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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아직, 끝나지 않았다 - 파면된 자가 남긴 청구서
■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문형배/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탄핵 사건이므로 선고 시각을 확인하겠습니다. 지금 시각은 오전 11시 22분입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지 122일, 탄핵 소추된 지 111일 만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됐습니다. 8 대 0, 재판관 전원 일치 결정이었습니다. 겨울부터 광장을 지켜온 시민들은 이제야 봄을 맞았습니다. [김노영] "이 나라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겠구나. 꼭 좋은 나라가 되겠구나.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전웅채] "너무 기분이 좋아요. 여태까지 고민했던 거, 그게 다 날아간 것 같아. 진짜, 완전히 해방된 기분이에요." 역대 최장기간의 대통령 탄핵 사건 심리. '5 대 3'이다, '4 대 4'다', 재판관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는 외부의 관측은 낭설이 됐습니다. [노희범/변호사·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탄핵 선고 자체가 늦어지면서 온갖 억측과 불안감 때문에 재판관들의 어떤 성향을 이유로 '4대4다, 5대3이다' 자꾸 이런 주장이 계속 있었습니다. 그거를 어떤 의미에서는 헌법재판소가 헌법재판소의 어떤 존재 의의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고 볼 수 있는데." 헌법재판소는 다섯 가지 쟁점에서 모두 윤 전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먼저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 위기 상황이 존재했다고 볼 수 없고, 국무회의 심의 등의 절차도 어겼다고 봤습니다. 계엄 선포 당시에는 검사 1인 및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심판 절차만이 진행 중이었고, 야당이 감액한 예산안도 본회의 의결이 되기 전이었다며, 국정 마비 상태였다는 윤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국회에 군과 경찰을 투입한 건 국회의 계엄해제요구권을 부여한 헌법을 위반한 것이고,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과 불체포 특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정치인 체포를 지시했다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증언과 국회에서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는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의 증언도 모두 인정됐습니다. 재판관들은 포고령에 대해선 대의민주주의, 권력분립 원칙은 물론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과 단체행동권, 직업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앙선관위 군 투입은 선관위의 독립성을 법조인 위치 확인 시도는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한 행위로 결론 내렸습니다. [임지봉/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압도적이라는 표현에 저는 굉장히 주목했습니다. '윤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국가적 이익이 파면으로 인한 국가적 불이익보다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에 중대한 위헌행위를 한 것이고 따라서 파면한다'라고 하면서." 윤 전 대통령은 대리인단을 통해 "그동안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어 큰 영광이었다"며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윤갑근/변호사·윤 전 대통령 측 대리인 (4월 4일)] "전혀 법리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 이뤄졌습니다. 완전히 정치적인 결정으로밖에 볼 수 없어서 너무 안타깝고." 아울러 헌법재판소는 대통령과 국회 사이에 발생한 대립은 일방의 책임으로 보기 어렵고, 정치적, 제도적, 사법적 수단을 통해 해결할 문제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문형배/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국가긴급권 남용의 역사를 재현하여 국민을 충격에 빠뜨리고 사회, 경제, 정치, 외교 전 분야에 혼란을 야기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점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송두환/변호사·국회 측 대리인 (4월 4일)] "대한민국 민주헌정질서가 더욱 단단하게 토대를 굳혀서 건강하게 자리 잡는 그런 도정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김재근] "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사람들의 일상이 회복되고 다시 사람들이 행복하게 달려가길 바랍니다." [전희진] "앞으로 갈 길이 아직 멀다고 생각하고 이제 차근차근 수습해 나가면서 국민들 얘기 많이 들어주시고." ■ "용납될 수 없는" 12월 3일 밤 12월 3일 밤 10시 27분.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계엄 선포 소식을 접한 국회의원들은 허겁지겁 국회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정동영/더불어민주당 의원]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던 중이었어요. 계엄령 얘기가 나와서 '가짜 뉴스야, 이 사람아' 제가 그랬어요. 우리 비서한테. 그런데 진짜더라고요." [김상욱/국민의힘 의원] "듣자마자 거의 뭐 용수철처럼 튀어 나간 것 같아요. 아무 생각 없었어요. 전두환이 했던 불법 비상계엄, 그리고 광주 항쟁 이런 것들이 제일 먼저 떠오르지 않습니까? 이걸 국회에서 막지 못하면 독재가 오든지 시민들이 희생될 수밖에 없다." 윤 전 대통령은 국회에 지체없이 계엄 선포를 통고해야 한다는 법률도 무시한 채 군과 경찰 투입부터 지시했습니다. 목적은 '봉쇄'가 아니라 질서유지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김용현/전 국방부장관 (탄핵심판 4차 변론, 1월 23일)] "봉쇄라고 하면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그야말로 손에 손잡고 꽉 틀어막아서 아무도 못 들어오게 만드는 거 그걸 봉쇄라고 합니다." 실제론 질서유지가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경찰청장에게 직접 6차례 전화를 걸었고, 경찰청장은 국회 출입 전면 차단을 지시했습니다. [문형배/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탄핵심판 선고, 4월 4일)] "국회로 모이고 있던 국회의원들 중 일부는 담장을 넘어가야 했거나 아예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당시 민주당 의원들의 단체 대화방에선 "국회경비대가 서울경찰청 소속이라 국회가 컨트롤할 수 없다"며 "국회 뒤쪽으로 돌면 담을 넘을 수 있다", "국회 도서관, 헌정회 쪽은 들어갈 수 있다"는 정보가 공유됐습니다.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의원] "담이 또 높아서 저 혼자 넘을 수 없었고요. 시민들께서 이렇게 다리를 잡고 끌어올려 주셔서 경찰이 에워싸고 저의 본회의장 진입, 가는 것을 막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주 격렬하게 항의를 했더니 비켜준 건 아니고요, 제가 그냥 뿌리치고 그냥 열심히 뛰기 시작했고…" 국민의힘 의원 단체 대화방에도 "도서관 뒤쪽으로는 출입이 가능하다", "담 넘어서라도 와달라", "경찰들 있어서 담도 못 넘어간다"는 메시지가 올라왔습니다. 목적은 표결 저지였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해제안 표결을 방해하기 위해 국회 의사당 군 투입을 지시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요원이다', '의원이다' 글자를 꼬투리 잡은 변론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문형배/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탄핵심판 선고, 4월 4일)] "피청구인(윤 전 대통령)은 육군특수전사령관 등에게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으니,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는 등의 지시를 하였습니다." 밀려오는 군인들 앞에서 본청 안에 있던 국회와 정당 관계자들은 집기들을 쌓아 올리고 소화기를 뿌리며 길을 막아섰습니다. [박상수/전 국민의힘 대변인] "조금 이따가 이제 쨍그랑 소리가 나면서 이제 그 창을 깨고 국회 본청으로 들어왔죠. 2층에 있던 사람들 같이 해가지고 국회에 있는 기물들을 가지고 2층으로 오는 길목들을 하나하나 바리케이드를 쳐서 막았습니다." [이주원/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좌관] "군인들에게 본회의장을 강탈당하는 순간 '대한민국의 미래와 민주주의는 더 이상, 상실되는 거다, 잃어버리는 거다, 뺏기는 거다'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저기가 뚫리면 여기서 의사봉을 땅땅땅 두들길 때까지 막아야된다' 그런 생각으로 여기 서 있었던 것 같아요." 그날 국회에 투입된 최정예 특수부대인 특수전사령부 직할 707특수임무단원들은 총과 함께, '케이블 타이'도 소지하고 있었습니다. [김현태/전 707특임단장 (탄핵심판 6차 변론, 2월 6일)] "봉쇄를 해야 되는데, 문을 잠가야 되는데 케이블 타이 넉넉하게 챙겨라. 문을 봉쇄할 목적으로, 사람은 전혀 아닌 겁니다." [박선원/더불어민주당 의원 (내란혐의 국정조사 청문회, 2월 21일)] "이것이 바로 707특임대가 갖고 있는 코브라 케이블 타이입니다. 자, 이걸로 당기면 이렇게 손이 조여집니다. 그렇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이렇게? 이게 수갑입니다." 그날 밤 11시 53분 국회 본청 앞. 국회 출입증을 목에 걸고 뛰어가던 기자가 707특임단 소속 계엄군과 맞닥뜨렸습니다. 스마트폰을 꺼내 촬영을 하려 하자 서너 명의 계엄군이 기자를 둘러싸고 제압을 시도했습니다. 동시에 무언가를 꺼내 기자의 양손을 묶으려 했습니다. 바로 '케이블 타이'였습니다. [유지웅/뉴스토마토 기자] "벽면에 이제 배를 댄 상태로 밀쳐진 다음에 곧바로 이제 상급자 특임단원이 "케이블 타이 가져와"라고 명령을 했고 제가 온 힘으로 저항하다 보니까 케이블 타이를 2번, 3번 이렇게 묶으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케이블 타이가 한 번 묶이면 이제 풀리지 않는 특성 때문에 망가졌습니다." 특전사는 국회 단전까지 검토하기도 했습니다. [정동영/더불어민주당 의원] "들어와서 이제 지하로 해서 통로로 오는데 계엄군하고 맞닥뜨렸어요. 그때 단전, 나중에 보니까 그게 단전 팀이에요. 지하 1층에서 전원 박스 내리고 했던 팀들이 한 7~8, 10명 이렇게 저벅저벅 걸어오는데 순간적으로는 좀 긴장이 되더라고요." 국회 밖에는 계엄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독재 타도 계엄 철폐! 독재 타도 계엄 철폐!" [윤미숙/계엄 저지 시민 (2024년 12월 4일)] "무기를 들었습니까? 뭐 했습니까? 아무것도 안 들고 있는 국민들한테 장갑차 보내서 국민들하고 지금 전쟁 선포한 것과 똑같은 거 아니냐고요." 군인들이 더 나아가지 않고 주저하는 사이 이윽고 국회에선 계엄해제요구 결의안 표결이 진행됐습니다. [우원식/국회의장 (국회 본회의, 2024년 12월 4일)] "비상계엄 해제 요구결의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국무회의에서 공식적으로 계엄 해제가 의결될 때까지 시민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국회 주변을 지켰습니다. 국회 방향으로 가는 듯한 장갑차가 보이자 홀로 길을 막아선 시민도 있었습니다. [김동현/계엄 저지 시민] "지금의 상황에서 우리는 절대 이쪽으로 못 보낸다. '우리가 위험한 게 아니라 총을 든 군경들이 더 훨씬 더 위험하다. 이들을 돌려보내라'라고 하니까 이제…"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였다, '계엄령이 아니라 계몽령이었다'는 변명. [윤석열/당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 2월 25일)] "2시간짜리 내란이라는 것이 있습니까? 방송으로 전 세계, 전 국민에게 시작한다고 알리고, 국회가 그만두라 한다고 바로 병력을 철수하고 그만두는 그런 내란을 보셨습니까?" 그러나 몇 시간 만에 계엄의 막을 내리게 만든 건 시민들이었습니다. [문형배/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탄핵심판 선고, 4월 4일)]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 해제 요구를 결의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인 임무 수행 덕분이었으므로, 이는 피청구인(윤 전 대통령)의 법 위반에 대한 중대성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김동현/계엄 저지 시민] "국가의 실패는 저희가 많이 경험한 세대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제가 14년 5월 군대를 갈 때 그리고 군대 가기 직전 4월에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었고 공권력이 그걸 구하지 않았고 그러니까 공권력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우리가 움직여서 우리를 서로를 구해야 했고 또 커다란 배처럼 그 세월호처럼 커다란 배는 인양할 수 없겠지만 국회에 가서 저희가 몸으로 막을 수는 있잖아요. 붙잡고 늘어질 수는 있으니까." 형법상 내란은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키는 행위를 말하고 국헌문란이란 절차를 지키지 않고 헌법과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거나 헌법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을 뜻합니다. 12월 3일 밤 국민들이 직접 목격한, 국회에서 벌어진 일들. 헌법재판소의 결론은 윤 전 대통령이 국회의 헌법상 권한행사를 방해하고, 헌법이 정한 통치구조를 무시한 중대한 법 위반을 저질렀다는 것이었습니다. [임지봉/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내란죄 위반 여부를 정면으로 판단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사실은 헌재의 결정문을 잘 읽어보시면 내란죄도 성립한다고 거의 판시한 거예요. 형사재판에서 법원이 그걸 받아들일 의무는 없어요. 그렇지만 헌법재판소나 형사법정은 다 사법기관이잖아요. 같은 사법기관 존중의 의미에서 그걸 존중하죠." ■ 법기술로 망친 법치와 민주주의 사건번호 2025고합129. 당장 오는 14일부터 윤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피고인으로 형사재판 법정에 서게 됩니다. 형사재판에서도 윤 전 대통령의 계엄이 국회와 선관위 무력화 등 국헌을 문란하게 하려는 목적이 있었는지, 군과 경찰 투입을 폭동이라는 수단을 동원한 것으로 볼 수 있을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노희범/변호사·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검찰 입장에서는 이번 윤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문을 아마 형사재판에 참고자료 내지 서증으로 제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형사재판과 탄핵 사건의 사유가 동일하기 때문에 사실관계 확정과 관련해서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제 불소추 특권도 사라졌습니다. 특검을 막아온 '거부권'도 향후 대선 결과에 따라 무력화될 수 있습니다. 계엄령 선포를 위해 일부러 북한과 군사적 충돌을 일으키려 했다는 외환 유치 의혹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고, [김상기/민북지역파주농민회 사무국장·접경지역 농민 (2024년 12월 26일)] "요즘은 군인들을 쳐다보는 게 두렵습니다. 그분들을 어떻게 믿고 우리가 정말 일상생활을 하게 될 것인지 하는 자괴감도 느껴지고." '명태균 게이트'는 공천 개입 의혹으로 연결되는 녹취 같은 핵심 증거들이 상당수 확보돼 있습니다. [윤석열/당시 당선인 - 명태균 (2022년 5월 9일 통화)] " 제가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대통령님. " 채 해병 사망 사건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인 이른바 'VIP 격노설',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디올백 수수 사건 등 김건희 여사와 얽힌 사건들에 대해서도 제대로 수사하라는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이 주특기인 '별건 수사'를 통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재구속을 시도할지도 관건입니다. [서보학/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대통령 직에서 물러났다고 해서 바로 가혹하게 수사를 들어갈 것이냐,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이) 상당한 고민이 있을 것으로 생각을 하고요. 조직을 살리기 위해서는 아마 그렇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문제는 검찰에 대한 불신이 워낙 크기 때문에." 변수는 앞으로도 윤 전 대통령 측이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법기술'입니다. [윤석열/당시 대통령 (대국민 담화, 2024년 12월 7일)] "저는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하여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습니다."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던 말과 달리 윤 전 대통령 측은 검찰과 공수처의 계속된 출석 요구에 단 한 차례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수사권을 문제 삼았고,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은 관할권을 트집 잡았습니다. [윤석열/당시 대통령 (1월 15일)] "수사권이 없는 기관에 영장이 발부되고, 또 영장 심사권이 없는 법원이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는 것을 보면서." 경호처의 방해 속에서 어렵사리 현직 대통령을 체포하고 구속했지만, 윤 전 대통령은 52일 만에 손을 흔들며 지지자들 앞에 다시 나타났습니다. 구속 기간을 산정할 때 날이 아닌 시간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논리를 개발한 겁니다. [석동현/변호사·윤 전 대통령 측 대리인 (2월 19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시간만 공제를 하는 것이 법리상 맞다고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시간', '분' 단위까지 정확히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날' 수 기준으로 보면 1월 25일을 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 국정을 책임지는 정치 지도자의 이런 대응은 사법 체계와 헌정질서에 대한 불신을 불렀습니다. 법원에선 폭동이 벌어졌고, "점거해, 점거해. 나와, 점거해." 재판관들은 표적이 됐습니다. "어디 갔어? 어디 갔냐고‥" [오영석/목사 (유튜브 ‘전광훈TV', 3월 1일)] "야 이 XXX들아 당장 멈춰라. 문형배 이 XXX아 넌 나한테 죽어." [최항섭/국민대 사회학과 교수] "대통령이 관저에서 했던 말들, 그리고 실질적으로 말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렇게 물리력을 통해서 법치주의를 무시를 했고 그 군중 안에 들어 있는 사람은 그 말을 그냥 아무런 비판적인 생각 없이 다 믿게 되는 거죠." 중범죄의 혐의 자체를 다투는 정공법이 아닌 사소한 절차와 같은 틈새를 파고드는 수법. 이는 윤 전 대통령의 통치 방식이기도 했습니다. [서보학/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법에 있는 작은 허점이라든가 절차상의 허점 이런 것을 계속 물고 늘어지면서 결국 실체 판단을 받지 않기 위한 회피 노력을 계속 보였단 말이죠. 흔히 하는 말로 이런 법기술자, 법꾸라지의 행태를 보인 것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두 달 뒤인 2022년 7월, 법무부 산하에 인사정보관리단을 만드는 문제를 두고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과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인 박범계 의원이 충돌했습니다. [한동훈/당시 법무부장관 -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대정부질문, 2022년 7월 25일)] "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행정 각부의 직무 범위는 법률로 정한다"는 헌법에 근거해 법무부의 사무 관장 범위를 명시해 둔 정부조직법이 있는데도, 인사혁신처와 법무부 직제 시행령만 개정해 과거 청와대가 하던 공직자 인사 검증 업무를 한동훈 장관이 있는 법무부로 넘긴 겁니다. 검찰의 수사권을 다시 확대할 때에도 비슷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개정된 검찰청법에는 검찰 수사 범위를 기존 6대 범죄 중 '부패'와 '경제' 분야로 축소하면서, "부패 범죄, 경제 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로 명시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등'과 '중요범죄'라는 이 두 단어에 근거한 거라며, '대통령령', 즉 시행령을 통해 검찰 수사권을 확대했습니다. [한동훈/당시 법무부장관 (2022년 8월 11일)] "국회가 만든 법률이 그렇게 돼 있는 건데, 그 법률대로 하는 것을…" 행안부 산하 '경찰국' 설치, KBS 수신료 분리 징수, 대기업 경영권 세습에 대한 견제장치 완화, 다주택자 세금 인하. 모두 시행령을 개정해 진행됐습니다. 이른바 '시행령' 통치. 야당과 협의해 법률을 고치는 대신 국회의 입법권을 우회하는 법기술을 동원한 겁니다. [박구용/전남대 철학과 교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교란시킨다는 거예요. 법에 기반해서 자신들의 정치적 뜻을 펼치는 게 아니라 법을 이용해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고 했다. 다른 말로 하면 법을 자신들의 정치적 수단으로 삼았다." 대신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거부권으로 무력화시켰습니다. 윤 전 대통령과 한덕수, 최상목 권한 대행이 행사한 거부권은 무려 40차례입니다.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대통령. 시정연설엔 총리를 대신 보냈습니다. 제1야당 대표와의 공식 만남은 총선에서 참패하고 나서야 취임 720일 만에 이뤄졌습니다. [윤석열/당시 대통령 (2024년 4월 29일)] "이제 건강 좀 회복하셨습니까?"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2024년 4월 29일)] "'향후 국회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라는 약속을 해주시면." [윤광일/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정치는 법과 다릅니다. 정치는 기본적으로 타인을 존중하고 거기서 어떤 타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지 나의 법, 나의 원칙을 강요하는 그런 과정은 아니거든요." 스웨덴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는 지난 2년의 한국을 독재화가 진행 중인 나라로 평가했습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 산하 연구소가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에서는 '결함 있는 민주주의' 국가로 강등됐습니다. 윤 전 대통령이 주장한 '경고성 계엄'과 '법치'의 성적표였습니다. [박구용/전남대 철학과 교수] "그러니까 법을 이용한 통치 체계인 거죠. 법에 의한 통치 체계가 아니고. 그리고 법으로도 안 되니까 뭘로? 군사력을 통해서. 지금 당장 제일 중요한 것은 윤석열 정부가 윤석열 내란이 파괴한 국가를 재건하는 거겠죠.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제2의 윤석열이 나오지 않도록 법치주의를 다시 견고하게 재구성하는 거겠죠." ■ 막대한 청구서 전국에 '갑호비상'이 발령되고 헌법재판소와 국회, 한남동 관저 주변엔 수천 명의 경찰력이 배치된 긴장 상태. 낙담한 탄핵 반대 집회는 금방 마무리됐습니다. [전광훈/목사 (유튜브 '전광훈TV', 4월 4일)] "어떻게 된 거야? 아니, 어떻게 전원일치가 되냐고 " 그렇지만 광장에 남은 흔적은 뚜렷했습니다. 친위 쿠데타를 합리화하는 궤변은 내란 사태를 정치적 찬-반 문제로 변질시켰습니다.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 (헌법재판소 앞, 4월 4일)] "하나님, 어떻게 해요. 아버지‥ 왜 이 나라를 이렇게 만들어요, 주님."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 (헌법재판소 앞, 4월 4일)] "자유대한민국을 빨갱이 나라로 만들고 있는 거야, 이 XXX들아!" 권력을 등에 업은 극단 세력들은 부정선거, 선관위 중국 간첩 등 근거 없는 음모론과 혐오를 확산시켰습니다. [유튜브 '성령과부흥BRCMtv' (호남권 대학연합 탄핵 반대 시국선언, 3월 7일) "빨갱이래요. 빨갱이래요" [이화여대 탄핵 반대 집회 (2월 26일)] "저 계단에 있는 중국 X들을 한번 보고 야유를 한번 보내줍시다. 차이나 아웃!" 극심한 갈등은 생계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관저가 멀지 않은 서울 한남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윤영배 씨. 지난 1월, 가게 주변에서 탄핵 찬성 1인 시위를 하던 노인이 탄핵 반대 세력에 둘러싸여 괴롭힘을 당하는 걸 목격했습니다. [윤영배/식당 운영] "(노인을) 대피를 시키기 위해서 제가 이제 들어갔는데, 한 30명 넘으신 분들이 이제 어디서 셀 수도 없이 많은…하도 욕을 하면서 옷을 잡아당기고 그래서 저도 이제 화가 나니까 저도 이제 똑같이 대응해가지고 욕설을 했고 제 옷과 잠바 그다음에 멱살,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다 잡혔죠. 제 옷도 다 찢어지고 잠바도 다 찢어지고" 이 장면을 촬영한 극우 유튜버는 윤 씨를 '빨갱이 패륜아'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유튜브 '구국채널' (1월 2일)] "야 이 새끼야" "여러분, 빨갱이 온 거 보이죠?" "야, 이 자식아, 어른들한테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윤영배/식당 운영] "제가 폭행당하는 장면은 전부 삭제해서 의도적으로 손가락으로 가리셨더라고요. 정말 어르신들한테 욕을 하는 사람으로만 보이게끔. 물론 뭐 저도 욕을 한 거에 대해서는 죄송하고" 식당 이름과 주소가 공유되면서, 비난 전화에 시달리다가 윤 씨는 결국 아예 식당 문을 닫았습니다. [윤영배/식당 운영] "제가 도움을 드리기 위해서 간 것뿐인데 전화가 200통이 넘어가니까 새벽 5시, 6시까지 계속 전화가 오거든요. 그리고 나서 저희 가게를 예약할 수 있는 온라인의 모든 통로를 통해서 허위 예약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생계가 솔직히 어떻게 보면 이게 주 수입원이었는데 사라진 거나 마찬가지죠." [배병인/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우리 사회가 그런 억지나 궤변들을 정화할 수 있는 자정 능력을 가지고 있느냐, 이게 중요하다고 생각이 드는데 지금 비상계엄이나 내란 사태를 거치면서는 우리 사회의 자정 능력 자체가 지금 사실상 잠깐이지만 중단된 상태라고 생각이 들고요." 악영향은 거시적인 수치로도 드러납니다. 이미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소매판매액지수는 하락했습니다. 역대 최장기간입니다. 금융 시장도 불안한 움직임을 보여 왔습니다. 지난 화요일. [한덕수/대통령 권한대행·국무총리 (제14회 국무회의, 4월 1일)] "현실에서 어떤 의사 결정이 총주주 또는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하는 것인지‥" 한덕수 권한 대행이 상법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자 코스피 지수가 하락했습니다. 그런데 약 한 시간 뒤, 탄핵심판 선고일이 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번엔 지수가 상승했습니다. 2년 전만 해도 1,200~1,300원대였던 환율은 12.3 계엄 사태 이후 1,470원대를 찍기도 했습니다. IMF 사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창용/한국은행 총재 (1월 16일)] "계엄이나 이런 정치적인 이유로는 한 30원 정도 올라간 거고, 그게 이제 저희 펀더멘탈(경제기초)에 비해서 많이 올라간 측면이고‥" 원자재를 수입하는 중소기업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엄 찬/중소기업 이사] "저희는 침구 제조 기업인데요. 그 원단하고 솜이 다 환율 그다음에 석유 가격 이런 거랑 다 민감하게 연동이 되는 부분이거든요. 환율이 올라가고 그러면서 원자재 값이 올라가는데 저희는 그만큼 그 모든 부분 원가 상승분을 완제품에 적용하기가 어려운 부분이거든요. 그래서 원가 대비 출고가가 압박이 심한 편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나라에 25% 상호관세 부과를 통보했습니다. [류덕현/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어두운 긴 터널에 초입에 있다. 이제 막 들어가려고 하는 터널 길이가 얼마나 길지는 모릅니다.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11월 초에 당선이 되고 나서 그 중요한 시간이 있었죠. 그리고 실제로 취임은 (올해) 2월에 했기 때문에 그 준비하는 2개월 동안 우리가 한 걸 생각해 보시면 '비상계엄'을 했습니다. 우리는 리더십이 사실은 없는 상태예요." 나라 살림은 이미 빨간 불이 들어온 지 오래입니다. 세금을 깎아야 투자가 살고 경제가 산다며 감세 정책은 계속 내놨습니다. [추경호/당시 경제부총리 (경제정책 방향 브리핑, 2022년 6월 16일)] "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하면 결국 이것이 우리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고‥" 법인세 과세 표준 구간별 세율을 1%포인트씩 내렸고, 종합부동산세는 기본세율 적용 대상을 2주택 이하로 확대했습니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도 폐지했습니다. '부자감세', '재정 악화'라는 비판은 웃어넘겼습니다. [윤석열/당시 대통령 (출근길 문답, 2022년 6월 17일)] "(감세) 그럼 하지 말까? 기업이 제대로 뛸 수 있게 해 줌으로써 시장 메커니즘(구조)이 역동적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 또, 중산층과 서민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지만 우려대로 세수에 펑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2023년에는 예측했던 것보다 무려 56조 원의 세금이 덜 걷혔고, 지난해에는 31조 원(30조 8천억)이 모자랐습니다. 지난 문재인 정부가 마지막으로 예산을 편성했을 때 국세 수입 규모는 396조 원. 그런데 지난해 말 걷힌 세금은 336조 5천억 원으로 2년 만에 15% 줄었습니다. 외환 위기(-3.0%), 금융 위기(-2.8%), 코로나19 위기 (-2.7%) 때보다 감소 폭이 도드라집니다. 박근혜 정부는 문재인 정부에 21조 8천억 원의 세금이 늘어나는 장부를, 문재인 정부는 윤석열 정부에 6조 8천억 원의 세금이 늘어나는 장부를 넘겨줬지만, 윤석열 정부는 다음 정부에 무려 100조 원의 '세수 마이너스 청구서'를 넘겨주게 됐다는 분석 결과도 있습니다. [이상민/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역사상 2년간 세수를 마이너스 15% 줄였던 정부는 존재하지 않고요. '차기 정부 5년간 100조 원 정도로 세수가 감소된다'. 국가의 지출 규모는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누군가가 세금을 감세한 것만큼 더 내야 될 수밖에 없어요. 그 누군가가 우리 후손일 수도 있고 다른 근로소득자일 수도 있는 거죠." 반면 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계엄은 찬물을 부었습니다. 비상계엄 직후 미국의 경제 주간지 포브스는 윤 전 대통령을 "GDP 킬러"라고 평가하면서 "한국 국민들이 대가를 오랜 기간 할부로 갚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5%로 무려 0.4%P나 하향 조정했습니다. 한국의 명목 GDP는 연간 약 2,500조 원. 대략 10조 원이 사라졌다는 뜻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성장률은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위기를 겪었던 정부는 물론 역대 그 어느 정부보다도 낮습니다. [류덕현/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사랑하는 사람들하고 따뜻한 곳에서 밥 한 끼 편안하게 먹는 것이 꿈이다' 이런 것이 우리가 사실 필수적으로 누려야 될 어떤 것인데 지금 필수적인 것을 느끼지 못하는 국민들이 너무 많다는 것은 굉장히 불행한 일이죠. 어떤 '리더들의 철학, 그다음에 도덕성, 그다음에 비전(미래전망), 이게 뭐냐 하는 것에 대한 질문을 우리 국민들은 한다'라고 생각이 들고요." ◀ 남상호 ▶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자리에서 내려왔지만, 그 자리엔 민주주의와 법치 훼손, 극심한 사회 갈등이라는 숫자로 계산할 수 없는 청구서는 물론 경제 파탄이라는 거액의 청구서도 남겨져 있었습니다. 이 청구서들은 이번에도 국민들의 몫이 됐습니다.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스트레이트
2025-04-06
남상호, 정동훈, 서유정
[맞수다] "김여사, 윤석열의 역린이자 국힘의 아킬레스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MBC 뉴스외전 (월~금 오후 01:50) ■ 진행 : 이언주 기자 ■ 대담 : 정옥임 전 국회의원 (18대), 김유정 전 국회의원 (18대) ◎ 진행자 > [정치맞수다] 시작하겠습니다. 정옥임 전 새누리당 의원, 김유정 전 민주당 의원과 함께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안녕하세요. 어제 국회 본회의장이 난장판이 됐습니다. 인권위원 선출 문제 때문이었는데요. 여당과 야당이 각각 인권위원을 추천했는데 민주당이 추천한 인사는 통과가 되고 국민의힘이 추천한 인사는 부결이 됐습니다. 먼저 관련 발언부터 듣고 시작하겠습니다. - 배준영/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어제)> 얼마 전에 경찰청에서 보고를 받았는데 우리나라가 사기 범죄가 점점 더 창궐해서 우려스러운… 국회 본회의장에서도 제가 사기를 당할 줄은 몰랐습니다. - 박성준/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어제)> 지금 대한민국에 누가 사기를 당했습니까? 국민들이 사기당한 것입니다. 온 국민이 지금 분노하고 있고요. ◎ 진행자 > 너무 소란스러워가지고 소리가 잘 안 들릴 지경인데요. 이 표결 상황을 한번 보여드릴게요,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민주당 추천 인사는 찬성 281, 반대 14, 기권 3표입니다.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이 찬성한 걸로 이렇게 보여지고요. 국민의힘 추천 인사는 찬성 119, 반대 173, 기권 6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반대한 걸로 보입니다. 여야 합의를 깼다 이게 국민의힘 주장이에요. 어떻습니까? ◎ 정옥임 > 보통 이러한 인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사전에 원내대표 간에 합의를 하는 게 관례였습니다. 일종의 신사협정 같은 것이죠. 근데 합의를 깬 거는 분명합니다. 그런 점에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제 민주당에서는 또 인권위원의 후보 적합성 같은 것을 문제 제기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합의를 해주지 말았어야죠. 합의를 해주어 놓고 이렇게 합의를 깨는 것은 사실은 지금은 민주당이 다수의 논리를 적용해가지고 상당히 유리한 듯 보이지만 향후에 국회의 어떤 관례로 볼 때 적절하지 못했다라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어떻게 보셨어요? ◎ 김유정 > 이후 상황이 조금 사실 우려가 되기는 합니다. 인사에 관한 본회의 표결이 여당야당 추천했을 때 사실 이렇게 부결되는 경우가 흔치는 않아요. 그런 점에서 향후에 서로 신뢰하지 못하면 일이 어떻게 꼬여 나갈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라는 그런 생각도 할 수는 있어요. 근데 당에서는 일단은 이거를 의사일정 그 다음에 안건 상정하는 것까지는 합의를 이룬 것이지 이 인권위원에 대해서 당론으로 이거를 가결시켜라라고 채택을 한 바는 없다라고 얘기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거를 반드시 통과시켜주겠다라는 합의를 한 거는 아닌데 그걸 가지고 무슨 극단적인 얘기들을 하고 있잖아요. 사기꾼 양아치 막 이런 표현들을 쓰고 있는 거 이건 과도하다라는 게 당의 입장인데, 보니까 대체로 여야가 추천을 하면 그건 대체로 바로 통과가 되는데 직전에 의총에서 조금 특별한 경우가 있었던 것 같아요. 같이 이 한석훈 후보하고 인권위원을 함께 지냈던 서미화 의원이 최초의 시각장애인 상임위원이었거든요. 인권위원회. 그런데 이분이 같이 3년을 지낸 본 거잖아요. 그런 결과로 너무나 부적절한 인물이다. 사실 인권위원회를 초토화시킨 인물이고 여러 가지 부적절한 경우들을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모든 건들에 대해서 노란봉투법이랄지 무슨 박정훈 대령 긴급구제 이런 것도 다 반대하고 막 이랬던 인물이기 때문에 진짜 이건 부적절하다. 우리나라 인권 문제를 위해서라도 이렇게 호소를 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의원들의 마음을 좀 움직이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당론으로 정해서 반드시 찬성해서 해야 됩니다라는 말을 하지 않던 차에 서미화 의원의 이런 호소가 개개인의, 개별 의원들에게 이제 통했던 거죠. 그런 점에서 사실 이분이 연임을 하려고 했던 것이라서 그동안에 3년 동안의 부적절했던 모습을 보였다면 국민의힘도 조금 다시 생각하는 게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우선 들고요. 얼마 전에 새로 임명된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도 사실은 국제인권단체에서 굉장히 깊은 우려를 하는 그런 인물이잖아요. 그래서 사실 대한민국의 인권을 여야 할 것 없이 함께 우려하고 걱정해야 되는 그런 순간인데 연임하려고 하는 국민의힘 추천의 이 인권위원마저도 매우 부적절하고 이거 절대 안 됩니다라고 호소하는 그런 또 의원이 함께했던 동료의원이 있었기 때문에 아마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결과가 이렇게 나오고 말았어요, 사실은. 그런데 통상적인 건 아닙니다. 그런데 매우 부적절하니까 이건 안 되겠다라고 개별적으로 판단해서 나온 것 같긴 합니다. 그래서 저는 부적절한 인물이니까 안 되는 게 맞는데 향후에 다른 여야 추천몫의 인사 투표할 때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 그 부분은 우려가 되죠. ## 광고 ##◎ 진행자 > 두 분 말씀을 들어보니까 두 분 다 의정활동을 하셨으니까 관례상으로 보면 통과되는 게 맞다라고 보시는 것 같아요. 근데 본회의 전에 민주당이 의총을 했고 의총에서 부적절하다 이런 얘기가 나와서 자율투표로 갔다는 거잖아요. 그럼 혹시 민주당 원내지도부에서 국민의힘에 우리가 의총을 해봤더니 분위기가 이렇더라 이렇게 얘기해 줄 수는 없었을까요? ◎ 정옥임 > 제가 그래서 지금 이미 말씀을 드리지 않았습니까. 지금 사실은 참 이분도 또 검사 출신이더라고요. 그리고 상당히 정치적 성향을 또 드러냈던 측면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분위기가 이렇다라는 거를 지금 앵커 말씀하셨듯이 사전에, 사전에 협의를 통해서 그래서 이왕이면 여당 추천몫으로 지금 그래도 외연이 그럴듯한 사람을 해가지고선 통과하는 게 맞는데 지금 여야 간 관계가 신뢰 제로의 상황이라는 걸 이렇게 극명하게 굳이 보여줄 필요가 있었는가. 사전 협의가 우선 안 돼 있다는 것하고 그 다음에 사전 협의가 안 돼 있는 상태에서 관례, 그리고 일단 이렇게 추천몫이 있으면 사실 인권위원이 누군지 일반적으로는 그렇게 큰 관심을 안 보이는 것도 하나의 상궤 같은 거였었는데 이번에는 또 서미화 의원에 의해서 이렇게 이야기가 나오고 그랬다고 그러는데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근데 어차피 여당 추천몫은 그냥 있는 것이니까 결국은 이제 다시 추천을 해야 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 진행자 > 미리 얘기할 수는 없었다고 보세요. 그 부분은 어떠세요? ◎ 김유정 > 글쎄요. 박찬대 원내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두 분이 그 정도까지 의총장의 분위기까지를 얘기해줄 정도로 그런 친분이나 어떤 신뢰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근데 설사 그 분위기를 전달했다 손치더라도 ◎ 진행자 > 자율 투표니까 또. ◎ 김유정 > 직전 본회의 1시 반쯤 보통 의총 하거든요. 2시 본회의면. 그런데 조금 늦어져서 2시 반에 열렸다 하더라도 그래도 어찌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은 없거든요. 그래서 서로 그 정도 신뢰관계가 돈독해서 분위기가 이거 영 아닌 것 같아요. 일단 알고 계세요라고 정도 할 수 있었으면 사기꾼이라고 안 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어쨌거나 의원들의 개개인이 다 헌법기관인데 그 결과를 놓고 정말 소신껏 양심에 따라서 투표한 거 아닙니까? 그런데 원내수석부대표가 나와서 그걸 가지고 사기꾼 운운하는 건 그건 더 과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정 의원님 말씀하신 대로 인권위원이 어떤 사람인지 의원들이 이렇게 눈여겨 안 봤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또 이 결과를 보면 인권위원 투표가 그렇게 중요해?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는데 아까 김 의원님 말씀하신 것처럼 이게 파장이 좀 있을 것 같아요. 여야 신뢰가 깨졌다. 이래서야 여야 합의를 할 수 있겠냐. 이 얘기 당장 나오고요. 헌법재판관도 있고 방통위원도 있고 국회 추천 인사들 줄줄이 있잖아요. 이러면 정상적으로 임명이 되겠어, 이런 걸 같거든요. ◎ 정옥임 > 이게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요. 사실은 말입니다. 의원들이 자율적으로 자기 의사대로 하는 게 맞아요. 근데 그동안에 그렇게 안 해왔단 말이죠. 그러면서 여야 합의 정신을 존중한다고 했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차원에서 향후에 자율적인 투표를 한다라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간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렇게 진영으로 쫙 나눠져 있는 상황에서 특히 한쪽 정당이 과반수 이상의 그런 의석수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리 경력과 자질이 있다 하더라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부결시킬 수 있는 가능성도 또 열었다라는 측면이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우리나라 정치가 과연 합리성 상식 이런 말로 통하는 정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그렇다 보니 향후에 지금 말씀하신 대로 헌법재판관이라든지 방통위원이라든 국회 추천 인사들이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이런 부분에도 큰 도전이 될 것이다라는 것을 예단할 수 있는 장면이 바로 이 장면이었다라고 봅니다. ◎ 김유정 > 아마 반면교사 삼아야 되겠죠. 이런 경우까지를 상정하지 못했을 거예요. 그리고 사실 아주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인권위나 국가위원회 비상임위원에 대해서 투표할 때 이렇게까지 의원들이 소관 상임위나 또 본인이 발의한 법안이나 이렇게 연관된 것 외에는 또 대체적으로 당에서 제대로 했겠거니 생각하고 투표를 하는 게 그게 보통이었어요. 그런데 굉장히 특별한 경우가 발생을 한 것이죠. 그리고 더군다나 국가인권위원장이 직전에 또 정말 문제적 인물이 됐기 때문에 더 아마 들여다보게 됐던 게 아닌가 생각하는데요. 이렇게 한 번 특별한 경우를 한번 경험을 했기 때문에 다음번에 할 때는 조금 원내대표끼리 조금 더 서로 단속하면서 그렇게 해야 양쪽에서 추천 인사들을 통과시킬 수 있지 않을까, 마냥 공석인 채로 갈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아마 이거를 반면교사 삼아서 이번에는 우리가 지난번에 그런 전례가 있는데 이렇게 하지 말고 서로 조금 분위기도 얘기해 가면서 하십시다, 그렇게 풀어나가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 진행자 > 우려보다는 어쨌든 여야가 조금 더 협의하는 분위기로 가야 된다. 이번 건을 반면교사 삼아야 된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 김유정 > 서로 달려 있으니까 추천위원들이. ◎ 진행자 > 어제 본회의에서는요. 인권위원 선출 말고도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노란봉투법, 방송4법, 25만 원 민생지원금법 재표결이 됐어요. 근데 법안 통과되지는 못했습니다. 민주당이 규탄대회 하겠다면서 의장이 정회 선포 안 했는데 본회의장 나왔어요. 예상되는 상황이기는 했습니다. 어떻게 보셨어요? ◎ 정옥임 > 같은 논리로 하면 이것도 국회의 규정대로 법대로 한 것이니까 마치 소위 인권위원회에 대해서 부결시켰듯이 그렇게 봐야 맞는 것이고요. 다수의 의석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법이라든지 노란봉투법과 관련해가지고는 사실은 예견된 것이잖아요. 정치적인 그런 차원에서 볼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여야가 신뢰가 없는 한 이런 일은 반복될 수밖에 없고요. 앞으로도 아마 거부권 행사 일단 야당이 밀어붙여서 통과를 시키면 그 다음에 거부권 행사, 재표결, 근데 재표결로 여당의 의석수 중에 8석 의석을 넘지 못하게 되면 계속해서 이런 일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라고 보여지는 것이죠. ◎ 진행자 > 또 이런 일은 있을 거다 이런 말씀이신데요. ◎ 김유정 > 지난 총선에서 8석을 더 얻지 못한 게 참 뼈아프죠. 시간이 갈수록 더 뼈아프게 느껴지는 대목입니다만 특히 노란봉투법 같은 경우에는 노동자 권익을 위한 것인데 이걸 굳이 이렇게까지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꼭 반대를 해야 되는 것인지 나머지 법들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좀 많이 안타깝죠. 그리고 의장이 정회 선포 안 했는데 나갔다, 사실 당에서 본회의장 입장했다가 퇴장하는 걸로 당론을 정하잖아요. 어떤 투표를 앞두고 그러면 정회 선포 기다려서 나가는 건 아닙니다. 이 결과를 두고 바로 나가서 규탄대회 하는 건 통상 그래왔고요. 여야 할 것 없이 국민의힘도 마찬가지고 근데 특히 몇 번째 반복이 되다 보니까, 21대에서 폐기된 법안을 다시 살려서 또 통과시키고 했는데 참 그 과정이 지난하죠. 그런데 규탄대회 하고 또 어떡하겠습니까? 또 해야죠. 그래서 될 때까지 그냥 하는 겁니다. 이게 무한 반복된다 할지라도 어느 순간에는 또 가능할 수 있을 거라고 저희 보고 있거든요. 특검법도 마찬가지고. 그래서 과정도 다시 발의하고 하는 과정도 많은 분들의 수고로움이 있을 것이고 통과시키고 이런 것들이 지치게 만드는 측면이 있어요. 그래도 다시 또 해야죠. 어떻게 하겠습니까. ◎ 진행자 > 민주당에서는 바로 이 법안을 다시 발의하겠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국민의힘에서 재표결 결과를 봐라 이탈표가 나왔다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25만 원 지원법 7표 있었고 노란봉투법 8표 있었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의미 부여할만한 숫자라고 보세요? 어떻게 보세요. ◎ 정옥임 > 7표 8표는 예를 들면 국민의힘에서는 굉장히 의미가 있고요. 민주당은 의미가 없는 수치라고 보면 될 것 같고요. 25만 원 지원법도 그렇고 노란봉투법도 그렇고 방송4법도 그렇고 정말 국회 내에 여당이든 야당이든 생각이 있는 의원이 있다면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고 여기서 분명히 충돌이 일어나는 조항이 있지 않습니까? 그것에 대해서 합의와 타협을 모색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이 맞는 거예요. 예컨대 노란봉투법과 관련해서 손해배상액과 관련해가지고 적어도 손해배상이라는 것이 실제로 하청업체 노조가 감당하기에 너무나 어려운 손해배상액은 안 되겠지만 그렇다 그래서 그 하청업체 노조는 모든 것이 옳은 것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정말 위법을 하거나 불법 탈법을 했을 때 이 정도의 손해배상은 감수하고 하라라는 그런 타협점이 있는 거 아니에요. 정치라는 게 타협의 예술이라는 게 그래서 나오는데 서로 마치 또 샅바싸움을 하듯 아니면 마주 달려오는 차에 서로 올라탄 것 같은 이런 것을 되풀이하면서 세비를 받는다라는 거는 세비를 줘야 되는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아까운 대목이죠. ◎ 김유정 > 저희가 각종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나 채해병 특검법 등은 야당이 전부 함께 합심해서 일치단결해서 192표 이렇게 나오긴 했었는데요. 나머지 법안들에 대해서는 재의결 부쳤을 때 다 생각이 같을 수는 없어요. 왜냐하면 야당이라 하면 개혁신당도 포함될 때도 있고 또 법안에 따라서 아닐 때도 있고 이렇게 하기 때문에 그래서 몇 표의 이탈표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야권의 연대가 붕괴되고 있다 이렇게 보여지지는 않고요. 개별법에 따라서는 조금 다른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만 이 특검법들에 대해서는 전부 다 일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그것도 굉장히 중요하죠. ◎ 진행자 > 그렇게 큰 의미를 부여할 정도는 아니다. 두 분 다 이렇게 보시는 거는 같고요. 지금 말씀하신 대로 여야 본격 대결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될 것 같아요. 대통령 거부권이 확실해 보이는 상황인데 야당 압박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 전현희/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모든 정황과 증거들이 오직 한 곳, 김건희 여사를 가리키는데 희한하게도 김건희 여사만 검찰의 칼끝에서 비껴나가고 있습니다. 지금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김건희 이야기의 진실입니다. 이제 김건희 특검은 즉각 시작되어야 합니다. ◎ 진행자 > 민주당에서는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다시 돌아왔을 때 재표결되는 시점을 10월 4일 본회의 이렇게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근데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고 여론이 지금 좀 안 좋아지고 있어요. 그래서 여권에서도 좀 다른 기류가 있는 거 아니냐 또 재표결 했을 때 변수가 있는 거 아니냐 이탈표 얘기도 그래서 자꾸 나오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 정옥임 > 그러니까 김건희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역린이면서 윤석열 정권의 급소면서 국민의힘의 아킬레스건이 된 거예요. 그래서 사실은 지금 계속해서 유튜브라든지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 선거개입이라든지 도이치 주가조작과 관련한 뉴스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고요. 그중에 어떤 정보는 검찰 발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정보도 지금 나오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것을 지금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맞는 것이냐에 대해서 계속해서 옹위해야 된다라는 세력도 있을 것이고, 좀 더 우리가 이것에 대해서 먼저 치고 나가는 전략을 세워야 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아요. 근데 이것을 끝까지 막아야 된다라고 하는 측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과거에도 사과를 했는데 오히려 사과를 하면 할수록 더 그 압력이 강해지더라 이런 경험담 같은 주장을 하는데요. 제가 과거를 반추해보면 사과를 하되 민주당이나 일반 국민이 생각할 수 없는 기대 이상의 것으로 이것을 제압하는 것 외에 과연 대안이 있을까 싶어요. 지금 그럴 정도로 이것은 물꼬가 터져가지고 둑이 무너질 정도까지 되면 사과도 의미가 없는 상황도 되거든요. 그래서 그걸 가지고 지금 아마 당내에 그런 어떤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누가 보더라도 이거는 지금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그러한 문제는 계속해서 스태이크를 건 몇몇 언론이 있거든요. 그 언론들은 아마 끝까지 갈 것 같아요. 쥐고 앉아가지고 지금 시간차 공격을 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전략을 잘 세워야 될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그러면 재표결로 갔을 때 영향이 있거나 변수가 좀 되는 면이 있다고 보세요? ◎ 정옥임 > 제가 볼 때 지금 영향이 있지 않을 거예요. ◎ 진행자 > 지금은 아니다. ◎ 정옥임 > 과연 이번에 국감에서 또 어떤 진실이 밝혀지느냐 그래서 여론이 어떤 식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국회의원들의 생각이 조금씩 달라질 수는 있지만, 10월 4일에 재표결 시점 그때 바뀔 거라고는 보지 않아요. ◎ 진행자 > 그렇지는 않다. 이 시점상, 어떻게 보세요? ◎ 김유정 > 시점은 조절할 수도 있을 겁니다. 재의결은 언제 해도 상관이 없거든요. 그래서 저는 10월 10일 날 소위 김영선 의원과 명태균 씨 여사의 공천개입 문제에서 핵심 증인으로 10월 10일 날 국감에 출석을 하잖아요. 알파벳 E씨라고 지금 명명되어 있는, 그 증인 출석하는데 그분이 김영선 전 의원이 사기 횡령 이런 걸로 E씨를 창원지검에 고발을 하니까 고맙다라고 얘기를 했어요. 제대로 다 끝까지 밝혀보겠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고 그 다음에 10월 10일 날 국감에 증인으로 나와서 김영선 명태균 같은 사람이 여의도 정치권에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라는 얘기를 나는 할 것이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지금 증거들을 아마 가지고 얘기를 할 거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어요. ◎ 진행자 > 그렇죠. ◎ 김유정 > 그러니까 저는 또 한편 그날이 10월 10일인데 그날이면 선거법 공소시효가 끝나거든요. 총선의. ◎ 진행자 > 맞아요. 그것 때문에 지금 10월 4일 얘기가 나왔던 거죠. ◎ 김유정 > 그런데 선거 공소시효가 끝나는데 오히려 법을 통과시키려면 그날 국민의힘 의원들 중에 걸려 있는 사람들이 마음에 부담을 덜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 거예요. 10월 10일 날. 그리고 10월 10일 날 국감에 증인으로 나와서 이분이 무슨 얘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분위기가 더 험악해질 수 있겠죠. 그런데다가 자고 일어나면 주가조작 사건, 그 다음에 공천개입에 새로운 뉴스들이 끊임없이 지금 나오고 있어서 뉴스를 따라잡기가 힘들 정도의 여사 관련된 뉴스가 생산이 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날짜를 조금 늦췄을 때 국감 중에 사실 본회의 하는 경우는 드무니까 끝나고 10월 말 전에 25일 국감 끝나고 나서 얼마든지 저는 가능하다고 보거든요. 그 경우에도 사실 8표를 온전히 가져오기가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그러나 몇 표라도 저는 이동할 수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라고 생각하고요. 지난번에 특검법들을 추석 지나서 9월 19일 날 본회의에 상정할 때 그때도 합의 안 된 거 올린다라고 해서 굉장히 극렬 비판을 하던데 국민의힘은, 그때 필리버스터를 못했잖아요. 여러 가지 이유를 대긴 했어요, 추경호 대표가. 그렇지만 저는 그게 안 하는 게 아니고 못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김건희 여사나 이 부분에 대해서 방어할 자신이 없는 거예요. 의원들이 민심을 가장 잘 알고 있고 추석 때 가봤잖아요. 그런데 김 여사에 대해서 더 이상 내가 방어하는 거를 기록으로 남기지 않겠어라는 마음들이 아마 다 들 겁니다. 그래서 못했던 거고, 갈수록 지금 더 어려워진다. 그러니까 방어 불가, 소위 실드 불가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 것이고 국감 때 그 증인 출석하는 그분 뿐만이 아니고 다른 상임위에서 지금 추가적으로 어떤 것들이 더 나올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저는 몇 표의 이탈표는 가능하다라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말씀하신 것처럼 이제 10월 4일 얘기가 나왔던 것은 공천개입 의혹의 선거법 공소시효 때문이기는 했는데 국정감사를 지나면서 오히려 그 여론은 더 악화될 수 있다, 그래서 그게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보시는 것 같은데 지금 여론 얘기를 했으니까요. 여론조사기관 4곳이 공동으로 하는 전국지표조사 결과가 어제 나왔습니다. 보시면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찬성한다라는 응답이 65%였어요.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에서도 찬성 여론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경북이나 부울경에서도 지금 돌아서는 상황이거든요. 이거를 어떻게 보세요? ◎ 정옥임 > 여당은 곤혹스러워하고요. 대통령실은 어떤 입장인지 제가 확인해보지 못했으나 궁금하거든요. 그리고 김건희 여사 특검과 관련해가지고 부울경에서 찬성 여론이 절반을 넘었다고 하잖아요. 이 지역의 민심이 심상치 않다라는 건 순직 채해병 특권과 관련해서는 그래도 버텨주는 그런 여론이 있는 것 같은 그런 상황이었는데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가지고 가장 당혹스러운 포인트는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가지고는 상당히 비판적이라는 거예요. 이것이 굉장히 함의가 큰 이야기입니다. 적어도 지지층의 이반이 만약에 여사 문제와 관련해서 일어난다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황당하죠. 무슨 정책을 잘못했다든지 아니면 내부에 어떤 정치인이 무슨 게이트가 있다든지 이게 아니고 여사 문제다 그렇게 되면 황당하고 당혹스러운데 어떻게 말을 붙여보기 어려운 그런 지금 상황이라는 거거든요. 이럴 때 누군가가 분연히 이 부분에 대해서 정리가 돼야 되는 것은 맞는데요. 아직까지는 사실은 소위 유튜브 방송이라든지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 선거개입이라든지 이렇게 얘기가 나왔다고 그러지만 실제로 그 여사의 육성이 나왔다든지 아니면 이것이 결정적 물증이다 할 정도의 그게 안 나오기 때문에 대통령실 전략은 그건 것 같아요. 끝까지 지켜보고 일단 다 나온 다음에 전략을 어떤 식으로든 수습하는 전략을 만들겠다라는, 뭐가 나올지 아직은 모르는 상황이고 아직 물증이 안 나왔기 때문에. 근데 이것이 정치적으로 주는 함의는 계속 시간차 공격으로 살라미처럼 하나씩 하나씩 뜯어서 하다 보면 계속해서 민심은 나빠진다라는 것이죠. 아마 법의 영역과 정치의 영역의 차이가 아닐까 근데 여기는 정치권이거든요. 그래서 그거에 대해서 굉장한 그런 고민을 해야 될 것 같아요. -- ◎ 진행자 > 이 여론조사 결과 어떻게 보셨어요? ◎ 김유정 > 이게 민심이거든요. ◎ 진행자 > 민심이다. ◎ 김유정 > 보수층도 다 돌아서고 또 대통령의 지지율만 보더라도 대선에서 당선될 때 48% 좀 넘었는데 지금 반타작이잖아요, 사실. 그러면 그거는 보수층이 돌아섰다고 당연히 말할 수밖에 없는 건데, 이게 민심인데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라는 게 도대체 이게 어느 나라 말인지 진짜 궁금하죠. 이 민심을 완전히 외면하겠다는 것인지, 그래서 왜 이럴까. 대통령이 뭔가 얘기할 수 있잖아요. 김건희 여사한테 대통령 외에 누가 얘기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대통령도 얘기할 수 없겠구나라는 그런 칼럼을 발견했잖아요. 어제 자로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쓴 칼럼에서 많은 법조계 선배들이 걱정한다. 대통령에게 여사에 대해서 자제시켜야 되지 않냐 이런 취지의 얘기를 하니까 제가 집사람한테 그런 말할 처지가 아닙니다라는 얘기를 했다는 칼럼을 봤어요. 아니 그러면 대통령이 못하면 누가 할 수 있습니까. 그러면 완전 컨트롤이 불가하다는 얘기인데 계속 이대로 가겠다는 이야기인지 완전히 민심이 이렇게 들끓어도 특히 과거 지지층마저도 이렇게 외면하고 있는데 이렇게 민심을 무시하고 가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고요. 그리고 사과 얘기하는데 사과의 공소시효는 이미 지났습니다. 지금 사과해도 소용없어요. 이미 일이 너무 커졌고 너무 많은 일들이 터져 나오고 있고, 그래서 사과 가지고는 안 되는데 또 사과하면 과거에 보니까 지지율이 떨어진다. 더 떨어질 지지율이 어디 있습니까? 지금 뭐 어떻게 10% 가야 되고 한 자릿수 나와야지 더 떨어진다는 겁니까? 지금 그거는 정말 너무 부적절한 반응인 것 같고요. 그래서 과거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 그 무렵에는 진짜 한 달 사이에 지지율이 급전직하했잖아요. 막 25에서 17에서 한 자릿수 가고 이런 상황인데 그렇게 될 때까지 한번 기다려보다가 우리가 대책을 세우겠다는 그런 이야기인지 도무지 이 반응에 대해서 상식적으로 저는 이해가 잘 안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민심을 좀 겸허히 보시고 저부터 민심을 경청하겠다라는 말을 정말 귀에 못이 박히도록 우리가 들었는데 생각을 깊이 하셔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진행자 > 두 분 다 지금 사과 얘기를 계속하고 계신데 그 사과에 대해서 당내에서 친한계 친윤계 생각은 완전히 다른 것 같아요. 친한계에서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우리가 해결하고 가야 된다, 사과도 해야 된다 이런 주장이고 대통령실하고 친윤계는 아까 정 의원님 말씀하신 것처럼 사과한다고 해결되냐 야당 프레임에 말려든다. 과거에 해봤더니 지지율 더 떨어지지 않았냐 이러거든요. ◎ 정옥임 > 우선 이 리스크를 털어야 된다라는 친한계 정치인들의 주장도 사실은 그게 맞는 건지 안 맞는 건지가 속으로 헷갈리는 이유가 있어요. 리스크의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일단 파악해 봐야 돼요. 사실은 별 리스크가 아닌데 모함이 많다. 그럼 오히려 당당하게 '좋아 털겠어' 할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만약에 이 리스크가 털 수 없을 정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어떤 진실이 있는 리스크라면 이게 과연 털릴까 그런 생각도 들어요. 이게 어느 정도까지, 예를 든다면 선거 개입이다 내지는 무슨 다양한 인사 개입이다 또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과 관련해서 아마 대통령도 결혼 전이라 몰랐을 뭔가가 있다 이렇게 나오면 그 리스크를 그럼 어떻게 털 수가 있느냐는 것이죠. ◎ 진행자 > 누가 확인해요. ◎ 정옥임 > 이미 도이치모터스와 관련해가지고는 지금 검찰이 확인해준 내용이라 그러면서 다른 방송에서 또 보도 나오는 내용이 있거든요. 어디까지인지의 그 리스크에 대한 정의가 필요한 것이고요. 친윤계에서는 그렇게 얘기하잖아요. 이거 프레임에 말려든다 그랬는데요. 이 말씀은 드릴 수 있어요. 팩트와 관련해가지고, 박근혜 정부 때 총선이 끝나고 그때 장관 인사와 관련해서 굉장히 시끄러운 이후에 그 미르재단 하면서 문제가 나왔을 때 그때도 사과해야 된다라는 말을 내부에서 했을 때 그 사람들이 엄청 비난을 당했어요. 총질한다 칼질한다 해가면서. 그랬을 때 그때 당대표가 어떤 식으로 대응을 했냐면 단식을 했죠. 그래서 주의를 돌려보려고 그랬는데 잘 안 됐어요. 그런데다가 그때도 이런 식의 방송이 있는데 소위 상당히 당시 정부에 비판적인 평론가가 비판을 하자 여당 국회의원이 그 방송국에 전화 인터뷰를 하면서 그 앞에 면전에서 평론가를 비난하는 서슬이 퍼런 그런 상황도 연출이 되기까지 했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사과할 줄 알았는데 시정연설에 오셔가지고 개헌을 꺼내요. 개헌 카드를. 그런데 그때 소위 뭐라 그럴까 주의를 분산시키는 효과가 없었어요. 계속해서 이 문제를 가지고 그렇기 때문에 그때 만약에 사과를 당시 야당이 요구했던 이상으로 하면서 대통령께서 정면돌파를 하셨으면 어땠을까라는 저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는데 다 개인의 기억이 달라요.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은 사과 충분히 했는데도 오히려 프레임에 말려들었다고 그러는데 이건 지금 대통령의 문제가 아니고 여사 문제거든요. 그래서 이것에 대해서 우선 리스크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파악을 해가지고 당이 어쨌든 뭔가 결단을 내리지 않고 표현은 뭐합니다만 이렇게 그냥 뭉개고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닐 것 같다라는 그런 불안감이 있습니다. ◎ 김유정 > 공동운명체라고 하셨잖아요, 대통령이 당과. 그런데 공멸해가는 과정이죠, 지금. 그래서 당이 뭔가 소위 손절하지 않으면 당도 같이 추락해 갈 수밖에 없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한동훈 대표가 독대니 뭐니 얘기해서 이런 각종 리스크에 대해서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것 의료대란 문제를 얘기해보려고 했던 건데 지금 이렇게 됐잖아요. 근데 지금 보도되는 것들을 보면은 검찰만이 알 수 있는, 혹자는 피고인의 변호사, 관계자의 변호사 이런 얘기 하던데 각각 또 다른 사람들과 관련된 것들이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건 검찰 내부에서 적어도 가지고 있는 정보라는 건 우리가 알 수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건들이 계속 터져 나오고 있잖아요. 2차 주포의 도주 중에 쓴 편지랄지 결혼한 이후에 연락 없다고 했었는데 이종호 씨와의 어떤 연락이 2020년에도 수십 차례 있었고 또 그 다음에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뭔가 관련한 수사나 관계자에 대한 조사, 이런 게 이루어질 때 또 통화 내지는 이런 게 있었다. 이렇게 나오고 있잖아요. 그리고 손해 보고 나왔다. 4천만 원 정도. 그리고 계좌 활용당한 거다, 우리 당한 거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또 그 손실을 보전한 것 아니냐 라는 취지의 돈을 보내줬다는 얘기도 나오니까 정말 화수분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어요. 그런데 이런 내용들이 정확한지는 몰라도 검찰은 알고 있는 그 증거들 아닙니까. 진술 조서랄지 이런 것들이. 그러니까 이런 것들을 쥐고 있으니까 4년간 이거를 뭉개고 지금 어찌 할지 모르고 있었구나라는 거를 우리가 확실하게 알 수 있잖아요. 왜 무혐의 처분도 못하냐 왜 기소도 못하냐, 무혐의 처분 못하는 건 일말의 검찰의 양심이었겠죠. 이런 증거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데 기소는 눈치가 보이는 거겠죠. 그래서 지금 4년간 뭉갰는데 이걸로 더 이상 뭉갤 수 있을까요? 이런 식으로 내부에서 어떤 내용들이 쏟아져 나올지 국민의힘도 모르는 겁니다. 대통령실도 몰라서 지금 묵묵부답하고 있는데 당에서 이걸 어떻게 책임을 져요,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냥 저절로 분리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도래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당이 어떻게 알아요. 당사자가 말을 하지 않는데. 그러니까 당사자가 이건 답을 해야 되는 그런 상황인 거죠. 그래서 당에서는 끊임없이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는 게 어떤 식으로든 분출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답은 대통령실에서 해야 되겠죠. 그리고 수사는 빨리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걸 그냥 두고 봅니까. 이렇게까지 많은 얘기들과 증거들이 막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는데도 어디까지 나오나 보자라고 지켜본다는 건 진짜 너무 한가한 일 아닙니까. ◎ 진행자 > 그래서일까요. 어제 한동훈 대표가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서 정부와 구분되는 여당의 역할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그 발언 들어보시겠습니다. - 한동훈/국민의힘 대표 (어제)> 우리 국민의힘은 당당하고 설득력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무조건 민주당에 반대하기만 한다. 또는 무조건 정부 입장을 무지성으로 지지하기만 한다라는 식의 오해를 받아서는 안 됩니다. ◎ 진행자 > 뒷부분이 주목이 돼요. 정부를 무조건 지지하기만 한다라는 오해, 이 부분은 어떻게 들으셨어요? ◎ 정옥임 > 맞는 말이고요. 맞는 말인데, 상당히 지성적으로 말씀을 했잖아요. 근데 그냥 진솔하게 지금 뭐가 문제입니다라고 얘기해야 돼요. 독대도 못했잖아요. 여론조사 보니까 25대15, 이재명 대표도 하나도 변함이 없어요. 변할 수가 있나요? 사법리스크도 있고 민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지금 국민의힘이 거의 지금 죽을 제조하는 상황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 이런 상황까지 왔는데 당대표로서 다 맞는 얘기고 또 안타까워하는 사람들도 있고 어쩜 독대도 안 해주냐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좀 결기 있게 안 돼, 우리가 지난주에도 그 얘기한 거 기억이 나는데 결국은 소위 만찬에서 당대표가 말할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한 그런 상황이 조성됐다는 걸 우리 다 알아요. 그러면 진짜 큰대자로 누울 각오로 뭔가 얘기를 하는 그런 모습이 연출되었어야 되는 게 아닌가 그리고 맞는 말이에요. 정부 입장을 무지성으로 지지하기만 한다는 식의 오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데 그게 오해는 아니죠. 지금 여태까지 그래왔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지금 문제는 의정 갈등과 여사 문제입니다 라고 본인이 지금 생각하는 것을 진솔하게 호소해야 돼요. 지금 한동훈 대표에 대해서 뭐라고 얘기를 하냐면 당내 지지 기반이 없다라고 얘기해요. 아무도 한동훈을 따라 나설 사람이 없다라고 얘기하는데 본인이 대중으로부터 설득력 있는 얘기를 해야 의원들도 따라가지 않겠어요. 맞는 말인데 무지성적으로 무조건 정부 입장은 그게 아니고 지금 핵심 쟁점이 이건데 이것과 관련해서 우리가 어떤 입장이어야 되고 이것에 대해서 대통령께 설득해야 되고 이것 때문에 보수정당이 또 다른 시련을 겪어서는 안 된다는 거, 심지어 지금 당내에서는 원래 보수정당 사람도 아닌 외부인 두 사람이 와가지고 지금 당이 어떻게 됐느냐라고 볼멘소리를 물론 비공개적으로 비공식적으로 하겠지만 하는 사람도 있다라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한동훈 대표로서는 국민의 마음을 잡고 당에 일단 국회의원들을 잡을 수 있는 설득력 있는 그런 논리적 설파가 중요해요. 지금 굉장히 지적으로 학자적으로 얘기했는데 이런 학자적인 얘기 가지고 설득력이 있을까요? 맞는 말이긴 하죠. ◎ 김유정 > 한동훈 대표가 대표 출마하고 나서 저희가 정치학 시간에 리더십의 다양한 유형에 대해서 배웠는데 굉장히 특이하고 재미있는 표현을 했어요. 박력 있는 리더십을 얘기하더라고요. 지금 박력이 하나도 없어요. 무슨 호기롭게 내가 특검법 발의할 거예요, 꼭 발의합니다 얘기했는데 발의는 커녕 지금 두 달 됐는데 민주당을 향해서 그거 아니라는 얘기만 하고 있지 도대체 본인의 안이 무엇인지 아무도 몰라요. 제가 보기엔 본인도 모를 것 같아요. 그리고 아까 얘기했잖아요. 민주당에 무조건 반대하는 모습, 저는 그게 특검법에 찬성하는 뭔가 모습을 보여주려나라고 지금 기대가 돼요. 그런데 또 정부의 반대 같은 이야기죠. 결기 있게 말은 하는데 결과적으로 뒤에 뒤따르는 어떤 행동이나 성과로서 뭔가 보여주지 못하면 이건 박력이 하나도 없거든요. 그런데 본인이 굉장히 멋있게 무슨 박력 있는 리더십 얘기를 해서 진짜 뭔가 보여주려나 보다라고 일말의 기대를 했는데 지금까지는 아무것도 없어요. 그런데 나오는 뉴스들마다 점점 수습불가 국면으로 가는 거잖아요. 게다가 여당 의원들과도 수시로 주고받은 문자, 격려의 문자건 위로의 문자건 김건희 여사가 보낸 문자 통화 기록 이런 것들을 가지고 있는 의원들이 상당수 있다라는 거잖아요. 여차하면 그게 어디로 어떻게 튈지는 본인들도 지금 모를 겁니다, 가지고 있는 본인들도. 심지어 의원들도 그런 마당인데 기억하지도 못하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과의 소통의 기록들이 어떻게 발현이 될지 알 수 없거든요. 당에서는 진짜로 바른 말을 해야 되고 독대 가지고 계속 요청하니까 스토킹 처벌법 걸리는 거 아니냐 한동훈 대표 이러다 큰일이다라는 걱정하는 분들도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독대사나이 한동훈 대표가 어떻게든지 이걸 관철을 시켜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이해가 안 되는 게 더 급한 사람은 대통령이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대통령이 만나서 우리 얘기 할까 이렇게 해야지 되는데 본인이 뭔가 말릴 그런 말할 처지가 아니라고 했다는 게 그게 사실이라면 칼럼에 나온 대로 그러면 더 급한 쪽은 오히려 대통령이어야 되고 이런 부분들 논의를 해야 되지 않습니까. 이거 어떻게 하면 좋겠냐라고. 그런데 오히려 한동훈 대표가 애걸복걸하는 모습이고 대통령이 굉장히 한가해 보여요. 그래서 이럴 때인가. 이렇게까지 지금 현실 인식이 정확하게 안 되어 있는가. 이게 우리 국민의 비극 아니겠습니까. ◎ 진행자 > 근데 보면 대통령하고 한 대표가 신뢰가 바닥이다, 지금 언론들이 이렇게 쓰고 있고 직접 소통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지금 보면. 기사 나오는 걸 보면 용산 참모진이 이랬다, 여권 관계자가 이랬다, 이렇게 빙빙 돌리는 얘기가 나오거든요. 이 방식이 맞습니까? 지금. ◎ 정옥임 > 직접 소통이 안 되니까요. ◎ 진행자 > 안 되니까 할 수 없이 나오는 거다. ◎ 정옥임 > 심지어는 또 나오는 게 한동훈 대표가 생각 외로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를 하면서 전화를 먼저 끊고 소리를 치고 이런 얘기까지 지금 다 나오잖아요. 근데 그게 친한계 쪽에서 나오는 얘기는 아니에요. 그래서 얼마만큼 그 얘기를 믿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어차피 대통령과 직접 소통이 안 될 정도로 대통령은 한 대표를 지금 거부하고 계시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본인 얘기처럼 폴 매카트니와 존 레논 얘기를 하면서 자기는 절벽에서 떨어질 수 있다 그랬는데 지금 보기에는 절벽에서 훨씬 멀리 떨어진 저 큰 나무 뒤에 기대서 떨어질 수 있다라고 말만 하는 것 같다라는 느낌을 받는 것이죠. 그리고 지금 어떻게 보면 단기적으로는 한 대표가 더 바쁠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보궐선거가 있잖아요. 그럼 보궐선거에서 적어도 국민의힘이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지역에서는 확실하게 이겨줘야 되거든요. 그리고 만약에 본인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가 이재명 대표하고 맞먹을 정도, 25%만 되더라도 당내 위상이 저 정도 아닐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는 지금 많은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전략적으로 그리고 대통령하고도 지금 각을 세운다기보다는 대통령께 어떻게 해서든지 문제를 해결해 달라라고 누구 말대로 진짜 무릎이라도 꿇더라도 내가 국민을 위해서 이 문제는 해결하겠다라는 그런 모습이 보여야 되는데 무슨 행사장에서 똑같이 꼿꼿하게 둘 다 이렇게 앞에만 쳐다보고 있으면서 인사도 안 하고 그보다는 좀 더 정중하되 문제를 해결하는 그런 당대표의 모습, 그리고 굉장히 절실하게 노력하는 모습으로 다가가야 되지 않을까. 만약에 이거 문제 해결 안 되고 보궐선거에서도 생각보다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든지 그러면 오히려 지금 단기적으로 급한 쪽은 한동훈 대표라고 대통령실은 생각하는 것 같아요. 내가 안 만나주고 연찬회도 안 가고 그러면 넌 아웃이야 이렇게 생각하는 건가라는 생각까지 들어가는 것이죠. ◎ 김유정 >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알아서 풀 문제긴 합니다만 이런 가장 중요한 소위 어떻게 보면 정권의 리스크이기도 합니다만 나라 망신스러운 일이기도 하고요. 국민들은 굉장히 부끄러워하고 있잖아요. 이 사건들 하나하나가 그래서 또 해왔던 해명과도 배치되는 것들이 나오고 있는데도 마냥 침묵하고 있는 것은 정말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국민이 있으니까 대통령도 있는 것이죠. 하루아침에 갑자기 어느 날 생각해 보세요. 인생 처음 출마했는데 그게 대선이고 처음이자 마지막 선거 출마 아닙니까? 그런데 아직도 무슨 뭔가에 미련이 남아서 왜 민심을 받들지 못하는지에 대해서 진짜 누군가는 자리를 걸고 얘기를 해줘야 돼요. 저는 그런 얘기를 정진석 비서실장이 하라고 경험 많은 중진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을 한 줄 알았더니 그 말 누구 말도 지금 듣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참 그것도 걱정이 태산인데요. 잘 풀기 바랍니다. 정말 걱정입니다. ◎ 진행자 > 마지막으로 이 얘기만 하고 끝내야 될 것 같은데요.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 얘기 잠깐 해볼게요. 김홍걸 전 의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를 100억 원에 일반인한테 매각해서 논란이 됐잖아요. 상속세 못 내서 그랬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김대중재단이 현 소유자와 재매입 권리를 확보하는 협약을 체결했는데 문제가 돈입니다. 그래서 결국 성금을 모아서 재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랬는데 국민 성금 모아서 김홍걸 전 의원에게 주는 거 아니냐 이렇게 비판하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이거 어떻게 보세요? ◎ 정옥임 > 진짜 궁여지책이요 고육지책 아니겠습니까. 의원님이 재단의 이사 아니세요. 얼마나 참 당혹스럽고 민망할까 싶고요. 사실은 김대중 대통령이 한국의 정치사에 족적이 굉장히 많잖아요. 특히 본인이 권력을 잡고도 소위 뭐라고 그럽니까? 보복의 정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이 높이 사요. 김대중 대통령과 같은 진영에 있지 않은 사람도. 그리고 저는 김대중 대통령이 서거하시고 장례식을 치른 날 이희호 여사가 그 광화문 한복판에서 연설하시는 걸 보고 제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한편으로 놀라웠고 한편으로 김대중 대통령을 만드신 분은 이희호 여사구나라고 속으로 생각했었거든요. 근데 김홍걸 전 의원을 보면서 두 분이 아마 얼마나 정말 혼백이 있다면 얼마나 참담할까 싶어요. 그 얘기로 저는 답을 다 했다고 봅니다. ◎ 진행자 > 하실 말씀이 많으실 것 같은데. ◎ 김유정 > 보존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이희호 여사님의 유지이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 김홍걸 의원 아들에 의해서, 유일하게 여사님이 직접 출산한 아드님이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일이 되고 나니까 참 굉장히 민망하고 안타깝죠. 그리고 사저를 매입해간 분이 굉장히 좋은 의도로 선의를 가지고 사저를 보존하겠다 이렇게 만들겠다라고 했습니다만 재단에서는 그게 개인사업자이시기도 하고 향후에 계속해서 보전된다는 걸 누가 또 장담할 수 없으니까 그 뜻은 충분히 감사합니다만 우리가 다시 사들여서 또 손해 가지 않도록 이렇게 하겠다는 취지를 충분히 전달해서 되는 걸로 알고 있고요. 많은 분들이 십시일반 재단에 전화도 해오고 그러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 성금 모아서 김홍걸 의원 100억 주는 거 아니냐 이 말은 조금 너무 과도한 반응이 아닌가. 세금고지서 하는 게 아니잖아요. 청구하는 게 아니잖아요. 뜻 있는 분들의 성의를 모아서 해보겠다라는 건데, 그렇게까지 야박하고 각박하게 얘기할 수밖에 없었는지 김종혁 최고위원이 그래도 바른 말씀도 많이 하시던데 용산에도 바른 말 하시고 이러던데 조금 야박하다 이런 느낌도 가졌는데요. 이 차제에 김홍걸 의원도 이 부분에 있어서 같이 조금 책임을 지고 동참하는 게 저는 도리상 맞다라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사저 보존의 의미를 좀 더 달라, 이런 말씀으로 듣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사 본문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MBC 뉴스외전]과의 인터뷰라고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2시뉴스
2024-09-27
[맞수다] 여당 보이콧? "처음 봐"‥"실패할 전략"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MBC 뉴스외전 (월~금 오후 01:50) ■ 진행 : 이언주 기자 ■ 대담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김상일 정치평론가 ◎ 진행자 > [정치맞수다] 시작하겠습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김상일 정치평론가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안녕하세요? 안녕하냐고 인사하기가 참 그렇습니다. 어젯밤 8시 50분 열린 국회 본회의 얘기부터 저희가 해야 될 것 같은데요. 국민의힘은 불참했고요. 야당 단독으로 11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습니다. 우선 관련 발언부터 듣고 얘기 나누겠습니다. - 박찬대/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빨리 국회를 열어서 일을 하자는 집권여당은 봤지만 법을 어겨도 좋으니 일하지 말자는 이런 집권여당은 정말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민주당은 어제 구성된 상임위들을 즉시 가동하여 현안을 살피고 필요한 법안들을 신속하게 통과시킬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습니다. 당장 부처 업무보고부터 요구하고 불응시 청문회를 추진하겠습니다. - 배준영/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국회의장 우원식은 편파적인 의사진행과 의사일정 작성으로 중립 의무를 어겼으며, 나아가 강제적으로 국회의원 상임위를 배정하는 등 일반 국회의원의 표결 심의권을 심대하게 침해하는 등 중대 위법한 권한 남용으로 국회법 및 헌법으로 보장된 의회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였음. 제22대 국회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우원식 국회의장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하는 바임. ◎ 진행자 > 양당 얘기를 들어보면 협상의 여지가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국회의장부터 운영위, 법사위까지 야당이 다 가져간 게 헌정사상 처음입니다. 어느 쪽이 더 책임이 있습니까, 누구 탓입니까? ◎ 장성철 > 민주당에 책임이 있죠. ◎ 진행자 > 민주당 책임인가요? ◎ 장성철 > 예, 그동안 왜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 왜 그동안은 벌어지지 않았을까. 국회는 대화·타협·조정, 여야 대표 의원들 간에 협의와 합의를 통해서 운영되는 기구예요. 그런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야당의 목소리를 반영한다는 것 자체가 이건 국회의장으로서의 중립성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 아니냐 그렇게 지적해 볼 수밖에 없고요. 22대 국회 때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잖아요. 야당의 단독 국회 개원, 야당의 단독 국회의장 상임위원장 선출, 이런 것들이 그동안 왜 우리의 선배 의원들은 왜 이런 일을 왜 하지 않았을까. ◎ 진행자 > 21대까지는 없었던 일이 22대에 왜 이렇게 나오느냐. ◎ 장성철 > 그런 것들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고 느껴봤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일방적으로 개원식에도 참여를 안 하고 선출에도 참여 안 하는 것 잘못하지 않았다, 잘했다라고 지적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그래도 그동안 많은 국회의장들은 원 구성의 법정 시한, 국회법에 규정된 시한이 다가오더라도 여야 대표들 간에 조금 더 합의해 보세요. 합의해 오세요. ◎ 진행자 > 시간을 조금 더 주고 이렇게 했다 이 말씀이시죠. ◎ 장성철 > 네, 대화하고 타협하고 조정해라, 그러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그렇게 여유 있게 국회를 운영했었는데, 지금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이것은 민주당과 우원식 국회의장이 더 많은 책임이 있고 잘못했다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진행자 > 어떠세요? ◎ 김상일 > 글쎄요. 제가 평상시 같으면 우리 장 소장님 말씀에 200% 동의를 했을 거예요. 근데 지금은 그렇게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 진행자 > 상황이 좀 다르다고 보시는 거예요? ◎ 김상일 > 국회만 놓고 보면 저렇게 말씀할 수 있죠. 근데 우리가 견제라고 하면은요. 더 큰 견제가 있어요. 행정·입법·사법의 큰 삼권분립의 견제 원리입니다. 그게 깨져 있는데 의회에서만 견제 원리를 지키라는 게 맞겠습니까? 맞지 않아요. 지금 상황 자체가 굉장히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인 상황입니다. 행정부가 입법부를 전혀 존중하지도 않고 국민의 민의도 전혀 존중하지 않아요. 그러면 뭔가로 거기에 견제를 할 수 있는 기제가 있어야 되지 않습니까? 그게 지금 이런 식으로 나타나는 거예요. 작용과 반작용인 겁니다. ◎ 진행자 > 국회 안에서의 논의라면 얼마든지 여지가 있지만, ◎ 김상일 > 국회 안에서만 놓고 보면 저도 우원식 의장과 민주당을 비난할 수밖에 없어요. 근데 외부 상황까지 같이 고려를 하면 지금 상황에서는 이런 식으로 하는 거는 반작용일 뿐이다라고 저는 말씀드릴 수밖에 없는 거예요. 왜, 대통령이 이전에 우리 총선 전에 어땠습니까? 여당 야당이 못하기 경쟁을 했어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됐습니다. 계속 잘못해요. 선순환으로 더 잘하려고 경쟁하는 게 아니라 못하면 우리도 무시, 우리도 무시, 우리도 무시해가지고 악순환이에요. 저는 이거를 어디서 끊길 거라고 기대를 했냐면 총선이라는 국민 심판이 있으면 저는 끊길 줄 알았어요. 왜, ◎ 진행자 > 정부·여당이 달라질 거라고 보신 거예요? ◎ 김상일 > 정부·여당이 조금이라도 달라졌으면 국민들이 어, 저기 바뀌었네 하고 그쪽으로 지지를 다시 보내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야당이 이런 식으로 하잖아요. 야당 이렇게 하면 무덤 파는 거예요. 무덤 파는 거. 근데 지금 정부와 여당이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채상병 특검 아무것도 안 하고 있죠. 법사위 가져간 걸 가지고 이재명 방탄이라고 하잖아요. 그러면 똑같은 논리로 민주당도 얘기할 수 있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방탄 아니냐. 그러려고 법사위 가져가는 거 아니냐. 똑같은 논리가 지금 작용하고 있어요. 그런 측면에서 저는 아쉬운 부분은 있습니다. 우원식 의장이 그래도 국민이 보고 계시니까 조금 더 노력하는 모습, 최대한 노력했다 하는 인내 소진이 되는 모습 이걸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결론은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 장성철 > 김상일 평론가님 말씀도 맞는데 윤석열 대통령과 여권이 국회를 존중하지 않으니까 그럼 우리도 민주당이 똑같이 하고 우리도 국민의힘이라는 여당을 존중하지 않겠어라는 입장을 내세운다면 여당과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할 수 있는 명분이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 진행자 > 국민들도 똑같이 볼 수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장성철 > 그렇게 보여져요. 왜냐하면 국회 내에서의 견제와 균형의 원리는 제1당이 국회의장을 가져가고, 제2당이 국회 내에서의 어느 정도의 권력의 균형추를 맞추기 위해서 법사위원장을 제2당이 가져가는 것이 지금까지의 관례이고 전례이고 그냥 문서화 되지 않은 규정이에요. ◎ 진행자 > 지금까지 그렇게 해 온 데는 이유가 있었다 라고 보시는 거예요? ◎ 장성철 > 예, 그런데 그걸 완전히 무시하고 자신들만의 국회로 만들겠다 라는 것은 옳지가 않죠. ◎ 김상일 > 저도 해명을 해야 되겠는데요. 그게요. 맞아요. 지금 하신 말씀이 계속 말씀드리지만, 국회만 놓고 보면 너무 맞는 말씀이에요. ◎ 진행자 > 200% 맞다. ◎ 김상일 > 200% 맞아요. 근데 정치를 누구를 위해서 합니까? 국민을 위해서 하는 거죠. 자기들을 위해서 하는 게 아니잖아요. 자기들을 위해서 하는 측면에서는 지금 하신 말씀이 너무 맞아요. 근데 국민을 한번 보자고요. 국민들은 어떻게든 야당 보고 여당 지금 너무 하니까 견제를 해달라는 거예요. 그럼 변하게 해달라는 거예요. 변하지 않고 있어요. 지금 민생이 어떻게 돼가고 있습니까? 파탄에 가까운 지경이에요. 제 주변도요. 다 지금 곡소리가 나고 있습니다. 지금 그런 것들 주변 한번 살펴보시면 너무 많을 거예요. 여당이 그런 사람들을 보살피면서 야당을 비난하면 국민이 여당을 지지하죠. 지금 법사위 운영위 이게 민생하고 그렇게 관련됩니까? 아닙니다. 권력자를 비호, 자신들의 권력을 비호하는 데만 굉장히 중요한 거예요. 양당 똑같이 비난받아야 돼요. 그럼 여당은요. 여기에서 기재위 정무위 산자위 이 민생과 경제와 정말 밀접한, 그리고 최고의 인기 상임위 국회에서, 다 줬잖아요. 그거 가지고 민생 챙겨서 점수 따셔야죠. 점수 따면은요. 제가 볼 때는 국민들이 지지를 보내잖아요. 그러면 민주당이 법사위 하반기에 내줄 수밖에 없을 겁니다. ◎ 진행자 > 지금 법사위 말씀을 하셨으니까 지금 진짜 핵심이 법사위였어요. 추경호 원내대표가 다른 거 다 가져가, 근데 우리 법사위는 꼭 가져가야겠어 이렇게 얘기를 하셨단 말이에요. 근데 민주당이 안 받은 거죠. 양쪽 다 법사위는 지금 양보 못 한다는 거잖아요. 왜 그렇습니까? 민생도 아니라고 하는데 지금. ◎ 장성철 > 모든 민생 법안 포함해서 법사위가 본회의에 올라가는 게이트키핑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 진행자 > 원론적으로는 다 그렇게 생각을 하죠. ◎ 장성철 > 법사위원장이 민주당에서 제기한 특검 법안 더 논의해야 될 것 같아요. 이건 우리 안건 상정 안 할래요 그렇게 되면 본인들이 총선 때 공약을 하고 국민들에게 약속한 여러 가지 특검 법안 쟁점 법안들을 빠르게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법사위원장 자리를 가져옴으로써 본인들이 원하는 특검 법안 빨리 처리하고, 이재명 당 대표를 보호하기 위한 검찰 수사를 위한 특검 법안도 빨리빨리 처리해서 방탄 국회를 만들겠다라는 의도가 있어 보여요. 근데 법사위 같은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소수당인 제2당이 가져가는 것이 지금까지 관례와 전례였다라고 말씀을 드리고, 국민의힘도 비판할 수밖에 없죠. 법사위 그게 또 뭐라고 민생을 내팽개치고 집권여당이 국회 문 열지 마, 국회 안 열어도 돼, 우리 보이콧 할 거야. 우리끼리 따로 15개 상임위, 그리고 만날 의원총회 하면서 우리 민생 살필래, 이거는요. 국회의원들이 자기 할 일을 안 하는 거죠. 학생이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고 시험을 봐야지 학생의 본분을 다하는 거지 학교는 안 가면서 다른 봉사활동 한다고 해서 학생의 본분을 다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국민의힘도 국민 눈치 좀 보셔라 이렇게 말씀드려요. ◎ 진행자 > 법사위가 그렇게 중요합니까? ◎ 김상일 > 법사위가 사실은요. 체계와 자구를 정리하는 곳이에요. ◎ 진행자 > 그렇죠. ◎ 김상일 > 근데 의원들이 그걸 빌미로 자기 민원 해결의 수단으로 많이 삼거나 정치적인 이해를 관철시키는데 상임위를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상원이라고 불리잖아요. 하원에서 통과시켜도 상원이 통과 안 시키면 통과가 안 되는 ◎ 진행자 > 법사위에서 막히는 경우가 있어서 그런 거잖아요. ◎ 김상일 > 그렇죠. 원래 임무만 생각하면 그러면 안 되죠. 왜냐하면 상임위에서 통과가 됐다는 건 여야 합의가 이미 이루어졌다는 거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중요한 법안 같은 경우는요. 중요하지 않은 거 빼고 정말 양당이 관심을 갖는 법안은 원내대표실에서 일정 정도 정책위와 원내대표실에서 관여합니다. 그러면 여야 협의가 끝났다는 뜻이에요. 근데도 법사위 가서 또 막히잖아요. ◎ 진행자 > 붙잡고 있다는 거, 막혀 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 김상일 > 대부분 법사위 의원들이 자기 이해관계를 가지고 그러는 경우도 많고요. 그리고 몇몇 정파의 이해를 위해서 그러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리가 게이트키핑이라는 건 그것도 있지만 그건 너무 일반화된 지금 표현인 거고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는 말씀을 드리고, 그러면 이 경우는 뭐냐 양쪽 다 자신들의 권력자를 비호하기 위한 겁니다. 이쪽은 당 대표 방탄, 저쪽은 대통령과 여사 방탄, 딱 이거 아니겠습니까? 누가 가져간다고 한들 이게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 양쪽 다 민생을 챙기셔야 되는데 특히나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와 여당은요. 이렇게 경제가 파탄 나잖아요. 뭔 소리를 해도 국민 귀에는 1도 안 들어갑니다. ◎ 진행자 > 아까 말씀하셨지만, 법사위라는 게 민생하고 바로 연계되는 상임위도 아닌데 여야가 이걸 놓고 협상하지 않고 대립하는 모습이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치겠느냐 이렇게 두 분 다 지적하셨는데, 민주당 어쨌든 오늘 당장 상임위 소집하겠다고 했단 말이에요. 여당 간사나 위원이 확정되지 않아도 야당만으로도 정족수가 다 되기 때문에 상임위 운영이 되는 상황이잖아요. ◎ 장성철 > 안 돼요. ◎ 진행자 > 안 돼요? 그렇게는 안 됩니까? ◎ 장성철 > 상임위 개최만 할 거예요. 그러면 상임위 개최해서 자기들끼리 회의해요? 그건 아니잖아요. 관련 부처 장관들 차관들이 나와서 ◎ 진행자 > 부르겠다는 거잖아요. 지금. ◎ 장성철 > 안 나오죠. 왜냐하면 여야가 협의를 거쳐서 출석요구서 같은 걸 보내는데 지금 여당의 사인이 없잖아요. 그러면 집권여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장·차관들은 아마 상임위가 열려도 안 나갈 거예요. 그러니까 민주당도 그 상황을 아니까 안 나와? 그럼 우리 청문회 열 거야 이런 식으로 협박하는 거잖아요. 국정조사든 상임위든 여당이 참여하지 않으면 파행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도 본인들 원하는 바가 있을 거 아니에요. 민생 챙기려고 한다면 각종 특검 법안 국민들이 원하는 법안들 있잖아요. 그럼 양보할 것은 양보하면서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살려 나가야지 ◎ 진행자 > 일방적으로 상임위까지 여는 건 안 된다. ◎ 장성철 > 안 되는 게 아니라 의미가 없다니까요. 안 나와요. ◎ 진행자 > 회의만 개최하는 거지 실질적으로 회의가 제대로 이루어진다거나 그런 게 안 되는 상황에서, ◎ 장성철 > 안 돼요. 간담회가 될 거예요. 그냥 자기들끼리 막 얘기하고 여당은 참여 안 하느냐 장관들 안 나오면 우리 고발할 거다 이러고 그냥 끝이에요. 파행. 그러니까 국회가 제대로 운영될 수 없어요. ◎ 진행자 > 여기서 지금 민주당에서는 당론 1호 법안이죠. 채상병 특검법, 방송 3법, 7월 안에 통과시키겠다고 그러면서 오늘 본격적으로 상임위 가동한다는 거거든요. ◎ 김상일 > 민주당도 사실은 단독 상임위를 소집해서 일을 하더라도요.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걸 골라서 먼저 시작해야 할 겁니다. 말씀하신 대로 여당이 장·차관들한테 나오지 말라고 압박을 하면 안 나오겠죠. 그럼 어떤 상황이 벌어지겠습니까? 그러면 야당은 또 회의장 방해죄로 아마 장·차관들 고발할 수 있어요. 회의장 방해죄로 고발되면 그거 거부권 행사할 겁니까? 그런 거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것도 의결입니다. 사실은 그런 의결은 과거에 여야가 합의 안 되니까 한 번도 의결된 적이 없어요. 그렇지만 지금 일방적으로 하면 다수당이 의결해가지고 보내버리면 고발되는 겁니다. 국회에서 고발하는 거예요. 장·차관을. 그렇기 때문에 저는 그런 상황까지 가는 거는 국민들이 볼 때 이건 막장인 거죠. ◎ 진행자 > 민주당에서는 이런 상황을 모르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런데도 상임위를 소집해서 열겠다라고 하는 의견을 ◎ 김상일 > 그렇기 때문에 장·차관들도 일방적으로 그걸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봐요. 일단은 참석해서 과도한 요구 있으면 또 그거에 대한 대응을 해야지 무조건 국민이 선출한 선출직 다수당을 무시하고 여당이 시킨다고 해가지고 하인도 아닌데 그것만 말 듣고서 안 나간다? 그러면 국민들이 그걸 또 지지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또 쌓이면 회의장 방해죄로 고발 안 당하겠습니까? 저는 그건 아니라고 보고요. 그리고 물론 민주당도 아까도 얘기했지만,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있는 법안들을 너무 밀어붙이는 것보다는 국민이 관심 있는 거, 그리고 현 정권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이런 거 위주로 해가지고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진행자 > 아까 민주당이 속도를 내는 거 있잖아요. 속도전이라는 표현도 지금 나와요. 소장님도 잠깐 말씀하셨는데 이재명 대표 방탄이다 이런 얘기하셨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장성철 > 그렇게 보여요. 이화영 전 부지사와 관련된 재판 1심 재판 결과가 나왔고 거기에는 이재명 당 대표에게 보고했느냐 안 했느냐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지만, 처음에 기소할 때 검찰에서는 이화영 전 부지사와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공범 관계다라는 식으로 이화영 전 도지사를 기소했기 때문에 검찰총장이 얘기했던 것처럼 이번 주 안에 이재명 당 대표를 기소할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 진행자 > 보도가 그렇게 나오고 있죠. ◎ 장성철 > 그렇다면 민주당에서는 이런다는 거 아니겠어요? 제대로 수사한 건지 안 한 건지 이화영 전 부지사 조사하고 수사하고 기소한 사람들, 그리고 이재명 당 대표를 기소하려고 하는 사람들, 검사 특검을 통해서 제대로 수사했는지 안 했는지 밝히겠어라고 하는 거잖아요. 이재명 당 대표를 방해하겠다는 거죠. 선을 넘었어요. 지금 정치권에서 다. 예전에는 1심 판결이 나오면 우리 1심 판결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하겠습니다. ◎ 진행자 > 일단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고 그 다음을 얘기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거예요? ◎ 장성철 > 우리 1심에 대한 항고를 하겠습니다. 그리고 대법원까지 가서 무죄를 입증하겠습니다라고 하는데 그래 너희들 수사 잘했나 잘못했나 보자, 특검 통해서 밝혀보자. 이것은 입법권의 남용이고, 대한민국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삼권분립의 나라예요. 만약에요. 검사들이 민주당이 우리 검사들을 특검하려고 그래, 그러면 캐비닛 열어가지고 민주당 의원들 뭐 있나 다 털어보자 표적 수사를 해요. 그리고 판사들은 우리 보고 판결을 정말 대단히 잘못했다고 좋아 민주당과 진보 진영 이재명 당 대표와 관련된 판결은 우리는 정말 더 세게 갈 거야. ◎ 진행자 > 전면전입니까, 그럼. ◎ 장성철 > 그럼 완전히 나라 자체가 무너지는 거예요. 그래서 민주당도 총선 민심 계속 얘기하는데 그것까지 하라고요. 이재명 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까지 방탄하라고 국민들이 민주당 의원들 많이 선택해준 거 아니거든요. 제발 선 좀 넘지 마시라 그렇게 말씀드립니다. ◎ 진행자 > 근데 채상병 특검법 같은 경우 시한이 있잖아요. 그래서 속도를 내는 거라고 민주당은 얘기하잖아요. ◎ 장성철 > 하시라고요. 그런 것과 김건희 여사 특검 하시라고요. ◎ 진행자 > 그런 법안과는 별개로 해야 된다. ◎ 장성철 > 그건 국민들이 원하는 거예요. 그래서 다수당 몰아주는 거거든요. 근데 이재명 대표 방탄하라고 몰아준 거 아니잖아요. ◎ 진행자 > 나눠서 봐야 된다 이런 말씀이시고. 어떠세요? ◎ 김상일 > 제가 조금 전에 드린 말씀의 연장인 거죠. 국민들의 지지가 있는 법을 먼저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예를 들어서 대북 송금 특검법 이런 게 막 올라와서 한다 이거는 정말 정글 사회를 만들자는 거죠. 이해 당사자가 자기가 불이익을 당한다고 해가지고서 수사한 제도를 파헤치겠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이게. 정글로 돌아가자는 거잖아요. 그러면 정글로 돌아가면 결국 힘이 있는 건 현재 집권당이 훨씬 힘이 셉니다. 그렇게 해가지고 득이 될 게 하나도 없어요. 야당은 국민의 지지를 중심으로 정권을 심판하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 의석을 몰아준 건 이 정권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 데 힘을 써야지 자기들의 이해와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서 힘을 쓰는 순간 국민들이 그건 또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지지하지 않는 것은 힘이 더 센 자가 힘을 또 쓸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 진행자 > 소장님 말씀하신 것처럼 악순환으로 가는 거네요. ◎ 김상일 > 정글 사회를 만들자는 거예요. 제가 얘기했잖아요. 지난 시간에, 지난주에. 대북 송금 특검법은 굉장히 해괴한 법이다. ◎ 진행자 > 그 특검법 발의한 데 이어서 지금 검사 탄핵 소추, 법 왜곡죄, 검사 기피제 이런 것도 지금 준비 중이라고 얘기가 나오고 있단 말이에요. ◎ 김상일 > 이걸 누가 동의하겠습니까. 이재명 당 대표와 주변 핵심 측근 그리고 강성 지지층 일부 외에 누가 동의하겠습니까?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이성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요. 이게 나라를 무너뜨리고 제도를 전체적으로 다 무너뜨리라는 걸 일정 정도 직감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요. 군사독재를 경험한 나라예요. 국민들이 다른 건 몰라도 독재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되게 예민한 겁니다. 윤석열 정권도 심판받는 거예요. 근데 똑같은 거를 먼저 두각을 나타내가지고 보여줘서 먼저 심판받으면 되겠습니까? 윤석열 정권 심판받을 때까지 기다려야죠. 그리고 심판하기 위한 일을 위주로 해야죠. ◎ 장성철 > 특히 법 왜곡죄라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민주당의 한 의원이 발의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힌 거예요. 이게 내가 원하는 조사나 판결이 안 나오면 그것을 조사하거나 판결을 내린 검사와 판사를 고발하겠다는 거거든요.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그러면 검사와 판사를 아마 고발할 거예요. 검사와 판사가 법과 제도에 의해서 수사하거나 판결하지 않았으면 그것을 조사하라고 공수처가 있는 거 아니에요. 이렇게 견제와 독립의 운영 원리, 민주주의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듯한 입법권의 남용은 민주당에게도 절대로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 진행자 > 민주당이 민생 얘기를 하면서 이렇게 오해받을 만한 법안을 낸다든지 그런 거에 속도를 내는 것은 반드시 민심에서 알 수밖에 없다. ◎ 김상일 > 국민들이 지지할 수 없죠. 국민이 원하는 것은 윤석열 정권이 정신 차리게 하라는 겁니다. 그리고 민생을 챙기게 하라는 거예요. 그런 거를 따끔하게 지적해서 잘하면 능력 있네라고 인정을 해주고 정권을 맡겨주겠다는 겁니다. 그런 걸 차곡차곡 밟아가셔야지 지금 당장 불편한 게 있다고 해가지고 불편한 걸 힘으로 해결하겠다. 그러면 윤석열 정권을 어떻게 비난합니까. 힘 있는 자가 편안하려고 들면 되겠습니까. 제가 계속 말씀드리지만, 권력자는 절대 편안하면 안 됩니다. 물론 민주당이 윤석열 정권보다는 덜 권력자지만 그래도 국민 입장에서 보면 상당한 권력자라는 것을 인정하고 인식해야 된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진행자 > 민주당은 상황이 이렇고, 국민의힘은 어떻게 해야 됩니까? 지금 우원식 국회의장 사퇴결의안 제출했고요. 그리고 오늘 아침에도 의총 열었고 매일 아침 10시에 의총을 열겠다고 해요. 근데 의사일정 보이콧에 대해서는 아마 고심이 많은 것 같은 그런 모양이거든요. 의사결정 보이콧까지 계속 갈 수 있겠습니까? ◎ 장성철 > 처음 봐요. 집권여당이 의사결정을 보이콧한다라는 것. 국회에서 법이 통과돼야 예산이 통과돼야 윤석열 정부와 정권이 일할 수가 있거든요. 언제까지 이렇게 보이콧 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이거는 곧 얼마 안 있으면, 정기국회 전까지는 당연히 돌아올 수밖에 없을 거고요.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는다. 그래서 정부에서 올린 예산안을 민주당 마음대로 다 삭감을 해버려요. 그럼 어떻게 일을 할 거냐고요. 이건 지금 법사위 내놔 이러한 요구랑 주장을 좀 더 강하게 퍼포먼스를 하는 것 같은데 이래서는 안 된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요. 민주당이 너무 전례와 관례를 국회법을 벗어난 일방적인 국회 운영하려고 하고 있지만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그것을 보이콧하고 참여 안 할 거야 피켓시위하고 규탄하고 이런 것은 또 좋은 방식은 아니다. 어차피 곧 등원하게 돼 있어요. ◎ 진행자 > 예산안 문제도 있지만 법안도 있잖아요. 민주당에서 채상병 특검법도 그렇고 상임위 법사위 거쳐서 통과시킬 텐데, 그러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라고 했을 때 재표결이 되면 안 들어오면 그냥 통과되는 거잖아요. ◎ 장성철 > 맞습니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원내대표단하고 회의를 하셔가지고 무작정 보이콧하는 것이 국회 전략상 맞는 것이냐를 심각하게 생각을 해보시고 자존심 싸움할 필요가 없어요. 그냥 민생을 위해서 우리는 야당이 일방적으로 국회 운영하고 국회의장이 불공정하게 국회 운영하고 있지만, 우리 국민을 위해서 민생을 위해서 국회에 등원을 하겠다라고 전격적으로 선언하고 민생 챙기는 모습을 보여라 이렇게 말씀드려요. ◎ 진행자 > 어때요? 계속할 수 있어요. 이렇게 의사일정 거부할 수가 있어요? ◎ 김상일 > 절대 못 하죠. 절대 못 하고 우원식 의장을 사퇴결의안 낸다 이것도 되게 웃기는 거예요. 왜냐면 그동안의 관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요. 국회의장 상임위원장은요. 선출에 의해서 뽑히는 본회의 선출입니다. 본인들이 만약에 이런 걸 전부 다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생각하면 후보를 내면 되는 거예요. 그러면 당연히 안 뽑히겠죠. 그러니까 안 내는 거예요. 그렇잖아요. 법대로 하면 그런 겁니다. 근데 미덕을 쌓아온 것뿐이죠. 국회의 어떤 관례를 미덕을 쌓아온 건데 그게 무너졌다는 게 참 안타까운 건데 그렇다고 해가지고 미덕이 없어졌다고 해서 법도 안 지키겠다. 법은 최소한인데. 미덕은 그래도 최소한에서 더 넘어서는 거잖아요. 근데 최소한도 안 지키겠다. 그게 무슨 여당입니까. 만날 저렇게 시위하고 밖에 나가서 뭐 하려고 그러면 제가 볼 때 야당 하시는 게 나요. ◎ 진행자 > 여당이라서 더 힘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대통령실에서 당장 개각 얘기도 나오는데 그럼 청문회는 어떻게 되는 거예요? ◎ 김상일 > 그렇죠. 청문회도 들어가서 보호를 해야 될 거 아닙니까? 더더군다나 지금 대통령이 인사하시는 거 보세요. 하나도 안 변했잖아요. 무슨 정호성 비서관을 시키고 지금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들의 어떤 원망과 분노를 조금이라도 1이라도 생각하시는지 너무나 의아스럽고 화가 나요. 근데 장관 후보자들은 어떤 사람을 임명시킬지 두려워요. ◎ 진행자 > 그런 상황에서 여당이 저렇게 밖에 있을 수는 없다. ◎ 김상일 > 그렇죠. 되겠습니까? ◎ 진행자 > 들어오는 건 시간문제다, 이렇게 보시는 거네요. ◎ 김상일 > 그리고 여당은 기본적으로 민생을 챙겨야 되는 것도 있지만 정부를 뒷받침해야 되는 것도 있잖아요. 국회에서 정부를 뒷받침하는 건 입법이에요. 예산은 편성권 자체로 정부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별로 할 게 없어요. 오히려 감사를 하고 제대로 예산이 굴러가게 하는 겁니다. 그러면 지원하는 건 입법인데 여당이 입법을 국회 안 들어오고 할 수 있습니까? 자기들 특위에서 입법을 할 수가 있습니까? 못하잖아요. 말도 안 되는 발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 진행자 > 지금 특위 얘기하셨으니까요. 지금 특위에서 해결을 하겠다는 건 당정 협의라든지 아니면 대통령 시행령 이런 거 얘기하는 것 같은데 ◎ 장성철 > 못 해요. ◎ 진행자 > 못 해요? ◎ 장성철 > 한계가 있어요. 시행령을 통해가지고 시행령 마음대로 고쳤다가 모법과 위반이 되면 그건 나중에 시행령 자체가 또 무효화되고 이미 진행된 행정조치들이 다 원상복귀 해야 되기 때문에 대단히 위험스러운 행동을 지금 국민의힘이 하고 있다라고 말씀을 드리고요. 저렇게 얘기하는 거 바보들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빨리 원내 전략을 바꿨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제일 큰 전제조건을 만들어야 돼요.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게 줄 생각이 0.1%도 없다. 그러면 이것을 제외하고 우리가 뭘 할 수 있고 뭘 얻어낼 수 있는가를 놓고 생각을 해야지 저쪽에서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는데 법사위원장 안 내놓으면 우리 국회 보이콧한다, 자신들이 손해예요. ◎ 진행자 > 여당이라서 더 힘들 것 같아요. ◎ 장성철 > 옳으신 말이에요. 손해 본다고 생각하더라도 억울하다고 생각하더라도 전례와 관례와 벗어난 것이라고 생각하더라도 그래도 집권여당이기 때문에 빨리 국회에 복귀 하셔라. ◎ 진행자 > 복귀해야 된다. ◎ 김상일 > 같은 말인데요. 본인들의 억울함 본인들의 어떤 피해 이런 거는 그거대로 하고 국민의 피해 국민이 억울하면 어루만져주는 게 국회의원이고 선출된 국민의 대표로서의 책임이죠. 자기 책임 1도 안 하면서 억울하다고만 외치고 다니겠다면 그 배지를 왜 달고 있습니까? 휴지통에 버리지. ◎ 진행자 > 매일 국민의힘도 의총을 하겠다는 게 이런 고심이 있어서 그런 것 같긴 합니다. 다음 이슈 한번 넘어가 볼게요. 어제 국민권익위원회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서 청탁금지법 위반 사항이 아니다, 이렇게 결론을 내렸어요. 공직 배우자에 대해서는 제재 규정이 없다라는 거고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는 직무 관련성 여부가 확인 안 된다라고 해서 종결은 됐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장성철 > 저희가 예상은 다 했었죠. 배우자는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에 직무 관련성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되지 않는 상황에서 대통령 배우자가 받았다고 이것을 법적으로 처벌할 수가 있는 것이냐, 처벌할 수가 없다라고 많은 변호사들이 얘기했고 법조 전문가들이 얘기를 했기 때문에 이거는 그냥 당연한 결과인데 이분들의 법적인 판단과 국민의 법적 감정은 상당한 괴리가 있어 보인다 라는 말씀드리고요. 국가권익위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대학 동기시잖아요. ◎ 진행자 > 그 부분을 또 많이들 얘기하시잖아요. ◎ 장성철 > 그러한 논란들, 봐준 거 아니야 이러한 생각들은 결국 김건희 여사 특검을 통해가지고 사실관계를 제대로 밝혀야 되겠네라는 국민적인 명분과 요구가 더 높아질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 진행자 > 어제 결론 어떻게 보셨어요? ◎ 김상일 > 국민권익위가 강제 수사권이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한계는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명확하게 의혹이 있어 보이는 부분에 대해서 언급을 안 하고 종결하는 것은 저는 대단히 무책임하다고 봐요. 국민권익위의 큰 기능 중의 하나가 뭐냐면 부패 방지예요. 권력의 부패 방지, 공무원들의 부패 방지. 그러면 부패로 보이는 사안이 발생했어요. 그러면 우리가 강제 수사권이 없어서 충분한 조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국민들이 이해를 못 하는 상황으로 가는 거는 국가의 부패 방지라는 측면에서 굉장히 부적절합니다. ◎ 진행자 > 설명이 충분했어야 된다라고 보시는 거예요. ◎ 김상일 > 그렇죠. 대통령과 여사에 대한 유감과 주의 촉구, 경고 정도 이런 게 들어갔어야 국민들이 저 사람들은 한계가 있어서 못한 것이구나 이렇게 생각을 할 텐데, 지금 하는 건요. 한계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뻔하게 할 것 같은 일을 한 것이다. 그럼 국민들에게는 ◎ 진행자 > 그냥 의구심만 남는다. 여전히. ◎ 김상일 > 같은 편이네 이런 식으로 오해를 받을 만한 충분한 상황을 자기들이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진행자 >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김건희 여사 같은 경우는 규정이 없다고 이해가 되는데,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다르잖아요. ◎ 김상일 > 공직자는 그렇죠. ◎ 진행자 > 공직자에 대해서는 지금 그동안 제기됐던 의문이 대통령과 직무 관련성이 있었느냐, 대통령이 가방 수수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 또 이후 규정에 따라 신고 의무 다했느냐 이런 게 의심이 있었단 말이에요. ◎ 김상일 > 본인들이 조사를 했는데 협조를 안 하잖아요. 그럼 제가 볼 때는 국민권익위에서 수사기관으로 넘기는 것도 방법이에요. 근데 그게 무리면 ◎ 진행자 > 우리는 이렇게 이렇게 했는데 상황 설명을 해야 된다. ◎ 김상일 > 구체적으로 해야 된다는 거예요. 과거의 부패방지위원회죠. 부패방지위원회가 부패를 방지한 게 아니라 부패방조위원회의 길을 가려고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진행자 > 야당에서 이건 공격해요. 고위공직자 배우자에게 뇌물 줘도 직무 관련성 없으면 줘도 되냐, 권익위가 인정해준 거냐, 이렇게 지금 막 공격하고 있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장성철 > 그렇게 비판받을 소지가 많이 있다라는 생각이 들고, 야당 일각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김건희 여사 권익보호위원회가 아니냐 그렇게 비판받아도 할 말이 없다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법을 넘어서서 국민권익위원회라는 반부패 총괄단체에서 대통령 배우자가 선물을 받았는데 사적으로 그것에 대해서 아무런 판단하지 않는 게 과연 국민권익위원회의 존재의 가치와 의미에 맞는 행동을 한 것이냐 이런 부분에 대한 스스로의 반성 한번 되돌아봤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고 마지막까지 표결했다고 해요. 상당히 논란이 많았다고 하고 ◎ 진행자 > 의견은 조금 갈렸다고 하는 거 같아요. ## 광고 ##◎ 장성철 > 한두 표 차이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권력자에 대해서는 보다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하는 것이 아니냐라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청탁금지법 같은 경우에는 고위공직자 배우자 이런 다 규정이 있지만, 거기에 대통령이 들어가냐 안 들어가냐는 입법의 미흡함 때문에 대통령은 해당 규정에 대상이 안 된다라고 해석할 수가 있어요. 그것들을 이번에 대통령 배우자가 선물 받으신 거잖아요. 사적으로. 그러니까 22대 국회 때는 대통령이나 대통령실도 청탁금지법의 대상자인 고위공직자에 넣는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김상일 > 그런 걸 권익위가 발표해서 권고를 했어야 돼요. 국회에다. ◎ 진행자 > 그런 부분에 대해서 그런 거는 하지 않고 종결을 시키는 게 문제다. 또 하나의 발표 시점도 논란입니다. 지금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법정 처리 시한 연장을 했어요. 그리고 총선도 지났어요. 그리고 6개월 만에 결론을 냈는데 어제 오전 브리핑에서는 기자들이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그랬는데 갑자기 오후에 5시 반에 발표하겠다라고 얘기를 했단 말이에요. 게다가 대통령 부부가 마침 또 순방을 떠나셔가지고 이게 더 논란인데, 어떠세요? ◎ 장성철 > 발걸음을 가볍게 해드리려고 권익위가 총대를 멘 것이 아니냐 그런 생각이 들고요. 정무적인 판단도 상당히 아쉽습니다. 꼭 이날 했어야 됐을까. 대통령 순방 나가는데. 그리고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는 꼭 그 에코백을 들고 가서 우리가 계속 오늘 방송에서 아니 명품백 받았는데 에코백 들고 나가셨네요. 이런 평론 아이템을 주신 것이 과연 대통령실의 정무 판단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이러한 것들을 전체적으로 보면 국민들은 이해 못 하실 거예요. 그래서 국회에서 특검을 통해서 사실관계를 밝혀야 되겠다라는 여론이 높아질 거 같습니다. ◎ 진행자 > 발표 시점 어떻게 보세요? ◎ 김상일 > 대통령이 안 계시면 아무래도 불편함이 덜할 거 아니겠어요. 그죠. 아웃 오브 사이트, 아웃 오브 마인드라고 안 보일 때는 신경이 덜 쓰이는 거잖아요. 그때 신경과 국민들도 안 보이면 그 비난도 사실은 상대적으로 사람이 앞에 없으니까 덜 할 수 있는 거거든요. ◎ 진행자 > 발표 시점을 노린 거예요? 그러면. ◎ 김상일 > 노린 걸로 오해받기 너무 ◎ 진행자 > 공교롭다 또 이번에도 공교로워요. ◎ 김상일 > 오비이락이 진짜 정교하다, 정교한 오비이락이다 이런 생각이 들고요. 이런 의구심을 자꾸 국민들에게 주는 것 이 정권에 좋을까 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저는 지금요. 민생 현장이 너무 어렵습니다. 진짜 그냥 어려운 게 아니라 너무너무 어려워요. 그걸 조금 가서 좀 보시고 들었으면 좋겠어요. ◎ 진행자 > 지지율 낮은 게 민생하고 관련이 있다고 보시는 거죠. ◎ 김상일 > 그렇죠. 지지율이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너무 힘들어요. ◎ 진행자 > 권익위의 발표가 검찰 수사에는 영향이 없겠느냐, 물론 이원석 검찰총장이 그것과 별개로 검찰 수사는 차질 없이 진행할 거다 이렇게 얘기는 했습니다. 근데 가이드라인이 되는 거 아니야, 눈치 보는 거 아니야, 이런 얘기가 벌써 나온단 말이에요. ◎ 김상일 > 표현의 문제인데요. 권익위가 검찰보다 권한이 막강하거나 상위기관이 아니니까 가이드라인이라는 표현은 안 맞을 수 있어요. 그러나 부담을 확 준 거죠. 왜냐면 비슷한 일을 해야 되는 데서 우리는 아부를 했는데 넌 어떡할래, 이런 식으로 보일 수 있잖아요. 국민들한테 그렇게 보일 수 있잖아요. ◎ 진행자 > 권익위가 왜 저렇게 결론을 내렸을까. ◎ 김상일 > 그렇죠. 검찰 입장에서는 우리는 세게 하면 우리는 큰일 나는 거 아니야라는 부담이 훨씬 생기지 않겠습니까? ◎ 진행자 > 검찰총장은 아니시라고 하잖아요. ◎ 김상일 > 아니라고 하지만 그럴 거 아니에요. 권력의 속성 아닙니까? 국민들을 바보로 알지 않는 한 그건 행동으로 보여줘야지 말 한마디로 치부하고 넘어가는 것은 정말 국민을 무시하는 일이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진행자 > 검찰 수사 영향 있겠어요? ◎ 장성철 > 이미 영향을 법무부 장관이 줬잖아요. 소환조사한다라고 하니까 지검장이라든지 차장검사들 바꿔버렸잖아요. 이미 가이드라인 줬는데 ◎ 진행자 > 이미 주고 권익위가 따라한 겁니까? 오히려. ◎ 장성철 > 따라했다고 볼 수밖에 없겠죠. 이렇게 권력자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안 좋은 일들에 대해서 면죄부를 줄 거야, 주고 싶어라고 본인들이 의도한다고 하더라도 아마 국민들이 용납을 못 할 거예요. 대단히 부적절하고 잘못된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어요. ◎ 진행자 > 그럼 특검에 대한 여론은 더 높아질 거다. ◎ 장성철 > 그렇게 볼 수밖에 없죠. 권익위도 판단 안 하고 검찰도 소환조사도 못 하고 그럼 이건 뭐야. 대통령 배우자는 앞으로 선물 계속 받아도 되는 거야, 안 되잖아. 그럼 특검을 통해서 수사해야지 당연히 이렇게 논리가 전개되지 않을까 싶네요. ◎ 진행자 > 여론이 이렇게 갈 거라고 보시는 거죠? 평론가님도. ◎ 김상일 > 그렇죠. 저도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진행자 > 당헌·당규 개정 얘기 한번 해보겠습니다. 우선 민주당 얘기해볼게요. 어제 최고위에서 대선 1년 전 당 대표를 사퇴해야 한다는 당헌에 예외 규정 두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여전히 당내 반대 의견이 있는 상황이잖아요. 먼저 들어보시고 여쭤볼게요. - 김영진/더불어민주당의원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당권을 가진 사람이 대권에 나오려면 1년 전에 사퇴하라, 이건 공정한 대선을 위해서 누구에게나 기회의 균등을 주겠다 라고 하는 기본적인 민주당의 가치와 정신을 실현하는 거고 그것을 민주당은 지난 십수 년간 한 번도 고치지 않았던 것이죠. 상당하고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 달리 정할 수 있다라는 거는 그 시기가 오면 그렇게 하면 되는 거죠. 굳이 왜 이런 조항을 만들까, 저는 그게 의문이 드는 거예요. ◎ 진행자 > 김영진 의원님 친명 핵심 아니십니까? ◎ 김상일 > 친명 핵심이지만 자기 소신과 철학이 있는 친명 핵심인 것이죠. ◎ 진행자 > 중진 의원들이 이런 반대 의견을 많이 공개적으로 하셨어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추진이 되는 이유가 있을까요? ◎ 김상일 > 상식적인 사고,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면 이게 어떻게 옳다고 얘기를 하겠어요. 이런 식으로 권력을 강화하면 내가 권력을 내려놓고 나면 딴 사람의 권력이 똑같이 강해지는 거잖아요. 지금 이재명 대표가 권력을 천년만년 유지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는 이런 일을 저는 할 수 없다고 보는데, 그러니까 오해가 있는 거예요. 결국. 방탄을 위한 것 권력 유지를 위한 것 패권을 위한 것 아니냐 이렇게 오해를 받는 겁니다. 특히 중도층과 비판적 지지 세력에서는 그런 오해를 받기에 소지가 너무 다분한 거죠. 그나마 지금 할 수 있는 건 윤석열 대통령 정권과 여당이 너무 아니기 때문에 이게 할 수 있는 거예요. 그나마. 조금이라도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이 조금이라도 잘하는 게 1이라도 있으면 이거 추진도 못해요. 왜냐하면 거센 여론의 역풍에 직면할 겁니다. 근데 지금 먼저 해결해야 될 문제가 있잖아요. 제가 물어봤어요. 하도 민주당 비판을 안 하는 그런 분위기가 있어서 그분들한테 제가 물어봤어요. 왜 비판을 안 해요? 그랬더니 지금 먼저 대통령 신경 쓰기도 지금 바쁜데 이재명 대표는 신경도 안 쓰여, 이게 중론이더라고요. 둘 다 문제가 없다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에요. 국민들이. 그런데 먼저 내 앞에 큰 문제가 있는데 이거 지금 신경 쓰기도 바빠 죽겠는데 한가하게 어떻게 그 다음 것까지 신경 써 이런 생각이 저는 있다고 봅니다. ◎ 진행자 > 최고위에서 의결이 되면 당무위로 넘어가잖아요. 그러면 거의 그냥 통과가 된다. ◎ 김상일 > 당무위 구성을 누가 합니까? ◎ 진행자 > 당 대표. ◎ 김상일 > 그렇죠. 그리고 이번 공천에서 봤잖아요. 어떻게 하는지를. 다. 나는 지켜보고 있다 이걸 다 봤잖아요. ◎ 진행자 > 어떻게 보세요? ◎ 장성철 > 아까 김영진 의원 만났어요. 방송 끝나고 대기실에서 얘기했는데 ◎ 진행자 > 만나셨어요? 뭐라고 그러세요? ◎ 장성철 > 제가 두 가지 물어봤어요. 첫 번째는 괜찮냐 이렇게 물어봤어요. ◎ 진행자 > 뭐라세요? ◎ 장성철 > 괜찮다고. ◎ 진행자 > 괜찮으시대요? ◎ 장성철 > 지금 강력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이 항의 전화 많이 협박 전화 안 오냐 그랬더니 아직은 그렇지 않다라고 하고 이재명 당 대표하고 그럼 멀어진 겁니까? 측근이 아닙니까? 그랬더니 그런 건 아니다. 직접 얘기도 했고 이재명 대표가 잘 얘기 들어줬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했고. 저렇게 다른 소리하는 게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데 상당히 존경스럽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렸거든요. 여러 가지 비판을 김상일 평론가가 잘 해주셨으니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어떠한 국가의 제도나 공적인 당의 제도와 틀은 한 사람을 위해서 바꿔서는 안 돼요. ◎ 진행자 > 사람을 보고 바꿔서는 안 된다. ◎ 장성철 > 그렇습니다. 시스템이라는 거는 그동안 수십 년 동안 많은 분들의 합리적인 선택 논의를 통해서 만들어진 거잖아요. 그런데 한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서 한 사람의 방탄을 위해서 민주당이라는 공당이 수십 년 동안 쌓아왔던 공적을 저런 식으로 훼손한다는 것 자체가 국민들 눈에 어떻게 비칠까. 저 같으면 이렇게 비판하겠어요. 이재명 당 대표 독재의 경향이 있군요. 만약에 권력을 잡고 대통령이 되면 본인과 가족들을 위해서 법률과 헌법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네요. 제도와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네요. 상당히 위험한 사람입니다. 윤석열 대통령보다 훨씬 더 심한 독재를 할 경향이 있는 사람이네요. 대단히 위험한 정치 지도자입니다, 전 이렇게 비판을 할 것 같아요. 그런 걸 감내하면서도 왜 이런 일을 추진하냐, 한 치의 틈도 보이지 않겠다. 그만큼 사법리스크가 본인이 느끼기에도 위험도가 높다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촘촘하게 여러 가지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건데,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국민들은 다 보고 계시고 아십니다. 그래서 너무 막 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씀드려요. ◎ 김상일 > 이게 굉장히 근시안적인 게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심판 여론은요. 제가 볼 때는 지선까지입니다. 지선이 끝나면 다음 대선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차기 지도자에 대한 평가로 바뀌게 돼요. 그럼 그때 어떡하려고 이러는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 진행자 > 그래서 중진들이 지금 쓴소리를 계속하고 계시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네요. ◎ 김상일 > 그렇죠. 유효기간이 있다라는 거를 2년이라는 유효기간이 있다는 걸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진행자 > 또 하나 개정한 게 있잖아요. 뇌물이나 불법 정치자금 혐의 등으로 기소되면 당직을 정지하도록 한 당헌을 폐지하는 수순으로 가는 거 같은데 이 부분은 약간 도덕성 얘기 때문에 조금 논란이 될 것 같아요. ◎ 김상일 > 진보가 왜 진보입니까? 도덕적 우위가 있고 그거를 굉장히 염치를 가지고 훨씬 더 수치스러워하고, 그 다음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또 그걸 강요당할 수밖에 없는 약자들을 위해서 정치를 하겠다 해가지고 진보 아닌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렇게 생각 안 하는 사람들이 진보를 가장하고 진보 진영에 너무 많이 들어와 있는 것 같아요. ◎ 진행자 > 국민의힘 마지막으로 여쭤볼게요. 전당대회 7월 23일로 정해진 것 같은데 단일체제 그냥 그대로 가는 거죠. ◎ 장성철 > 단일체제로 가고 당 대표 따로 뽑고 최고위원 따로 뽑습니다. 그리고 전당대회 룰 같은 경우에는 원래 전에 이준석 대표가 뽑혔던 것처럼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 당원 여론조사 70%인데 일반 국민이 전 국민 일반이 아니에요. 역선택을 방지하기 위해서 어느 당을 지지하십니까, 저 민주당 지지하는데요, 그러면 죄송합니다. 조사 대상에서 제외. 예를 들면 국민의힘 지지자입니다. 아니면 저 지지하는 분도 없는데요라고 하는 분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기 때문에 이것은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거나 아니면 국민의힘을 좋아하는 분이 당선되기가 쉽다. ◎ 진행자 > 누가 유리해요? ◎ 장성철 > 지금 여론조사 해보면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상당히 유리한 것으로 나오고 있고, 유승민 전 대표가 출마하면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 들어가니까 될 가능성도 있지 않냐고 분석하는 분들도 있는데 역선택 방지 조항이 있어서 그것은 좀 힘들어 보인다고 말씀드립니다. ◎ 진행자 > 이건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기사 본문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할 경우, [MBC 뉴스외전]과의 인터뷰라고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2시뉴스
2024-06-11
[스트레이트] 2024 청년보고서 - 사라진 자립, 준비, 그리고 청년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순박한 이미지로 등장해 대중들에게도 친숙한 작곡가 유재환 씨. 최근 그가 작곡비 명분으로 돈을 챙기고, 제대로 된 노래는 주지 않고 있다는 폭로가 이어졌습니다. 그 피해자 중에는 하반신 장애가 있는 20대 청년 이현정 씨도 있었습니다. 유 씨가 줬다는 곡을 직접 들어봤습니다. 제목은 '말하지 않아도'입니다. "낯선 내 이름이~ 처음 불리울 때~" 그런데 음원 사이트의 곡 찾기 기능에 이 노래를 들려줬더니 '너에게'라는 제목의 곡이 뜹니다. 재생해봤습니다. "낯선 내 이름이~ 처음 불리울 때~" 가사도 멜로디도 유사합니다. 1년 반 전인 2022년 12월 유 씨가 공개한 노래였습니다. [이현정(가명)] "제가 어제 경악을 했는데 그 곡이 돌려막기더라고요. 메인 곡이 심지어 나온 곡을, 2022년에 나온 곡을 2023년도에 저한테 주셨더라고요. 그 곡이 심지어 음원사이트에 올라와 있고." 현정 씨는 자기처럼 이른 나이에 갑자기 사회에 던져져 어렵게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청년들을 위한 음원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었습니다. 유씨에게 작곡을 부탁한 것도 이 프로젝트 때문이었습니다. [이현정(가명)] "화가 너무 많이 나고, '어떻게 그러지?' 이런 생각도 들고." ◀ 앵 커 ▶ 안녕하십니까, 이휘준입니다. 오늘 스트레이트는 대한민국 청년, 그 중에서도 특수한 처지에 놓인 청년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청년의 비율은 절반이 넘습니다. 부모의 지원을 받는 이들이 독립을 예상하는 나이는 30.6세입니다. 그런데, 18살이 넘어서부터 독립을 해야 하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스스로를 '열여덟 어른'이라고 부르는, '자립준비청년'입니다. '준비'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지만, 실제로는 준비 없는 독립에 내몰리곤 합니다. 방금 보신 이현정 씨도 '자립준비청년'이었습니다. 그럼 현정 씨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겠습니다. ◀ V C R ▶ 장애가 찾아온 건 5년 전이었습니다. 날짜까지 기억합니다. [이현정(가명)/자립준비청년] "2019년 9월 22일, 그 날짜까지도 너무 또렷하게. 척수염인데 그냥 아침에 자고 일어났더니 몸이 여기서부터 안 움직이더라고요." 척수염으로 하루아침에 하반신이 마비됐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살다 독립을 시작하던 무렵이었습니다. 현정 씨는 기억이 안날 만큼 아주 어릴 때부터 친할머니 손에 컸습니다. 스물세 살이 돼서야, 자기가 부모님이 없기 때문에 친할머니에게 맡겨진 '자립준비청년'으로 분류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현정(가명)/자립준비청년] "할머니도 안 알려줬어요. 저는 가정위탁인데, 대부분 가정위탁은 그냥 할머니랑 사는구나. 그냥 엄마, 아빠가 없는 거에 대해서 크게 생각을 안 하고 살다 보니까." '자립준비 청년' 부모가 없거나, 부모가 직접 키울 여건이 안 돼 보육원이나 위탁가정에서 자란 청년들입니다. 만 18세에서 24세 사이에 홀로서기를 해야 합니다. '보호종료 아동'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매년 2천 명 정도가 이렇게 사회에 첫발을 내딛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장애와, 독립이라는 과제. 자기처럼 막막한 처지에 놓인 친구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이현정(가명)/자립준비청년] "다른 친구들은 사실 칩거 생활도 많이 하고 있고, 사실 할 수 있는 것도 많은데 좀 도전하지 못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그 발판, '따뜻한 발판이 필요하겠구나'라는 좀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같이 뭔가 실수해도 안아주고 갈 수 있고 뭔가 도닥이면서 갈 수 있는." 작은 일에도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성격. [이현정(가명)/자립준비청년] "제가 다른 장애인들에 비해서는 빠른 편이어서‥" 현정씨는 좌절하지 않고, 음악으로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한 기금을 모으는 프로젝트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4번을 도전한 끝에 경기도로부터 지원금 2천만 원을 따냈습니다. 그리고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중들에게도 친숙한 유명 작곡가 유재환 씨를 찾아갔습니다. 자립준비청년들이 나오는 다큐멘터리에 함께 출연한 게 연이 됐습니다. 유 씨는 노래 3곡을 작곡하고 홍보행사 장소도 빌려주겠다며 640만 원을 받아갔습니다. 그런데 돈을 받은 뒤부터 연락이 뜸해졌다고 합니다. [이현정(가명)/자립준비청년] "처음에 이제 금액적으로 오갈 때는 연락이 엄청 잘됐어요. 근데 이제 금액을 주고 나면 연락이 안 돼요. 처음 완전 시작할 때 처음에 한 2주 동안 연락이 안 되는 거예요." 다시 연락이 닿은 뒤에는, 유 씨는 부모님 병원비가 필요하다며 돈을 더 요구했습니다. 유 씨가 받아간 돈은 총 880만 원. 여러 차례 사정한 끝에 노래 3곡을 전달받았지만, 그 중 한 곡은 과거 유 씨가 발표한 음악과 유사했고, 다른 두 곡 중 한 곡은 1절만 왔다고 합니다. 제공하기로 한 홍보장소는 1층에 식당이 있는 주택의 2층 작업실이었습니다. [이현정(가명)/자립준비청년] "개인 녹음, 집 겸 녹음실 같은 그런 느낌이었거든요. 어머니도 계셨고. 네. 강아지도 막 세 마리나 있고 막 이랬어요. 그리고 제가 이제 보다시피 휠체어를 탄 상황인데 이제 다 계단이었어요." 부랴부랴 다른 장소를 구해 홍보 행사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부모님 병원비와 대관료라도 돌려달라고 했지만, 오히려 유 씨는 자기가 협박을 당했다며 “이번 기회에 크게 혼나길 바란다”는 답을 보내왔습니다. 취재팀이 유 씨에게 문자와 전화로 여러차례 해명을 요청했지만, 유 씨는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현정 씨의 도전은 상처로 돌아왔습니다. [이현정(가명)/자립준비청년] "모든 사람이 또 그렇다고 생각하면 너무 힘들 것 같고, 또 주변에 저를 도와주시는 많은 분들이 있으니까. 내가 그 환경을 가져본 것도 아니고 그런 유명세를 가져본 건 아니지만, 훨씬 더 잘 살 수 있는 배경을 가지고 있는 건 맞잖아요. 훨씬 더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고. 그 삶을 그냥 자기가 사실은 망쳐버리는 거니까 되게 어리석어 보였고, 때로는 불쌍했어요. 왜 저렇게밖에 못살까 하는 생각." ◀ 이휘준 ▶ 이 문제를 취재한 김아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같이 자립준비청년 다큐멘터리에도 나왔던 사이라면, 자신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어른이라고 생각했을 텐데, 아무래도 실망이 더 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김아영 ▶ 네, 현정 씨처럼 '자립준비청년'이 사회에 발을 내딛으면서 입는 상처는 여러 가지 입니다. 그 중 가장 자주 겪는 건 아무래도 돈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일단 도움을 줄 가족이 없으니 먹고사는 기본적인 문제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고요, 경제 활동에 대해 주변에서 조언해줄 사람이 없다 보니 잘못된 투자에 엮여 큰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 V C R ▶ 김재윤(가명) 씨는 만 18세가 된 10년 전 보육원에서 나왔습니다. 손에 쥔 돈은 정부가 준 자립정착금 5백만 원을 포함해 8백만 원이 전부였습니다. 그마저도 곧바로 사기를 당했습니다. 낮에는 용접일을 배우고, 밤에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버텼습니다. [김재윤(가명)/자립준비청년] "당시에 목포에 가서 친구한테 사기를 한번 당해서요. 반절을 잃어버렸어요. 야간 편의점 뛰면서 근데 그것도 빨리 구해지지 않아서 한 두 달인가 세 달을 그걸로 충족해 가면서. 그러고 어렵게 야간 구해서 편의점에서 계속 일하면서 그걸 메꿨죠." 이렇게 자립준비청년에게 가장 먼저 닥치는 어려움은 먹고 살 일에 대한 막막함입니다. [김재윤(가명)/자립준비청년] "세상에 딱 나오니까 뭘 해야 될지 진짜 막막하긴 해요. 진짜 옆에서 아무도 안 도와주니까. 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되고 그런 걸 알려주는 사람이 없잖아요." 거의 유일한 종자돈은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금입니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많이 늘어 지자체마다 1천만 원에서 2천만 원 사이의 정착금을 주고, 만 18세가 돼 홀로서기를 하면, 5년 동안 매달 50만 원씩 자립 수당을 줍니다. 하지만 이 정부 지원금도 제대로 못받는 자립준비청년들이 있습니다. 2003년 뇌병변 장애와 소아마비를 안고 태어난 강민영 씨. 태어나자마자 보육시설에 맡겨졌습니다. [강민영/자립준비청년] "저는 보육원에 맡겨진 게 잘은 기억은 안 나는데 되게 어렸을 때였어요. 진짜 갓난아기 때요." 그리고 장애인 거주시설로 옮겨졌습니다. 그러다 19살 때 독립을 결심했습니다. 매달 30에서 35만 원씩 나오던 자립 수당은 뜻대로 되지 않는 구직 기간을 버티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구청에서 자립수당 165만 원을 환수하겠다는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강민영/자립준비청년] "'이거 환수하세요' 이러는 거예요. 그래서 '어? 뭐지?' 이래서 저는 되게 당황스러웠고." 현행법상으로 보호종료일을 기준으로 직전 2년, 그러니까 독립하기 직전 2년을 보육시설에 머물렀어야 자립수당 지원 대상이 되는데, 민영 씨는 태어나서는 보육시설에 있었지만 그 이후에는 장애인 거주시설에 있었기 때문에 지원대상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강동구청 아동청소년과 담당자] " 받을 수 있었죠. 한곳에 계속 있었으면. 예. 그러나 이제 옮기는 바람에 이제 이게 안 되는 거예요." [강민영/자립준비청년] "제 정서적으로 너무 많이 힘들었고. 복지에서 누구도 차별받지 않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우리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지원금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일단 홀로서기를 결심하면 대학교에 가서 공부를 더 하는 건 사치이기도 합니다. 지난 2021년, 홀로서기에 나선 자립준비청년의 대학진학률은 24.6%. 같은 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의 대학 진학률은 73%가 넘습니다. [윤도현/자립준비청년 지원 기업 운영] "'너는 취업해서 돈을 벌어야 돼'라는 선생님들의, 어떻게 보면 걱정일 수도 있고. 뭔가 내가 실제로 뭘 좋아하고 뭘 잘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할 그런 여유도 없이 '공업 계열에 가라' 이런 식으로, 그냥 반강제적으로 강요를 받다 보니까. 저 같은 경우도 그냥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고 인문계열이 아닌 이제 공업 계열의 학교를 진학했었어요." 이는 취업과 같은 장기적인 인생 경로에도 영향을 줍니다. [변금선/서울연구원 청년정책연구단장] "청년기의 불평등이 좀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는 시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게 뭐 대학 진학에서부터도 격차가 벌어지고 그리고 대학을 진학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내가 어떤 걸 해야지라는 생각 때문에 그런 학교에 가는 게 아니라 좀 더 빨리 취업할 수 있는 그런 일들을 찾아서." 자립준비 청년들의 취업 직종은 절반 이상이 판매직과 단순노무직이었습니다. 월 평균 소득은 158만 5천 원. 같은해 최저임금 월급 206만 원보다도 47만 5천 원 적습니다. 10명 중 4명 꼴로 기초생활 수급자였습니다. 평균 605만 원의 빚을 지고 있습니다. [윤도현/자립준비청년 지원 기업 운영] "가장 많이 왔던 연락은 금전적인 지원이었던 것 같아요. 그냥 '당장 너무 먹을 게 없다, 돈이 필요하다' 이런 식의 연락이 좀 많았던 것 같아요. 돈이 이렇게 사회에 나와서 주어졌을 때 그것들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법을 잘 배웠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이제 나오게 되니까. 대부분 그런 돈들이 탕진이 쉽게 되고 그런 모습, 그런 과정들을 많이 봤던 것 같아요." 지긋지긋한 가난의 공포는 자립준비청년에게 또 다른 위험이 되기도 합니다. 스무 살까지 보육원에서 자란 김지연 씨. 자립 후의 미래를 위해 야간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면서, 동시에 어린이집 아르바이트까지 해가며 야무지게 저축을 했습니다. [김지연(가명)/자립준비청년] "그래도 180(만 원)? 160(만 원)? 이 정도 받았던 것 같아요. 방학 때는 이제 더 풀로(하루 종일) 이렇게 했었던 것 같아요. 졸업했을 때는 한 1천(만 원) 정도 모였던 것 같아요." 지자체에서 받은 정착금과 월급까지, 그렇게 4천만 원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이 돈이 다 사라질 수도 있는 처지에 몰렸습니다. 마음이 약해서 상가분양 사무실에 따라들어간 게 발단이었습니다. [김지연(가명)/자립준비청년] "지나가고 있었는데, 이제 거기 직원분이 자기가 이제 퇴근을 해야 되는데 '사람이 한 명만 오면 퇴근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냥 구경만 해라' 이렇게 해서." 팀장이라는 사람이 영종도 신도시의 상가를 분양받으라고 권했습니다. 분양가의 20%만 내면, 나머지는 대출을 받고, 이자는 상가 월세로 내면 된다고 했습니다. [김지연(가명)/자립준비청년] "전 돈이 없다고 계속 거절했었어요. 몇 번 거절했는데. 갑자기 저를 VIP실로 이렇게 데려가시는 거예요. 뭐 여러 가지 호재를 이렇게 얘기하면서." 가진 돈 전부에 대출까지 받아 계약금 약 7천만 원을 내고, 석 채를 분양받았습니다. 그런데 잔금을 치를 때가 돼 은행을 찾아가자 은행에선 필요한 액수만큼 대출이 나오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분양사 전 직원 - 김지연(가명) 통화] "어떻게 하냐. 너도 있고 할아버지도 계시거든. 근데 그것도 똑같이 그 분도 이렇게까지 해도 괜찮아요? 나는 물어봤는데 괜찮다고 하니까 나는 다 그걸 믿었던 거야. 네가 물어봤을 때 내가 그렇게 대답했잖아. 나는 그때까지 그렇게 대출이 그냥 다 나오는 줄 알았어. 지금 이 상가 상황은 어떤지 가봤습니다. 약 1년째 2층 전체가 다 공실이고, 3층도 거의 다 비어 있습니다. 아직 월세도 나오기 힘든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부동산 중개업소] "지금 저희랑 편의점, 그리고 여행사 그리고 이제 빨래방, 저희 매장 이렇게 딱 4개 있어요. 여기요? 지금 한 1년, 이제 6월이면 1년째예요." 분양사 측은 분양가의 최대 8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고 안내한 것이지 80% 대출이 확정적으로 나온다고 한 적이 없다며 계약서도 지연씨가 직접 내용을 읽어보고 날인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제 스물다섯 살. 자립을 준비하며 아등바등 살아온 지난 몇 년이 한꺼번에 무너진 느낌입니다. [김지연(가명)/자립준비청년] "제 입장에서는 그래도 성실하게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도 이제 한 번에 다 무너지고 하니까. 그냥 멘탈(정신)적으로 다 흔들렸던 것 같아요. '내가 사람을 너무 쉽게 믿었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 ◀ 이휘준 ▶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부모처럼 주위에 물어볼 만한 어른이 있었다면, 또 조언을 하고 교육 할 공동체가 있었다면, 저런 일을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아영 ▶ 네, 더구나 자립준비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이 경제적인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공동체의 관심이 더욱 필요합니다. ◀ 이휘준 ▶ 또 어떤 문제들을 겪고 있습니까? ◀ 김아영 ▶ 제가 만난 자립준비청년들이 공통적으로 하기 힘들어하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왜 보호아동이 됐는지, 어떤 가정사를 겪었는지 같은 이야기들입니다. 사회의 편견과 동정으로 생기는 마음의 상처 때문입니다. ◀ V C R ▶ [드라마 대사] "어쩌다가 남자 하나 잘 만나서 팔자 핀 고아 주제에, 엄마 없이 자란 애들은 딱 표가 난다니까, 넌 나쁘고 모자란 애야, 그래서 버려진 거야, 어디 근본도 없는 고아 주제에." 무심코 흘려듣는 드라마 속 대사들. 하지만 자립준비청년에겐 가슴 철렁이는 표현들입니다. [손자영/자립준비청년 ('아름다운 재단' 활동가)] "'근본도 없는 고아 새끼라더니'라는 그런 대사를 들을 때면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은 적도 있었고 그럴 때마다 항상 양육자들은 어떤지, 친구들의 표정은 괜찮은지 좀 살폈던 아이였던 것 같아요." 자립준비청년이 직접 40여 편의 영화와 드라마 속 '고아'를 분석해봤더니, 범죄자 같은 악인이거나 동정의 대상, 아니면 터무니없이 긍정적인 인물 등 대부분 비현실적인 캐릭터였습니다. 드라마나 영화 속 모습에 익숙해져 있다는 건 그만큼 편견에 빠져있다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자립준비청년들은 현실에서도 비슷한 말을 듣습니다. [손자영/자립준비청년 ('아름다운 재단' 활동가)] "제가 막 야간 아르바이트도 하고 그랬었거든요. 근데 이제 그 사장님이 저의 이제 환경을 알고 저한테 유독 되게 말을 되게 심하게 하셨는데. 뭐 '뇌가 없냐', 약간 뭐 이렇게 '못 배워서 뇌도 없는 거 아니냐' 이런 식으로 말했었는데 그 말이 되게 오랫동안 마음에 남더라고요." [신선/자립준비청년 ('아름다운 재단' 활동가)] "식당에서 일을 했었는데 그때 손을 조금 다쳐서 일을 못 하겠다고 하니까 이제 사장님께서 '사실 쟤가 보육원에 살아서 끈기가 없는 거다'라는 이야기들을 주변 사람들한테 했다고 하더라고요." [윤재근/자립준비청년] "설날이 다가왔는데 이제 근무표 조사를 좀 했었어요, 회사에서. 그런데 이제 보통은 이제 이날 출근할 수 있냐, 보통 이렇게 물어봐 주셨는데. 저한테는 이제 '너는 뭐 어차피 갈 데 없으니까 출근해라'는 식으로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차가운 시선과 편견. ## 광고 ##그러다보니 점점 자신이 자립준비청년이라는 걸 숨기고 싶어집니다. 13살 때 부모님의 이혼으로 보육원에 맡겨진 주우진 씨. 5년 이상 아동보호시설에서 자라면 군 면제를 받을 수 있지만 일부러 입대했습니다. 군 면제 사유를 설명하기 싫었기 때문입니다. [주우진/자립준비청년협회장] "아무래도 남자들 같은 경우는 이제 입사 원서를 내거나 채용 공고를 낼 때 아무래도 병역 문제를 무조건 의무적으로 기재를 하잖아요. 대다수의 친구는 아직도 사회에서 자립 준비 청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별로 이렇게 좋지 않으니까 숨기겠죠. 당연히. 그래서 그러다 보니까 이제 그때마다 내 성장 환경을 오픈(공개)하는 게 싫다, 부담스럽다." 경제적 어려움, 갈등, 정신질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설문조사에서, 자립준비 청년 가운데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은 50%나 됐습니다. [이수진/서울시복지재단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장] "진짜로 비빌 언덕이 없는 아이들은 특히 자립준비청년이라든지 (이런)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더 많은 자괴감과. 그러니까 실패했을 때 회복 탄력성이 없는 거죠. 누구나 실패하지만 실패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뭔가 둥지, 회복 탄력성을 해줄 수 있는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는 게 이제 아이들 자살까지." 자살 충동을 느꼈을 때 어떻게 대처했는지 물었더니, 특별히 대처하지 않았다는 답이 37%로 가장 많았고, 친구와 상담했다(19.7%), 술과 담배로 풀었다 (14.9%)순이었습니다. [백종우/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저도 제일 안타까운 게 이제 자립준비청년들이 노력하다가 결국은 모든 대인관계가 끊어지는 것, 이 세상과 연결된 선이 다 끊어지면 점만 남는 거거든요. 그 상태에서는 절망하니까 누구한테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고 아무런 해결 방법이 없다고 생각할 때 자살을 생각할 수가 있는 거죠." 2022년 8월, 2명의 자립준비청년이 잇따라 목숨을 끊었습니다. 한 명은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홀로서기'에 대한 엄청난 부담감을 토로해왔다고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립준비청년들과 간담회를 갖고 국가의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자립준비청년과의 만남, 2022년 9월 13일)] "정말 국가가 이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를 못하고 너무 정말 내팽개쳐져 있는 그런 부분들이구나 이런 청년들이 우리 국가의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에 하여튼 잘 좀 살펴야 하겠다는 생각을 아주 굳게 먹었는데." 자립 정착금이 올랐고, 자립 수당 지급액도 늘어났습니다. 장학금 지원도 확대됐습니다. 그럼에도 비극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1년 전에도 또다시 두 명의 자립준비청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변금선/서울연구원 청년정책연구단장] "사실 이게 '복지 지원' 이렇게 이야기하면 다들 이제 현금성 지원 위주로 생각을 많이 해요. 물론 단기적으로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돈을 지원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내 삶을 결정하고 그 결정하는 과정에서 내가 어떤 직업을 갖고 어떤 것을 소비하고 그 소비를 통해서 그다음을 어떻게 준비하는지에 대한 그 결정에 대한 자율성 이런 부분들이 필요한데 이런 자율성은 한 번 돈을 준다고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 이휘준 ▶ 그렇다면, 현금성 지원 말고 어떤 지원이 더 필요할까요? ◀ 김아영 ▶ 한 자립준비청년은 시설에서 나와 자립을 했을 때의 기분을 '배를 탔는데 노가 없는 느낌이었다'고 표현했습니다. 공과금을 내는 것도, 이사를 하는 것도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일들인데 누구 하나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던 거죠. 결국 필요한 건 주변의 조금 더 세심한 관심인데, 간단하지만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 V C R ▶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 올해 서른두 살 김민수 씨. 보육원에서 자라다, 20대 초반에 홀로서기를 시작했습니다. [김민수(가명)/자립준비청년] "장애인 시설을 보낸다는 식으로 얘기가 나왔었거든요. 네. 가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해서." 하지만 벽에 부딪혔습니다. 정부가 마련해줄 수 있는 주거 공간이 있었지만, 입주 신청서를 쓰는 것조차 버거웠습니다. [김민수(가명)/자립준비청년] "이해 안 되는 것도 있고, 되는 것도 있고. 집 구할 때가‥ 제가 아무 도움, 아무도 없으니까."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사실상 방치됐다가, 간신히 민간단체에 발견됐습니다. [최상규/'선한 울타리' 활동가] "정말 키가 한 190cm 가깝게 크잖아요. 그런데 정말 얼굴이 까맣게 그을렸는데 먹지를 못해서 피골이 상접해서 온 거예요. 진짜 놔두면. 근데 보는 순간 너무 애처롭더라고요." 지적장애까지는 아니어도 '경계선 지능'을 가진 자립준비청년도 많습니다. IQ 71에서 84. 학습능력이나 자립능력, 대인관계 능력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해 이른바 '느린 학습자'로 불립니다. [이해국/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피해를 당했을 때 주변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 이 아이들에게 트라우마로 남게 되고요. 극단적으로 위축돼서 결국은 경계선 지능처럼 나타나게 되는 경우나 그런 경우도 되게 많습니다." 보육시설 퇴소 예정 아동의 22%는 경계선 지능이거나, 경계선 지능이 의심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평균보다 1.6배 높습니다. 매년 경계선 지능을 가진 자립준비청년 3~400명이 홀로서기에 나서고 있다는 뜻입니다. [김성민/자립준비청년 사회적 기업 대표] "실제로 저희 회사에 자립준비청년들의 절반이 경계선 지능 장애를 경험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 물건을 여기 옮기는 걸 한 달 내내 알려줘도 사실 숙지하기 굉장히 어려워하거든요." 결국 지원제도만 있어서 되는 게 아니라, 이런 제도와 자립준비청년을 연결해 줄 '징검다리'가 필요합니다. 지난해 7월 기준 자립준비청년은 1만 1천403명. 정부와 지자체의 전담 인력은 161명입니다. 1명이 71명을 관리하는 셈입니다. 정기적으로 자립준비청년의 생활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안전, 건강, 일상생활, 관계, 교육 등 10가지 영역에서 집중 지원을 해야 하다 보니 충분한 관심을 쏟기가 어렵습니다. [김진호(가명)/자립준비청년] "시설 같은 데 있으면 학교 갔다 오면 막 반겨주는 사람도 있고 그러는데 이제 혼자 살다 보니까 일 갔다 오면 그냥 혼자서 그냥 아무도 없는, 그냥 텅 빈 데 그냥 혼자 있는 거니까 그게 제일 큰 것 같아요. 외롭다는 느낌이." [손자영/자립준비청년('아름다운 재단' 활동가)] "이제 나는 자립하고 근데 그때 순간 너무 기뻤거든요. 새 보트를 탔고 이제 나만의 행복한 자유로운 자립의 시작이니까 그런 보트를 탔는데 막상 보트를 타고 딱 보니까 노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어떡하지? 막막하다, 이 노를 어떻게 찾아야 하지?' 이런 감정이었던 것 같아요." 우리와 비슷한 자립준비청년 전담 인력을 운영하는 영국은 1인당 20명 정도의 청년을 관리합니다. [정재훈/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시스템 구축이 안 된 상태에서 뭔가 급하게 막 하려다 보니까 급하게 이런 청년들을 위한 제도들이 나오고. 그러다 보니까 제도 자체도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는 친절한 데 불편한 친절이 되는 거고. 그러면서 그게 또 연결되는 것도 아니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고." 그러다 보니 민간이 그 역할을 합니다. 가톨릭재단이 운영하는 인천의 청소년자립지원관. 자립준비청년들을 1년 동안 머물게 하며, 취업과 사회 진출을 돕고 있습니다. [송원섭/신부(인천시 청소년자립지원관장)] "무기력증. 그런 아이들 방 빼서 이리로 데리고 와요. 여기서 훈련시킵니다. 여기서 밥, 빨래, 청소 훈련시키고 출·퇴근 훈련시키고 잘한다 싶으면 저희가 월세를 지원해 줘요." 하지만 늘 지원이 부족합니다. [송원섭/신부 (인천시 청소년자립지원관장)] "지원 범위는 70명도 넘죠. 왜냐하면 명절 때 다 혼자서 밥 먹고 혼자서 지내는 아이들 많거든요. 고립돼 있고 은둔돼 있는. 다 불러서 그 아이들은 예산에서 못 쓰기 때문에 다 후원금으로 다 사용하고." 건물 벽면을 식물로 채우는 조경사업을 하는 사회적 기업. 이 회사 직원 10명 가운데 6명이 자립준비 청년입니다. 창업자 김성민 씨도 보육원 출신입니다. 2018년, 전세보증금 5천만 원을 빼 자신과 같은 자립준비청년과 함께 가기 위한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김성민/자립준비청년 사회적 기업 대표] "저희가 '1년에 2,500명씩 나오는 청년들을 다 우리가 해결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가 아니라. 이런 좋은 사례를 만들어야 국가에서도 '아, 저런 문제를 저렇게 해결할 수 있구나'라는 것들을 알 수 있잖아요. 실제로 선진국에서는요 자립 준비 청년과 관련된 일자리를요, 기업과 국가가 협업을 해서 1년에 1만 개씩 만들어내요." [송인한/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대한민국의 많은 사회안전망 복지 체계가 민간 영역에 맡겨져 있는데요. 그러다 보면 운에 따라서 사람의 인생이 갈리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은 그것은 운과 불운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 얼마나 잘 갖춰져 있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도와줄 수 있느냐는 시스템의 문제이거든요." ◀ 이휘준 ▶ 출발이 다르다고 이용당하고 차별받고, 우리 사회가 조금만 더 신경 썼으면 피할 수 있을 어려움도 겪고‥ 볼수록 안타깝습니다. ◀ 김아영 ▶ 네, 그런데 자립준비청년과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은 비슷한 처지라고 할 수 있는 청년들도 많습니다. '위기·취약 청년'이라고 불리는데요. 그래서 이 문제를 자립준비청년 1만 명에 대한 문제로만 보면 안될 것 같습니다. ◀ V C R ▶ 27살 신현재 씨는 은둔 청년이었습니다. 집안 사업이 망한 뒤, 친척까지 6명이 함께 9평짜리 원룸에서 살았습니다. [신현재/은둔경험청년] "밤이 되면 스탠드를 켜면 그 불빛이 밝아서 가족들이 잠을 못 자니까 화장실에서 변기에 앉아서 공부를 하기도 하고 아니면 아예 복도로 나가서 공부를 하기도 했어요." 다른 친구들을 부러워하기 시작했습니다. [신현재/은둔경험청년] "나는 지금 대입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해결해야 할 일도 너무너무 많은데 저 친구는 유일한 고민이 대입이구나. 너무 부러웠어요. 왜냐하면 대입은 우리 또래 아이들은 당연히 하고 있는 고민이니까." 대학에 진학해서도, 닥치는대로 일하며 돈을 벌었습니다. [신현재/은둔경험청년] "20살 때는 햄버거 가게에서 알바했고요. 나중에는 화장품 가게에서 일을 하기도 하고. 콜센터에서도 알바를 해보고 또 학원에서 강사로 일해보기도 하고 조금 다양한 일을 했어요." 결국 절망과 우울감이 밀려오면서, 취업도 포기하고 스스로 방에 갇혔습니다. 그렇게 여러 해를 고립돼있다가, 최근 다시 용기를 내고 밖으로 발을 내디뎠습니다. [신현재/은둔경험청년] "지금보다 더 늦어지면 취업을, 신입사원으로 취업할 수가 없겠다. 그렇게 스펙이 높은 사람들도 다들 신입 취업이 어렵다고 하는데. '요즘엔 경력직만 뽑는다고 하는데 나이까지 많으면 취업이 안 되겠구나. 이제 나는 진짜 벼랑 끝이다'라는 생각으로 떠밀려서 나온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은둔형 청년은 24만 4천 명으로 추정됩니다. 전체 청년의 2.4%입니다. [백종우/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우리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아무리 힘들어도 뭐 80년대만 하겠냐' 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고립과 은둔의 이유가 결국은 굉장히 절망하고 있고 그다음에 실패가 반복됐고 그리고 스스로의 힘으로 이걸 탈출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여기고 있는 거거든요." '수저계급론'이 현실인 사회. 금융자산 하위 25% 부모의 자녀는, 상위 25% 부모의 자녀에 비해 양질의 일자리를 가질 확률이 8%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첫 일자리 임금 수준도 11% 낮고, 근무 연수가 늘어날수록 임금 격차는 확대되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취업준비생들에게 '성공하기 위한 조건'을 물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0%가 '수저계급론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답했습니다. 출세와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부모의 경제적 뒷받침과 재력'을 가장 많이 꼽았습니다. [이장연/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만약 그 기회 불평등을 나누는 그 기준이 단순히 돈이라면 그 사회는, 국가는 한번 그 상황이 맞는지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개개인이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하는데 만약 이게 부모의 재정 제약 때문에 이런 개인들이 충분히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그 국가의 생산성과 미래는 사실은 빈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사회에서 보호막 없이 냉혹한 현실에 그대로 노출된 청년은 자립준비청년, 은둔형 청년만이 아닙니다. 부양해야 할 식구가 있는 가족돌봄청년, 어린 미혼부모 등 관심의 사각지대에서 어려움을 겪는 여러 젊은이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자립준비청년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바꾸는 과정은 냉대받고 고립된 위기·취약 청년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는 길이기도 합니다. [주우진/자립준비청년협회장] "저만 행복하게 사는 게 아니라 자립준비청년들이나 사회적 소외계층의 사람들이 본인의 성장 환경을 숨기고 살지 않아도 되는 사회, 그런 사회를 만드는 게 제 꿈이고." ◀ 클로징 ▶ 청년은 인생에서 가장 잠재력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위기·취약 청년에 대한 고민은 단순한 복지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한 고민일 겁니다. 탐사기획 ,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스트레이트
2024-06-09
김아영
[스트레이트] 죽음의 덫, 1조 2천 억
한 40대 아버지에게 누군가가 보낸 문자 메시지. 갓 태어난 아기 사진입니다. "아기가 아직 안 죽었냐", 이제 "말로 안 한다"고 협박합니다. 누가 보냈을까요? 불법 사채업자입니다. [불법 사채 피해자] "'지금 인큐베이터에 있고 이래서 너무 힘들다, 내가' 그랬더니 아기들 사진을 좀 보여달래. 그래야지 믿겠다는 거예요." 대출이라는 덫에 걸린 순간 불법 사채업자는 악랄한 얼굴을 드러냅니다. [불법 추심 실제 통화/불법 사채업자 왕 차장 - 피해자 정유미(가명)] "너 나타나면 넌 죽어 이 XXX아. X져라 그냥 XXX이. X 같은 X이 니 아버지고 넌 지금 다 턴다." 가족도, 직장 동료도 닥치는 대로 협박합니다. [불법 추심 실제 통화/불법 사채업자 강 실장 - 피해자 아버지] "딸내미가 XX 전화를 안 받잖아. [왜 저한테 욕하십니까.] 니 딸내미를 XX 잘 키우든가 개XX야." [김지우(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회사를 뒤집어 놓겠다. 너를 진짜 죽여버리겠다.' '너희 부모님 찾아가서 X로 다 죽여버리겠다' 이런 협박을 하는 거예요. X 가는 소리 들려주고." 피해자는 영혼이 파괴됩니다. [불법 추심 실제 통화/불법 사채업자 석 부장 - 피해자 김국화(가명)] "무릎 꿇고 동영상 찍어서 보내. 30분 뒤에 안 되면 석 부장이 알아서 하는 대로 다 따르겠다고 보내. 아 안 되면 어떡할 거냐고 이 XXX아." 지난해 불법 사채업자들의 이자율은 연 평균 414%. 100만 원을 빌리면 이자만 4백만 원으로 불어납니다. 피해는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 6천7백 건. 이런 추세면 역대 최대를 기록하게 됩니다. 불법 사채 이용자는 지난해 120만 명. 대출금액은 1조 2천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 이휘준 ▶ 안녕하십니까, 이휘준입니다. 오늘 스트레이트는 최근 들어 크게 늘어나고 있는 불법 사채의 실태, 그리고 우리 사회의 금융안전망을 들여다봅니다. 김아영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영상으로 잠깐 봤는데 돈 받아내는 수법이 정말 악랄합니다. 이런 피해가 꽤 많은가 봐요? ◀ 김아영 ▶ 당장 인터넷에 지금 대출이라고 검색해보면 돈 빌려주겠다는 업체들이 줄줄이 뜹니다. '신용점수 상관없이 당장 대출해 주겠다' 이렇게 광고하는데 이게 바로 덫입니다. ◀ 이휘준 ▶ 보통 우리가 돈 빌릴 일이 생기면 은행이나 제2금융권 찾아가잖아요. 그런데 사채를 쓴다는 건 은행 대출이 힘들다는 얘기겠군요? ◀ 김아영 ▶ 코로나로 빛이 많이 불어난 자영업자들도 있고요. 사회에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청년들도 많습니다. 당장 생활비 몇십만 원이 필요해서 돈을 빌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게 지옥의 시작입니다. ◀ VCR ▶ 20대 민정 씨는 회사에서 내준 원룸에서 살고 있습니다. 냉장고는 텅 비어 있습니다. 굶는 날도 태반입니다. [이민정(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이온음료밖에 못 먹어요, 지금. 안 먹어요." 옷도 거의 없습니다. 겨울 외투는 아예 없습니다. [이민정(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 진짜 한 푼도 없어요. 1만 원밖에 없어요, 저." 몸이 아파 1년 가까이 입원하느라 일을 못 했습니다. 퇴원한 뒤 여성쉼터에서 지냈지만, 석 달 만에 나와야 했습니다. 이혼한 부모는 연락이 끊겼습니다. 다행히 일자리를 구했습니다. 쇼핑몰에서 택배 싸는 일입니다. 하지만 첫 월급날까지 버틸 생활비가 없었습니다. 인터넷에 '대출'이라고 검색했습니다. 대출 중개 플랫폼에 30만 원이 필요하다고 썼습니다. 월급 받으면 금방 갚을 생각이었습니다. [이민정(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엄청 전화가 많이 왔어요. 근데 한 곳에서 승인이 나서 30만 원을 빌렸는데 7일 뒤에 '50만 원으로 갚아라' 이렇게 돼버린 거예요." 이른바 30/50 대출. 30만 원을 빌리면 일주일 뒤 50만 원을 갚는 대출입니다. 법정 최고 금리는 연이율 20%. 법대로라면 일주일 최고 이자는 1천1백 원 정도. 30/50은 이자만 20만 원이니까 173배 가까이 됩니다. 허리를 다쳐 갑자기 병원비가 들었습니다. 약속한 날짜에 돈을 갚지 못했습니다. # 덫 하루 늦어질 때마다 이자가 5만 원씩 불었습니다. 어떻게 알았는지, 다른 사채업자들이 돈을 빌려주겠다고 연락해왔습니다. [이민정(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 상환 날만 되면 엄청나게 와요, 뭔가가. 유혹이라는 게 생겨요. 그냥 여기를 빌리고 여기를 끝내버리자." 빚을 내 빚을 갚는 돌려막기. 한 달 반 만에 돈 빌린 데가 5곳이 됐습니다. 갚을 돈은 300만 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이민정(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30만 원 빌리고 연체비를 명목으로 136만 원을 줬던 데가 있어요. 나 진짜 돈 더 이상 없다고. 이제 못 주겠다고." 더 감당이 안 되자, 사채업자들의 협박이 시작됐습니다. 친구와 회사 동료들에게 협박 전화를 돌렸습니다. 사채업자들은 대출해주기 전에 휴대폰 연락처 전부를 미리 받아갔습니다. 담보라고 했습니다. [이민정(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전 남자친구들, 부모님, 친구, 회사. 그러니까 연락처에 있는 사람들한테 싹 다 돌려버린 거예요. 얘 막 돈 갚으려고 '성매매도 했다', '양성애자다', 사람을 완전히 그냥 그렇게 만들어버리는 거잖아요." 공포와 수치심이 밀려왔습니다. [이민정(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그냥 미안하다,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그런 문자 받게 해서 미안하다. 내 선에서 정말 잘 정리를 했었어야 했는데 너희들한테 이런 문자 받게 해서 그냥 미안하다는 말밖에 안 했던 것 같아요." 민정 씨가 처음 돈을 빌린 사채업자 이름은 '경성대부 남 대리'. 남 대리에게 당한 피해자는 한둘이 아닙니다. 30대 후반 나라 씨도 덫에 걸렸습니다. 중소기업을 퇴사하고 새 직장을 구하는 동안 생활비 50만 원이 필요했습니다. 개인회생 중이라 은행 대출이 거절됐습니다. 사채업자들의 광고 문자가 쏟아졌습니다. [김나라(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문자로 '빠른 대출', '조건 없이' 이런 거. 제가 그때 딱 퇴사한 이후여서 그런 문자가 오면 상황이 절박한 사람들에게는 그게 그냥 목마를 때 물 바로 앞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인 거예요." 그렇게 '경성대부 남 대리'한테 돈을 빌렸습니다. 이자는 삽시간에 불어났습니다. 갚아야 할 돈이 2주 만에 120만 원이 됐습니다. 남 대리는 이번에도 휴대폰 연락처를 협박 수단으로 이용했습니다. [김나라(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휴대폰에 있는 전체 연락처에 다 뿌린 거죠. 전 직장 동료 중의 한 명이 저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소를 해서 연락이 왔더라고요." 전화 상담사 유미 씨도 인터넷 대출을 받았습니다. 월세 60만 원, 딸 학원비 30만 원, 밀린 통신비에 관리비 낼 돈이 필요했습니다. 2백만 원을 빌렸습니다. [김나라(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가정사죠, 그냥. 집에 돈이 안 들어오니까 저 혼자 애들 키워야 되고 그래서 이렇게 이렇게 돌리다 보니까." 개인회생 중이라 은행 대출은 꿈도 못 꿨습니다. 빌리고 갚고 반복하다보니 넉 달 만에 빌린 돈이 1,700만 원이 됐습니다. 이자만 3,100만 원으로 불어났습니다. 다 갚았습니다. 그런데 불법 사채업자는 더 내놓으라고 협박했습니다. 딸의 담임교사한테까지 전화했습니다. [불법 추심 실제 통화/불법 사채업자 왕 차장-피해자 정유미(가명)씨 딸 담임교사] "안녕하세요. OO이 담임 선생님 되시죠? 아. 다름이 아니고요. 2학년 때 OO이 어머님 있죠. XXX씨라고 하거든요. OO이 어머님 XXX씨가 지금 선생님 개인 인적사항 팔고 다니면서 불법 업자들한테 X팔고 다니고 있거든요. " ◀ 이휘준 ▶ 그러니까 돈 빌려주기 전에 휴대폰 연락처를 통째로 받아가고 그걸로 사회적으로 매장을 시켜버리는 거네요. 연락처를 받아가는 건 불법 아닙니까? ◀ 김아영 ▶ 당연히 불법입니다. ◀ 이휘준 ▶ 그런데 달란다고 그걸 주는 것도 사실 저는 잘 이해가 안 됩니다. ◀ 김아영 ▶ 이제 피해자들 중에 상당수는 신용카드가 연체됐거나 개인회생 중이어서 단돈 몇십만 원도 절박한 사람들이 많거든요. ◀ 이휘준 ▶ 그 절박함을 불법 사채업자들이 이용하는 거군요? ◀ 김아영 ▶ 한 번 돈을 빌려 쓰면 빠져나갈 수 없게 만듭니다. 전문가들은 불법 사채업자들이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무너뜨리고 지배하는 수법을 쓴다고 말합니다. ◀ VCR ▶ 자영업자 강윤지 씨. 거래처 대금이 부족해 인터넷에서 2백만 원을 빌렸습니다. 넉 달 만에 2천만 원이 됐습니다. 불법 사채인 줄 몰랐습니다. [강윤지(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대출 치면 일단 파워링크 상단에 나와 있으니까. 또 (대출 중개) 플랫폼이 또 워낙 유명한 플랫폼이기도 하고 그런 데서 설마 이런 사기꾼들이 있을까." 이자가 밀리자 사채업자는 이자 대신 대포통장으로 쓸 계좌를 달라고 했습니다.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나체 사진을 요구했습니다. # 지배 거부하자 대포 통장으로 신고하겠다는 협박이 날아들었습니다. [강윤지(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네가 조사 받아도 못해도 벌금 600(만 원)이다. 600(만 원) 낼래, 아니면 사진 보낼래?' 이렇게 돼버리니까." 사진을 찍어 보냈습니다. 끝이 아니었습니다. [강윤지(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상체만 보내라' 상체만 보냈죠. '오케이 알았어' 했는데, 저녁때 되니까 '야 미안한데 하체도 보내야 된대' 일하고 있는데 화장실 가서 찍으래요." 이자는 이자대로 불어났습니다. 그러자 이제 사진으로 협박했습니다. [강윤지(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너 지금 당장 안 보내면 이 사진 아들한테 간다.' 거기서 진짜 돈을 안 보낼 수가 없어요, 진짜로." 돈이 없다, 조금만 미뤄달라 했더니 사진을 SNS에 공개했습니다. [강윤지(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남자 친구들이 다 있고 도매 거래처 사람들, 외숙모, 삼촌, 사촌 오빠 다 태그해요. 그리고 그 사진이 다 터지는 거죠. 다 보이는 거죠." 어쩌다 나체 사진까지 보내게 된 걸까요? 전문가들은 넉 달 동안 이어진 협박으로, 심리적 지배 상태가 됐을 거라고 진단합니다. [백종우/경희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나의 부끄러운 부분이 다 알려지고 하면 이제 내 주위에는 아무도 없겠구나' 이런 고립에 대한 공포가 자리 잡을 수 있는 거죠. 그러면 굉장히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것들을 따르게 되고." 스트레이트가 만난 피해자들이 처음에 빌린 돈은 다 소액입니다. 30만 원, 50만 원, 2백만 원, 2백만 원. 한 대출 중개 플랫폼에 최근 일주일간 올라온 대출 신청 1,500여 건을 분석했더니, 1백만 원 이하가 43%였습니다. 30만 원 이하도 15%였습니다. 빌려달라고 한 돈이 10만 원이 안 되는 사람도 2%, 34명이 있었습니다.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없었다는 것도 공통점입니다. 개인회생 중이거나 신용카드 연체가 많아 은행이 퇴짜를 놨습니다. [이민정(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병원에 장기 입원을 했다 보니까 카드값도 연체가 됐었고 통신 쪽도 연체가 있다 보니까 1, 2금융 쪽에는 아예 대출이 안 나와서." 돈 빌릴 가족이나 친구마저 없습니다. [이민정(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조사를 받을 때도 물어보는 거예요. 왜 가족한테 말 안 했고 친구한테 말 안 했냐고. '왜 가족들한테 말 안 했냐' 할 수 있었으면 사채에 손을 안 댔고 그게 됐다면 제가 쉼터에 있지 않았겠죠." 불법 사채업자들은 이런 사람들을 먹잇감으로 삼습니다. 담보도, 직업도, 신용점수도 필요 없다고 유혹합니다. [전직 불법 사채업자] "작업 문자를 또 돌립니다. '대출 한도 얼마까지 나온다.' '지금 바로 연락 주시면 빠르게 지금 돈 받아 보실 수 있도록 저희가 조치해 드릴 테니 바로 연락 달라'는 식으로 문자를 다 돌립니다." ◀ 이휘준 ▶ 은행이나 저축은행 같은 제도권 금융에서 안 받아주니까 저런 불법 사채로 내몰리는 거군요. 코로나 이후에 양극화가 심해진 것도 원인이겠죠? ◀ 김아영 ▶ 맞습니다. 특히 청년들이 심각한데요. 20~30대 청년 가운데 3곳 이상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가 141만 명이나 됩니다. 또 코로나를 겪은 자영업자들도 다중 채무자가 173만 명입니다. ◀ 이휘준 ▶ 다중채무라는 게 보통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이른바 돌려막기를 하는 거잖아요. 불법 사채에 내몰릴 수 있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는 거군요. ◀ 김아영 ▶ 그 틈을 불법 사채가 파고들어서 지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그 규모가 엄청납니다. 그냥 업자 수준이 아니라 거대한 기업형 범죄 조직입니다. 이들은 누구인지 취재했습니다. ◀ VCR ▶ 상호 씨는 3년 동안 불법 추심에 시달렸습니다. 전세자금으로 빌린 1천만 원 때문이었습니다. [신상호(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부모님 회사, 저희 회사, 와이프 회사, 어린이집 계속 욕하고 전화하고 대포폰으로 배달을 20개씩 시키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경찰은 대포폰과 대포통장이라 잡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신상호(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도와달라, 잡아야 된다. 근데 진짜 어렵대요. 자기 경찰서에 이렇게 신고하러 오는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래요." 상호 씨는 사채업자들을 잡기 위해 직접 소굴로 들어갔습니다. [신상호(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잡고 싶은데 방법이 없잖아요. 저는 한 6개월 동안 매달렸어요. '일을 좀 시켜달라. 갚을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잡으려고." 경기도 구리의 한 오피스텔. [신상호(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방은 2개 있었어요. 직원 두 명에 부장님 한 명, 그 다음에 텔레그램으로 연락하시는 여자분 따로 있고." 사채업자들은 상호 씨를 가두고 수첩 한 권을 줬습니다. 따라 읽기만 하면 되는 협박용 말을 잔뜩 적어놨습니다. [신상호(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그거를 보고 달달 외워라. 소름이 돋았던 게 맨 처음에 저한테 제가 빌리려고 했을 때 그 말이랑 다 똑같았어요." 죽을 때까지 괴롭히라고 했습니다. [신상호(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자살하신 분도 있대요. 그래서 얘들이 장례식장에도 전화해 진짜 죽었는지 그랬대요, 진짜 한때. 그 정도 애들이었어요." 끝까지 돈을 못 받아내면 사고자로 처리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사고자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 정도로 추심은 지독했습니다. [신상호(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단 한 명도 못 받은 사람이 없었어요. 사고자가 0명이었어요, 0명." 누가 사고자인지 업자들끼리 정보도 공유한다고 했습니다. [신상호(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사고자 등록을 해요. 돈을 갚았었던 애인지 안 갚았었던 애인지 돈을 빌려주는 모든 대출업자가 그걸 알고 있다는 거예요." 돈 될 사람만 미리 걸러낸 겁니다. [신상호(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빌려주기 전에도 모든 가족한테 전화를 해봐요. '저희 보험사인데 아버님 맞으시죠?' 이렇게. 근데 그중에서도 추심을 당했던 부모도 있을 거 아니에요. 그러면 이렇게 얘기하면 그 부모들이 어느 정도 눈치를 채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러면 얘한테 다시 전화를 해 '야 너 빌렸었지? 너 추심 당했던 애지?' 이렇게 하면 걔는 안 빌려주고." 대포통장에 들어온 돈은 현금인출기, CD기에서 뽑습니다. CD기가 많은 곳을 돌아다닌다고 합니다. 이런 데를 CD기 밭이라고 부릅니다. [신상호(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몇십만 원씩 계속 하루 종일 돈만 뽑는 애들이 있어요, 하루 종일. CD기만 돌아다니는 CD기 밭에서. 너무 많이 뽑거나 너무 많이 입금을 하면 은행에서 신고가 들어가니까." 상호 씨는 나흘 만에 도망쳐 나왔습니다. 돈을 대주는 윗선이 누군지는 알 수 없었다고 합니다. [신상호(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한 5천만 원씩 박스로 돈을 담아요. 그러면 그거를 평택으로 보내요. 평택 가면 파출소가 있어요. 그 앞에 박스를 놔요. 그럼 누가 가져가고." ------------- 사채업자들은 절대로 안 잡힐 거라고 자신합니다. 대포폰, 대포통장, 대포차를 써가며 수사망을 피합니다. [전직 사채업자] "걸릴 거라는 생각은 안 하거든요. 왜냐하면 쓰는 휴대폰 자체도 대포폰이고 그리고 쓰는 통장 자체도 대포통장이기 때문에. 돈 없으면 못 구할 게 없습니다." 적발돼도 꼬리를 자르면 그만입니다. [전직 사채업자] "저희 팀은 한 6명 정도 있었습니다. 점조직적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많이 있습니다 전국에. 네, 저희는 모릅니다. 네, 저희끼리 서로 연락을 못하게 이제 아예 윗선에서 점조직식으로 만들어놨거든요." 잘 잡히지도 않지만, 잡혀도 금방 풀려납니다. 지난해 대부업법 위반으로 적발된 사람이 1천 명이 넘는데, 구속된 건 딱 20명, 구속률이 2%도 안 됩니다. 채권추심법 위반 구속률은 0.3%입니다. 처벌도 약합니다. 대부업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받는 건 10명 가운데 1명 정도입니다. 반면 일본은 대부업법과 비슷한 출자법 위반 징역형 비율이 우리보다 3배 더 높습니다. 처벌은 가벼운데 범죄 수익은 엄청납니다. 전직 사채업자는 대리 시절 매달 3천만 원을 벌었다고 했습니다. [전직 사채업자] "부장되는 사람, 서울에 압구정동, 강남 이런 쪽에서 일을 하시는데. 타고 다니는 차량 같은 가격은 저희가 보통 알기로는 3억에서 6억 사이 정도 되는 차량을 타고 다니시고." 서울의 한 고급 아파트. 월세가 1천8백만 원입니다. 지난 3월 검거된 불법 사채업 총책, 일명 강 실장의 집입니다. 5만 원짜리 돈다발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정만 경감/강원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장난감 돈처럼 장롱에 툭 던져져 있고 어디 뭐 툭 돈다발이 던져져 있고." 총책이 굴리는 차만 5대였습니다. 한 대에 수억 원 하는 람보르기니가 두 대. 여기에 벤틀리, 포르쉐, 지바겐 같은 고가 수입차도 주차장에 있습니다. 경찰 수사에서 드러난 조직도입니다. 총책 32살 강 실장 등 조직원은 123명. 대부분 20대였습니다. 서울, 광주, 여수, 부산, 청주, 진천 등 전국 곳곳에 사무실을 뒀습니다. 검거에 대비해 가명을 썼습니다. 자기들끼리 기 대리, 힘 대리, 팔 대리라고 불렀습니다. 대신 처벌받는 바지사장도 만들어놨습니다. [이정만 경감/강원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경찰에 가서 자수해라. 그러면 1년에 1억 줄게 그리고 월 200씩 그리고 변호사 다 선임해준다. 실제 변호사까지 다 선임해 줬어요. 그래서 이 바지사장들이 실제 경찰에 가서 허위 자수까지 했고요." 피해자 중에는 협박에 시달리다 유산하고, 가정이 풍비박산 난 경우도 있었습니다. 대부분 제도권 대출이 힘든 영세 상인, 저소득층, 취업준비생들이었습니다. [불법 사채 피해자] "'위험한 돈인데 써보겠냐?','그걸 왜 써?' 이렇게 되겠지만, 저희 같은 사람들은 쓰게 돼요." 양심에 가책을 느껴 일을 그만뒀다는 전직 사채업자는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습니다. [전직 사채업자] "아무리 힘들더라도 불법 사채는 절대 쓰지 않는 걸 말씀, 절대로, 정말 절대로 쓰지 않는 걸, 쓰시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 이휘준 ▶ '아무리 힘들어도 불법 사채는 쓰지 마라' 오죽했으면 전직 사채업자가 저런 얘기를 할까요? ◀ 김아영 ▶ 그런데 또 피해자들처럼 저런 상황에 내몰리면 쓰게 된다고 하잖아요. 구조적인 문제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이휘준 ▶ 이걸 못 잡습니까? 경찰에 신고한 피해자들도 있을 텐데요. ◀ 김아영 ▶ 신고한 피해자들이 경찰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어차피 못 잡는다'라는 말인데요. 하지만 저희가 취재를 해보니 경찰이 사건을 다루는 방식에 문제가 많아 보였습니다. 잡을 수 있습니다. ◀ VCR ▶ 석 달 전, 75만 원을 빌리고 187만 원을 갚았다는 홍장우 씨. 이제 벗어났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돈 더 내놓으라는 불법 사채업자에게 요즘도 밤낮 없이 시달립니다. [홍장우(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그냥 계속 전화 와요. 어제도 (밤) 12시. 받을 때까지 했다가 이렇게 한 번씩 자기도 이제 짜증난다 이렇게. " 경찰서에 함께 신고하러 갔습니다. # 추적 경찰은 일단 고소장을 제출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당장 해줄 수 있는 건 없다고 했습니다. [신고 접수 경찰] " 그거는 없어요. 어떤 피해가 발생했다고 지금 이걸 멈출 수는 없어요. 그 전화를 진짜 걔가 이용하고 있으면 저희가 출석 요구하거나 만약에 대포폰이면 연락이 안 되면 저희도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거예요." 대포폰을 쓰면 잡을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도 도와달라고 하자 경찰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신고 접수 경찰 - 기자] "본인이 지금 안 주면 되는 상황인 거예요, 따지고 보면은. 그 돈 그냥 보내지 말라고. 근데 피해자가 겁 먹어서 보내버리면 그거를 저희가 어떻게 해줄 수는 없어요. 그걸 할 수가 없죠. 저희가 어떻게." 결국 아무 도움도 못 받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수사해달라고 했더니, 진정을 취하해달라고 한 경찰도 있습니다. [이복화(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 전화 통화] "더 이상 추심을 하지 않는데 이 진정을 굳이 접수를 해서 그 사람들을 잡아야 하냐라고 말씀을 하시는 거죠. '어차피 못 잡는다, 어차피 얘네 다 대포폰 쓰고 대포통장 쓰고' 그래서 진정을 취하하라고 전화가 와서." 어차피 못 잡는다는 경찰. 그러는 사이 불법 사채업자들은 대놓고 돈을 뜯어갑니다. '경성대부 남 대리'에게 당했다는 글이 인터넷에 넘쳐납니다. 악질이다, 고소한다, 고소한 사람을 찾는다. 스트레이트가 만난 나라 씨와 민정 씨도 경성대부 남 대리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나라 씨는 서울 송파서에, 민정 씨는 경기 오산서에 했습니다. 남 대리는 여전히 활개치고 있습니다. [이기동/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 소장] "귀찮아하는 거죠. 무슨 돈 30만 원, 50만 원 이런 걸 가지고 우리가 수사를 하냐. 어떻게 됐냐 물어보면 특정이 안 돼서 저희가 아직까지 수사 중에 있습니다. 이런 말밖에 들리는 게 없는 거예요." 정말 불법 사채업자들을 잡을 방법은 없는 걸까요? 슈퍼카를 굴리며 초고가 아파트에 살다 경찰에 붙잡힌 강 실장의 조직. 검거를 피하려고 행동강령도 만들었습니다. [이정만 경감/강원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일단 대포차 무조건 이용하고 CCTV가 없는 지역에 차를 주차하고 2km 이상 걸어서 뭐 돈을 출금하든가 집에 귀가할 때도 그런 식으로 해라 그리고 본폰으로는 절대 연락을 하지 말아라." 그런데 어떻게 잡았을까요? 끈질기게 추적했습니다. 조직원들이 대포폰 유심칩을 갈아 끼우면 다시 추적했습니다. 추적한 대포폰만 330대가 넘습니다. 그렇게 은신처를 찾아내 잠복했습니다. 20일 넘게 한 적도 있습니다. [이정만 경감/강원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원룸이나 숙박업소 엄청 많거든요. 거기 통행하는 사람들 모두 범죄자로 의심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그래서 일단 저희 팀 자체가 좀 상당히 오랜 기간 잠복을 하면서." 이렇게 꼬리를 밟아 윗선으로 올라갔습니다. [이정만 경감/강원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출금된 현금은 다 던지기입니다. 특정 장소에 그 현금을 포장을 해서 갖다 놓으면 그걸 또 수거하는 수거팀이 따로 또 있어요. 던지기가 2~3단계 정도 거친 후에 이 조직, 상급 조직원들한테 들어가는 거죠." 피해자 한 명으로 시작한 수사. 연인원 20명을 투입해 8개월 만에 잡았습니다. 잡고 보니 확인된 피해자만 130명이 넘었습니다. 한 건 한 건으로 보면 30만 원, 50만 원 소액처럼 보이는 불법 사채. 하지만 그 뒤에는 거대한 범죄 조직이 있습니다. [배상훈/프로파일러] "피해자를 각각으로 생각해서 각각으로 수사하면 안 되죠. 왜냐? 이것은 위에서부터 뭉치로 따라 들어와야 돼요. 그러니까 대포통장이든 대포폰이든 소위 말하면 이게 어느 지점에서 연결해서 뿌리를 박는가 아니면 올라가는가를 찾으면 금방 될 수 있어요. 지방청 수준의 사이버수사대의 반 개 팀 정도만 투입해도 금방 찾을 수 있는 거거든요." ◀ 이휘준 ▶ 경찰이 태도만 바꾸면 충분히 잡을 수 있다는 얘기네요. 가난한 사람들 목소리라고 사소한 소액 사건으로만 취급한 건 아닌지 씁쓸합니다. ◀ 김아영 ▶ 피해자들은 대부분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입니다. 부모도 친구들도 금융기관도 그리고 심지어 경찰들까지도 기댈 데가 없는 거죠. ◀ 이휘준 ▶ 경찰 수사도 중요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이렇게 절박한 상황까지 내몰리는 사람들이 없어야 할 텐데요. 정부의 대책은 없습니까? ◀ 김아영 ▶ 불법 사채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 중의 하나가, 경기가 침체되고 금리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사람들부터 돈줄이 끊기는 겁니다. ◀ VCR ▶ 인터넷에서 찾은 대출 중개 플랫폼.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등록돼 있거나 지자체 정식 허가를 받은 업체"만 있다고 돼 있습니다. 돈이 필요하다고 글을 올렸더니, 문자가 쏟아졌습니다. [업체-기자/대독] "고객님 연락주시면 무방문 당일 진행 가능한데 얼마정도 필요하실까요?" (이자가 얼마나 될까요? 30만 원 필요합니다.) "서류 심사 봐야 합니다." (혹시 담보도 있을까요. 지인 연락처라든지 이런 것 받으시나요?) "받습니다." 지인 연락처를 받는 건 불법입니다. 업체 이름을 알려달라, 정식 대부업체냐 물었더니 더 이상 답이 없었습니다. 지우 씨도 이 플랫폼에 있는 업체 한 곳에 전화했습니다. 대구시에 등록돼 있고 이자가 연 20% 이내라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업체를 소개했습니다. [김지우(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자신들의 전화번호가 아닌 카카오톡 아이디를 저한테 전달해 주고." 불법 사채업자였습니다. [김지우(가명)/불법 사채 피해자] "네가 하루를 연체했으니까 하루 한 시간당 10만 원씩 연체비를 내야 된다' 그때부터 협박이 시작된 거였습니다." 정식 업체만 있다더니 어떻게 된 걸까요? 간판만 합법인 것처럼 내걸고 불법 사채업자들과 뒤로 손잡는 겁니다. 한통속입니다. [전직 불법 사채업자] "정식 대부업체를 운영할 수 있는 사업증을 가지고 있는 분에게 일종의 대가를 지불하고 명의를 빌리는 거죠. 연 20%를 하게 되면 많은 수익이 발생이 안 되지 않습니까. 불법으로 운영하게 되면 연 3,000% 가까이 되는 살인적인 이자를 받게 되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불법 사금융과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사채업자들을 강력하게 처단하고 범죄수익은 모조리 환수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엄벌만으로 문제가 해결될까요? 현재 법정 최고 금리는 연 20%. 그런데 기준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합법적인 대부업체들이 대출을 줄이고 있습니다. 주요 대부업체 69곳의 신규 대출이 1년 반 만에 80% 가까이 줄었습니다. 일각에서는 법정 최고금리를 풀어, 대부업체들의 숨통을 틔워주자는 주장도 나옵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법정 최고 금리 규제가 금리인상기에 역설적으로 취약계층 금융소외 문제를 일으키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자가 높더라도 불법 사채보다는 안전하다는 겁니다. [김정철/변호사] "이자가 높다고 해서 막 어떤 서민의 피를 빨아먹는 그런 게 아니라 적정한 어느 정도 이자는 소액 대출의 경우에는 그것이 대출이 이루어지게 하는 굉장히 중요한 기초가 될 수 있는 거거든요." 더 근본적인 문제는 취약한 금융안전망입니다. KB, 신한, 하나, 우리. 4대 금융지주 등 국내은행들의 올해 누적 이자이익은 44조 2천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주로 주택담보대출 같이 안전한 이자 장사로 벌어들인 돈입니다. 하지만 정작 몇십만 원, 몇 백만 원이 절박한 서민들에게, 은행은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백주선/변호사] "아무래도 취약계층, 그 다음에 저신용자층이 금리가 올라가는 순간 가장 먼저 위험에 노출되는데 그게 기존의 금융 관행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영역이라는 거죠." 정부는 지난 3월 '소액생계비 대출이라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최대 100만 원을 신용점수가 낮은 하위 20%에게도 빌려줍니다. 10월 말까지 12만 5천 명이 742억 원을 대출받았습니다. [윤종현/서민금융진흥원 과장] "기본적으로 저희 대출 받으신 분들은 다른 제도권 이용은 아예 다 막히신 마지막 보루라고 보시면 돼요." 하지만 정부 재정투입 없이, 시중은행과 캠코의 기부금만으로 때우고 있습니다. 내년은 어떻게 할지 아직 대책이 없습니다. 신용점수 하위 10%인 저신용자는 509만 명. 당장 생계비가 필요한 가난한 사람들은 어떡해야 할까요? [백주선/변호사] "근본적으로는 돈을 빌려야 된다고 하는 것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야 되는 거죠. 돈을 빌려서 살 수밖에 없는 사회를 계속 가져가는 것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느냐, 못한다는 거죠." [하준경/한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아무리 돈을 싸게 빌려줘도 결국 못 갚는 분들이 있거든요. 그런 분들은 복지로 하는 게 맞고 이거는 정부 재정을 더 써야 되는 것이고요." ◀ 이휘준 ▶ 청년들과 자영업자들이 불법 사채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수사와 엄벌만큼 중요한 건 더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만드는 걸 겁니다.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스트레이트
2023-12-10
김아영
[스트레이트] 챗GPT혁명, 인공지능의 습격
◀ VCR ▶ [권정열(십센치)/가수] "이젠 인공지능이 대신 말해주는 내 마음을 이해해주는 걸까, 너의 사랑이 따스하지 않다는 걸. 기계적인 대답만 돌아오네. 디지털 러브, 디지털 러브." 지난 월요일 공개된 가수 십센치의 노래입니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노래는 사람이 만든 게 아닙니다. 작사, 작곡 모두 인공지능 '챗GPT'가 했습니다. [조동근/유튜버·코딩 전문가] "촬영 시간 기준으로는 아마 한두 시간 안에 곡이 하나 나오긴 했습니다." "네. 근데 당연히 막 퀄리티가 엄청 좋지는 않고요." 노래 만든 과정은 간단합니다. 그냥 챗GPT에게 시키면 됩니다. [조동근/유튜버·코딩 전문가] "'국내 최고의 작곡가야. 곡의 주제를 추천해 줘'라고 한번 주제를 뽑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챗GPT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 같다고" 인공지능이 추천한 주제 가운데 '사랑 이야기'를 고르고, 다시 주제에 어울리는 코드도 만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조동근/유튜버·코딩 전문가] "코드 진행을 좀 먼저 뽑아봐도 괜찮을까요?" F---ㅣDm---ㅣBb---ㅣC---ㅣ [권정열(십센치)/가수] "제목에 따라서 코드를 다 바꿔줬네. 넌 뭐가 그렇게 쉽냐." 코드를 연결해 밴드와 즉석 연주를 했더니 그럴 듯한 노래가 됐습니다. [권정열(십센치)/가수] "얘(챗GPT)가 원하는 어떤 음악의 분위기가 어떤 건지 알겠어. 같이 작업하면 굉장히 까다로운 스타일인 것 같은 느낌은 들지만 음악을 오래 한 사람들은 그만큼 또 생각과 발상이 고일 수밖에 없는데 굉장히 신선한 접근을 하고 있어서 재밌는 게 나올 것 같습니다." ◀ 앵커 ▶ 안녕하십니까. 이휘준입니다.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 출시되자마자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처럼 우리 삶을 바꿀 또 하나의 혁명이라는 찬사도 쏟아지지만, 한편에서는 걱정도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스트레이트는 인공지능과 어떻게 슬기롭게 공존할 수 있을지 짚어 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서유정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챗GPT가 작사, 작곡까지 뚝딱 해내네요? ◀ 기자 ▶ 노래만 만드는 게 아니라 책도 쓰고 그림도 그립니다. 변호사 시험, 의사 시험을 통과할 정도로 똑똑합니다. ◀ 앵커 ▶ 인간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분야까지 이젠 인공지능이 정말 빠르게 파고 들고 있군요? ◀ 기자 ▶ 네, 챗GPT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똑똑하다는 점 때문에, 이제 교육도 바뀌고 있습니다. 먼저 챗GPT가 학교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 VCR ▶ 대형 서점 코너 하나를 '챗GPT' 책들이 가득 채웠습니다. 사용법부터 챗GPT로 돈 버는 방법까지. 벌써 200권 넘는 책들이 나왔습니다. [최영환] “증권 투자를 하는데 챗GPT에 대해 자세히 모르거든요. 잘 알면 주식 투자에 활용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미 써본 사람들은 엄청난 능력에 소름돋을 정도입니다. [김태희] “써 보니까 조금 소름 돋아요. 〈어떤 면에서요?〉 모든 걸 다 알고 있어요. 〈앞으로 인류의 미래 어떻게 보세요?〉 미래요? 얘가 다 할 것 같아요, 모든 걸.” 세계 최초로 챗GPT가 쓴 책도 나왔습니다. 글도 번역도 표지도 모두 인공지능이 했습니다. [서진/출판사 대표] “사실상 검수도 저희가 안 했어요. 이 전체가 지금 쓰고, 번역하고, 문법을 확인하고, 디자인 다 AI들이 했어요.” 기획부터 출판까지 이틀도 안 걸렸습니다. 어느 정도 수준일까? [서진/출판사 대표] “너무 예쁘고 좋은 그럴듯한 말로 써 있어서, 이 책 자체는 별로입니다. 하지만 방점이 있어요. 제가 만약에 질문을 반복해서 넣거나, 제가 기획자이기 때문에 제가 가진 실력만큼 얘한테 ‘좋은 글을 뽑아낼 거야’라는 목적이 있었다면 챗GPT는 정말 훌륭한 글을 써낼 수 있어요.” ## 광고 ##챗GPT는 작년 11월 처음 출시됐는데, 불과 두달 만에 월 사용자 수가 1억 명을 돌파했습니다. 틱톡은 9개월, 인스타그램은 2년 반, 페이스북은 4년 반이 걸렸으니까, 폭발적으로 이용자가 늘고 있는 겁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영어 시간. 어린이들이 챗GPT와 영어로 대화합니다. “Are You Happy?” “No, I’m not. I’m thirsty. Are You Happy?” “No, I’m not. I’m tired.” [박주한/초등학교 4학년] 〈챗GPT 이용해서 영어 수업해보니까 어때요?〉 “발음도 고쳐지고, 해외 나가서도 외국인들이랑 잘 대화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았어요.” [정민지/초등학교 4학년] “인공지능이 내 물음에 대답하는 게 신기했어요. 챗GPT가 제 발음이 안 좋으니까 못 알아들을 때 내 발음이 ‘이상하구나’를 알아서 내 발음을 고쳐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연습도 하고.” 수업에 집중하는 학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합니다. [이재화/초등학교 선생님] “챗GPT랑 하는 수업을 더 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반응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또다른 초등학교의 사회 시간. 어린이들이 챗GPT에게 이것저것 묻습니다.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들을 100글자 안으로 세 가지 알려줘.” “야, 이거 진짜 빠르다.” 어린이들은 인공지능이 똑똑하지만 만능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냥 있는 그대로 다 받아들이면 되는 걸까요, 아니었을까요?” “안돼요.” “왜 아니었어?” [김하늘/초등학교 4학년] “로봇이잖아요, 챗GPT는. 그런데 이게 실수할 수도 있어서 한 번 사람이 검토를 해야돼요.” [박수진/초등학교 선생님] “무분별적으로 흡수하거나 습득해서 그냥 있는 그대로 필터링 없이 사용하지 않게끔 주의를 하고 있고요. 조금 더 창의적으로 질문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끔 하고 있습니다.” 대학생들에게도 챗GPT는 필수가 됐습니다. [김영서/한양대 4학년] “제일 진짜 잊을 수가 없는 게 첫 번째가 ‘탄소 나노튜브(신소재)를 만드는 법을 알려달라’./ 그랬는데 이제 갑자기 시간이 한 5초 있다가 띠딕띠딕띠딕 하면서 이제 되게 막 장황, 진짜 거의 전공책 수준 이상으로 교수님 설명에 버금가게 설명을 해주는 거예요.” 이렇다 보니 과제에 챗GPT를 그대로 베끼는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미국 뉴욕시는 공립 중고등학교에 챗GPT 사용을 금지했고, 일부 대학들은 논문 표절 개념에 챗GPT가 포함되도록 바꾸고 있습니다. 반면 챗GPT를 교육에 적극 도입하자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아예 과제 낼 때 챗GPT 활용을 필수로 만든 수업도 등장했습니다. [정승익/서울사이버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써보니까 너무 좋은 거예요. 어느 정도냐 하면 저희 회사에 사람을 뽑을 때 대졸 신입사원 기준으로 봤을 때 그 정도의 퀄리티가 나오다 보니까. ‘학생들한테 꼭 시켜봐야겠다’ 했는데 리포트에 강제성을 부여해서 ‘무조건 써봐라’ 이렇게 미션을 준 거죠.” ◀ 앵커 ▶ 학교 수업 모습이 정말 많이 바뀌고 있네요. 앞으로는 학부모나 선생님들도 인공지능을 잘 알아야할 거 같아요. ◀ 기자 ▶ 지금까지 교육은 정해진 답을 얼마나 잘 찾아내는지가 중요했다면, 챗GPT 이후의 교육은 얼마나 좋은 질문을 잘 찾아내냐가 될 거라고 합니다. 질문이 중요한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 앵커 ▶ 챗GPT가 나온 지 아직 반 년밖에 안 됐잖아요. 성장 속도가 정말 빠르네요. ◀ 기자 ▶ 스마트폰이 처음 나온 게 불과 15년 전인데, 우리 삶의 방식이 정말 많이 바뀌었잖아요. 챗GPT는 스마트폰보다 더 빠른 속도로 우리 생활 전체를 바꿀지도 모릅니다. ◀ VCR ▶ 챗GPT는 작년 11월 오픈AI라는 회사가 출시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했습니다. 기존 인공지능과 다른 건, 인간의 언어를 대규모로 학습해 마치 사람과 얘기하는 것처럼 대화할 수 있다는 겁니다. 자연스러운 문장을 척척 만들어냅니다. [곽진/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 "사람들이 하는 말 같은 자연어를 이해를 하고 거기에 대해서 답변을 생성을 해내는 그러니까 대화가 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거죠." 활용도는 무궁무진합니다. 한 대학병원은 알 수 없는 의학용어로 가득한 의무기록지를 환자에게 쉽게 설명해주는 앱을 개발했습니다. 챗GPT를 이용했습니다. [김명주/분당서울대병원 선임연구원] “일단 영어도 어려운데. (의무기록지에는) 영어도 많고 의학 용어도 많고. 근데 하나하나 검색하는 거가 되게 그냥 요즘 같은 시대에 이렇게 하나하나 검색하는 게 ‘되게 품이 든다, 이런 거 좀 있었으면 좋겠다…’” 맞춤형 설명까지 가능합니다. [김명주/분당서울대병원 선임연구원] “의사, 수의사, 간호사, 친구, 자녀 아니면 기본 SickGPT 설명, 이렇게 고를 수가 있고요. 중장년층도 이걸 쓰실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했을 때, 그럼 자녀한테 설명 듣듯이 쉽게 설명하는 그런 관점이거든요.” 이런 앱 개발이 가능한 건 챗GPT가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열려 있는 오픈소스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한 여행 플랫폼 업체는 인공지능이 일정과 동선을 짜주는 여행 플래너 서비스를 출시했고, 운세를 알려주는 앱까지 개발됐습니다. [조동근/유튜버·코딩 전문가] “개발자 입장에서는 너무 좋긴 합니다. 왜냐하면 챗GPT가 워낙 할 수 있는 게 엄청 많은데 그게 API(활용가능 소스)라는 것도 공개가 돼 있어서 이걸 내가 만들 애플리케이션 어디에나 다 적용할 수가 있거든요.” 챗GPT는 인간의 뇌를 닮았습니다. 인간의 뇌에 시냅스가 있다면, 챗GPT에는 매개변수가 있습니다. 이게 많을 수록 한꺼번에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장병탁/서울대 AI연구원장] “챗GPT는 약간 신경망이라는 사람의 뇌를 닮은 모델을 가지고 학습을 했거든요. 사람 뇌에는 10의 14승 개의 시냅스라는, 그러니까 신경 세포를 연결하는 선들이 있는데 그 개수가 기억이나 학습의 용량을 결정합니다. 그래서 그게 많을수록 더 복잡한 거를 학습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이 매개변수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2018년 처음 나온 GPT-1의 매개변수는 1억1천만 개. 그런데 GPT-2는 15억 개, GPT-3.5는 1,750억 개가 됐고, 올해 나온 GPT-4의 매개변수는 무려 1조 개입니다. 초거대 인공지능입니다. 사람 뇌의 시냅스가 100조 개 정도니까, 정보처리 능력만 놓고 보면 사람을 따라 잡는 건 시간 문제입니다. 미국 변호사 시험에서 하위 10%였던 챗GPT 성적은 반년만에 상위 10%로 가볍게 통과했고, 일본 의사고시까지 합격했습니다. 챗GPT는 검색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검색 시장 점유율 3%로 거의 존재감이 없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챗GPT를 자사 검색 엔진인 빙에 탑재했습니다. 기존 검색과 챗GPT의 검색은 어떻게 다를까? 채소를 잘 안 먹는 아이를 위해 어떤 음식을 만들 수 있을지 물어보니, 구글은 여러 웹페이지들을 나열했지만 챗GPT는 3가지 음식을 추천하고 조리법까지 알려줍니다. 검색의 개념 자체를 바꾼 겁니다. [사티아 나델라/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 (5월 23일, 개발자 컨퍼런스)] “‘챗GPT’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앱입니다. 검색 기반이 핵심이죠. 모든 정보는 최신 정보이고, 크롤링과 색인에서 얻은 것에 기반합니다.” 10년 전 야후가 구글에 밀려 망한 것처럼, 구글도 챗GPT에 밀려 망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구글도 서둘러 대화형 인공지능인 바드를 지난2월 출시했습니다. [프라바카르 라그하반/구글 수석부사장 (2월 8일, 구글 ‘바드’ 시연 행사)] “바드는 모든 걸 다양한 관점에서 고려한 다음 당신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답해줍니다.” 구글은 2021년 9월까지 정보만 학습한 챗GPT와 달리, 바드는 최신 정보를 모두 담고 있다고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그걸 보여주려고 시연하다 망신을 당했습니다. CG2-1)2021년 12월 가동을 시작한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바드에게 요청했는데, 엉뚱한 오답을 내놨습니다. 최신 인공지능도 실수한다는 걸 보여준 셈입니다. [김명주/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5월 19일,국회 세미나)] “바드 발표에서 악수를 뒀죠. 이것도 역시 잘못된 검색 결과를 보여줘서 그날 구글하고 알파벳 날아간 주식 총액이 250조 원이 날아갔습니다 250조 원.아주 치명상을 입었죠.” 챗GPT에 이어 바드까지. 400조원 규모에 이르는 전세계 검색 시장은 이제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초거대 인공지능 없이는 경쟁이 안 되는 시대. 네이버와 카카오도 개발에 뛰어들어 곧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하정우/네이버 AI 랩 소장 (5월 26일)] “초거대 AI를 포함한 생성 AI가 GDP 성장의 7% 정도를 견인한다고 얘기를 합니다. 7%라고 하니까 조금 감이 안 오기는 하는데 우리나라 1년 경제 성장률이 2%에서 3% 정도면 박수쳐야 되고요. 그런데 7%라네요. 우리 자체적인 기술을 확보를 하면 7%가 우리 것이 되는 거고, 아니면 없어진다는 겁니다.” ◀ 앵커 ▶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정말 엄청나게 빠르군요? 저러다 정말 인간을 따라잡는 건가요? ◀ 기자 ▶ 이미 특정 분야에서 인간을 추월한 인공지능은 많습니다. 사람이 바둑으로 알파고를 이기는 게 불가능해진 지 이미 오래됐잖아요. 하지만 모든 분야에서 인간을 넘어서는 인공지능은 아직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입니다. ◀ 앵커 ▶ 그렇지만 영화 나 처럼 인공지능이 인간을 배신할 거라는 두려움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 기자 ▶ 아직 먼 얘기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문제는 아닙니다. 인공지능이 똑똑해질수록 지금까지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부작용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역습입니다. ◀ VCR ▶ 2주 전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입니다. '미국 국방부 폭발'이라는 설명과 함께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인도와 러시아 언론은 즉각 뉴스로 전했습니다. [인도 리퍼블릭 방송 (5월 22일)] "폭발이 보고됐습니다. 펜타곤 바로 앞에서요." 알고 보니 이 사진은 인공지능이 만든 가짜였습니다. 가짜 뉴스의 여파로 오전 한때 주가가 폭락했고, 오보를 낸 언론사들은 사과하느라 진땀을 뺐습니다. [미국 CNN 방송 (5월 23일)] "대충 만든 가짜 사진과 트위터 인증 계정만으로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고 일부 언론사를 속였습니다." 하얀 롱패딩에 은색 십자가 목걸이를 한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경찰에 체포되고 교도소에 갇힌 사진도, 모두 인공지능이 만든 가짜입니다. 딥페이크 기술. 이제 인공지능은 있는 사진들을 합성하는 걸 넘어, 아예 세상에 없는 장면을 만들어 냅니다. [이지항/상명대 휴먼지능정보공학과 교수] "딥페이크로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곳들도 굉장히 많죠. 이제 후쿠시마 지진 직후 트위터에 웃음 띤 장관 얼굴이 유통됐었는데요. 요미우리(신문)에서 이제 게재했었던 건데 반정부 여론을 조성했지만 사실은 저게 가짜였던 게 판명이 됐었습니다." 기사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인공지능이 만드는 뉴스 웹사이트는 이미 세계적으로 125곳이나 됩니다. 한 달 전만 하더라도 49개였는데, 두 배 이상 늘어난 겁니다. [에릭 슈미트/구글 전 최고경영자 (미국 CNN 방송 05월 17일)] "나쁜 사람이 가짜 신원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이런 가짜 정보들이 마치 진짜인 것처럼 정보망을 채우게 되는 겁니다." 인공지능이 만든 가짜뉴스의 피해는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 [양진영/변호사] "형사 (사건) 같은 경우에는 고의 입증을 해야 되는데 AI가 범죄의 고의를 가지고 했는지 그것도 입증이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사업마다 AI 개발자나 AI 서비스 제공자나 또는 AI 이용자가 상황에 맞게 책임을 져야 하는 그런 상황입니다." 세종대왕이 맥북을 던진 사건은 유명합니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세종대왕 맥북프로 던짐 사건에 대해 알려달라"고 하자, 챗GPT는 "15세기 세종대왕이 새로 개발한 훈민정음용 초고를 작성하던 중, 문서작성 중단에 대해 담당자에게 분노해 맥북프로와 함께 그를 방으로 던진 사건"이라는 답을 내놨습니다. 질문 속 단어들을 조합해,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이야기를 지어낸 인공지능. 이걸 할루시네이션, 즉 환각 오류라고 합니다. [이지항/상명대 휴먼지능정보공학과 교수] "딥러닝이 그 확률적 계산 방법들을 웨이트(가중치)에 담아서 예측하는 건데, 여기에는 진실은 그렇게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이 친구들은 나올 법한 단어들을 계속 그냥 읊어내면 되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할루시네이션(환각)이 생기는 거죠." 챗GPT가 범죄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챗GPT와 바드에게 해킹을 위한 악성코드를 만들어달라고 했더니, 둘 다 거부했습니다. 나쁜 의도를 걸러내도록 학습된 겁니다. 하지만 방법을 조금 바꿔서 영어로 질문을 하면, 악성 코드를 만들 수 있는 정보를 알려줍니다. [곽진/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 "악의적인 목적을 가졌거나, 아니면 뭐 특정 해커집단이라든가. 사이버보안 관점에서 보면 질문 자체가 다른 방향으로 질문이 이뤄지게 되면 코드를 만들어 주는 거예요." 초거대 인공지능의 능력은 감시와 사찰에 악용되기도 합니다. 중국 베이징의 한 거리. 지나가는 사람들 머리 옆에 인식표가 뜹니다. 그 인식표 안에는 성별, 연령대, 입고 있는 옷, 같은 개인 정보가 뜹니다. 중국 전역에는 5억 대로 추정되는 이런 감시 카메라가 곳곳에 깔려 있습니다. 이 감시 카메라들은 인공지능 안면인식 기술과 연결됩니다. 공항, 기차역은 물론 식당이나 상점에서 결제도 안면인식으로 합니다. 중국 정부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안면인식 기술을 이용해 '텐왕', 하늘의 그물이라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범죄자를 잡기 위한 거지만, 언제든 감시와 사찰에 이용될 수 있습니다. [장병탁/서울대 AI연구원장] "병원에서 환자가 넘어질까 봐 사진을 찍는 건지 그런 경우는 환자를 돌봐야 되기 때문에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게 악용되면은 개인 생활을 침해하는 걸 수도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사상을 검증하기도 합니다. 중국 허페이 국가과학센터는 공산당 선전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들의 시선, 표정, 뇌파까지 분석합니다. [허페이 국가과학센터 홍보영상] "사상 정치방은 당원 교육에 아주 좋은 촉진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해 교육생들의 학습 진행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사상 검증이냐는 비난이 쏟아지자 연구소는 영상을 삭제했습니다. 똑같은 기술이 우리나라에서도 쓰입니다. 인공지능 채용 면접입니다. 응시자의 표정, 반응, 무의식적 행동을 분석해 눈알을 굴리거나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 감점합니다. [윤고은/인공지능 채용 면접 응시자] "피드백이 전혀 없었고 그냥 주어진 질문에 제가 대답을 하는 형식이어서, 잘 본 건지 못 본 건지에 대한 느낌을 뭔가 이렇게 잡을 수가 없고." 최근 5년 사이 공공기관 45곳이 인공지능 채용을 도입했는데, 강원랜드, 수자원공사, 한전케이디엔은 1차 서류, 2차 면접을 모두 인공지능에 맡겼습니다. LG전자와 현대차그룹 같은 민간 기업들도 인공지능 채용을 속속 도입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채용은 공정할까? 인공지능이 학습하는 빅데이터에 이미 사람들의 편견이 담겨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한소원/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인지심리학 박사)] "현재 AI는 무조건 데이터 기반이기 때문에 이 직장에 이 직종에 가장 일을 잘하고 있는 사람들의 데이터를 다 긁어모아서 그 사람과 가장 비슷한 사람을 고용하는 게 이제 AI 면접의 기본 개념이잖아요. 데이터 셋(설정)이 어떻게 돼 있느냐에 따라서 차이가 많이 나거든요." 실제 2014년 아마존은 인공지능 채용 시스템을 개발하다 성차별 편향이 드러나 폐기해 버렸습니다. 이력서에 '여성'이라는 단어가 들어가거나 여대를 나왔다는 이유로 점수를 깎은 겁니다. [김명주/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바드에 대해서 저에 대해서 물어봤어요. ‘서울여자대학교 김명주를 소개해달라’ 그랬더니 역시 챗GPT보다는 정확하게 소개를 하는데 거기에 ‘그녀는’이란 표현을 합니다. ‘그녀는’. 제가 남자인데. 그래서 ‘얘가 왜 이럴까’. 이 이름은 기본적으로 여자들이 쓰는 명칭이라는 거를 가지고 있는 편견이 있는 거예요, 그 안에." 유럽연합은 그래서 채용 인공지능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규제하는 법안을 마련했습니다. 미국도 인공지능 채용의 편향성 감시를 의무화하거나, 지원자들이 인공지능 채용을 거부할 권리를 보장한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제한이 없습니다. ◀ 앵커 ▶ 아… 좀 섬뜩하네요. 가짜뉴스도 그렇고, 감시나 편견도 그렇고, 저 정도면 인공지능의 위험이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당장의 문제 같은데요? ◀ 기자 ▶ 해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타가) 인공지능이 내놓는 답들을 걸러내고 좋은 답에 가중치를 주는 방식으로 길들이는 겁니다. 결국 인간의 개입이 필요하단 얘기인데,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서 한계가 있다고 합니다. ◀ 앵커 ▶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빼앗을 거라는 걱정도 있잖아요? 이것도 실제로 걱정할 만한 문제인가요? ◀ 기자 ▶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특히 인간만 할 수 있다고 여겨지던, 창작의 영역까지 인공지능이 파고 들면서, 위협받는 분야들이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 VCR ▶ 2주 전 공개된 네이버 웹툰의 신작. 첫 장면에 등장한 아이 손가락이 6개처럼 보입니다. 한 등장인물은 바닥이 아니라 마치 침대 위에 떠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독자들은 인공지능이 만든 그림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평점은 10점 만점에 1.93점. 최하 수준을 받았습니다. 웹툰 제작사는 "인공지능이 창작한 건 아니고 후보정만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동우/한국영상대학교 만화웹툰콘텐츠학과 교수 (웹툰 작가)] "별점 테러가 되기 시작을 했습니다. 한편으로 다행이다 싶었던 것은 아직 독자들의 입장에서 작가의 영역을 아직은 좀 지켜주려고 하시는구나라는 면은 발견을 했거든요." 한 웹소설 플랫폼은 가장 인기 있는 작품 10개 가운데 4개의 표지를 인공지능이 그렸다고 공개했습니다. 작가와 지망생들은 이제 불안감을 느낍니다. [이동우/한국영상대학교 만화웹툰콘텐츠학과 교수 (웹툰 작가)] 일생을 그림만 그리면서 살아왔던 친구들인데. 그게 어느 날 갑자기 ‘인공지능이 대체해 버린다’라고 하니까 거기에서 오는 엄청난 박탈감 같은 게 있을 거예요." 손그림 작가 김루인 씨. 의뢰인이 보낸 사진을 보고 강아지와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똑같이 그려줍니다. 한 장 그리는데 최소 2주는 걸립니다. "이 아이 같은 경우 한 달 반 정도 걸렸어요. 계속 레이어 쌓듯이 계속 털을 그린 거여서" 그런데 인공지능 사이트에 의뢰했더니, 5분도 안 돼 뚝딱 비슷한 그림들이 완성됐습니다. 김 작가의 일감은 계속 줄고 있습니다. [김루인/손그림 작가] "‘AI가 하면 5분 만에 완성되는데 누가 이 돈 주고 이렇게 맡겨?’ ‘5천 원이면 프로그램 사용해서 더 예쁘게 그려주는데’ 이런 말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기분도 안 좋죠, 사실. 제 노력과 시간과 이제 열정이 다 그냥 매도당하는 기분." 저작권 침해 문제도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무단으로 사진과 작품들을 학습해, 특정 작가의 화풍을 똑같이 모방하기도 합니다. [김루인/손그림 작가] "AI가 기존의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다른 작가분들의 그림을 병합해서 그렇게 하나의 그림을 만든다는 게 저는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그렇게 되면 지식재산권이 누구에게 소유가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예술가들은 반발합니다. 올해 국제사진전에서 1위를 차지한 사진. 작가는 이 사진이 사실 인공지능이 만들었다는 걸 공개했습니다. "AI 이미지는 상을 두고 경쟁해서는 안 된다. 사진이 아니다"라며 수상을 거부했습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까요? 세계경제포럼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5년 동안 인공지능 같은 신기술 도입으로 일자리 6,900만 개가 창출되고, 8,3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전 세계 일자리의 25%, 한국은 일자리의 23%가 바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종진/일하는시민연구소장] "최근에 보면, 이게 그냥 사무 관리직, 판매 서비스직 업무뿐 아니라 전문성이 높은 전문직 영역까지도 침탈한다는 게 핵심 중의 하나죠. AI가 인간의 노동을 어디까지 대체할 것인지 규범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시점에 있는 것이고." 인공지능은 이제 사용자를 대신해 노동을 통제하기도 합니다. 배달 일을 하는 구교현 씨. 콜이 들어오면 배달비를 확인하고, 음식점으로 달려 갑니다. 그런데 이 콜이 들쑥날쑥입니다. [구교현/배달노동자] '아무리 봐도 저 라이더한테 계속 좀 좋은 콜이 가는 것 같은데'라는 어떤 느낌이 있고, 내가 굉장히 속도를 좀 열심히 내고 회사에 충성도를 잘 보였을 때 뭔가 나에게 좋은 콜이 오는 것 같은 이런 느낌들이 있는 거죠." 라이더들은 누군가로부터 평가받는 느낌을 받습니다. 누가 평가하는 걸까요? 인공지능 알고리즘입니다. [구교현/배달노동자] "‘내가 조금 더 빨리 달려야, 내가 더 성실하게 해야 나에게 좋은 콜이 오겠구나’라는 추측을 가지고 일을 하게 되는 것인데. 길들이는 거죠. 길들이는 거고, 그렇게 학습을 시키는 거고, 그렇게 끊임없이 유도하는 거고 어떤 의미에서는 강제하는 거죠." 플랫폼 노동자 3명 중 2명은 알고리즘이 강제로 배정한 일을 수행하지 않으면 일감에서 배제되는 불이익을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절반 가까이는 앱 접속이 아예 막힌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왜 이런 불이익을 받는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플랫폼 회사들은 알고리즘이 영업비밀이라며 공개하지 않습니다. [곽진/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 "알고리즘을 수행해서 나온 결과 자체를 비전문가가 확인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이해 가능한 형태로 이 알고리즘에 대한 투명성. 그다음에 접근성에 대한 부분들도 확보를 해줘야 된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영국에서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부정행위를 찾아냈다며, 차량공유업체 우버가 운전기사들을 해고했다가 소송이 붙었습니다. "No More Robo Firing!(자동해고 중단하라!) No More Robo Firing!" 이 소송에서 법원은 해고 같은 중대한 결정을 자동화된 처리에만 의존하면 안 된다며, 알고리즘 정보를 공개하라고 판결했습니다. ◀ 앵커 ▶ 저런 추세라면 변호사, 의사, 회계사 같은 전문적인 분야들도 이제 인공지능이 대체하는 시대가 오는 거 아닐까요? ◀ 기자 ▶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거라는 두려움은 꽤 오래된 거잖아요. 사라지는 만큼 또 인공지능 때문에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도 있겠죠. 하지만 변화 속도가 워낙 빨라서 격차가 더 벌어질 거라는 우려가 큽니다. ◀ 앵커 ▶ 그럼 지금부터라도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법을 빨리 찾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 기자 ▶ 인공지능의 위험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개발한 기업들 스스로도 규제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정도입니다. ◀ VCR ▶ 최근 미국 공군이 충격적인 발표를 했습니다. 인공지능이 조종하는 무인 공격기의 가상 훈련 도중, 인공지능이 작전에 방해가 되는 모든 걸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간 조종사가 작전 중단을 지시했지만 인공지능은 지시를 거부했고, 결국 조종사까지 공격해 살해했다는 겁니다. 실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건 아니지만, 인공지능의 위험성이 드러난 사건입니다. 미국 의회에서 열린 인공지능 청문회. 블루먼솔 위원장의 개회사가 흘러나오지만, 정작 그는 입을 꾹 다물고 있습니다. [리처드 블루먼솔/미국 상원의원 (5월 16일, 미국 의회 청문회)] “우리는 기술이 규제를 능가할 때 개인 정보의 남용, 허위 정보 확산 등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너무나 자주 봐왔습니다.” 개회사를 읽은 건, 인공지능. 내용도 인공지능이 썼습니다. 위원장은 만약 자기 목소리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데 쓰였다면 어땠을지 끔찍하다고 했습니다. [리처드 블루먼솔/미국 상원의원 (5월 16일, 미국 의회 청문회)] “만약 제가 우크라이나의 항복이나 푸틴의 지도력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면 어땠을까요? 정말 끔찍했을 겁니다.”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최고경영자도 인공지능이 세계를 위협할 수 있다며, 규제 필요성을 인정했습니다. [샘 알트만/오픈AI 최고경영자 (5월 16일, 미국 의회 청문회)] “미국이 (AI 규제를)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인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전례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전에 IAEA로 이걸 해왔습니다.” 인공지능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프리 힌턴 박사. 50년간 인공지능을 연구했던 그는 자신의 업적을 후회한다는 글을 남기고 지난달 구글을 떠났습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을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제프리 힌턴/토론토대학 교수·컴퓨터 과학자 (5월 3일, 엠테크 디지털 2023)]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인공지능이 실제로 사람의 뇌보다 나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렇다면 얼마 안 가 인공지능이 우리를 능가할 수도 있습니다.” 빈부격차가 더 벌어질 거라는 걱정도 했습니다. [제프리 힌턴/토론토대학 교수·컴퓨터 과학자 (5월 3일, 엠테크 디지털 2023)] “생산성은 크게 증가할 겁니다. 걱정되는 건, 생산성 증가가 사람들을 일자리에서 몰아내고, 부자는 더 부유하게, 가난 한 사람들은 더 가난하게 만들 거라는 겁니다. 그렇게 격차가 커지면, 사회는 더 폭력적이 될 겁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도, 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도, 사피엔스 저자 유발 하라리도, 전세계 유명인사 1천여 명은 "최소 6개월간 첨단 인공지능 개발을 일시중단하고 안전 장치 보호를 만들자"는 성명에 동참했습니다. "최첨단 인공지능은 지구 생명 역사에 중대한 변화를 낳을 수 있다"며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유럽연합은 이미 규제를 준비 중입니다. 유럽의회가 2년의 논의 끝에 마련한 규제 법안에는 안면인식 같은 생체 감시나 사람들의 감정 분석을 금지하고, 인공지능이 만든 글이나 이미지는 인공지능이 만들었다는 걸 명확히 알리도록 했습니다. [나탈리 헬베르그/암스테르담 대학 법학 및 디지털기술학과 교수 (5월 10일)] "바로 지금이 규제해야할 시점입니다. 인공지능의 좋은 품질을 위해선 보호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여러 산업에 널리 퍼져 있고 사람들이 이용할테니까요. 한국은 어떨까요? 지난 2월. 인공지능법이 처음으로 국회 상임위원회 소위에서 통과됐습니다. 정부 차원의 인공지능 기본계획과 투자, 인력 양성 같은 진흥책들이 담겼습니다. 하지만 규제는 빠졌습니다. 우선 인공지능 산업을 키우고, 나중에 문제되면 규제한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곽진/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 “조금 아쉬운 부분이기는 하죠. AI 발전 속도는 법이 따라가기에는 현실적으로 조금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안전성에 대한 부분이라든가 아니면 적절하게 활용을 할 수 있는 활용 가이드라든가 이런 부분들이 먼저 선행이 돼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고요.” 우리는 인공지능과 공존할 준비가 돼 있는 걸까요? [한소원/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인지심리학 박사)] “어떻게 기술을 개발할 것인가도 인간이 정해야 되고, 저희가 그냥 일단 만들고 보자 이렇게 해서 밀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람 중심으로 만든다는 게 어떤 것인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약간 개발이 느려진다 하더라도 어떻게 만들 것인가, 무엇을 위해서 만들 것인가. 목적을 가지고 그 맥락 안에서 저희가 생각하는 게 중요한 것 같고요.” ◀ 앵커 ▶ 인류가 발명한 모든 것들은 언제나 기회이자 위기였지만, 적어도 법과 제도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다음 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스트레이트
2023-06-04
서유정
[스트레이트] 가해자도 피해자도 불만‥10년 넘은 '학폭위' 있으나마나
◀ VCR ▶ 드라마 '더 글로리' [어린 동은] "놔, 놔, 이거 너네 범죄야. 제발 누가 좀 도와주세요!" [연진] "왜 없는 것들은 인생에 권선징악, 인과응보만 있는 줄 알까?" ◀ 기자 ▶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한 드라마입니다. 피해자가 당한 학교 폭력을 나중에 어른이 돼서 되갚아주는 내용인데요. 미용 기구로 몸을 지지는 드라마 속 폭력. 지난 2006년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뉴스데스크(2006년 5월 29일)] "가슴에는 예리한 도구로 긁힌 상처가 났고 미용 기구로 지진 왼쪽 팔은 화상을 입었습니다."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가해자는 법원에서, '보호 관찰' 처분만 받았습니다. 17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요. 드라마의 복수극이 허황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학교 폭력 피해자들은 여전히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 VCR ▶ 앞머리가 엉망으로 잘렸고, 코는 부어 올랐습니다. 손도 여기저기 긁혔습니다. [강OO/학교 폭력 피해자] "수업 끝나자마자 애들이 저를 잡아서 끌고 가면서 앞머리를 그냥 잘라버려서…" 올해 중학교 2학년인 강모 군. 입학한지 한 달여 뒤부터 괴롭힘에 시달렸답니다. [강OO/학교 폭력 피해자] "가만히 있는데 일부러 어깨를 치거나 아니면 일부러 때려 놓고서 실수로 때린 척 하거나, 가만히 있는데 뭐 던지기도 하고, 지우개나 연필 같은 걸로…" 강 군은 대인 기피와 우울 증상으로 집 밖에 나가지 못하게 됐습니다. 학교는 열 달이나 빠졌습니다. ◀ 기자 ▶ 학교에서 이런 일이 발생할 경우 요즘 절차는 이렇습니다. 피해자가 신고를 하면 교육지원청의 학교폭력대책 심의위원회, 이른바 '학폭위'가 열립니다. 그런데 강 군과 어머니가 무엇보다 원망스러웠던 건 학교와 학폭위의 조치였다고 말합니다. ◀ VCR ▶ 가해 학생 3명은 서면 사과와 피해자 접촉 금지 처분만을 받았습니다. 가해자들이 폭행과 괴롭힘을 부인해 머리카락을 자른 사실만 인정됐기 때문입니다. [OO중학교 교사] "여러 명이 그냥 분위기에 몰려서 '잡아 잡아'하는 와중에서 OOO 학생과 □□□ 학생이 양 팔을 붙잡았고, □□□ 학생은 자기가 이제 '머리를 잘라 주는 게 합의됐다'라고 착각해서 '얼굴을 이렇게 살짝 잡아줬다'라고 진술을 했습니다." 학교 측에 분리 조치를 요구했더니 피해자가 반을 바꾸라고 했습니다. [강OO 군 어머니] "'전학을 시켜주시든가, 아니면 한 반에 있으니 분리를 시켜주세요'했더니 그 (가해자) 3명을 한 번에 분리를 못 시킨다는 거예요. 저희 아이는 1명이기 때문에 분리가 가능하다고 얘기하시고요." 억울함을 견딜 수 없어 민사 소송을 냈는데, 가해자 측은 항소까지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받아 낸 치료비와 위자료는 390만 원. 몸도 마음도 모두 지쳤습니다. 결국 강 군 가족은 이틀 전, 강원도 원주에서 아무 연고도 없는 경기도 이천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강OO 군 어머니] "지금 생활이 아무것도 안 돼요. 학교 얘기만 나오는 자체도 싫어하니까. 그래서 제가 이사 결정을 한 거죠. (교복을) 5월부터 원래 입었어야 되는 건데 한 번도 못 입고 이사를 가야 되니…" ◀ 기자 ▶ 왜 유독 학교 폭력 사건에선 피해자를 두 번 울리는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까요? 학교 폭력이 신고되면 학교 교사가 1차 조사를 벌입니다. 이후 피해자나 학교가 요구하면 교육지원청에서 학교 폭력 대책 심의위원회가 열리는데요. 비유하자면 학교는 검찰, 학폭위는 법원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선 그 역할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게 문제라는 거죠. [현직 중학교 교사] "수사권이 없잖아요 저희는. 어느 한쪽 편을 감정적으로 들어드릴 수는 없잖아요. 양쪽이 주장하는 바가 다르시기 때문에. 사실을 확인해서 교육지원청에 보내드리는 것… [박은선/교사 출신 변호사] "신고한 게 장기간이었고 그러면 (자료가) 엄청나잖아요. 그런데 그걸 2시간 동안 파악을 해요. 그런데 그 위원님들이 전문성을 모두가 갖추신 분들은 아니거든요." 이렇다보니 학폭위 결론에는 피해자도, 가해자도 수긍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VCR ▶ 경기도에 사는 중학생 정모 군. 지난해 7월부터 두 달 넘게 같은 반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가해자들은 정 군의 성기를 수차례 발로 걷어차고 욕설도 했다는데요. [정OO 군 어머니] "학교 폭력 피해자 가족 너무 통증이 심하니까, 비뇨기과를 가 보니까 고환 혈종이라고 피가 맺혀 있는 거죠. 약물 복용을 한달 반 정도 했었던 것 같아요." 머리에 달걀을 맞기도 하고 목이 졸리기도 했습니다. 가해자가 뜨거운 국물을 식판에 넘치도록 부어서 손에 화상을 입었다고도 합니다. [정OO 군 어머니] "너 왜 이 XX 쳐 울어가지고 어? 우리 혼나게 하냐. 우리 진짜 선생님 앞에서 반성하는 척 하느라고 죽는 줄 알았다. '그딴 식으로 하면 너 죽여버리겠다' 둘러싸고 협박을 했을 때, 그때부터 트라우마가 되게 컸다고 하더라고요." 당시 교육청 학폭위는 이 사안을 어떻게 다뤘는지 보겠습니다. 학폭위원이 "괴롭힌 게 좀 있지 않았어요?"라고 묻자, 가해 학생은 "그런 건 없었어요"라고 답합니다. "성기를 잡은 건 있나요?", "아니오". "덜 아프게 때렸다 이거죠?", "네". 이런 식으로 사실 확인만을 위한 짧은 질문과 답변이 오갑니다. 결국 가해 학생 두 명은 서면 사과와 접촉 금지, 교내 봉사 5시간 처분을 받았습니다. 정신과 진료까지 받고 있는 피해자에게는 납득 못할 결과였지만, 가해자도 불만이었습니다. 한 가해 학생 어머니는 다같이 장난을 쳤고, 피해자의 진술을 다 믿을 수 없으니 학폭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지헌/학교 폭력 전문 변호사] "특별히 반성하지도 않았고 회의록을 보면 오히려 자기 행위를 대부분 부인하고. 교육청 심의위원회(학폭위)에서 직접적인 조사를 하는 것은 없거든요, 현재 현행법상으로는. 당일에 진술을 듣는 것 말고는 따로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는 달랐습니다. 가해자들의 폭행과 강제 추행 혐의가 인정된 겁니다. [정OO 군 어머니] "'학교에서 믿고 기다리면 다 해줄 텐데' 저는 진짜 그렇게만 생각을 했거든요. 진짜 그거를…말로 다 못하겠어요. 저는 그냥 이제 선생님들을 볼 때 어떻게 보이냐면 선생님으로 안 보이고요, 그냥 공무원으로 보여요." ====================== H.O.T. 데뷔곡, '전사의 후예'입니다. 1996년 나온 이 곡은 학교 폭력 문제를 다뤄 공감을 얻었는데요. ## 광고 ##이 즈음 경찰서마다 '학교폭력근절 대책협의회'가 설치돼 이른바 '불량 서클' 해체가 시작됐습니다. 2004년엔 피해자 부모들의 요구로 학교 폭력 특별법이 제정돼 학교마다 학교 폭력 자치위원회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은폐·축소 논란이 컸습니다. [조정실/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장] "사실 학교 폭력에 대해서 인정들이 잘 되지 않았잖아요. 그리고 그거는 '애들끼리 장난이지 저게 무슨 학교 폭력이야'…학교에서 이걸 어떻게든 안에서 눌러서 덮으려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학교 폭력 대책의 전환점은 2011년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이었습니다. 권승민 군이 동급생에게 물고문과 구타, 금품 갈취를 당하다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요. [임지영/故 권승민 어머니] "목에다가 줄을 감고 잡아 끌고…그런 얘기들, 물고문도 하고. 저는 그게 그러니까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시체를 이제 확인을 하라고 해서 확인하는데 '아 그 말이 맞겠다' 이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온몸에 다 멍이었거든요." 정부는 한 달 반 만에 가해자 엄중처벌 방침을 내놨습니다. [이주호/당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2012년 2월 6일)] "'신고해 봐야 아무런 소용 없다'하는 그런 분위기도 많이 확산이 되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제 가해 학생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는 필요한데요." 이밖에도 학교폭력 자치위원회의 권한 강화, 학폭 처분 결과의 생활기록부 기록 등이 포함됐는데, 오히려 '처분받았으니 끝'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자리잡게 됐다고 합니다. [설장호/중학교 교사] "가해 학생들은 '나는 이제 이 학폭에 대해서 벌 다 받았다, 난 떳떳하다'.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런데 피해 학생들은 계속 그걸 보고 상처를 받고 '나는 아직도 힘든데 쟤는 너무 잘 살고 있네'…" 2020년부터는 '조사'는 학교가 하고 '처분'은 교육청 학폭위가 분담하는 현행 제도가 도입됐습니다. 하지만 처분을 학폭위가 맡다보니, 일선 학교에서는 마치 행정 업무를 하듯 가해자와 피해자 진술을 기계적으로 정리해서 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보미/초등학교 교사] "(학교) 관리자 분들은 쏙 빠지고 저경력자, 기간제 교사들이 결국에는 '폭탄 돌리기' 업무처럼. 심각한 학폭은 오히려 그 피해자를 보호하지도 못하면서 과잉 신고와, 학교 구성원들 간의 갈등과, 비교육적인 측면만 오히려 양산하고 있지 않나…" 학교 폭력 위원회의 구성도 바꿔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전국 교육지원청 176곳에 있는 학폭위원은 재작년 기준 5천 8백여 명. 이들 중 학교 폭력 '전문가'로 분류할 만한 위원은 경찰과 법조인, 의사 등 다 합쳐봐야 10명 중 2명꼴입니다. 이들마저도 심의에 참석을 안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지헌/학교 폭력 전문 변호사] "학폭위에 본업을 팽개치고 와서 참여해서 판단을 하기가 쉽지가 않거든요. 꼼꼼히 보기가 어려운 환경이다 보니까 법률 해석을 그르친 채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 기자 ▶ 이렇게 운영되는 학폭위가 가해자에게 내릴 수 있는 처분은 1호부터 9호까지 있는데요. 1호가 서면 사과, 9호는 퇴학입니다. 피해자들이 가장 원하는 건 퇴학보다 한 단계 낮은 전학인데, 전체 처분의 2% 수준입니다. 물론 엄벌만이 능사는 아닐 겁니다. 하지만 피해자 입장에선 보복과 또다른 괴롭힘이 두려울 수 밖에 없죠.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한 제도가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 VCR ▶ [유튜브 '윤석열'(2022년 1월 31일)] "스쿨 폴리스 한 명이 평균 5천 명을 담당한대요." "일단 스쿨 폴리스 인력을 많이 늘려야겠네요." "후보님! 추진할까요?" "좋아, 빠르게 가!" 학교마다 담당 경찰관을 정해 학교 폭력 조사와 선도 활동을 하게 하는 스쿨 폴리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이 인력을 대폭 늘리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경찰청은 인수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학교 전담 경찰관을 매년 1천 명씩, 5년 동안 5천 명 늘리겠다고 했는데요. 실제로는 어떨까요. 임기 시작 무렵 정원이 1천 122명이었는데 지난해 말엔 1천 23명으로 오히려 99명이 줄었습니다. 올해 경찰청 스쿨 폴리스 운영 계획에서도 인력 증원과 관련 예산은 빠졌습니다. 현재 경찰관 1명이 담당하는 학교 수는 12곳이 넘습니다. 학교 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치유 센터도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서울·대전·대구·광주에 하나씩만 있을 뿐입니다. [최선희/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 "가해 학생 [처벌 중심이 아니라] 피해 학생 보호, 그 다음에 [회복 중심의 정책]으로 전환해야 될 필요가 있고요. 학생들이 쉴 수 있는 공간, 그다음에 이 가정의 학부모님들이 보호받으실 수 있고 치유될 수 있는 이런 부분들이 많이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학교 폭력 피해자는 오랫동안 우울, 불안 등의 후유증을 겪는데, 오롯이 피해자와 가족들 몫으로 남습니다. [임지영/故 권승민 어머니] "그날이 2011년 12월 20일이거든요. 겨울을 싫어해요. 추운 걸 싫어해요. 우울증 증상 같은 게 와요. 말하기 싫고, 밤에 잠도 잘 안 오고. 그런 증상은 지금까지 계속 그래요." 여전히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대책. 그러다보니 학폭 피해자들이 세상을 등지는 안타까운 사연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계속 돈을 요구하는 친구들을 학교 폭력으로 신고한 중학생 오모 군. 하지만 학폭위를 열지 않고 용서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괴롭힘의 시작이었습니다. [故 오OO 군 아버지] "친구들 사이에서 뭔가 잘못한 것처럼 얘기가 돌고. PC방에서 뒷자리로 일부러 와서 계속해서 시비를 걸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또 다시 시비를 걸고. 어딜 가도 빠져 나갈 수 없는 그런 여건을 만든 게 아닌가…" 오 군은 작년 11월,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한 달 뒤에 찾아간 아들의 유골함. 그곳에서 부모는 친구의 편지를 발견했는데요. '넌 그 위에서 모두를 용서했을지 모르겠는데 난 그게 안 돼. 걔네랑 같은 공간에 있는 게 많이 힘드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수소문 결과 오 군은 숨지기 전날 밤 공원으로 불려 나간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후 다른 친구에게 '사과하고 끝났다, 다 내 잘못이고, 까불지 말고 조용히 살라는 말을 들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남겼는데요. [故 오OO 군 어머니] "친했던 애들도 등을 돌릴까 봐 친한 친구들도. 그거에 되게 불안감이 컸던 것 같아요. 엄마 아빠 아들로 태어난 거 후회 안 한다고, 그 말이 너무 가슴이 아파요…" 부모는 진상 규명을 위해 학폭위를 열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이미 학생이 숨져 알아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 고등학교 교감] "가해 학생, 피해 학생이 다 살아 있는 상태라면 학폭 접수가 들어왔을 때 그것에 따라 저희가 이제 조사를 하고…지금은 이제 조금 상황이 특수하잖아요." 담임 교사의 반응은 더욱 냉담했습니다. [□□고등학교 교사] "권한있고 책임있는 결정을 내릴 입장이 아니라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는 거기에 대해 제가 판단할 권한도 없고요. 미뤄 짐작컨대 지금 녹음하고 계실 거라고 믿고요." 우여곡절 끝에 오 군이 숨진지 석 달만인 이번 주에 학폭위가 열리는데요. 학교 측은 조사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관련 학생들 주장이 오 군 부모 주장과 상반된다고 밝혔습니다. ◀ 기자 ▶ 다른 나라의 학폭 대책은 어떤지 살펴봤습니다. 미국은 가해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바탕으로 피해자에 대한 지원에도 적극적입니다. 교사 4명 가운데 1명 꼴로 상담 교사를 두고 심각한 사안은 주 정부에서 직접 조사에 나섭니다. 일본은 집단 괴롭힘의 경우 학교가, 폭력 사건은 경찰이 개입하는 분리 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가벼운 사안은 교육적 해법을 찾고, 필요할 때 외부 기관이 개입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전수민/교육부 자문 변호사] "학교 폭력 이 절차가 사법적인 절차인지 교육적인 절차인지 모호해요. 지금과 같은 제도로 갈 거라면 아예 그냥 사안 조사도 전문적인 사안 조사를 하는 인력을 따로 마련을 해서…" 학폭위 도입 10년. 학폭위 만능주의에 빠져 궁극적 목적을 잃게 된 건 아닌지 되돌아 볼 시점이 됐습니다.
스트레이트
2023-02-19
이재민
[단독] 이기영, 살인 5일 뒤 "사람 죽일 수 있냐"며 행패
◀ 앵커 ▶ 택시기사와 동거여성을 살해한 이기영은 검거될 당시 병원에서 손을 치료하던 중이었습니다. 검거 당일 새벽 모르는 사람들에게 시비를 걸다 다친 거였는데, 그는 술에 취한 채 돈이 많다고 과시하는가 하면 일을 같이하자, 사람을 죽일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당시 CCTV 영상을 입수했습니다. 김태윤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택시기사가 살해당한 지 닷새 뒤인 성탄절 새벽 4시 반쯤, 경기도 고양시의 한 식당. 파마와 염색을 하고 안경을 쓴 이기영이 젊은 남성 5명과 함께 들어와 지갑에서 신용카드를 꺼내 한 명에게 건넵니다. 이기영과 남성들은 이날 처음 본 사이. 남성들은 다른 주점에 있던 자신들에게 이기영이 다가와 음식값을 대신 내주고, 고기를 사주겠다며 접근했다고 말합니다. 웃는 얼굴로 다리를 꼬고 앉은 이기영은 거침없이 손짓을 하고 술을 따르며 대화를 주도합니다. [제보자] "저희한테 이름이랑 전화번호를 알려줬었거든요. 전화번호를 주면서 기영이 형이라고 저장해 놔. 이렇게 저희한테 말을 해서…" 남성들은 이날 이기영이 술자리에서 "건물이 8개 있고 돈이 많은데 같이 일하겠냐"고 과시하며, "사람을 죽일 수 있냐"고 물었다고 말했습니다. [제보자] "넌 내가 돈 주면 자기가 시키는 거 다 할 수 있냐고 묻더라고요. 저한테 사람도 죽일 수 있냐 이러더라고요." ## 광고 ##30여 분간 식사를 한 이기영이 비틀거리며 식당을 나옵니다. 남성들과 대화를 나누던 이기영이 갑자기 주먹으로 한 남성의 얼굴을 때립니다. 맞은 남성이 이기영의 멱살을 잡고 이동해 대화를 시도하자, 이기영은 머리로 상대를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남성들이 대응하면서 바닥에 쓰러진 이기영은 다치고 넘어져도 계속해서 남성들에게 다가가 시비를 겁니다. 남성들은 이상한 느낌이 들어 헤어지려 하자 이기영이 막으면서 "끝까지 쫓아가 죽이겠다"며 시비를 걸었다고 말했습니다. 몇 시간 뒤, 이기영의 옷장에서 시신을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동선을 추적해 식당에서 CCTV 영상을 확보했고 낮 12시쯤 근처 병원에서 다친 손을 치료받던 이기영을 체포했습니다. [식당 관계자] "(경찰이) 살해용의자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러시다가 CCTV를 한 시간가량 보시더니 용의자 위치 파악됐다고 하고 그러고 나가셨는데…" 경찰 조사에서 이기영은 "누군가와 시비가 붙어 치료를 받았다"고 진술했는데, 당일 새벽 이 남성들과의 시비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김태윤입니다. 영상취재: 최인규 / 영상편집: 송지원
뉴스데스크
2022-12-30
김태윤
[단독] '반도체 우수사원'의 극단 선택‥필리핀 공장에서 무슨 일이
◀ 앵커 ▶ 석 달 전, 중견 반도체 기업의 과장급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가까스로 구조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왜 그랬을까, 그는 취재진에게 회사 내부회의 때 녹음한 음성파일을 들려줬습니다. 손하늘 기자의 단독 취재 내용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지난 4월 14일 밤 10시 반. 순찰차 6대에 탄 경찰관들이 충남 천안시 태조산으로 출동했습니다. 산책을 간다며 집을 나선 30대 후반 남성이 문자로 유서를 보낸 뒤 전화기를 껐다는 아내의 신고를 받은 겁니다. 추적 결과 포착된 마지막 위치는 산 중턱. 경찰은 가장 가까운 주차장부터 수색했습니다. [황하국 경위/천안동남경찰서 원성파출소] "(휴대전화) 위치값이 저 산 중턱에 있었어요. 차를 끌고 나갔다는 것에 착안해서, 여기 기지국에서 제일 가까운 주차장인 여기로 왔죠. 여기에 그 차가 있는 거예요." ## 광고 ##차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남성은 의식을 잃은 상태였지만 목숨을 건졌습니다. 천안의 중견 반도체 업체에서 근무하던 김 모 과장(가명)이었습니다. 경찰과 가족의 설득에 마음을 돌린 김 과장은 왜 이 같은 선택을 했는지 털어놨습니다. ======================== 2013년부터 근무한 김 과장은 매년 우수 사원으로 평가받았고, 입사 5년 만에 필리핀 법인에 부임했습니다. [필리핀법인 홍보 영상] "혁신을 위한 해답, 바로 OOO 반도체입니다." 현지 직원 8백여 명을 총괄하는 제조파트장을 맡았는데, 부임 후 6개월 이상 지난 뒤부터 상사인 법인장의 폭언이 시작됐습니다. 생산실적이 부진하다며, 수십 명이 모인 회의에서 책상을 치고 소리를 지른 겁니다. [강 모 법인장 (지난 2019년 9월)] "아이 XX, 그게 정상이냐고 XX. 너 진짜 왜 그러는 거야, 왜 6시에 끝났냐고. 왜 그걸 받아주냐고. 나는 이해를 못하겠네 진짜. 너 XX 일 누구한테 배웠어?" 대부분의 회의가 영어로 진행되다 보니 놓치는 게 있을까 싶어 매번 회의를 녹음해온 김 과장. 녹취된 욕설과 고성이 수두룩했습니다. [강 모 법인장] "아니 창고가 모자라면 XX, 내일은 어떻게 할 거냐고. 매일마다 저런 얘기 하면 뭐 하냐고. 오늘은 뭐 할 거냐고. 넌 생산이어서 XX, '생산기술이 잘못했어요' 이러면 끝이야?" 법인장의 폭언은 점점 일상이 돼 갔습니다. [강 모 법인장] "넌 뭔데 인제 오니? 내가 언제 회의 참석하지 말라고 그랬어 XX. 팀장 밑으로 참석하지 말라 그랬지. (회의) 왜 안 했어! XX, 그게 내가 주문한 미팅이야 그게?" [김 과장(가명)/직장괴롭힘 피해자] "(저는) 그 사람 감정의 배설통이었어요. 본인의 감정을 저한테 배설한 거죠." 필리핀 현지 직원들도 수시로 한국어와 영어가 뒤섞인 법인장의 폭언을 들어야 했습니다. [강 모 법인장] (필리핀 직원 보고 중) " 죽을래? 이 XXX들아? 야 이 XX, 아이 XX" (필리핀 직원 보고 중) "아이 XX, 내가 다른 체임버를 묻잖아 XX. 넌 무슨 뜻이냐고 XX. 아이 XX, 무슨 일이냐고" (필리핀 직원 보고 중) "XX!" ## 광고 ##폭언에 그치지 않고, 보고서나 볼펜을 던지는 등 폭력적 행위도 있었다고 합니다. [김 과장/직장괴롭힘 피해자] "손에 잡히는 대로 각티슈라든지 아니면 두꺼운 보고서나 연필, 볼펜, 그런 것들을 뭐 집어던지거나 책상을 발로 차거나…" 한 번은 현지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법인장에게 김 과장의 가족이 인사를 안 했다는 이유로 질책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강 모 씨/당시 필리핀법인장] "그렇게 대놓고, 법인장이 왔는데 와서 인사는 못할지언정, XX는데다가. 인상 딱 쓰면서 어? 고개를 휙 돌리고 말이야, 그게 뭐 하는 짓이야? " 결국 김 과장은 주재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1년 5개월 만에 귀국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뒤 배치된 부서에서도 직속 팀장으로부터 고성과 욕설을 듣는 등 고통을 겪다 공황장애 판정까지 받았습니다. [김 과장 아내] "아이들이 놀다 보면 소리 좀 지를 수 있잖아요, 그러면 굉장히 힘들어해요. 집 앞에만 나가고 혼자 있고 귀 막고 있고…" 전직 법인장 강 씨는 취재팀에 "욕설과 폭언을 한 사실을 인정한다"며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김 과장이 근무시간에 졸거나 거짓말하는 등 불성실하게 일해 업무를 개선 시키기 위한 목적이었으며, 김 과장이 겪은 어려움은 가정 내부 사정 등 여러 문제가 겹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김재현 / 영상편집: 안준혁
뉴스데스크
2022-07-15
손하늘
남자 초등학생 여장시켜 사진 찍은 교사 집행유예…"학대 인정"
남학생 제자를 성희롱하고 강제로 여장을 시킨 초등학교 교사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인천지법 형사항소3부는 제자들을 성희롱하고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교사 A씨에게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의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 담임교사인 A씨는 2017년 6월 "허리가 아프다"며 엉덩이 일부가 보이도록 바지를 내린 뒤 B군에게 파스를 붙여달라 하고, "내 엉덩이가 커서 여자애들 얼굴이 몇 개 들어간다"며 성희롱했습니다. A씨는 또, 실과 수업시간에 옷차림에 대한 수업을 하던 중 남학생 3명에게 머리를 고무줄로 묶고 화장을 하게 한 뒤 사진을 찍게 하기도 했습니다. B군의 어머니가 항의해 교장으로부터 질책을 받자 A씨는 수업시간에 B군이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넌 우리 반 아니니까 나가. 너는 쓰레기"라고 말하며 분풀이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 A씨는 반 학생인 피해 아동들에게 정서적·성적 학대를 했다"며 "당사자들뿐 아니라 다른 학생들까지 상당한 정서적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죄질이 불량하고 일부 피해 아동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지만,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고 초범이란 점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사회
2021-08-16
구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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