그만하면 배려를 받은 케이스라고 보시면 되는 거죠. ◀ 김필국 앵커 ▶ 통학 시간 2시간이라고 하는데 제주도에 있는 학교도 2시간이면 가거든요. 근데 외진 지역인데도 학생들이 많은 편 아닌가요? 여기 부모들은 왜 여기서 사는 걸까요? ◀ 김수경 ▶ 그렇죠. 북에서는 노동자 지구라고 해서 특정 산업을 육성하는 지구들이 마련되어 있거든요. ◀ 김필국 앵커 ▶ 말씀하신 대로 이곳에선 사슴을 키워서 지명도 사슴목장지구라고 합니다. 그리고 임산사업소 가 있는 군도 중간에 들러서 가고요. ◀ 김수경 ▶ 여러 가지 기반 시설 같은 게 많이 부족하죠. 학교라든가 여러 가지. 그래서 굉장히 노동조건이 열악하다고 할 수 있고요. 그곳에 아이들을 낳고 가정을 꾸렸을 때 애들을 제대로 학교도 못 보내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당연히 불만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당국 차원에서 그래서 학교라도 제대로 보낼 수 있게 해주자. ◀ 차미연 앵커 ▶ 자. 이번에는 통학열차도 소개하는데요. 한편으로는 교통길이 참 험난하구나. 이런 생각도 듭니다. ◀ 김수경 ▶ 저희 부모님 세대에 왜 십리 길도 학교 걸어 다녔다, 이런 말씀도 들었는데 그만큼 북한도 여러 가지 도로 사정이라든가 학교의 갯수라든가 이런 것들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고요. 그래서 이 시골의 열악한, 오지에 있는 학생들은 어떻게 교육시킬까에 대해서도 당국이 신경을 쓰고 있다, 아마 그런 차원에서 통학버스라든가 통학열차라든가 배라든가 이런 것들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런 혜택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적다고는 말씀하셨지만 이런 영상을 통해서 북한 당국이 궁극적으로 뭔가를 선전하고 싶은 걸 거 아니에요. 뭘까요? 그게? ◀ 김수경 ▶ 어쨌든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자랑하는 두 가지의 대표적인 제도가 무상의료제와 무상교육제입니다. 또 특히 김정은 집권 이후에 가장 먼저 단행한 개혁 중에 하나가 교육개혁이거든요. 그만큼 인적 자원을 어떻게든 잘 다듬고 만들어서 북한의 발전을 이바지 할 수 있는 기술들을 좀 더 중점적으로 육성하겠다, 그런 부분들을 대외적으로 홍보하고 인민들한테 알리는 차원에서 이러한 사업들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리고 교육에 신경을 쓰면서 북한이 내세우는 게 무상교육이잖아요. 지금 무상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 이효주 ▶ 네. 공식적으로는 무려 교육을 12년제 의무교육을 받고 있다, 이렇게 이야기는 하지만 학부모들이 대놓고 이야기 하는 것이 이건 월사금도 아니고 일사금이냐, 이렇게 이야기 할 정도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무료 교육이라고 체제적으론 되어있지만 현실은 안 그렇다 이거죠. ◀ 김수경 ▶ 제가 탈북민 주로 여성분들 인터뷰를 하다 보면 교육 문제가 얘기 나왔을 때 학부모의 입장으로 굉장히 공감하면서 서로 얘기를 하게 되는데 까 눈만 뜨면 돈이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얘기를 하게 된다고 해요. 왜냐하면 아이들이 엄마 오늘 뭐 때문에 돈 가져가야 돼, 돈 가져가야 돼.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눈만 뜨면 돈이다. 이 얘기를 입에 달고 산다고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 차미연 앵커 ▶ 눈만 뜨면 돈이다. 엄마 입장에서 과연 얼마나 어떻게 돈이 들어가기에 그런 말까지 나오는 걸까요? 다음 시간에 이어서 알아봐야겠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학교도 요즘에 많이 달라졌다는데요. 다음 시간도 기대해주시고요. 두 분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통일전망대
2021-05-15
[이슈 완전정복] 한국 최초 아카데미상 수상, 윤여정 기자회견, 미나리 집중 분석
"한국 영화사 다시 썼다"…한국 배우로 첫 수상 화제 뿌린 윤여정 '수상소감' 윤여정 "브래드 피트 드디어 만났다. 어디 있었나?" 윤여정 "운이 좋았다…정이삭 감독이 선장" 윤여정 "故 김기영 감독에게 감사" 봉준호 감독도 김기영 감독 언급 윤여정 수상으로 주목받은 김기영 감독 오동진 "윤여정 수상 예견된 결과" '미나리' 제작자 브래드 피트가 시상 윤여정 "'미나리' 진심이 통한 거 같다" '미나리' 6개 부문 후보 올랐지만…여우조연상만 지난해 '기생충' 이어 더 높아진 한국 영화 위상 '보수적' 비판 아카데미상 변화 상징 전 세계 공감 불러일으킨 '미나리' 한국 이민자 다룬 작품으로 '공감' 세계적인 '흥행 돌풍' 가능성 작품상은 '노매드랜드'…클로이 자이 '2관왕' 윤여정, 74세에 세계적 배우로 '인정' ◀ 앵커 ▶ 보신 것처럼 오늘은 한국 영화사를 새로 쓴 날입니다. 한국 배우로는 최초로 윤여정 씨가 미국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받은 소식. 오동진 영화평론가, 김미희 영화담당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 김미희 기자 ▶ 안녕하십니까?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안녕하십니까? ◀ 앵커 ▶ 본격적으로 여쭈어보기 전에 오늘 수상 소감 길게 들어보고 시작하겠습니다. ◀ 앵커 ▶ 오늘 시상식 보셨죠? 어떻습니까? 의미가 뭔가요? 대단한 일 해내신 것 같은데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그렇죠. 여우조연상 수상은 어느 정도 예상을 했었고요. 특히 세그라고 하는 배우조합상에서 상을 탔었기 때문에 대부분 세그의 회원들이 아카데미 회원들입니다. 그래서 아마 70% 정도 이상의 득표율을 얻은 것으로 알고 있고요. 여우조연상은 당연히 탈 거라고 예상했는데 감독상, 시나리오상, 음악상 이런 것들은 좀 아깝다고 생각을 합니다. ◀ 앵커 ▶ 좀 아쉬움이 있군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정말 아깝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어떤 받을 건 예상했지만 이게 항간에서 말이 많지 않습니까?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그렇죠. ◀ 앵커 ▶ 거기서도 어떤 2년 연속 어떻게 보세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 광고 ##그러니까 미국 관객들이나 또는 미국의 영화 지식인 층에서 언어의 장벽은 없어졌다, 이렇게 봐도 될 것같고요. 그만큼 아시아권이나 한국 영화권에 인지도가 굉장히 높아졌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한국 영화가 그야말로 말 그대로 세계화 됐다, 글로벌화 됐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앵커 ▶ 김 기자도 봤죠, 그 시상식? 어떻습니까? 뭐가 제일 인상깊었습니까? ◀ 김미희 기자 ▶ 사실 지난해의 기생충 영화 시상식이 있었을 때 저희 영화 기자들이 굉장히 많이 한국에서 미국을 갔었거든요. 이런 일이 또 있을까라고 이제 현장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번에 이렇게 또 시상식이 열리는 걸 보고 이런 것이 가능하구나, 정말 기적적인 일이다, 이렇게 많이 평가했던 것 같습니다.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윤여정 선생이 굉장히 뭐랄까요. 자신감 있는 사람 같아요. VIP 투어 제작자잖아요. 영화 플랜B가 제작을 했고요. 브래드 피트가 큰돈을 들여서 작은 영화를 제작하는 제작자입니다. 그런데 제작자가 보통 촬영장에 잘 안 나타나니까 배우들이 그게 늘 불만이거든요. 그런 거를 현장에서 저런 거는 아마다른 아카데미 배우도 할리우드 배우도 잘 안 하는 멘트인데 굉장히 자신감 있게 이야기하신 거 보고 참 노련하시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 앵커 ▶ 그것도 그렇고 아까 아들 이야기를 하는데도 정말 유머가 적절하게 누가 들어도 흐뭇한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는 그리고.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어떻게 보면 여성성의 고향이랄까요?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이렇게 훌륭하게 배우로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나이를 먹어서도 이렇게 성취를 인정받을 수 있다, 이런 거를 보여주는 대목이니까 그런 측면에서도 굉장히 여성주의의 한 측면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앵커 ▶ 여러 번 말씀을 하셨겠지만 다시 한번 이 미나리의 힘이 뭔가요? 여기까지 오기 위한.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사실은 기생충이 석권할 때까지 역설적으로 트럼프의 역할이 있었습니다. 뭐냐 하면 트럼프가 장벽을 많이세웠잖아요. 그런데 할리우드 사람들이 대부분진보적입니다. 우리는 이런 걸 뚫고 간다, 이런거였거든요. 지금 미국 사회에서 아시아 인종차별 굉장히 심하잖아요. 그러한 측면에서는 할리우드는, 아카데미는 그런 장벽을 넘어서겠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좌표를 찍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 되기도 합니다. ◀ 앵커 ▶ 이제 아카데미는 로컬 아니죠, 이렇게 되면은?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그렇죠. 그게 봉준호 역할 같아요. 봉준호가 그런 이야기를 했었고. 그래서 어떻게 보면 아카데미도 그것이 늘 자신들의 핸디캡이라고 생각을 해 왔었는데 정치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은 아카데미로써든 우리로서든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생각합니다. ◀ 앵커 ▶ 그런데 말씀하신 봉준호 감독이 새로 성격을 바꿔버렸는데 실질적인 아카데미는 로컬아니었나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그렇죠. 국내상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어떻게 보면 좀 세계적인 영화제는 래드 포드가 만든 선덴스 영화제가 좀 세계적인 영화제죠. 그런데 이 미나리가 센덴스에서 대상을 받았어요. 그런데 거기서 대상을 받은 거를 보고아카데미까지 가겠구나라고 많은 사람이 예상을 했습니다. ◀ 앵커 ▶ 그러면 거꾸로 우리 영화가 동양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것보다도 그쪽 영화에서는 로컬 영화를 우리영화제를 세계 영화로 끌어올렸다고 볼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그리고 아카데미는 한국 영화를 선택하고 중국 영화를 선택함으로 해서 영역을 굉장히 넓히고 있다는 것이죠. ◀ 앵커 ▶ 실질적으로.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어떻게 보면 시장도 넓히고 있다는 셈이라서 그런 측면들은 좀 유념해서 봐야 합니다. ◀ 앵커 ▶ 김 기자도 어떤 이번 수상의 의미 좀 정리해주시죠. ◀ 김미희 기자 ▶ 일단 미나리가 수상을 했다는 것은요. 아까 말씀하셨던 이번에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주목할 부분이 여성 감독과 많았고요. 그리고 여성 배우들도 꽤 많았고요. 아시아 배우들의 약진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아시아 배우들이 후보에 많이 올랐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윤여정 배우가 아시아이면서 그런데 한국계 미국인 이런 타이틀이 아니라한국인이잖아요. 가서 상을 받았다는 점, 그리고 여성 감독이 그리고 감독상을 받았다는 점에서는 굉장히 아카데미가 옛날에 백신 중심이다. 그런 평을, 그런 비판을 많이받았었는데 그게 지난해 영화 기생충 이후로 많이 바뀌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윤 배우께서 시상식이 끝난 다음에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말씀을 하셨어요. 그래서 아까는 저희가 보면 같이 경쟁했던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 아들에 대한 이야기, 김 감독의 이야기 이런 이야기들을 쭉 했었잖아요. 그리고 브래드 피트 이야기도 했었고요. 그런데 이번 기자간담회에서는 어떤 말을 했었냐면요. 아시아 영화의 약진과 그리고 할리우드 영화의 다양성 확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 질문에 이제 남성, 여성, 백인, 흑인 이런 사람들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사람이 다 평등하다. 이런 메시지가 있다라고 말씀을하셨습니다. ◀ 오동진 영화평론가 ▶ 75세시잖아요. 이제는 인생은 본인 스스로 말씀하시는 것처럼 인생을 많이 살아오시고 모든 차별 문제나 이런 것을 다 통찰력 있게 바라보시는 거죠. 아카데미가 조금씩 넓혀왔습니다. 흑인, 인종 문제에 대해서 문을 열었고 그다음에 성소수자에 대해서 문을 열었고요. 아시아에 문을 열고 한국에 문을 열고 여성에 문을 열고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넓히고 있는 거죠. ◀ 앵커 ▶ 제가 시청자로서 윤 선생님 말씀하신 거 듣고 있으면 뭐랄까요. 어떤 굉장히 신뢰가 가는 편안한, 그다음에 어떤 저 나이 분들이 가지시는 지혜와 더불어서 저 나이분들이 결여하기 쉬운 어떤 감각, 그 동시에 가지고 계시는 게 보기가 신선하고.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그리고 윤여정 씨가 워낙 인공적이지 않으세요. 내추럴하시거든요. 그래서 한편에서는 너무 직설적이다, 이런 표현을 들으시는데 솔직하고 정확하게 내비치시는 분이죠. 아마 그게 자신감이 없으면 저런 큰무대에 가서 떨기 마련인데 대단하세요. 안 떠세요. 그런 측면은 정말 존경할 만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앵커 ▶ 가까이서도 좀 보셨죠?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그렇죠. ◀ 앵커 ▶ 어떻습니까? 사석에서도 거의 같으신가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저는 벌벌 떨었습니다. 워낙 말씀드린 것처럼 솔직하고 자기입장이 분명하시기 때문에 싫다, 좋다가 명확하세요. 그래서. ◀ 앵커 ▶ 평론 잘못하시면 그냥.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그거는 이야기를 안 하죠. ◀ 앵커 ▶ 그거는 말씀을 안 하세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제가 영화제 진행하고 그럴 때 영화제운영에 대해서 마음에 안 드시면 우회적으로 이야기하시는 분이아니거든요. 이거는 싫다, 이거는 좋다. ◀ 앵커 ▶ 제가 지금 말씀하시는 걸 들으니까 딱 눈에 띄는 게 평론, 그러니까 전문 분야에 대해서는 또따로 말씀을 안 하시는군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열려 있는분이시고요. 그리고 고견을 많이 갖고 계시는 분이에요. 그래서 평론이 잘난 척할 수 없는 영화에 대한 자기의 태도나 이런 것이 분명하신 분입니다. ◀ 앵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론에대한 전문 분야에 대해서는 건드리지 않으시고. 혼내실 때는 어떤 진행이나 그런 부분에 혼내신다는 말씀이.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그렇죠. ◀ 앵커 ▶ 굉장히 와닿네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그래서 다루기 어려운 분이라는 속설이 있습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솔직하게 대해드리면 굉장히 편하게 일을 같이 하실 수 있는 분입니다. 아마 정이삭 감독이 그런 면에서 아마 굉장히 놀라운 경험을 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앵커 ▶ 김 기자는 윤 선생님의 어떤 연기 중에 어떤 부분이 평가를 받았다고 지금 생각하세요? ◀ 김미희 기자 ▶ 사실 윤여정 배우께서 주목을 받으면서 영화를 본 많은 관객분들이나 기자분들이 어느 부분에서 외국인들, 특히 전 세계 영화인들과 평단이 반응하는 걸 지켜보게 됐던 것 같은데요.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일단 영화 초반, 보신 분들은아시겠지만 굉장히 사랑스럽고 독특한 할머니상을 보여주세요. 그런데 영화가 진행이 될수록 굉장히 다양한 상황들이 연출이 되면서 감정들이 굉장히 다양해지거든요. 그런데 그거를 자연스럽게 표현을하십니다. 물론 저희 우리나라 관객들 입장에서는 윤 배우님을 워낙 많이 봤으니까 익숙하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외국인들이나 저희가 또다시 영화를 봤을 때도 굉장히 연기 폭이다양하다. 그래서 그 짧은 시간 안에 굉장히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고 그렇다는 것은 아마 외국인들이 봤을 때나 영화인들이봤을 때 그 부분에서 굉장히 평가를 높게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영화가 인정을 받으려면요. 자기 동일화가 있어야 합니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저거 내 이야기인데? 저거 우리 할머니 이야기인데? 우리 아버지 이야기인데, 자기 동일화가 다양하게 변주되는 거죠. 그러니까 그게 40대가 됐든, 아니면 20대가 됐든 아니면 많이 배운 사람이 됐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 됐든 이 영화를 볼 때 자기를 이야기인 거예요. 아마 그런 점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이든 미국 사람들이든 똑같이 공감을 불러일으킨 요소가 아닌가 싶고요. 윤여정 배우께서 흘러가는 연기를 하시잖아요. 그러니까 의도적으로 만들고 캐릭터 라이징을 의도적으로 굉장히 강하게 하고 이런 것이 아니고 말 그대로 그냥 영화 속에 녹아드는 그런 연기를 하셨기 때문에 아마 그런 측면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제 아내에게 전화를 했었어요. 저는 보지 마라, 이랬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아내가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굉장히 강해요. 그래서 이거를 보면 굉장히 슬퍼하겠구나. 그래서 나중에 봐라. 이런 이야기를 했을 정도로 저 역시 자기 동일화를 굉장히 강하게 했던 사람입니다. ◀ 앵커 ▶ 윤여정 배우의 어떤 연기의 특성을 뭘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이번에도 전형적인 할머니는 아니지 않습니까? 어떻습니까?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그러니까 윤여정 씨가 굉장히 노련한 자기 경험이 많아요. 그러니까 영화를 보신 분들은 많이아시겠지만 돈의 맛 같은 데서는 상류층 부인 역할 하셨잖아요. 그리고 예컨대 할아버지를 상대로 한 성매매 역할도 하셨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연기폭이 굉장히 넓고그 연기에 맞게끔 자기의 경험들이 다 녹아있습니다. 그게 직접적인 경험이든 자의적, 간접적 경험이든 그거를 많이 갖고 계시기 때문에 그 노련함이 윤여정 배우에 대한 어떤 대중 욕심도를 굉장히 높이는 것 같습니다. ◀ 앵커 ▶ 김 기자도 아까 오 평론가님 잠깐말씀하셨지만 수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예측했죠? 대부분 받으실 거다, 이런 생각을 하실 거죠, 모두 다? ◀ 김미희 기자 ▶ 사실 예측을 대부분 했다고 하지만 또사람 일은 알 수가 없는 일이라. 굉장히 조마조마하면서 시상식을 보기는 봤는데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저는 지금 말씀 끊어서 죄송한데요. 얼굴들이 나오잖아요. 배우들이. 글렌 클로즈 나오고 아만다 사이프리드나오는데 약간 가슴이 불안불안한 거예요. ◀ 앵커 ▶ 너무 쟁쟁해서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네, 너무 쟁쟁하니까 힐빌리의 노래를 그렇고 맹크도 그렇고요. 이게 살짝 회원들이 살짝 마음을 돌리면 힘들겠구나, 생각했는데 정말 저는 그때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 앵커 ▶ 어떠세요? 아까 이렇게 표정, 윤 선생님 표정을 볼 때 본인은 어떤 확신하고 있었을까요? 표정은 어떠셨어요? 같이 시상식을 봤을 때. ◀ 김미희 기자 ▶ 저는 봤을 때 기대는 하셨지만 막상 상을 받으시니까 초반에 수상 소감 말씀하시는 초반에 보면 약간 당황하신 표정이 좀 있어요. 말씀을. 원래 굉장히 말씀을 잘하시잖아요. ◀ 앵커 ▶ 그렇죠. ◀ 김미희 기자 ▶ 초반에 잠시 이런저런 이야기하시다가 본인의 이름을 가지고 농담도 하시고요. 그리고 브래드 피트도 찾고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하시는 걸 보면서 예상하지 않으셨을까 생각도 했습니다. ◀ 오동진 영화평론가 ▶ 무대가 좀 생소하셨을 거예요. 이게 코닥 극장이었으면 모르겠는데 지금 극장이달라졌잖아요. 스테이션이잖아요. 아마 그런 측면도 약간 무대에 오르셨을 때 약간 긴장하게 만든 요소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앵커 ▶ 그런데 여러 번 나온 이야기지만 다시 여쭈어보면 미나리라는 어떤 그 영화의 배경이한국 가정의 아주 저 구석에 있던 이야기 같은데. 이게 어디서 보편성을 얻었다고 생각을하시나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그러니까 어쨌든 미국이 이민자들의 나라고 아마 이민자들이 강고한 혹독한 시기를 거쳐서 특히 70년대, 80년대가 대부분 그랬을 것 같고요. 그랬었겠죠. 그리고 지금 와서 자리를 잡았지만 선대의 희생이라는 것이 대단히 그랬을 겁니다. 그래서 정이삭 감독도 구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희생에 대한 이야기다. 특히 선조의 희생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 아마도 이민자들 사회에서는 징표가 됐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아마 그런 측면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자기 동일화를 강하게 끌어내는 거죠. 우리 집도 그랬고 그것이 남미 쪽 집안이든 스패니쉬 집안이든 아니면 흑인 집안이든 또 다 비슷한 경험을 가졌을 테니까 아마 그런 측면에서 대단한 뭐랄까요? 공명감을 일으켰을 거라고생각합니다. ◀ 앵커 ▶ 지금 어떤 희생의 보편성 같은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여정 배우가 연기한 할머니의 한국적 특성, 그거는 어떻게 느껴졌을까요, 세계관객들에게?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윤여정 배우가 어느 인터뷰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자기는 할머니가 싫었다. 이런 이야기하거든요. 그러니까 그 이야기가 여기 손자한테 투영이 되는 것 같아요. 할머니는 약간 더럽고, 약간 이런 방송에 적합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구질구질하고. 이렇게 어린이들이 생각하는데 아마 그런 측면들이 강하게 뭐랄까요? 표현된 것이 순자의 역할이었던 것같아요. 왜냐하면 한국은 전쟁을 겪었고요. 순자 할머니는 전쟁 세대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자기를 가꾸기보다는 자식을 먹이는 데 더 급한 분이라서 아마 그런 측면들이 제가 영화를 봤을 때 미국 사람들이 저거를 이해할까라고 했는데 비슷한 거죠, 사실은. 그러니까 60년대, 70년대, 80년대를 거치면서 사람들은 굉장히 어렵게 살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는이야기입니다. 지금도 차별받고 어렵게 살고 있는 그런 사람들 중에서도 선대가 고생이 많았고. 그거는 우리나 그들이나 똑같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라서 아마 그 부분이 많은 사람들에게 평가를 받은 것 같아요. 저는 백인층, 그러니까 기생충도 그랬고요. 미나리도 그렇고 미국에서 영화를 볼 때 그러면 코리아타운에서 한국 사람들이 많이 보는 거 아니냐, 이렇게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거든요. 정말 백인 관객들이 많고 특히 젊은 관객들이 많아요. 이거는 굉장히 중요한 뭐랄까요? 시그널입니다. 그러니까 나이 든 관객이 아니라 2, 30대의 관객이 한국 영화에 이런 한국적 이야기를 듣고 본다는 것은 굉장히 예전과 다른 뭔가의 어떤 층을 이루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있습니다. ◀ 앵커 ▶ 말씀하신 것 중에 어떤 소외 계층은 이해가 가는데 먹고 살만한 백인층들도 윤 선생님이 연기하신 할머니의 보편성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는 말씀이시죠?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아일랜드계나 이탈리안계나. 그동안 끊임없이 마피아 영화를 많이 만들었죠. 마피아들이 힘들었으니까 했겠죠. ◀ 앵커 ▶ 그것도 가족 영화죠?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가족 영화니까. 얼마나 정말 많은 일들을겪었겠습니까? 그런 측면에서는 자기 선대에 대한 그러므로 해서 자기가 만들어진 정체성에 대한 생각들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아마 그런 측면들을 정이삭 감독이 감독이든 화가든 음악가들 자기 이야기를 할 때가 제일 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 앵커 ▶ 다른 작품성, 이런 거를 못받아들이면 아쉬운 상황이죠, 그거는? 예상은 그렇게 상하게 들지는 않았죠, 다른 부분에는. 아쉽기는 분명히 아쉬운 것 같은데.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저는 시나리오상을 탈 거라고생각했는데. 그리고 음악상이 음악이 너무 좋아서 소울 때문에 좀 그렇기는 했습니다만 음악성도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봤고. 잘하면 작품성은 워낙 브랜드가 탄탄한 작품의 프로덕션상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좀 놓치더라도 감독상은 가능할 수 있다 이렇게 봤었죠. 그런데 사실은 그런 부분들이 아깝게 다 탈락한 것 같습니다. ◀ 앵커 ▶ 우리끼리니까 그냥 여쭤보는 건데요. 지금 감독상 받은 작품보다 낫습니까? 어떻습니까?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이게 사실은 굉장히 다른 결의 작품인데요. 감독의 연출력을 생각하면 그렇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아마 노매드랜드는 아마 어려운 생활을 겪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아마 그런 측면에서 미국 사회의 어떤 주류 사회의 어떤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지목하고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조금 더 주목을 받은 게 아닌가. 그리고 노매드 랜드는 말씀드리면 배우가 실제 2명밖에 없어요. 나머지는 실제 사람이거든요. 그러니까 감독이든 배우든 다 실제상황에서 살았던 거예요. 그런 거는 좀 평가를 해줘야 하는 부분이 아닌가. 아마 그런 측면에 봤을 때 제가 심사위원이더라도 굉장히 고민이 됐을 것이다. 노매드랜드가 나오지 말았어야 하는 거죠. ◀ 앵커 ▶ 작품을 제가 못 봐서 그런데 그 노매드랜드를. 자극성이나. 없습니까. 역시 잔잔한?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그거는 아윌비벤을 타고 여행을 하는. 여행을 하는 게 아니라 집이 없는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영화 속에서 나옵니다만 하우스리스가 아니라는 나는 홈리스일 뿐이다 이러거든요. 그래서 거꾸로 이야기를 했나, 어쨌든 하우스와 홈의 개념을 달리하고요. 그러니까 집을 소유하는 것과 거기서 거주하는 달리하는 이야기입니다. 집을 잃고 그러면 이 상황에서주체적으로 내가 집을 소유하지 않고 살아가겠다, 이런 사람들이야기거든요. 감독이든 프랜시멕도우먼드든 데이비스 배우든 그렇게 캠핑하는 사람들하고 같이 산 거예요. 한 인연으로. ◀ 앵커 ▶ 실제로.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실제로 살면서 그 사람이 된거예요. 그러니까 흔히 매소드 연기라고 하지 않습니까? 극중 역할을 하려면 극중 인물이 되어야 하는데 예컨대 다이엘 루이스가 링컨 역을 하려면 2년 동안 왼손만 쓰고 턱수염 똑같이 기르고 이러지 않습니까? 그렇게 하는 거죠. 그러니까 이 사람도 그 상황이 된거예요. 그렇게 생활을 하게 하고 나중에 찍은거죠. ◀ 앵커 ▶ 아카데미는 전통적으로 고생을 굉장히 많이 하면 평가를 하는 것같습니다. 옛날에 레버런트. ◀ 오동진 영화평론가 ▶ 레버런트요. ◀ 앵커 ▶ 레버런트인가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남우주연상 타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고생시켰죠. ◀ 앵커 ▶ 글쎄요. 나 이렇게 고생하는 정도인데 하면 조금 더 평가를 하는 것 같습니다.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그렇죠. 노매드랜드만큼이나 사실은 미나리도 고생을 했죠. 왜냐하면 200만 달러짜리영화거든요. 22억입니다. 우리 돈으로. 우리나라도 지금 22억짜리 영화 안만들어요. 그러니까 배우들한테 거의 노개런티거나 배우들이 예컨대 할리우드 배우처럼 트레일러 하나 내주고 이렇게 풍족하게 찍는 구조가 아니라 굉장히 어려운 여건 속에 찍었죠. 그러니까 고생은 똑같이 했는데 뭐랄까요? 미국이 갖고 있는 자기들의 상징성, 이런 거는 노매드랜드가 좀 더 강했던 거죠. ◀ 앵커 ▶ 지금 윤여정 배우 입장이 어떻게 되나요? 곧 기자회견 한국 언론사들 상대로하죠? ◀ 김미희 기자 ▶ 전해진 소식으로는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후 1시가가 좀 지나면 윤여정 배우가 LA 총영사관 관저에 마련되어 있는 장소로 와서 언론들, 국내 언론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할 거고요. 그리고 저희도 중계를 할예정인데요. 아마 이동 시간이 좀 걸릴 겁니다. 위치상으로는 멀지 않은데, 지난해봉준호 감독 같은 경우도 나오는 길이 굉장히 막히기도 했고요. 그리고 여러 사람들하고 이야기를 하다가 보면 조금씩 일정이 밀린 적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아마 와서 기자회견 한 30분 정도 한다고 했습니다. ◀ 앵커 ▶ 그때 다녀오셨던가요? 봉준호 감독 때문에? ◀ 김미희 기자 ▶ 네, 현장에 있었습니다. ◀ 앵커 ▶ 이번에도 코로나만 아니면가실 건데 못 가셨군요? ◀ 김미희 기자 ▶ 제가 갔을지 모르겠지만. ◀ 앵커 ▶ 거기가 많이 막히는. ◀ 김미희 기자 ▶ 그 거리가 막힌다기보다는요. 그 장소가 바뀌었어요. 그러니까 지난해는 돌비극장을 했고요. ◀ 앵커 ▶ 돌비극장. ◀ 김미희 기자 ▶ 그리고 그때는 베버리힐스에 있는 호텔에서 인터뷰를 급히 잡았었고요. 지금은 LA스테이션. 그러니까 돌비극장하고 좀 십몇 분 떨어져 있는 그 거리에서 하고 그리고 이제 한인타운 근처에 있는 LA총영사관 쪽으로 와야 해요. 그런데 거리상으로는 아주 먼 건 아닌데요. 아마 움직이시다 보면 일정이 좀 그럴겁니다. 도로 통제가 많이 되어 있거든요. ◀ 앵커 ▶ 그것 역시 장소가 바뀐 게코로나 때문이죠, 올해? 아니에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코로나 때문은 아니고 영화 연출은 스티븐스가 했고요. 그리고 영화에서 연출한 거죠. 코로나 때문에 서머타임이 됐잖아요. 원래 2월에 하던 것을 4월에했으니까. 그래서 한국 시간이 빨라진 겁니다. 결과가 좀 빨라진 거죠. 한국 영화 기자들이 예전에는 저 같은 사람들은 칸을 갔거든요. 요새는 아카데미 가네요. 저는 아카데미를 취재 가는 것은 꿈에도 정말 못 했었던. ◀ 앵커 ▶ 로컬이었으니까요. 로컬 영화제였으니까. 어떻게 보세요? 지난해 기생충이 만드는 의미랑 올해 윤여정 배우의 여우조연상이 만든 의미랑 어떻게 구별하세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조직에서 갔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같고요. 물론 기생충은 한국의 많은 영화들이 그렇습니다만 감독이 갖고 있는 출중의 자기의 개인기로 만들잖아요. 프로듀서도 있고 제작사도 있고 그렇습니다만. 기생충은 프로덕션 합이 더 강했던작품이고 조직력이 또 뭐랄까요? 백업 됐던 작품이죠. 그리고 리원이라고 하는 미국의 배급사도 역할을 했었고요. 미나리 같은 경우는 거기에 비해서 개인들의 역할이 더 커진 겁니다. 정이삭 감독이 적은 자본으로 마지막영화라는 생각을 투지를 가지고 만든 거고요. 거기에 윤여정 씨, 스티븐 연, 저는 스티븐 연도 아까워요, 사실은. ◀ 앵커 ▶ 주연상이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스티븐 연이 한국말을 잘하는 배우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영화를 위해서 완벽하게한국어를 구사하거든요.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한 것이고 스티븐 연도 남우조연상을 노릴 만했다고 생각을 하고요.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씨 많은 한국 배우들이 개인기를 많이 투자한 거죠. 투여한 거고요. 그런 측면에서는 이제는 아카데미가 한국이라는 영화 전체도 마찬가지입니다만 한국 영화에서일하는 개인에게도 정말 주목을 하고 있고 문을 열고 있다, 이렇게 보고요. 그것이 한국 개인뿐만 아니라 한국 배우 개인뿐만 아니라 홍콩, 대만, 아세안, 중국까지도 그 시장을 넓힐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앵커 ▶ 스티븐 연의 남우주연상을 약간은 기대를 했었군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저는 했었어요. ◀ 앵커 ▶ 언론에서는 크게 주목은 안 한 것 같은데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저는 내기 했었습니다. 그래서 원래. ◀ 앵커 ▶ 받는다는 쪽에 거셨어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왜냐하면 그러면 제가 몫이커지잖아요. ◀ 앵커 ▶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전혀 없는 상황이었죠?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왜냐하면 많은 사람이 스티븐 연이 후보조차 되지 못할 거라고 말을 했었을 때 제가 후보에 오른다고 했었고요. 이참에 가자고 했었는데 잃었습니다. ◀ 앵커 ▶ 나머지 작품상이나 이런 거는 좀 대강 예상대로였나요? 아까도 여쭈어봤지만.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저는 작품상은 예상대로 노매드랜드가 가져갈 거라고 생각을 했고요. 사실 여우조연상도 프렌스 맥도먼드가 몇 차례 수상을 했기 때문에 빗겨갈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봤을 때 남우조연상이 가능성이 있었는데 다만 제가 놀랐던 것은 체리 보즈만이 대장암으로 사망을했고 워낙 좋은 영화를 했고 뛰어난 연기를 했거든요. 그래서 체리 보즈만에게 줄 것이라고생각을 했는데 안토니 홉킨스에게 갔고요. 안토니 홉킨스하고 스티븐 연은 비교하기 어렵죠. 워낙 세대 차이도 크고 안토니 홉킨스는 이번에 치매 연기의 절정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는스티븐 연은 불만은 없을 거예요. 훌륭한 사람들과 경쟁을 했고 그리고 후보에 오른 것만 해도 미나리로서는 굉장히 큰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 앵커 ▶ 그런데 윤여정 배우는 물론 연기도 완벽했지만 여러 가지 어떤 오늘도 마찬가지시고 수상소감, 각종수상소감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말솜씨도 수상에 일정 역할을 한 거 아닌가요? 어떻습니까? ◀ 김미희 기자 ▶ 실제로 윤여정 배우가 오스카상 시상식 전에 많은 외신들하고 인터뷰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에 많이 소개되지는 않았지만 해외 반응들은 이렇게 말을잘하다니였고요. 그것도 영어로 농담을 다 하실 정도였고요. 과거 봉준호 감독도 오스카 레이스 기간 동안에 굉장히 호평을 받았던 것이 말솜씨가 너무 좋았고 언변이 너무 있었고 재치가 있었거든요. 그거를 이제 배우 버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그것도 영어로 아주 시원하게 했고, 그리고 외국분들도 공감했고. 그래서 특히 11일에 열렸던 영국 아카데미 같은 경우에도 고상한 채하는 영국인이라는 표현을 했는데요. 그게 뭐 그렇게 들으면 기분 나쁠 수 있지만. 너무나 자연스럽게 센스를 보여주는 표현으로 통해서 시상식 때 화제가 됐었어요. ◀ 앵커 ▶ 저는 오늘도 두 자식에게 감사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게 사람들은 웃기면서도 동시에 절실했구나, 연기가.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그렇죠. ◀ 앵커 ▶ 그러니까 내용도 있으면서 사람들한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포인트가 굉장히 날카로우신 것 같아요, 보면.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글렌 클로스가 똑같은 감정을 느꼈을 것 같아요. 아이를 키웠고 여배우 생활을 하면서 아이를 키운다는 거는 굉장히 어려운 일 아니겠습니까? 어떤 어머니도 마찬가지겠습니다만 그런 측면에서는 배우들한테 매우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그러니까 제가 윤여정 선생님이 이야기하는 거 보면 영어를 잘하시잖아요. 한국말을 잘해서 영어를 잘하는 거예요. ◀ 앵커 ▶ 그 말씀은 많이들하시더라고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생각을 많이 하시고 평소에도 뭔가 자기 철학이 분명하신 분이니까 그게 영어로도 나오는 거죠. 만약에 그런 게 분명하시지 않으셨다면 그렇게 재치있는 영어를 하지 못하셨을 거예요. ◀ 앵커 ▶ 영어를 잘하시는 게 아니라 말씀을 잘하시는 것 같아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이야기를 잘하시고 생각이 평소에많으시고 대화를 참 잘하시는 분이니까. ◀ 앵커 ▶ 그 이야기 나왔으니까 전 수상소감을 들어보고 다시 진행하겠습니다. ◀ 앵커 ▶ 저런 저쪽 사람들에게도 폭소를 불러일으키고 아까 말씀하셨던 당시 공감을 만들어내는 능력, 이런 게 수상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죠. 어떻습니까? ◀ 오동진 영화평론가 ▶ 회원들이 투표를 하니까요. ◀ 앵커 ▶ 투표를 하니까요. 사람이 하는 투표이니까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일종의 유세일 수 있죠. 그런데 아마 저런 배우가 갖고 있는 상징성을 또 눈여겨보게 되니까 그런 측면도 매우 중요하게 작동했을 거라고생각합니다. 누가 어떤 배우가 제 영화 하기 싫었어요. 너무 고생시킬 것 같아요. 저는 사실 독립영화하는 배우 아니에요. 이런 이야기 잘 안 하거든요. 그런데 미국의 감독이나 배우를 만나면 정형화된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그러니까 진지하고 똑같은 이야기 많이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미국 관객들에게도 굉장히 신선하게 받아들여진 거죠. ◀ 앵커 ▶ 그런데 이 작품성은 인정받았고요, 이제. 흥행은 어떻게 될까요. 어떻게 예상하세요? ◀ 김미희 기자 ▶ 일단 한국에서도 흥행에 성공을했습니다. 물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영화가 개봉을 많이 하지 않았고 그런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미나리의 이런 수상 여러 군데에서 100관왕이 넘었잖아요. 그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나리에 대한 국내 관심도 많았고요. 그리고 아마 해외에서도 많은 분이 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 개봉관을 통해서 많이 보지는 못하셨을 텐데요. 앞으로도 또 계속 아카데미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붙으면 또 다시 보시는 분들도 많으시니까 아마 미나리는 그리고 미국에서도 굉장히 전 세계적으로도 공감대가 되는 영화라 많이 보실 거라고 봅니다. ◀ 오동진 영화평론가 ▶ 미국의 배급사는 A21입니다. 여러분 미국의 배급사 하면 폭스, 디즈니, 워너. 이렇게 알고 계시잖아요. 이렇게 하시면 옛날 사람 취급을하시고 요새는 블루마우스, 기생충 배급했던 레원 그리고 A21이렇습니다. 그래서 A21이 중견 배급사로서 미국에서 영향력을 많이 갖고 있고요. 그래서 아마 지금 수상 이후에 미국에서 배급이 확대될 겁니다. 한국에서는 코로나 때문에 100만 정도에 그쳤습니다만 아마 영향을 더 받아서 조금 더 순항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앵커 ▶ 미국에서 어느 정도 예상하세요? 모르겠지만. ◀ 오동진 영화평론가 ▶ 미국에서는 관객수로 이야기를 하지 않고 돈으로 이야기를 하니까 200만 달러의 한 10배 정도는 기본적으로 가볍게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요. 전 세계 인터내셔널 배급까지 따지면 수십 배가 가겠죠. 그러니까 미국의 시장 장황력이라고 하는 것은 그래서 놀라운 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도매스틱과 인터내셔널이 몇 배나 차이고 나고 어떤 큰 시장의 파급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저는미나리가 단순히 돈 이상의 흥행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만 추후에 정이삭 감독이 저런 영화를 하고 윤여정 씨가 할리우드에서 저런 영화를 하는 데 충분한 뒷받침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앵커 ▶ 그 말씀하셔서 그런데 이렇게 2연속 홈런이 나오면 한국 배우들에 대한 수요 굉장히…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지금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대단히 많은 배우들이 할리우드에서 콜을 받고 있고요. 대륙이나 또는 저쪽 유럽 쪽에서도 많은 한국 배우들과 한국 감독들, 특히 촬영 감독들도 지금 많이 요청을 받고있습니다. 홍콩 때 홍콩의 영화, 영웅본색들 많이옮겨갔잖아요. 그때 오 감독 갔고 누구죠? 홍콩의 영웅본색 배우. ◀ 앵커 ▶ 주윤발, 주윤발 씨. ◀ 오동진 영화평론가 ▶ 많이 나오고 그랬었죠. 그런데 그때는 그것이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의 상황은 다른 것같고요. 한국은 어쨌든 문화 전반이 좀 지금 움직이고 있는 어떤 기류가 있어서 아마 한동안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고요. 가장 샘을 내는 곳이 아마 중국이겠죠. 중국이 아마 많은 돈을 투자해서 뒤쫓아올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 앵커 ▶ 과거에 그 말씀하셔서 여쭈어보는 건데 홍콩이 아시아 영화계를 지배할 당시의 위상하고, 세계의 위상하고 지금 한국 영화의 세계적 위상하고는 어떻게 보세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홍콩 영화와 한국 영화의 물론 시대의 차이가 있습니다만 한국의 지금 영화들은 시대적 화두를 잘 포착하고있습니다. 지금 이민의 문제라든가 계급의 문제라든가. 이것이 굉장히 보편적으로 우리가 뚫고 나가야 하는 문제거든요. 한국 영화가 호평을 받는 이유는 제일 힘든 나라였다고 판단되는 거였어요. 저 힘든 나라에서 저거를 뚫고 나와서 극복하고 좋은 세상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쩌면 영화는 그런 것을 향해서 가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거죠. 그러니까 많은 영화인들, 많은 세계 영화인들이 그러고 있거든요. 홍콩 영화는 그때는 그런 측면도, 시대적 화두를 담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어요. 아마 여러 가지 측면이 있었겠죠. 그러한 측면이 차이가 있어요. ◀ 앵커 ▶ 그런데 재미있었어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그렇죠. 홍콩 영화는 그런 측면에서는 좀 동북아 쪽에서 뭔가 합작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면 좋은데 제가 번외의 말씀을 드리면 중국이 예를 들면 사상 검열 통제나 또는 영화에 대한 문화적 통제가 심하면 좋은 영화가 만들어질 수가 없습니다. ◀ 앵커 ▶ 그렇겠죠.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그래서 홍콩의 전성기가 다시 부활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 앵커 ▶ 일본은 왜 이렇게 침체되어있나요? 일본 영화가 과거의 예술성이나 이런 거에 비해서는 저희를 훨씬 앞선 때가 있지 않았습니까?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오지마시오나 활약이 대단했었죠. 역시 저기가 정치가 닫혀 있거든요. 정치가 닫혀 있으면 감독들은 두 가지 방향으로 나가는데 매우 혁명적인 영화를 만들거나 개인적인 영화를 만듭니다. 일본은 매우 사소설적인 개인적인 영화를 만들고 있는 거죠. 고레이도 히시카도 그렇고 이시카 미호가 그렇고 그래서 그러한 측면에서는 조금 일본 영화는 껍질을 깨뜨릴 필요가 있는 상황이고. ◀ 앵커 ▶ 지금 일본 영화의 정체는 정치 체제의 어떤 답보성 때문으로 해석을 하시는군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저는 그렇게 보고 있고요. 한국 영화가 그렇게 활기를 띠는 것은 어쩌니, 저쩌니 해도 한국 사회가 다이나미즘이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 다투고 싸우고 그렇지만 어쨌든 한국 사회는 앞으로 조금 조금씩 진보하는 측면이 있거든요. 그것은 아시아권에서 이런 나라는 없죠. 우리나라가 다시 쿠데타가 날까요? 그렇지 않잖아요. 그것을 다 겪었고. ◀ 앵커 ▶ 말씀하신 역동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좋고 나쁘다를 떠나서요. 그건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없죠. ◀ 앵커 ▶ 세계에서 여기만큼 역동적인 나라는 없는 것 같습니다.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없습니다. ◀ 앵커 ▶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그 이야기가 나오는 거는 소재가 많다는 거죠. 어떤 거든 다 소재가 되기 때문에 한국 영화가 갖고 있는 그 특수한 상황이라고 하는 것을 보편적인 이야기로 전환시키는 데 스토리텔링만 잘하면 되는데요. 대단히 놀라운 것은 한국의 감독들의 스토리텔링 능력이 정말 뛰어나거든요. 제가 외국 영화를 심사를 해 봐서압니다. 그런데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도 고르면 다 한국 영화예요. 그러니까 한국의 콘텐츠 제작 능력이 그만큼 뛰어나다. 한국 사람들은 그런 측면에서는 증거는 아무것도 없습니다만 오바마가 그랬나요. 교육력이 높다고. 그러한 것들 때문에 굉장히 잘 만드는 감독과 작가들이 많은 나라입니다. ◀ 앵커 ▶ 그런데 지금 이제 윤 선생님 오늘 받으셨는데, 연기자로서의 평생을 한번 평가해 보시면 어떻습니까?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저는 투지의 성취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윤여정 배우가 뭐랄까요? 주연급으로 항상 주목을 받았습니다만 그것도 좀 뒤늦은 측면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뭐랄까요. 독보적인 측면보다는 항상 영화에서 존재하는 측면이 있었고요. 그런데 그것을 본인이 과욕도 부리지 않고 호기도 하지 않고 꾸준하게 계속 정진해 오신 거죠. 그거는 정말 놀라운 지점이라고 생각을하고요. 아들 둘이 그렇게 자신을 만들었다고 딱. ◀ 앵커 ▶ 아까 말씀하신 게 딱.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이래야 한다. 먹고 살려면 이래야 한다. 이러한 것들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꾸준하게 투지를 가지고 연기를 해 오신 거예요. 그런 점들이 지금 75세이시지만 지금 뒤늦게나마 그 성취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앵커 ▶ 지금 기자회견 기다리고 있는데, 현지에서는 지금 영사관 측에서 준비를 하고 있는 것같은데요. 약간 밀리는 것 같습니다. 영사관 측에서 꽃다발 증정식도 할 것 같기도 하고 잠시 후에 화면이 들어오면 기자회견은 어떤 전체, 기자회견 전체 장면을 보시고 자세히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윤여정 배우의 아까 말씀하신 연기, 전체 연기. 그중에 김기영 감독을 거론을 하신단말이에요. 그런데 김기영 감독은 사실 저도 잘 모르는데 하녀였나요, 그게?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그러니까 자신의 영화를 복제하신 분으로도 유명합니다. 하녀, 화녀, 충녀 이렇게 만드셨죠. 그래서 60년대 70년대 한국 사회가 도농간 격차가 심화했잖아요. 산업화되는 과정에서. 서울의 중산층 가정에서 벌어지는스릴러입니다. 가정부가 있었던 시대였고, 가정부 때문에 빚어지는 가정의 이야기죠. 김기영 감독은 많은 분들이 진석 감독도이야기하시고 그 이후에 임권택 감독도 이야기를 하시지만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으신 아주 독특한 미학을 가지신 분이셨고요. 성격도 그러셨고 영화도 그러셨고요. 이른바 한국의 영화 표현주의의 어떤 거두라고 할까요. 그렇게 불리시는 분인데요. 돌아가신 것도 굉장히 극적으로 돌아가셨죠. 혜화동에 사셨는데 화재 사고로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살아가신 생전의 작품 활동도 그랬고 돌아가시는 과정도 그랬고 굉장히 드라마틱한 인생이고요. 유럽의 영화 쪽 관계자들은 김기영감독을 많이 아세요. 거기서 많이 회고전도 했었고 김기영감독의 어떤 영화는 지금 봐도 말이 안 되더라고요. 그만큼 뭐랄까요.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그런 영화도 거리낌없이 만드시는 분이에요. 60년대 한국의 데비인치 그렇게 불리실 수 있는 분인데, 거기에 나오신 분이 윤여정 씨고 윤여정 씨고 다시 뭐랄까요? 영화를 할 때 영화를 하는 데 있어서 데뷔를 시켜준 감독이 김기영 감독입니다. 그러니까 이제 본인께서 이런 아카데미 큰 무대에서 김기영 감독 꼭 소개해야지 생각을 하셨겠죠. 이거는 약간 작전을 짜고 나오신 것 같아요. ◀ 앵커 ▶ 그런데 윤여정 배우 말고도 봉준호 감독도 지난해 김기영 감독 이야기를 하고 어떤 천재성이 뭐가 천재들이 보기에는 느끼는 부분이 있는가 보죠? 느껴지는 부분이?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감독들이 가장 존경하는 어떤 성향은 유니크니스한 거잖아요. 독특한 것. 그러니까 예를 들면 박찬욱 감독이 만든 복수는 나의 것을, 올드보이를 미국에서 똑같이 만들었어요. 그런데 전혀 달라요. 떨어지거든요. 그래서 그때도 나온 이야기가 박찬욱의 올드보이는 박찬욱만 만든다. 봉준호의 마더는 봉준호만 만들 수 있다. 홍상수 영화를 홍상수 외 누가만드느냐. 이것이 한국 영화가 갖고 있는측면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 이들, 이른바 50대 감독들이 과거의 영화를 배워 나가는 데 있어서 자기의 미학을 구축해 나가는 데 있어서 김기영감독이 굉장히 중요했던 거죠. 새로운 것을 바라봐야 하고 새로운 것은 독특하고 자기만의 것을 추구해야 하는데, 그것이 사실 쉽지 않거든요. 기자는 그럴 수 없죠. 그렇잖아요. 독특한 거, 이렇게 하면 못 살잖아요. ◀ 김미희 기자 ▶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저는 아닙니다.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감독들은 그런 거를 상당히 추구하는데 거기에 항상 표본이 됐던 사람이 우리의 김기영 감독이십니다. ◀ 앵커 ▶ 한국 스토리텔링이랄까요. 스토리텔링은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경쟁이 심한 분야니까요. 한국의 스토리텔링의 특색이나 경쟁은 어떻다고보세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한국의 감독들은 그 역사를 채워가고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50대 감독들은 젊은 세대분들이 또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그렇습니다만 80년대 민주화 시대를 거쳤고요. 그 전 세대들은 또 독재 시대를거쳤거든요. 그래서 그들이 갖고 있는 생각해 보시면 사실 그때 말을 못 했던 게 많잖아요. 속의 말을 쟁여놓은 것이 많은데. 제 풀어내는 데 풀어내는 데 있어서 놀랍게도 한국의 젊은 감독들, 중년 감독들이 공부를 많이 했어요. 연출 공부도 많이 했고 보고 들은 것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것은 미나리의 할머니 같은 그런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죠. 많은 우리를 선조들이 아이들을 교육시키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고 희생하셨고요. 그런 과정에서 이 작가들이 큰 거죠. 제가 요새 두려워하는 게 뭐냐 하면 베트남 감독들을 제가 만났을 때 예전에 한국 감독들 보는 것 같아요. 굉장히 똑똑하고요. 굉장히 스토리텔링 좋습니다. 그래서 베트남 영화권이 이머징 국가가 될 것이다라고 생각을 하는 게 한국 감독들이 그랬던 모습들 따라가고 있기때문에 그렇죠. 그런데 그만큼 중요합니다. ◀ 앵커 ▶ 복잡한 현대사 이런 것들이 치화될 거라고 하시는 거죠.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그렇죠.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지성적 통찰로 그것을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영화로 채워가고 있는 거죠. ◀ 김미희 기자 ▶ 여기에 제가 덧붙이자면 지난해 같은 경우에 미국에 갔을 때 저희가 영화 취재 차 갔지만 워너브라더스나 소니아 같은 할리우드의 제작사분들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이미 기생충에 관련된 관심이 워낙 많았던 때이기도 하지만요. 한국 콘텐츠를 굉장히 알고 있었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앞선 세대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지만 또 지금의 세대들은 지금 디즈니나 픽사 이런 데서 일하는 굉장히 유능한 신세대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창의력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굉장히 뛰어나고요. 그리고 다양한 기술 습득력도 되게 좋고. 그리고 우리가 만들어내는 굉장히 웹툰같은 것들에서도 소스가 굉장히 많잖아요. 그것들에 할리우드 제작사들이 굉장히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한국 드라마 그리고 한국 웹툰 그리고 한국의 영화 관계자뿐만 아니라 창작자들에 대해서도 늘 서칭을 하고있다라고 저희한테 소개도 하셨습니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굉장히 가능성이 많은 나라, 그리고 특히 아시아. 요즘에 OTT가 많아지면서 콘텐츠들보면 굉장히 오리지널 콘텐츠, 한국 콘텐츠들이 많거든요. 거기에서도 주목하는 우리가 영화로는 보지 못했지만 그곳에서 만들어내는 감독들을 주목하시는 그런 할리우드 관계자들이 많아요. 그래서 앞으로도 이번 기회로 연기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작자분들께서 할리우드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 그리고 이런 상받을 기회가 많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오동진 영화평론가 ▶ 넥플릭스가 5000억을 투자했잖아요. 자국에 투자하는 것 다음이거든요. ◀ 앵커 ▶ 그렇습니까? ◀ 오동진 영화평론가 ▶ 한국에서 콘텐츠를 만들면 그게유럽의 가입자수를 늘리거든요. ◀ 앵커 ▶ 그렇습니까?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전 세계 가입자 수를 늘리기 때문에 한국에 투자하는 게 맞다고 보는 거죠.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는 겁니다. 그러니까 킹덤을 만들면 프랑스에서는 라 레볼루샹이 만들어지거든요. 그러니까 한국의 콘텐츠가 갖고 있는 뭐랄까요? 뭔가의 벽을 넘어섰어요. 그래서 세계적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조선 시대의 좀비 영화를 만들면서 상주를 넘지 못하게 하라. 이런 대사가 유럽 사람들한테 통할거라고는 저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게 통한다는 거죠. 그래서 조선 시대 역사를 몰라도 유럽에서 그런 것들을 보고 있다는 것을. ◀ 앵커 ▶ 현장 연결 지금 윤여정 배우가 나오신 것 같은데요. 한번 현장 화면 보고 이야기 여쭤 보겠습니다. 지금 들어오시는 것 같은데요. ◀ 김미희 기자 ▶ 꽃다발을 받고 계시네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한애리 씨가 아주 쪽집 머리를 했네요. ◀ 앵커 ▶ 그렇네요. ◀ 김미희 기자 ▶ 사실 오늘 레드카펫에 서셨을 때 굉장히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굉장히 짙고 단아한 드레스를입었고요. ◀ 앵커 ▶ 한애리 씨 모습. ◀ 김미희 기자 ▶ 윤여정 배우님 그리고 백발의 아주 우아한 모습을 잘 살려서 많은 네티즌분들이 굉장히 예쁘다, 매력있다는 댓글을 다셨더라고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이번 미나리의 한국 여성들의 힘이지대했습니다. 시나리오를 처음에 발견한 사람이 이인아 씨라는 분이고요. 크리스티나 오 제작자에게 전해준사람입니다. 그리고 의상은 줄리아 김이라는 분이 했고요. 대부분 다 재미 2세 아니면 한국인이 이 영화에 대거 참여했습니다. 대부분 또 여성들이었고요. 그런 측면들이 더 많이 부각됐으면좋겠습니다. ◀ 김미희 기자 ▶ 정확한 개인적 일정은 모르지만 오스카 측에서 마련한 일정들이 있을 겁니다. 인터뷰라든지. 오늘 쉬시기는 할 텐데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리셉션은 아마 안 하겠지만 코로나때문에. ◀ 김미희 기자 ▶ 이번에는 없다고는 했는데, 또 축하를 어떻게 하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앵커 ▶ 제가 관계자를 몰라서, 칸은 어떻게 이 미나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건가요? 아니면…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칸이 7월인데요. 아마… ◀ 앵커 ▶ 시작됐습니다. 듣고 여쭤보겠습니다. ◀ 윤여정 ▶ 안 들려요? 나 목소리 큰데. 제가 수상한다고 생각도 안 했고요. 그래서 나는 진심으로 그분이 탈 거라고 생각했고요. 나는 그 여자가 진심으로 탈 거라고 생각했어요. 스타하고 배우는 틀려요. 그래서 글렌 클로즈하고 만나서 내가그 여자를 품고 축복을 했으니까 그런게 좋았어요. 2000년도인가 2001년도인가 제가 영국을 갔을 때 그녀가 욕망이라는 이름의 연극을 하는 걸 보고 참 대단하다. 정말 열심히 한다. 그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처에서는 어려야 하는 거거든요. 그녀가 저하고 동갑이더라고요. 몇 년 전인가요? 그 나이에 할 수 없는 건데 그런데 하는 거 보고 그래서 나는 진심으로 그녀가 받기를 바랐어요. 그리고 저야 한번 아카데미 우리가 다 알다시피 동양 어디 변방에서 온 사람들이 아카데미 가본 적이 있겠어요? 상은 탔지만. 아무튼 그래서 그녀가 진심으로 받기를바랐고 저는 자꾸 내 옆 친구들을, 우리 영화 같이 하는미나리 친구들은 미나리 선생님이 받는다고 막 그러는데 그거… 너 잘 안 믿는 사람이고 오래 살아서 안 해봤기 때문에 그런 거를 바라지도 않는데 진짜로 제 이름이 불려지는데 제가 좀 영화도 못하지만 그거보다는 좀 잘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엉망진창이게 됐어요. ◀ 한예리 ▶ 저는 그냥 선생님께서 이렇게 초대해 주셔서 진짜 이 자리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 너무 행복했고요. 그냥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냥 진짜 그냥 역사적인 이 순간에 이렇게 이 장소에 있는 게 너무 감사하고요. 선생님께서 아까 잠깐 넌 이제 견학을 했으니까 다음에 또 좋은 기회가 있을 거야라는 식의 말씀을 하셨는데. 좋은 견학이 된 것 같고요. 그리고 모든 미나리 팀에게 너무 감사드립니다. ◀ 윤여정 ▶ 사실 우리가 여기 아마 저희는 아카데미를 와본 적이 없기 때문에 모르는데 봉준호 감독을 만났어요. 제가 오기 전에 그랬는데 그 사람은 미국에서부터 팬데믹이라고 그래야해. 그전에 왔으니까 다 자기네 크루랑 같이 올 수 있지만 우리는 지금 상황이 어떤 상황이냐 하면 한 사람만 데리고올 수가 있어요. 그 인원 때문에. 그래서 제 아들이 둘인데, 둘 중에 하나를 어떻게 할 수는 없었고 그러는데 저의 이 영화를 하게 하고 지금까지 여기까지 나를 오게 한 내 친구 이인화라는 프로듀서가 있어요. 걔한테 우리 작은아들이 자기는 갈 자격이 없다. 인화 누나가 가야지 된다, 이랬어요. 그런데 걔도 너무 오스카는 세상에 굉장한 거인가 보더라고요. 다 오고 싶어했는데, 인화가 그러더라고. 그렇지만 자기는 그냥 노보디인데 예리가 와야 하는 게 더 아름답다. 영화를 위해서 이 영화는 진짜 우리의 진심으로 만든 영화고 그 진심이 통한 것 같아서 좀 어떤 의미로는 요새 진심은 안 통하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진심이 통하는 거다. 이렇게 생각해서 뒤에는 굉장히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요. 그냥 이 이야기가 오게 된 데까지. ◀ 한예리 ▶ 제가 이렇게 오게 된 거. ◀ 윤여정 ▶ 예리가 딸로 나왔고 그러니까 영화를위해서 예리가 오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서. 제가 예리보다는 군번이 높으니까 오라고 그래서 오게 된 거예요. 그런데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미나리 만든 식구들하고 감독부터 선덴스까지 보고 못 봤죠. 못 봤는데 같이, 다 같이 스티븐 연이랑. 다 같이 보자. 그렇게 했지 제가 상을 타는 건 상상을 안 했는데 제가 상까지 탔으니까. ◀ 한예리 ▶ 너무 좋아요. ◀ 윤여정 ▶ 우리는 좋고 그런데 미국 사람들도 우리랑 똑같더라고. 그냥 나보고 브래드 피트를 본 게 어떠냐고 그러는 거야. ◀ 한예리 ▶ 그 질문만 자꾸 하시고 그렇죠? ◀ 윤여정 ▶ 브래드 피트 본 게 어떠냐고 자꾸 그러더라고. ◀ 기자 ▶ 그래서 브래드 피트 보고 어떠셨어요? ◀ 윤여정 ▶ 그 사람은 영화에서 너무 봤으니까. 그런데 브래드피트가 우리 영화 제작자예요, 사실은. 그랬는데, 너무 미국 사람들 말 근사하게 다 하죠. 그래서 다음에 영화 만들 때 조금 돈 좀 더 써 달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굉장히 아주 잘빠져나가더라고요. 조금 더 쓰겠다고 그러더라고. 크게 쓰겠다고는 안 그러더라고. 이거 독립 영화였어요. ◀ 기자 ▶ 저희가 질문으로 넘어가도 될까요? ◀ 윤여정 ▶ 필두 씨. 거기 필두 씨야? ◀ 기자 ▶ 필구입니다. ◀ 윤여정 ▶ 필구 씨구나. 내가 지금 내 정신이 아니야. 필구 씨가 있을 텐데 그러고. ◀ 기자 ▶ 저희가 지금 화면에 걸려서 앉아서 질문을 드릴 겁니다. 그것 좀 양해 좀 부탁드릴게요. ◀ 윤여정 ▶ 그럼요. ◀ 기자 ▶ 일단 저는 MBC의 워싱턴 특파원 박성호 기자입니다. 수상 정말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윤여정 ▶ 감사합니다. ◀ 기자 ▶ 두 가지를 여쭤 보겠습니다. 일단 연기를 오래하셨으니까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 대하는 것이 남다르실 텐데 특히 오랜 세월 하셨으면 처음 하셨을 때와 비교해서 좀 더 달라진 어떤 철학이 있으실지. 그게 또 궁금하고요. 두 번째는 사실 연기뿐 아니라 솔직하고 당당하고 재치 있는 언변 때문에 특히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런 평가가 많습니다. 사례가 너무 많아서 제가 들기는 좀 그런데 당장 오늘만 봐도 경쟁자분들이 모두 승자라고 말씀하실 때 화면에 보였던 아만다 사이프리드 같은 경우는 정말 감격해하는 표정이카메라에 잡히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이제 선생님께서 뭔가 재치도 있고 남도 배려하시면서 또 뼈때리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이런 이야기를 세상 사람들이 많이 하는데 그런 말의 비결이라고 할까요? 그것이 어떤 생각과 바탕과 연결이되니까 그것이 이제 궁금하다, 이런 의견이 많습니다. 두 가지 답을 부탁드리겠습니다. ◀ 윤여정 ▶ 그런데 그렇게 질문을 하니까 제가 첫 번째 질문을 잊어버렸어요. ◀ 한예리 ▶ 선생님 연기 철학. ◀ 윤여정 ▶ 젊은 애가 필요해요, 그래서. 연기 철학은요. 제 열등의식에서 시작됐을 거예요. 왜냐하면 제가 무슨 연극을 했던 출신도 하고 연극영화과 출신도 아니고 아르바이트 하다가 했기 때문에 그냥 제가 제 약점을 아니까 열심히 외우는 거예요. 열심히 대사를 외워서 남한테 피해를 안 주자가 처음에 저의 시작이었고요. 그리고 나중에는 절실해야지 된다는 거는 알았어요. 그냥 편안한데 그냥 내가 연기를 좋아해서 하고 그러는 거하고 좋아도 해야겠지만 저는 절실해서 했거든요. 왜냐하면 정말 먹고 살려고 했기 때문에 저한테는 대본이 저한테는 성경 같았기 때문에. 그게 글쎄… 너무, 상 탔다고 너무 또 이상하게멋있게 이야기하는 거 같은데. 아무튼 그냥 많이 노력했어요. 많이 노력해요. 그런데 사실은 브로드웨이 명언도있어요. 브로드웨이, 여러분 특파원이라고 하니까 영어를 나보다 더 잘 아실테니까. 누가 길을 물었대요. 하우 투 겟 투 브로드 웨이. 그랬대요. 그랬더니 프렉티스 그랬대요. 그러니까 연습이라는 거는 정말 무시할수는 없어요. 그리고 뭐라고 했지? 재치 있고 뭐… 입담은 오래 살았잖아요, 제가. 오래 살고 제가 그냥 좋은 친구들하고 수다를 잘 떨어요. 그러니까 수다에서 입담이 나왔나 보죠, 뭐. ◀ 기자 ▶ JTBC 김필구입니다. 다음 질문 드릴 텐데요. ◀ 윤여정 ▶ 우리 알잖아. ◀ 기자 ▶ 저희가 시상식에서도 윤 선생님 뵀었고요. 시상식에서도 참 최고의 순간을 보내고 계신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더 좋은 자리에 계시는 것 같습니다. 배우 윤여정 선생님께 지금이 최고의 순간이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 윤여정 ▶ 최고의 순간은 없겠죠. 나는 최고, 그런 말이 참 싫어요. 그래서 내가 영어 잘하는 애들이 나한테 충고하더라고. 그렇게 컴피티션 싫어한다고 그러는 거, 1등 되는 거 말하지 말라고 그러는데. 너무 1등, 최고. 그런 거 하잖아요. 그러지 말고 우리 다 최중이 되면 안 돼요, 같이? 같이 살면? 나는 최고, 그런 거. 최고의 순간인지는 나는 모르겠고 아카데미가 전부는 아니잖아요. 우리가 지금 너무 안 됐잖아요. 우리 동양 사람들이 아카데미 벽이 너무 높아서 내가 아까 인터뷰할 때 얘기하지 않았어? 아카데미 월이 트럼프 월보다 너무 높아서 우리 동양 사람들한테는 너무 높은 벽이 됐잖아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최고, 최고가 되려고 그러지 맙시다. 우리 그냥 최중만 되면서 살면 되잖아. 우리 다 동등하게 살면 안 돼요? 그러면 나는 또 사회주의자가 되나? 나는 최고의 순간인지는 모르겠어요. 그거는. 손 들 거 없어요. 내가 대통령도 아닌데 손을 들어요. 빨리 말하세요. ◀ 기자 ▶ YTN 워싱턴 특파원 강태규입니다. 작품 선택하실 때 대본을 다 안 읽고 선택을 했다. 이게 참여를 해야겠다, 봤는데요. 작품을 선택할 때 혹시 어떤 동기가 있었는지 또 그것이 예를 들어서 이제 두 아드님하고 살 때 그런 실제 경험이 이거 한번 조금 더 연기를 해야겠다. 이런 거하고 연관이 되는지요. 실제 경험이 실제 영화를 찍을 때도 투영이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 윤여정 ▶ 나오겠죠. 그런 게 나오겠죠. 그런데 제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육십이 넘어서 바뀌었어요. 그전에 육십 전에는 제가 나름 계산을했어요. 이거를 하면 내가 성과가 좋겠다. 이런 거 했는데 육십 넘어서부터 저 혼자, 환갑 넘어서부터 저 혼자 약속한 게 있어요. 나는 그냥 사람을 보고. 사람이 좋으면. 그거를 갖고 온 프로듀서가 내가 얘를 믿는 애면. 그러면 하리라, 그랬기 때문에 그때부터 제가 사치스럽게 살기로 결심했어요. 제 사치는 이거는 다 빌린 겁니다. 협찬 받은 거. 이런 게 아니고. 내가 내 인생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으면 사치스러운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내가 뭘 계획을 안 하고 이 대본을 갖고 온 얘가 내가 정말 믿는 애였고 정말. 설명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있었어요. 그런데 영어로 되어 있어서 영어로 그러니까 골이 아프더라고. 그런데 저도 이제 대본을 읽는 세월이 너무 오래 됐으니까 딱 하면 알죠. 이게 진짜 이야기인가 아닌가. 그런데 굉장히 너무 순수하고 뭐라고 그럴까. 너무 진지하고 진정성이. 나는 진정이라는 단어 하기가 싫어서 그래. 진짜 얘기였어요. 이게 뭘 자기 스킬 풀 하게. 영어 또 여기서 한다. 하라고 할 때는 못 하고. 대단한 기교가 있어서 쓴 작품이아니고 정말 진심으로. 정말 얘기를 썼어요. 그래서 그게 내가 늙은 나를 건드렸억. 그래서. 그래도 또 제가 잘 안 넘어가요. 그렇다고 해도. 그 감독을 만났는데 요즘 이런 애가 있나? 요즘 세상에? 그랬어요. 그래서 감독을 만나서 감독들 다 잘났거든요. 그래서 잘난 척하는 사람 내가싫어해요. 그래서 안 했을 수도 있는데 감독이 요즘 이런 애가 있나? 그래서 한 거예요. 그런데 그때 할 때는 예리나 나나 우리나. 너는 돈 얼마 받았니? ◀ 한예리 ▶ 1000이요. 1200. ◀ 윤여정 ▶ 1200? 우리가 계산을 이렇게 못해. 저는 여기서 독립 영화니까 비행기를 이코노미 타고 오라고. 이렇게 말하면 또 안 되는 건가? 뭐라고 하지, 그거를? ◀ 한예리 ▶ 선생님, 저 얘기해도 돼요? ◀ 윤여정 ▶ 그런데 제가 칠십 넘은 나이에. 옛날에는 다 탔죠. 젊었을 때는 다 탔죠. 그런데 저는 못 타요, 정말. 내가 오클라호마까지 어떻게 타요. 그래서 독립 영화라고 하니까 제 돈으로 왔어요, 제가. 그런데 그게 뭔지 모르겠는데 우리가 다 내가 그 대본을 전해주는 아이를 믿었어요. 안목을 믿은 건 아니고 걔를 믿었어요. 나는 안목 같은 거는 별로 중요치 않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안목이야 다 다를 수 있잖아요, 서로? 안목을 믿고 그런다는 건 계산이 있는 건데 나는 걔의 진심을 믿었고 선생님이 했으면 좋겠고. 그랬는데도 또 내가 여우 같은 데가있으니까, 늙은 여우니까 감독을 만나서 싫으면 안 했을 거예요. 그런데 감독이 아까도 얘기했듯이 요즘 이런 애가 있나, 그럴 정도로 진정성. 아니, 진정성이라는 단어 쓰기싫은데. ◀ 한예리 ▶ 진심. ◀ 윤여정 ▶ 진실된. 그래서 하게 됐어요. 그리고 우리는 이런 상상도 안했어요. 그거 만들 때는. 손 들 거 없이 아무렇게나 말해요, 빨리. ◀ 기자 ▶ 선생님, 채널A의 유승진 특파원이라고합니다. 선생님, 개인적으로 굉장히 팬인데 이렇게 만나뵙게 돼서 굉장히영광입니다. ◀ 윤여정 ▶ TV 틀면 나오는데 뭐 영광이에요. ◀ 기자 ▶ 두 가지 질문 드리겠습니다. 연기로 50년 넘게 해 오셨는데 굉장히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연기를 해 오셨는데 특히 이번 작품이 세계적으로주목을 받으신 이유는 뭐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시는지궁금하고요. 또. ◀ 윤여정 ▶ 하나씩만 질문해요. 늙어서 잊어버려, 여러 개 하면. ◀ 기자 ▶ 하나만 더 드리겠습니다. 오늘 이후로의 윤여정의 계획은 뭔지 궁금합니다. 배우로서 또 개인적으로 앞으로의 인간 윤여정의 여정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에 대해서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윤여정 ▶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 점쟁이도아닌데. 첫 번째 질문이? ◀ 한예리 ▶ 미나리가 사랑받는 이유. ◀ 기자 ▶ 많은 연기를 해오셨는데 그 다양한 연기 중에 미나리 작품이 해외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가 뭔지궁금합니다. ◀ 윤여정 ▶ 그거는 잘 썼죠. 스크립트를 제가 잘한 건 아니고요. 그건 대본을 잘 쓴 거예요. 그거는 보니까 인터뷰하다가 알았어요. 할머니, 부모가 희생하고 그러는 거는. 국제적으로 다 유니버설한얘기잖아요. 그게 사람들을 움직였겠죠. 부모는 희생하고 할머니는 손자를 무조건 사랑하잖아요. 여러분의 할머니들도. 그러니까 그 소재는 굉장히. 그런데 그게 굉장히. 이삭이라고 해야 하나? 진심으로 썼으니까. 그래서 그런데. 내가 평론가도 아니고 그런 거는 평론가한테 물어보세요. 배우는 우리 배우는 자기 파트를, 뭐라고 해야 하지? 자기 역할을 받으면 그것을 어떻게 내가 하는가를 열심히 연구하고 그러죠. 영화가 그다음에 어떤 반응을 일으킬까. 그런 거는 몰라요. 그런 거 하면 우리 할 줄 알았으면 사업했죠. 몰라요. 그리고 앞으로 계획이요? 앞으로 계획 없죠. 저 그냥 살던 대로 제가 오스카상을 탔다고 해서 윤여정이 김여정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저는 그냥 옛날부터 결심한 게 있어요. 제가 대사를 외워서. 대사 외우는 게 굉장히 힘들어요, 늙으니까. 얘는 빨리 외워요, 저보다. 그런데 굉장히 힘드니까 남한테 민폐 끼치는 건 싫으니까, 민폐가 되지 않을 때까지 이 일을 하다가 죽으면 참 좋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은 했었어요. ◀ 기자 ▶ SBS 워싱턴 특파원 김승현입니다. 오늘 수상 소감 말씀하시면서. ◀ 윤여정 ▶ 뭐라고 했는지 몰라요. ◀ 기자 ▶ 오늘 수상 소감 말씀하시면서 정이삭 감독님하고 김기영 감독님 언급하셨는데 두 감독님이 연기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시는지 좀 궁금하고요. 그리고 아까 제작비 얘기를 브래드 피트, 사장님이죠. 아까 얘기하셨다고 했는데 그게 무대 뒤에서 말씀하신다고 한 건지 그때 더 하신 말씀이 있다면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 윤여정 ▶ 첫 번째 질문. 영화는 감독이에요. 감독이에요. 감독이 굉장히 중요해요. 지금 제가 알았어요. 한 육십 넘어서 알았어요, 감독이. 그래서 감독이라고 하는 건데 우리 다른 게 있었으면 좋겠어요. 디렉터가 나은 건가? 감독이 나은 건가? 그 감독이 하는 역할은 정말 많아요. 정말 영화라는 게 우리가 배우듯이 종합 예술이잖아요. 머리 이렇게 좋은 사람에서부터 이렇게 바닥까지를 다 아울러야 해요. 그걸 할 수 있는 것은 대단한 능력이고 대단한 힘이에요. 아무튼. 그러니까 봉준호, 다 대단한 거예요. 그 사람들이 하는 일이. 그런데 그 김기영 감독을 만난 거는 제가 21살인가 스물몇 살 때 정말 사고에 의해서 만난 거였죠. 그분에 비해서 제가 그런데 제가 정말죄송한 것은 제가 그분에게 감사하기 시작한 건 오십, 육십이 되어서 감사하기 시작했어요, 그분이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 그 전에는 몰랐어요. 너무 이상한 사람이고. 사람들은 다 천재라고 하는데 나한테는 너무너무 힘든 감독이었고 싫었어. 그래서 너무 늘 죄송해요, 지금까지도후회하는 일이에요. 그래서 나는 늘 그 얘기를 해요. 그러니까 우리가 진짜 사람들이 왜 늙었는데 저렇게 철이 없냐고 얘기하는 거 아니라고. 늙었다고 다 아는 거 아니에요. 그래서. 정이삭은 그런데. 김기영 감독은 어렸을 때 만난 거고 정이삭은 늙어서 만났잖아요. 그런데 얘는 나보다 너무 어린애인데 우리 아들보다도 어린애인데 어떻게 이렇게 뭐라고 해야 할까? 컴한 게 뭐라고 하지? 나는 영어도 못하고 한국말도 못 한다. 차분하고. 현장에서는 다 미치거든요. 수십 명을 컨트롤하려면 돌거든요, 감독이. 그런데 그거를 너무 차분하게. 얘가 내 통역사네. 차분하게 컨트롤하는데 아무도 누구를 모욕주지 않고 업신여기지 않고 다 존중하면서 해요. 그래서 내가. 내 친구들이 많잖아요. 어떤 감독하고 일하고 흉 안 보는 감독이 정이삭이 처음이래요. 다 흉을 봤는데. 내가 희망을 봤어요. 코리안 아메리칸이잖아요, 그는. 그런데 한국 사람의 종자로 미국 교육을 받아서 굉장히 세련된 한국인이 나온 거구나. 내가 너무너무 희망적이었어요. 우리 한국 사람들은 우리 한국 사람들끼리 문제가. 흉보는 게 아니고. 그래서 너무 좋았었어요. 그 세련됨을 보는 게. 걔가, 걔라고 화 안 나겠어요? 그런데 그거를 다 컨트롤하는 게. 그래서 내가 43살 먹은 애인데 존경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내가 아이삭을 만난 것도 배우를 오래해서 만났고 어떤 의미로는 지금은 그렇게 생각해요. 지금 술취했다, 내가 보니까. 김기영 감독님한테 못 한 것을. 내가 감사를 몰랐잖아요. 스물몇 살 때, 스물한두 살 때. 지금 정이삭이 다 받는 것 같아요. 그 감사를 아는 나이가 됐어요, 이제 제가 칠십. 내가 몇 살이니, 예리야? ◀ 한예리 ▶ 만으로. ◀ 윤여정 ▶ 만으로 하지 마. 여기 한국 사람들인데. 75살이에요. 그래도 철이 안 나요. 브래드 피트하고는 뒤에서. 그 사람은 유명한 배우니까. 제가 한국에 한번 오라고 했어요. 여러 사람이 좋아한다고. 나뿐만이 아니고. 그리고 브래드 피트가 제작한거잖아요. 그런데 돈을 조금 더 줘라 그랬어요. 너무 힘들었다. 그랬더니 그 사람도 너무 대단한 배우니까 많은 인터뷰를 하고 그러면 성장하거든요, 사람이. 그러니까 조금 더 주겠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한국에 한번 오라고. 한국에 너무 팬이 많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온다고 하더라고요. 브래드 피트 안 왔었어, 한국에? 꼭 올 거라고 그러더라고. 그래서 내가 꼭 오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약속한다고 그랬어요. 그러고 나는 미국 사람들 말을 잘 안 믿어요. 그 사람들은 단어가 너무 화려하잖아요. 한국 사람들보다. 히, 히는 왜 나와. 나의 퍼포먼스를 너무 존경하고 너무 어떻다고 했는데 나는 그런 말은 별로. 늙어서 남의 말에 잘 안 넘어갑니다. ◀ 기자 ▶ 저는 KBS 워싱턴 특파원 김양순 기자입니다. 미나리 보면서 저도 사실 할머니가주섬주섬 하나씩 다 가져가서 풀어헤칠 때 애 둘을 키우는 엄마로서 우리 엄마를 보는 마음이 들어서 사실 눈물이 막 나더라고요. 그런데 이런 보편적인 정서가 발휘했으니까 상을 받으셨겠지만 사실 여기 한국의 이민자들 되게 많거든요. 이 방 안에도. 이분들은 특히 굉장히 감정적으로 너무 좋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밤에도 생각이 나고 계속 생각이 나고. 이렇다고 하고. 또 한국에 계시는 분들도 각별하게. 보편성을 떠나서 이거 내 얘기다, 우리 엄마 얘기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아쉬운 건 이게 갑자기 끝나는 느낌이에요, 영화가. 그래서 이 가족들에게 한인 이민자 가족이나 아니면 우리 한국에 있는 분들에게 순자로서 그리고 모니카로서, 엄마로서 가족이 사실은 이랬던 것 같다는… ◀ 윤여정 ▶ 알았어, 포인트를 알았어. 가족 얘기는 예리가 할 거고 그포인트, 엔딩 포인트는 나는 굉장히 보고 놀랐어요. 선덴스에서 보고. 제가 이삭하고 엔딩이 그러지 않았어요. 처음에 스크립트. 대본이라고 하면 안 되더라. 스크립트, 우리는 시나리오라고하잖아요. 시나리오라고 하면 미국 애들이 못 알아듣더라고. 스크립트라고 해야 해. 그러니까 아주 골치 아파 죽겠어, 내가. 늙으니까. 그 스크립트에는 그냥 한국 정서에 맞게 그 어머니가 돌아가셔요. 죽어요. ◀ 한예리 ▶ 한참 뒤에요. ◀ 윤여정 ▶ 한참 뒤에 죽는데 화투도 못 쳐요. 화투를 손자 애들이 와서 널싱 홈이라고 하죠? 양로원에 그거를 해주는데 이걸 못해요. 그래서 우리는 그 엔딩이 좋았어요. 그리고 내레이션이 나와요. 미나리에 대한 내레이션이 나와요. 그거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우리가. 그런데 이삭이 바꾸더라고요. 이삭이 바꿨어요. 그래서 나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내가 그건 아니다. 이거 해라 그랬는데 아이삭이 그럴 때 참 현명하더라고요. 한국 감독들은 싸워서 네가 이기냐, 내가 이기냐로 가는데. 선생님, 지금 애들이 틴에이저가 되고 그런 애들이 지금 돈도 없고 그런데 어디서 오디션 보고 그러는데 그냥 바꾸기로 했습니다. 그러고 굉장히 현명한 사람이에요. 나는 그래서 걔한테 우리의 호프를 봐. 희망을 봐. 호프는 왜, 또 영어를 쓰니. 내가 지금 제정신이 아니에요. 그래서 선생님. 그러니까. 그리고 대본을 안 보여주더라고요. 그거는 어떻게 바꿨는지. 스티븐 연하고 많이 이야기를 했나봐요. 그런데 나는 선덴스에서 처음 보고 나는 그 엔딩이 너무 좋았어요. 왜냐하면 그렇게 인종 차별, 이런 영화 우리 너무 많이 봤잖아요. 이탈리안으로서 성공하는 얘기, 아이리시 맨도 그렇고 다 그런 얘기를 너무 많이 봤는데 그렇지 않고 스티븐이 맨날 얘기하잖아요. 자기 아들한테. 한국 사람은 머리가 있지. 우리는 머리를 쓰는 거야. 미국 애들은 머리가 없지, 그거하잖아요. 그러다가 뭐라고 하지? 물 찾는 사람 안 믿잖아요. 안 믿다가 나중에 그걸 믿어서 얘랑 같이 가서 그걸 찾잖아요, 물을. 나는 그게 굉장히 유니피케이션이라고생각했어요. 서로 나누고. 내가 옳다고 주장하지 않고 얘의 좋은 점, 내가 좋은 점. 사람이 완전할 수는 없잖아요. 그거를 받아들이는 게 아이삭이 훨씬. 예일대학 나온 애라 나보다 머리가좋구나 해서 나는 그 엔딩 보고 굉장히 좋았는데요. 엔딩이 그런데 한국 많은 분은 우리가 그렇잖아요. 한국 영화는 너무 굉장히 자극적이고그렇잖아요. 그래서 그 영화를 별로. 걱정했어요, 저도. 그렇게 심심한 영화. MSG도 안 들어간 영화를 누가 좋아할까 했는데 어떻게 됐는지 그래도 본전은 건졌지. 본전 건지는 게 나는 중요하니까. 그런데. ◀ 한예리 ▶ 많이 건졌어요. ◀ 윤여정 ▶ 많이 건졌어? 그 여자 돈 많은 여자인데 또 돈 벌었구나. 그런데 나는 그 엔딩이 좋았어요. 왜냐하면 그거는 제가 미국에 좀 살아봐서 그런가 보다. 조금 살아봤거든요. 그거, 그렇게 모든 걸 걔네가 우리를 디스크루미네이션 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벌써 우리가 딱 오그라들죠. 조금만. 거기서 나는 그 장면도 좋았거든요. 친구가 와이 유어 페이스 소 플랫 그러잖아요. 그러니까 그러면 거기부터 대체적으로 감독들이 비틀어요. 비트는데 그거를 안 비틀고. 그 아이들의 마음은 그냥 생각에얘하고 나하고도 할 수 있는 얘기잖아요. 얘 얼굴이 더 저기 하잖아요. 그런데 그거를 거기부터 비틀면 굉장히 이제 분쟁이 시작되는 것 같아서 나는 아이삭이 굉장히. 그 점이 굉장히 좋았어요. 미안합니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 많이 그 얘기 해요. 내 동생도 그러더라고. 끝이 그게 뭐야 그러더라고. 그래서 내가 너 좀 영화를 세련되게 봐라. ◀ 한예리 ▶ 가족은 그냥 미나리도. 미나리에서도 그 끝이 끝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들여다보는 고통도 있고 슬픔도 있고 모든 장르가 그렇잖아요. 문제 없는 가족도 없고요. 그런 이야기가 쭉 지속되는 것같고요. 그렇기 때문에 또 많은 사람이 그리고 세계적으로 많이 공감하면서 이 영화를 사랑해 주신 것 같아요. ◀ 윤여정 ▶ 얘가 확실히 나보다 말을 훨씬 더잘하지. ◀ 기자 ▶ 두 분께 공통 질문을 마지막으로 한번 드리고 싶은데요. 이번 기회를 계기로 해외에서 영화를하자고 러브콜이 많이 들어오지 않았을까 이렇게 짐작이 되는지 진짜 그런지. 그렇다면 앞으로 계획은 어떠신지 여쭈어보고 싶습니다. ◀ 윤여정 ▶ 저는 영어를 못해서 해외에서 들어올 일은 없습니다. ◀ 한예리 ▶ 저도 영어를 못해서 해외에서 들어올 일이 없습니다. ◀ 기자 ▶ 죄송합니다. 마지막 질문 하나만 드리겠습니다. 저는 연합뉴스의 로스앤젤레스 특파원 정윤섭이라고 합니다. 제가 여기 와서 기사를 쓰면서 기사를 쓰면 댓글들이 많이 달리잖아요. 그런데 좋은 댓글도 달리고 나쁜 댓글도 달리기도 하는데 특히 미나리만큼은 좋은 댓글 위주로 많이 달렸던 것 같습니다. ◀ 윤여정 ▶ 진짜요? ◀ 기자 ▶ 그만큼 국민들이 성원을 많이 해주셨어요. 그리고 윤여정 씨, 특히 한국 할머니 그리고 K-할머니라는 브랜드라는 것도 미국에 많이 알리게 된 계기가 된 것같고요. 그래서 이렇게 성원해 주신 한국 국민들께 한마디 해주신다면 어떤 말씀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 윤여정 ▶ 정말 제가 상을 타서 정말 보답할 수 있어서. ◀ 한예리 ▶ 마이크, 마이크. ◀ 윤여정 ▶ 보답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드려요. 내가 운동, 축구 선수들의 심정을 알겠더라고. 내가 영화를 찍으면서 아무 계획한 것도 없고 여기까지 오는 일도 없었고 그랬는데 어쩌다가 보니까 이렇게 된 거였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 응원하니까 제가 나중에는 너무 여기 눈 실핏줄이 다 터졌어요. 왜냐하면 너무 힘들어서. 이게. 그게 그 사람은 성원인데 나는 이거 못 받으면 어떻게 하나가 된 거잖아요. 나는 받을 생각도 없었고 노미네이트된 것만 해도 나는 너무 영광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 이러니까. 너무 힘들어서. 나는 운동 선수들의 심정을 알겠더라고. 이천몇 년이었지? ◀ 한예리 ▶ 2002년이요. ◀ 윤여정 ▶ 2002년 월드컵할 때 그 사람들 발하나로 온 국민들이 난리를 칠 때 걔네는 얼마나 정신이 없었을까. 너무 안됐더라고. 그리고 김연아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런 생각. 제가 운동 선수가 된 기분이었어요. 세상에 나서 처음 받는스트레스였어요. 그래서 그건 별로 즐겁지 않았습니다. 진짜 우리는 그냥 즐거우려고 했어요. 정말. 세상에 우리가 오스카까지 가는구나. 그러면 구경이나 한 번 해보자, 그러고 오늘 저희는 구경했어요. 예리랑 나랑. 어머, 이렇게 하는 거야? 미국 사람들은 그러더라고요. 팬데믹이라서 그렇다고, 그 전 같으면여기까지 왔는데 2시간이 걸린다는 둥. 전혀 저는 그런 기대를 안 했었기때문에 그냥 아무튼 다 저기고. 기자 여러분한테 말씀드려야 할 것은 한국에서 삐치셨다고 기자 여러분이 한국 인터뷰는 안 하고 제가 외국 인터뷰만. 그거.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 제가 한국말로 인터뷰하는 거를 좋아하지 영어로 인터뷰하는 걸 좋아하겠어요? 왜냐하면 이게 저도 알았어요. 캠페인이었어요, 제가 한 게. 그런데 봉준호 씨는 자기가 선생님 너무 영광이라고 하더라고. 쭉 말하는 거니까. 그거를 돌아다니면서 송강호가 코피가 다 났대요. 그러니까 저는 주문을 한 거예요. 하루에 7, 8시간씩을. 제가 영어도 못하는 사람이 그걸 하려면 얼마나 돌았겠어요. 그런데 그게 캠페인인지는 몰랐죠. 나는 왜 캠페인이라고 한지 알겠어. 이 보터들의 표를 사기 위해서 정치가들이 하는 걸 하는 거더라고요. 내가 처음 해봤기 때문에 나는 몰랐죠. 그러니까 제가 한 외국 프레스라고 한 것은 제가 외국 프레스를 좋아해서 여기 할리우드에 오려고 하는 게 아니고요. 캠페인, 우리 회사에서 하라고 하는 게 있잖아요. 그거를 한 거지, 한국 프레스를 제가 이렇게 한 거는 아니에요. 저 한국말 좋아하는 거, 한국말 저 너무 잘하잖아요.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제가. 그래서 한 거니까 그러니까 그것은 캠페인의 일환이었지 한국 프레스를 이렇게 한 거는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거는 오해를 좀 풀어달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지금 이 나이에 어디 가서 살겠습니까? 한국에 가서 살아야지. ◀ 기자 ▶ 감사합니다. ◀ 윤여정 ▶ 감사합니다. 워싱턴에서 오셨나? 멀리서 오셨네. ◀ 한예리 ▶ 감사합니다. ◀ 윤여정 ▶ 예뻐지셨네. ◀ 앵커 ▶ 꽤 긴 시간 기자회견을 들으셨는데요. 지금 정리할 시간은 없고 두 분 각자가장 기억에 남는 어떤 회견 내용 중에 한 말씀씩 하시고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떤 부분이 김 기자는 기억에남습니까? ◀ 김미희 기자 ▶ 저는 일단 브래드 피트하고 제작비 협상했다는 말씀 하셨다는 얘기도 있었고요. 그리고 또 와닿았던 부분은 내 마음대로 인생을 내가 할 수 있으면 그것이 사치라고 했고 그게 굉장히 자기한테는 큰 영광이다. 그래서 또 오래 살고 좋은 친구의 수다가 힘이 됐었고 이런 이야기들. 그리고 살면서 젊었을 때는 몰랐지만 나이가 들면서 알게 되는 그런 사람들의 힘이라든지 그리고 또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 철학을 이야기해 주셔서 저는 굉장히 재밌고 유익했던 기자회견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 앵커 ▶ 어떻습니까?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감독은 현장에서 돈다고 한 표현은 굉장히 솔직하시구나 생각했고요. 본인께서 김기영 감독께서 못 했던 것을 지금 정이삭 감독한테 해 주고 있다, 이런 것도 굉장히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그렇게 또 윤회하는구나라는 것들을 체득하신 분인 것 같고요. 인생의 철학을 깨우치신 분이에요. 그러한 분이 드디어 아주 능숙한 또 노련한 연기가 나오시고 있다고 보시고요. 그것을 본인께서 너무나 잘 알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 앵커 ▶ 두 분 말씀 들으니까 워낙 여러 가지 말씀을 잘하셔서 그런데 각자 기억에 남는 게 다르군요. 저는 진정성 말씀하시다가 그거 싫고 진짜 배기 이러는데 이게 뜻으로는 해석이 안 되는데 무슨 말씀을하시는지 이런 생각이 좀 들더라고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최고 이야기하면서 내가 사회주의자가 좋니 이런 이야기. ◀ 앵커 ▶ 그럼 대본이 성경 같다, 이런 말씀을.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미희 기자 ▶ 감사합니다. ◀ 오동진 영화평론가 ▶ 감사합니다.
2시뉴스
2021-04-26
[권순표의 작심마이크] 뷰티 유튜버 이사배 "K팝 아이돌 커버화장으로 큰 관심…아이디어·꾸준함이 성공 비결"
"AOA 등 여자 아이돌 가수 메이크업 하며 입소문" "K뷰티 제품, 섬세한 표현 가능해 해외에서 인기" "아이유 등 K팝 아이돌 커버화장으로 큰 관심" "구독자 225만명…아이디어·꾸준함이 성공 비결" "메이크업으로 결점 감추기보다 새로운 나를 만들어야" ◀ 앵커 ▶ 최근 우리나라 화장품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뷰티 유튜버들의 활약이 K뷰티 열풍에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225만, 이런 엄청난 구독자를 가진 뷰티 크리에이터, 이사배 씨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안녕하세요. ◀ 앵커 ▶ 어서 오십시오. 여기 일종의 고향이시죠?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고향이죠. 너무 신기하고 감회가 새로워요. ◀ 앵커 ▶ 언제 MBC에 계셨어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제가 2010년도부터 12년도까지 3년 동안 있었어요. ◀ 앵커 ▶ 그런데 유튜브 운영하고 계신 거죠, 요즘은?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네, 맞습니다. ◀ 앵커 ▶ 그런데 225만, 엄청난 숫자를 가지고 계신데.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너무 과분한 숫자죠. ◀ 앵커 ▶ 비결이 뭔가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너무나 감사하게도 저한테 과분한 관심과 사랑을 주시는데요. 제가 가진 뷰티 정보를 보여드리는 영상들의 진심이 전해진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항상 진정성 있고 또 최선을 다해서 영상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거든요. 그렇게 꾸준히 쌓은 구독자분들과의 신뢰가 가장 큰 바탕이 된 것 같고요. 또 무엇보다 구독자분들이 도움을 굉장히 많이 주셨어요. ◀ 앵커 ▶ 어떤? 예를 들면?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제 채널이 보시는 분들을 위한 채널이다 보니까 많은 분이 보여주시는 반응과 댓글에 굉장히 많은 힌트를 얻거든요. 어떤 게 보고 싶으신지 어떤 게 궁금하신지. 그래서 그렇게 한 분, 한 분씩 모이게 되면서 더 많은 분이 함께해주시는 것 같아요. ◀ 앵커 ▶ 제가 알기로는 보도국에서 옛날에 분장을 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네, 맞아요. ◀ 앵커 ▶ 그런데 그만두기가 쉽지 않으셨을 텐데 계기가 뭔가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제가 정식 첫 직장이 MBC였는데요. 또 보도국이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지금 너무나 감회가 새로운데 제가 보도국 그리고 예능 분장팀, 특수 분장팀까지 거치면서 너무나 행복하게 일을 하다가 특수분장 작업 중에 약물을 실수로 팔에 쏟게 됐어요. 그래서 피부병이 나서 그 이후로 특수 분장 작업을 하지 못하게 돼서 퇴사하게 됐어요. ◀ 앵커 ▶ 그랬는데 거기서 유튜버로 바로 하신 건 아니시죠?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제가 청담동에 있는 숍으로 이직했어요. ◀ 앵커 ▶ 그런데 유튜브를 하게, 난 이걸 해야겠다는 마음은 어떻게 먹으신 거예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제가 처음에는 사실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잘 몰랐는데요. 그래서 처음에 제안을 받았을 때 거절을 했었어요. ◀ 앵커 ▶ 제안을 받으신 거군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제안을 받았다가 거절했는데 하나하나씩 차근히 보다 보니까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생생하게 영상으로 잘 보여주는 일이더라고요. 그래서 뭔가 자신감도 생기고 보여줄 준비도 됐고 또 많은 분이랑 정보 공유를 하기 위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 앵커 ▶ 그러면 이사배 씨가 하신, 분장하신 자료 화면 좀 보면서 설명 좀 해 주시겠습니까?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그럴까요? ◀ 앵커 ▶ 그동안 수많은 여자 연예인 담당하셨는데. 한예슬 씨죠, 이 화면이?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맞아요. ◀ 앵커 ▶ 특징이 뭡니까? 이분 지금 분장에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여름이라서 조금 핫한 서머 룩을 원하셨는데 좀 스페셜한 메이크업이 포인트가 된 것 같아요. ◀ 앵커 ▶ 눈, 지금.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지금 작업 중인데요. 반 정도 한 상태입니다. ◀ 앵커 ▶ 어떤 걸 표현한 건가요? 이건? 스페셜하다는 게?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원래 기존의 눈매를 자연스럽게 연출했다기보다는 다양한 아이홀에 굴곡을 줘서 더 화려한 느낌을 표현해봤어요. 너무 아름다우시죠. ◀ 앵커 ▶ 완전히 달라지시네요. 그런데 다른 아티스트랑 어떤 차이가 있으신 건가요, 본인 보시기에 본인 메이크업은?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사실 제가 수많은 아티스트 분에 비해서 절대로 뛰어난 점은 없고요. 제가 청담동 숍으로 이직하게 되면서 많은 고객분을 담당하게 됐는데 그중에서 제 메이크업 스타일이 다양한 스타일 변화를 하는 아이돌 친구들에게 더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AOA 친구들이랑 가장 오래 작업을 했고요. 또 그분들의 스케줄이 곧 제 스케줄이니까 최선을 다한 것밖에 없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이 200만이 넘는 유튜브는 외국분들도 많으신가요, 구독자 중에?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제 채널의 구독자분들 비율이 한 85% 정도가 한국분이시고 나머지 비율로 외국분들이 계세요. ◀ 앵커 ▶ 그러세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제가 국내에 중점을 두면서 콘텐츠를 만들다 보니까 비율이 좀 차이가 있는데요. 이제 앞으로는 좀 더 확장시켜서 주제를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 앵커 ▶ 외국분들은 전 세계적으로 분포가 좀 고른 편인가요, 아니면 어느 에 좀 몰려 있는 편인가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그중에서 가장 높은 비율의 국가는 미국이고요. 그 외는 동남아분들이 굉장히 관심을 많이 보여주세요. ◀ 앵커 ▶ 서양 화장법하고, 제가 잘 모르지만 우리 화장법하고는 좀 다른 거 아닌가요? ## 광고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국내 K뷰티 스타일이라고 하면 조금 더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본연의 느낌을 살리는 메이크업이 주로 되고 있고요. 외국 스타일들은 조금 더 화려하고 대담한 룩이 많죠. ◀ 앵커 ▶ 그런데 그렇게 다른데도 미국 사람들이 우리의 스타일을 좋아하나요? 이사배 씨 구독을 한 이유는 뭔가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사실 제가 외국분들에게 지금 아주 알려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찾아주시는 이유는 방금 말씀드린 것 같은 본연의 아름다움을 끝어내는 K뷰티 스타일에 관심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 앵커 ▶ 그래도 아무리 그 비율이, 225만 명 중의 십 몇 퍼센트가 외국인이라면서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네. ◀ 앵커 ▶ 그래도 대단히 많은 분이좋아하는 건데 거기에서 이사배 씨의 역할도 있었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K뷰티의 호소력도 있는 것 같습니다.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맞아요. ◀ 앵커 ▶ 그러니까 K뷰티의 호소력은 자연스러움이라는 말씀이신가요, 뭔가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그렇죠. 뭔가 피부 표현부터 본연의 아름다움을 끌어내는 스타일이 많고요. 또 제 구독자분들 중 많은 다수의 분이 좋아하시는 카테고리가 커버 메이크업인데요. K팝 가수분들이나 배우분들 그리고 해외 셀럽 분들 제가 인물을 커버하는 메이크업을 하면서 해외에도 그 인물이 굉장히 관심이 많다 보니까 그 인물과 같아지는 변화를 신기해하시는 것 같아요. 아이유 님이나 화사 님이나 그리고 안젤리나 졸리 님 분장 같은 그런 인물과 같아지는 변화를 신기해하세요. ◀ 앵커 ▶ 그러면 지금 이사배 씨의 외국에 대한 호소력은 본인의 실력도 있고 K뷰티에 대한 것도 있는데.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그렇죠. ◀ 앵커 ▶ 그 근원에는 한류가 또 있는 거군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네, 그래서 요즘에는 K뷰티뿐만 아니라 K스타일 그리고 K뷰티의 스토리까지에도 관심이 많아진 것 같아요. ◀ 앵커 ▶ 그럼 그것도 유튜브에 같이 소개를 하시는 건가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그럼요. 제가 K뷰티 제품을 쓰는 것도 그렇지만 그 외의 제품들이라든지 제가 보는 룩 또한 K문화라고 생각하거든요. ◀ 앵커 ▶ 그러니까 문화 자체를 좀 선전을 하고 구독자들에게 소개해주시는군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그렇죠. ◀ 앵커 ▶ 그래서 영어로.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네, 자막도. ◀ 앵커 ▶ 자막도 넣으시고.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넣고 있어요. ◀ 앵커 ▶ 그러니까 이제는 구독자가 우리나라 분들만이 아니고 세계로 타깃을 잡고 나가시는 거군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사실 타깃을 잡는다기보다는 K뷰티나 K문화가 더 확장됐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크고요. 그것과 같은 연장선으로 K뷰티가 꼭 외국의 문화와 나눠지기보다는 같이 여러 가지를 섞어가면서 보여드리는 것도 제 목표 중 하나고요. ◀ 앵커 ▶ 그러니까 K문화, 우리의 문화만이 아니고 그쪽의 문화랑 섞이면서 K뷰티가 성장해가길 바란다 이 말씀이신가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같이 융합되면 또 다른 스타일이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같이 공유하고 같이 나누면서 새로운 룩을 창조하고 싶어요. ◀ 앵커 ▶ 그런데 이제 분명히 성공한 유튜버가 되셨는데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아닙니다. 아직 멀었습니다. ◀ 앵커 ▶ 몇 만이나 하시려고 아직 멀었어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그래도요. 더 많으면 좋죠. ◀ 앵커 ▶ 물론 더 많이 되시겠지만 이미 200만이 넘는 유튜버 구독자를 확보하시고. 요새는 유튜버가 되고 싶어하는 청소년, 어른들도 마찬가지로 많은데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겪어보신 게.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사실 정보와 재미가 적절해야 한다고 봐요. 그래서 그 다양한 정보를 사람들에게 공유하려면 여러 경험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또 경험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그리고 그 스토리를 끌고 갈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걸 지속할 수 있고 발전을 해갈 수 있는 꾸준함이 가장 큰 조건이 될 것 같아요. ◀ 앵커 ▶ 제가 딱 들리기에 스토리를 끌고 갈 수 있다는 것은 어떤 점을.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한 영상에 풀 영상을 다 볼 수 있는, 그걸 진행할 수 있는 능력 또한 영상을 지속하면서 볼 수 있는 힘이 필요한 것 같아요. ◀ 앵커 ▶ 그러니까 보다 나가지 않고 끝까지 사람을 잡고 있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그렇죠. 중요하죠. ◀ 앵커 ▶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그러려면 스토리가 탄탄해야 하고요. 초반에 이탈이 없게끔 관심을 딱 유도해 주고. 중간중간에도 이탈이 없게끔, 재미라든지 빠져나갈 수 없이 정보를 계속 준다든지 이런 힘이 필요한 것 같아요. ◀ 앵커 ▶ 궁금함을 남기게 한다든가 이런 건가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그렇죠. 그 다음도 궁금해지고 이런 것도 필요하죠. ◀ 앵커 ▶ 스토리 하나에도 그렇지만 그 다음 스토리까지 잡아놓는 것도 그것도 어렵겠습니다, 보니까.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그것도 어렵죠. ◀ 앵커 ▶ 그런데 이 유튜브를 시작하시고 나서 사람들 잡아놓는 건 알겠는데 준비하는 젊은이들한테, 보다 후배들한테는 뭘 준비하라고 하고 싶으십니까?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저는 오히려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내가 가진, 보여주고 싶은 무기가 잘 다듬어져야 잘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뭔가 서두르기보다는 갈고닦는 것이 나중에 어떤 상황이든 누구에게든 빛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앵커 ▶ 꼭 어떤 메이크업 분야가 아니라도 다 마찬가지라는 생각이신 거죠?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네, 하지만 저는 뷰티 분야에 최적화되어 있다 보니까 다른 분야까지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뷰티에 한해서는 정보를 많이 공유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것을 경험하고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 앵커 ▶ 한국 K뷰티를 소개해주신 다음에 주로 외국의 반응은 뭔가요, 주로?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일단 굉장히 한국 K뷰티 제품이 섬세하고 메이크업 테크닉 다른 섬세해요. 그래서 그 단계별로 피부 표현이라든지 그리고 어떠한 다양한 제품군이 다양한 곳에 쓰일 수 있거든요. 예를 들면 동남아" 같은 경우에는 날씨가 습해서 습한 것을 케어할 수 있는 제품이라든지 선케어, 화이트닝, 여드름 케어 제품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사계절의 굉장히 다양한 제품이 있어서 그것을 쉽게 관리하고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아진 거죠. 그래서 그런 다양성 또한 K뷰티가 사랑받고 있는 이유인 것 같아요. ◀ 앵커 ▶ 그러니까 제가 이게 정확한 표현인지는 모르겠다는 화장을 하는 아티스트적인 기술도 기술이지만 우리 제품 자체도 어떤.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그렇죠. 맞아요. ◀ 앵커 ▶ 큰 특장점이 있는 거군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네, 그래서 수많은 뷰티 크리에이터분이 계신데 그분들이 다양한 제품을 쓰시기도 하고 또 다양한 메이크업의 스킬이나 노하우를 전수함으로써 기존에는 메이크업이 조금 단순화되고 한 가지만 고수하시거나 하셨다면 이제 스스로 메이크업을 다양화시킬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K뷰티 제품들이 다양해졌고 그로 인해서 자연스럽게 소비도 많이 늘어난 것 같아요. ◀ 앵커 ▶ 그렇다면 외국 회사들도 역시 그런 다양성을 추구하지 않을 리가 없을 텐데 왜 우리가 앞질러갈 수 있는 건가요, 거기서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일단은 한류 열풍이 또 하나의 포인트인 것 같고요. 그리고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가 사계절을 다 맞고 있다 보니까 그것에 대한 섬세함 그리고 빠름. ◀ 앵커 ▶ 변화의 속도가 빠른 건가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굉장히 빨라요. 아이디어도 넘치기 때문에. 그래서 뷰티 제품들이 기존보다 훨씬 다양해졌고 조금 더 가속화된 것 같아요. ◀ 앵커 ▶ 그런데 우리가 보통 이야기할 때요. 우리나라보다 뷰티나 다른 창의력 부분은 아직 우리가 모자라지 않냐, 이런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많은데 그렇지 않은가 보죠, 뷰티 분야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이제는 그걸 나눌 수 없게 된 것 같아요. 경계가 많이 없어졌고. 각자, 각자의 영역을 갖게 됐어요. 그래서 어느 누가. ◀ 앵커 ▶ 잠시만요. 지금 청와대 발표가 나왔는데요. 박지원 국정원장, 서훈 안보실장, 이인영 통일부장관 내정됐습니다. 박지원 교수님은 방금 저랑 말씀하시다가 왜 오늘 이렇게 조심하시나 했더니 저런 내정 사실이 있었던 거로.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그러셨군요. ◀ 앵커 ▶ 다시 여쭤보겠습니다. 그래서요, K뷰티가 다양성이나 창의성 면에서 절대 외국에 뒤지지는 않는단 말씀이시죠?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그렇죠. 스타일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외국의 스타일이 더 화려하고 대담하고 창의적일 수 있지만 또 반대로 봤을 때는 저희가 더 섬세한 부분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각자 각자 그리고 해드리는 고객분들에게 맞춤으로 메이크업이 잘 되고 있는 것 같아요. ◀ 앵커 ▶ 그러면 제가 이사배 씨께, 시간은 다 됐는데요. 마지막으로 가장 여러 여성분들이나 남성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자기 얼굴의 단점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요즘은 사실 장단점을 살리고 감추고 하는 것보다는 각자의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했으면 좋겠고요. 화장을 한다, 화장을 해야 한다. 결점을 감춘다기보다는 오늘의 새로운 나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하시면 메이크업이 더 새롭고 다양하고 즐거우실 것 같아요. ◀ 앵커 ▶ 오늘의 새로운 나를 만든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이사배 뷰티 크리에이터 ▶ 감사합니다.
2시뉴스
2020-07-03
[이슈 완전정복] '대국민 사과' 이재용 "경영권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겠다"
◀ 앵커 ▶ 다른 이슈 보겠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잠시 뒤인 오후 3시에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할 거라는 소식이 들어와 있습니다. 이승용 선임기자, 최영일 시사평론가와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승용 선임기자, 최영일 시사평론가 ▶ 안녕하세요? ◀ 앵커 ▶ 이 기자부터 알아볼까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 때문에 사과를 하는 거죠, 지금? 이게 뭐죠? ◀ 이승용 선임기자 ▶ 그렇습니다. 삼성 준법 감시위원회는 총수 일가의 삼성 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준법 의무 위반 행위가 있었다, 이런 부분에서 이 부회장이 대국민 반성 사과라고 발표를 했었죠. 그게 3월의 일인데 한 달간의 시간을 줬는데 4월 11일까지 이 부회장이 사과 발표를 해야 하는데 코로나를 이유로 한 달이 미뤄졌습니다. 그래서 내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다시 열리는데 내일 오후에. 하루 전에, 3시에 발표를 하기로 한 것이죠.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이 부회장의 횡령, 뇌물 이런 파기환송심을 심판하던 재판부가 삼성 측의 준법 경영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라 그리고 이런 반성을 해서 이런 조치가 내려져서 계열사가 협약을 맺어서 독립위원회를 발촉시켰지 않습니까? 그것이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인데 준법감시위원회의 사과 시한을 한 달 연장한 상태에서 내일 열리는 준법감시위원회를 앞두고 이재용 부회장이 전격적으로 직접 발표하기로 한 것입니다. ◀ 앵커 ▶ 어떻습니까?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 최영일 시사평론가 ▶ 그러니까 오너 일가에 대한 사회적인 비판이 거셌잖아요. 기다가 재판도 걸려 있습니다.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의인데 핵심은 뇌물이라는 무거운 형이 걸려 있지 않습니까? 혐의가. 그러다 보니까 오늘 저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상당히 고강도 사과를 할 것으로 예상을 해 봅니다. 왜냐하면 국민에게 이게 이해가 되는 납득과 설득이 되는 소통이 아니면 사과를 했다가 역풍이 부는 건 하나마나 한 일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지금 세 가지 의혹이잖아요. 아까 말씀하신 대로. 첫 번째 경영권 승계. 여기에 대해서 삼성은 반성해야 한다. 두 번째가 중요한 건데요. 노조 와해 의혹입니다. 그러면 그동안 무노조 경영을 해왔던 삼성이 어쩌면 오늘 부회장의 사과 이후에 노조를 허용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는 흐름이거든요. 세 번째는 시민 사회 소통을 어떻게 강화하고 이제는 법을 잘 지키는 기업이 될 것인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고강도 사과를 오늘 내고 만약에 사회적인 박수를 받을 수 있다면 그래도 사과의 내용이 진전성이 있고 대안이 괜찮다, 그러면 내일 준법감시위원회가 평가를 좋게 할 수 있고 이게 파기환송심에 영향을 미치게 되거든요. 그래서 오늘 사과를 모처럼 한 달 내에 하기로 했지만 허가를 받아서 두 달 이내에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번 기대해보는 입장입니다. ◀ 앵커 ▶ 기대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일각에서는 굉장히 비판적인 시각이 강합니다. 뭐냐 하면 재판부한테 보이려는 사과. 이게 무슨 증인한테 보이는 사과냐. ◀ 최영일 시사평론가 ▶ 그렇습니다. ◀ 앵커 ▶ 이게 그리고 사과 한번 툭 해놓으면 재판부가 그걸 받아들여야 하느냐. ◀ 최영일 시사평론가 ▶ 그렇죠. ◀ 앵커 ▶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승용 선임기자 ▶ 잠시 후에 발표될 사과문에 어떻게 말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조금 많이 아쉽습니다. 한 달을 이미 연장한 시기고 그것도 임박해서 사과를 하게 되는데. 그것도 검찰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합병 관련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거든요. 삼성증권, 삼성물산의 대권 후보들을 소환해서 마지막 남은 관계자가 이재용 회장인 상태인데 하려면 조금 일찍 했으면 어땠을까. 그리고 코로나 때문에 사과를 못했다는 것도 약간 대국민 설득이 있겠느냐 이런 생각도 좀 들고요. ◀ 앵커 ▶ 어떻습니까? 그러면 이 사과가 실질적으로 재판부는이 사과에 따라서 뭔가 영향을 미칠 듯이 그전에. ◀ 최영일 시사평론가 ▶ 그래서 이례적으로 재판부가 이게 기업 내부의, 국정농단 관련 재판 뇌물 혐의 등 여러 가지가 걸려 있는데요. 그중에서 기업에서 준법감시위원회를만들어서 스스로 셀프 컨트롤을 하라 이렇게 재판부가 권유하는 게 이례적인 일이거든요. 그런데 그걸 만들었어요. 만들지 않으면 아무래도 중형이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인 거죠. 느낌적 느낌. 그래서 오늘 제가 보기에는 고강도 사과하고 재판부가 반성문 이 정도 썼으면 됐다, 그럴 정도면 반성문을 재판부에 냅니다, 보통 피고가. 그런데 이것은 대국민 사과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이 바라보고 언론과 여론이 평가하고 판단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국민 여론이 좋지 않으면 재판부가 이 반성문을 반성문으로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래도 고강도 사과가 나오지 않을까라고 기대를 해 보는 것은 실천 가능하고 그동안의 문제에 대해서 아주 솔직하게 다 인정하고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미래지향적이고 합리적이 대안을 내지 않으면 국민 여론이 아까 말씀하신 대로 이미 차가운데 더 차가워지는 사과를 하면 하나 마나 한 거거든요. ◀ 앵커 ▶ 지금 이재용 부회장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 최영일 시사평론가 ▶ 드러냈네요. ◀ 앵커 ▶ 목소리를 들어볼까요? ◀ 영상 ▶ 오늘의 삼성은 글로벌 인류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국민의 사랑과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때로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실망을 안겨드리고 심려를 끼쳐드리기도 했습니다.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준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회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데에도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기술과 제품은 일류라는 찬사를 듣고 있지만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습니다. 이 모든 것은 저희의 부족함 때문입니다. 저의 잘못입니다. 사과드립니다. 저는 오늘 반성하는 마음으로 삼성의 현안에 대해 솔직한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동안 저와 삼성은 승계 문제와 관련해서 많은 질책을 받아왔습니다. 특히 삼성 에버랜드와 삼성 SDS 건에 대해 비난을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승계와 관련한 뇌물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기도 합니다. 저와 삼성을 둘러싸고 제기된 많은 논란,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서 비롯된 게 사실입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약속드리겠습니다. 이제는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법을 어긴 일은 결코 하지 않겠습니다.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도 하지 않겠습니다.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습니다. 이 기회를 빌려 그동안 가져온 제 소회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014년에 회장님이 쓰러지시고 난 후 부족하지만 회사를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부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깨닫고 배운 것도 적지 않았습니다. 미래 비전과 도전 의지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한 차원 더 높게 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습니다. 우리 사회가 보다 더 윤택해지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분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삼성을 둘러싼 환경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시장의 룰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위기는 항상 우리 옆에 있고 미래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기업의 규모로 보나 IT업의 특성으로 보나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춘 최고 수준의 경영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가지고 있는 절박한 위기의식입니다. 삼성은 앞으로도 성별과 학벌, 나아가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와야 합니다. 그 인재들이 주인 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치열하게 일하면서 저보다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어가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저에게 부여된 책임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삼성은 계속 삼성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기회에 한 말씀 더 드리겠습니다. 저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입니다. 오래전부터 마음속에는 두고 있었지만 외부에 밝히는 것은 주저해왔습니다. 경영권 승계도 녹록지않은 데다가 제자신이 제대로 평가도 받기 전에 제 이후에 제 승계를 언급한다는 것이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해서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노사 문제에 대한 입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삼성의 노사 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최근에는 삼성 에버랜드와 삼성전자 서비스 건으로 많은 임직원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책임을 통감합니다. 그동안 삼성의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노사 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습니다.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겠습니다. 그래서 건전한 노사 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습니다. 시민 사회 소통과 준법 감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시민 사회와 언론은 감시와 견제가 그 본연의 역할입니다. 기업 스스로가 볼 수 없는 허물을 비춰주는 거울입니다.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할 것입니다. 낮은 자세로 먼저 한 걸음 다가서겠습니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입니다. 저부터 준법을 거듭 다짐하겠습니다.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저와 관련한 재판이 끝나더라도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것입니다. 그 활동이 중단 없이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삼성의 오늘은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불가능해 보였던 미래입니다. 임직원 모두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고 많은 국민의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었습니다. 최근 2, 3개월간에 걸친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 저는 진정한 국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절실히 느꼈습니다. 목숨을 걸고 생명을 지키는 일에 나선 의료진. 공동체를 위해 발벗고 나선 자원봉사자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많은 시민. 이런 분들을 보면서 무한한 자긍심을 느꼈습니다. 또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것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제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앵커 ▶ 보셨지만 앞에 내용은 거의 짐작 가능한 부분이고요. ◀ 최영일 시사평론가 ▶ 맞습니다. ◀ 앵커 ▶ 대책도 거의 짐작 가능한 부분인데 두 가지가 눈에 띕니다.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 ◀ 최영일 시사평론가 ▶ 맞습니다. ◀ 앵커 ▶ 그 다음에 노사 관계에 있어서는 무노조 경영이란 더 이상 없다. 이 두 가지인데요. ◀ 최영일 시사평론가 ▶ 고강도라고 예상을 했는데 고강도는 아닙니다. 말씀하신 대로 모범 답안, 교과서적 답안, 형식적인 답을 냈다고 보고요. 첫 번째는 어떻게가 빠져 있습니다. 경영권 승계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바로 잡을지, 자신의 지위 문제를 담아두지 않고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정리가 돼 있는데. ◀ 앵커 ▶ 짧게 정리 부탁드리겠습니다. ◀ 최영일 시사평론가 ▶ 두 번째 무노조 경영은 오늘로 끝났다. 삼성은 노동3권이 보장되는 회사, 이게 핵심인 것 같습니다. ◀ 앵커 ▶ 이 기자 어떻습니까? 아주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답변을 내놓은 것 같은데요. ◀ 이승용 선임기자 ▶ 제가 미리 말씀드렸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솔직한 답변이 나오면 굉장히 바람직한 반성문이 될 것이고 그런 기대가 약간 있었는데 에버랜드하고 SDS까지는 언급을 했어요. 이거는 이건희 전 회장으로부터 전환사채를 헐값에 받은 내용인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검찰에 수사중이라 좀 부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앵커 ▶ 어쨌든 기대했던 고강도의, 어떤 눈이 번쩍 뜨일 만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최영일 시사평론가 ▶ 미치지 못한. ◀ 앵커 ▶ 더 국민들의 반응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최영일 시사평론가 ▶ 그렇죠. ◀ 앵커 ▶ 이걸로 정리하겠습니다. 오늘, 수고 하셨습니다. 이슈 완전 정복 지금까지 최영일 시사평론가, 이승용 선임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2시뉴스
20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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