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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된 강원도 옛 중심에 펼쳐진 '통일'
◀ 김필국 앵커 ▶ 계절의 여왕이자 가정의 달인 5월엔 여기저기서 축제가 많이 열리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한 행사도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네요. ◀ 차미연 앵커 ▶ 오늘 생생통일현장은 유일하게 남북한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행정구역이죠? 바로 강원도를 찾았는데요. 강원도의 옛 중심지에서 펼쳐진 축제 현장으로 이상현 기자가 안내합니다. ◀ 리포트 ▶ 강원도 원주의 도심 한 복판에 자리잡은 고풍스런 한옥 건물들. 조선시대, 강원도 관찰사가 머물며 지역의 행정을 관할했던 관아, 강원 감영으로, 한반도의 허리에 있는 지리적 요충지답게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직후까지도 우리나라의 군사와 교통, 물류의 중심 역할을 수행했던 장소입니다. [박성남/강원감영 문화관광해설사] "전부 산악으로 둘러싸여 있고 그러기 때문에 여기는 자동방어가 되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여기가 군사도시가 되지 않을 수 없었고 북진을 할 때나 교통으로나 모든 것으로 볼 때 여기가 (강원도의) 제일 중심지라고 판단을 해 가지고" 6백년 넘게 제 자리를 지키며 세월의 풍상을 견뎌왔다는 느티나무 한 그루가 특히 인상적인 곳이었는데요. [이상현 기자/통일전망대] "조선왕조 5백년간 강원도의 중심이었던 이곳에서 특별한 행사 하나가 열린다고 해서 찾아왔습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한 가족 축제가 열린다는데요, 어떤 모습인지 함께 찾아가보시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나들이객들이 여기 저기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찬란한 5월의 햇살을 즐기던 휴일 오후. 태극기와 아리랑 선율에 맞춘 난타 공연이 먼저 평화통일 축제의 시작을 알립니다. [선우영수/민주평통 원주시협의회장] "아이들한테 통일에 대한 바른 생각을 심어주자는 것과 시민들로 하여금 통일에 대한 부분을 좀 더 생각하게 해서 바르게 통일에 대해 접근을 하자는 차원에서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특히 좋아했던 마술 쇼. "잘 보시고요.. 하나~ 둘~" 강원도에서 열리는 평화통일 축제답게 이에 맞춘 퀴즈 시간도 이어집니다. "북한의 행정구역은 9개 도인데요, 함경남도 함경북도 평안남도 평안북도 황해남도 황해북도 양강도 자강도 이렇게 8개 이외에 한개 도가 더 있습니다. 일어나 보세요~ (강원도!) 강원도? 정답입니다." 의미있는 기념품을 만들어보는 공간도 곳곳에 마련됐습니다. 무궁화 모양의 손거울. 한반도의 각 지역을 퍼즐처럼 맞춰가며 완성하는 스티커. "강원도는 남쪽에도 있고 북쪽에도 있습니다. (네~)" 우리땅 독도가 그려진 각종 장식물들. "다 했어요~" "다 했어요?" "네~" "어우 너무 어렵다. 이거 아빠는 못하겠어" 한반도의 통일을 염원하는 바람을 담아 만든 태극기 바람개비는 이미 아이들의 신나는 장난감이 되었습니다. [김서현/초등학생] "사람도 되게 많고 체험하는게 너무 재밌어요. '통일 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되게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한켠엔 수많은 미술작품들이 가지런히 전시돼 있었습니다. 원주 지역의 초등학생과 어린이집 아동들을 대상으로 평화와 통일, 그리고 나라 사랑을 주제로 실시한 공모전의 입상작들이었는데요. [송이엘/초등학생(미술공모전 대상)] "기차를 타고 남한에서 북한까지 한번 가보고 싶었어요. 무궁화길을 바탕으로 해서 기차를 타고 북한까지 간다는 그런걸 중심으로 표현했어요." 이렇게 무궁화와 태극기, 기차 여행 등을 소재로 하거나 어린이들답게 북한 친구들과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 작품들이 많았고, 남북으로 갈린 한반도를 반창고로 이어붙이거나 평양으로 캠핑가는 길을 묘사한 대여섯살, 어린 아이들의 그림들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현제/원주 시민] "관심이 사실 그렇게 크게 없었다가 그래도 아기들 작품 전시돼 있다고 해서 와봤거든요. 근데 좀 몰랐던 것도 많이 알게 되고 애들이 되게 좋아하는 것 같아요. 퀴즈 낸 것도 보니까 아이들 맞춤으로 재밌게 해주시더라고요. 유익한 시간이었다 싶어요 지금." 아이들과 함께 온 부모들 뿐만 아니라 봄나들이 나온 지역의 시민들도 모처럼 동네에서 열린 축제 한마당을 함께 하며 의미있는 하루를 즐겼습니다. [신윤철/원주 시민] "생각해보면 사실 통일이라는 단어를 오랫동안 염두에 두지 않고 있었던 것 같은데 오늘 새삼스럽게 이런 그림을 보고 이런 축제를 하는 걸 보고 다시 한번 통일을 좀 생각하게 되는 그런 계기가 됐던 것 같습니다." 전쟁으로 갈리며 유일하게 남북에 공통으로 존재하게 된 강원도의 옛 중심지는 6백여년을 지켜온 고목과 함께 이제는 시민들의 편안한 휴식처가 돼 있었고, 미래 통일세대의 손에 들린 희망의 바람개비들은 따사로운 봄바람을 타고 쉼없이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통일전망대 이상현입니다.
통일전망대
2023-05-20
이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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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연예톡톡] '록의 대부' 신중현, 14년 만에 앨범 발표
연예톡톡입니다.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 씨가 무려 14년 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옵니다.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신중현] "제 음악생활의 결정적인 (모든) 음악을 발휘한 음반입니다." 한국 대중음악의 거장, 기타리스트 신중현 씨가 오는 15일 '헌정 기타 기념 앨범'을 발표합니다. 이번 앨범에는 신중현 씨의 세 아들인 시나위의 신대철 씨와 기타리스트 신윤철 씨, 드러머 신석철 씨가 참여했는데요. 신중현 씨가 아들들과 공연한 적은 있지만, 네 부자가 함께 녹음하기는 처음입니다. 신곡 2곡을 비롯해 총 8곡이 실린 앨범에는 신중현 씨가 20년가량 연구해온 새로운 기타 주법이 가득 차 있다고 하는데요.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새로운 작업에 하루가 바쁘다"는 신중현 씨는 올가을엔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연도 논의 중이라고 합니다.
뉴스투데이
2019-07-10
조명진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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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권 "32년 만에 美 공연…울화·우울증 가셨죠"
"울화와 우울증이 있었는데 다 버리고 왔어요." 가수 전인권(64)은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팜스프링, 뉴저지, 애틀랜타 등 3개 도시에서 밴드와 함께 공연하고 돌아온 기분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에게 미국행은 여느 가수들과 감회가 달랐다. 과거 마약 전력으로 미국행이 어려웠으나, 이번에 비자를 발급받으면서 들국화 시절이던 1986년 이후 32년 만에 현지 무대에 올랐다. 당초 작년 7월 예정된 전인권밴드의 뉴욕 카네기홀 공연은 비자가 늦게 나오는 바람에 취소됐고 다시 1년이 지나 성사된 것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전인권은 "작년부터 이어진 울화와 우울증이 가실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며 "오랜 시간 비트에 역점을 둔 내 연습 방법이 맞았다는 생각에, 우리 밴드의 사운드가 적중했다는 생각에 무척 기뻤다"고 강조했다. 울화와 우울증은 지난해 봄 특정 대선 후보 지지 발언으로 인한 일부의 비난과 표절 논란 등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 때문이었다. 미국 첫 공연은 지난달 9일(이하 현지시간) 팜스프링 판타지 스프링스 리조트에서 1천700명 규모로 열렸다. 그는 이어 같은 달 11일 뉴저지 버겐 퍼포밍 아트센터, 13일 애틀랜타 벅헤드 씨어터에서 기타리스트 신윤철·베이시스트 민재현 등 5명의 베테랑 밴드 멤버들과 무대를 꾸몄다. 3시간가량 '제발', '행진', '그것만이 내 세상', '사랑한 후에', '걷고 걷고', '걱정말아요 그대' 등의 대표곡과 로드 스튜어트의 '세일링'(Sailing), 현인의 '굳세어라 금순아',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 등의 레퍼토리를 선사해 잇단 앙코르 요청과 기립박수를 받았다. 전인권은 "팜스프링 공연에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왕복 5시간 거리를 와준 관객들도 많았고, 한 멕시코계 미국인 여성 팬은 2004년부터 제 앨범을 들었다며 남편과 세 아이를 두고 혼자 차를 몰고 왔다"며 "특히 웃고 박수 치던 관객들이 '굳세어라 금순아' 등을 부를 때 눈물을 보여 뭉클했다"고 떠올렸다. 관객 피드백이 좋자 그는 내년 미국 7개 도시 공연 제안도 받았다고 한다. 또 현지 관계자를 통해 그의 음악을 접한 프로듀서로부터 음반 작업을 같이 해보자는 얘기도 오갔다고 말했다. "비욘세 등과 작업한 프로듀서인데, 제 음악을 듣고서 아주 특이하고 마음이 느껴지는 목소리라고 했대요. 음반 작업을 같이 해보자는 얘기가 나와 잘 진행되면 겨울 즈음 미국에 가 녹음도 해보려고요. 또 현지 공연 관계자와 함께 레드제플린 드러머 존 본햄의 아들인 드러머 제이슨 본햄의 내한을 추진해 같이 무대도 해볼까 해요." 그는 이번 공연을 통해 의욕을 갖고 오랜 꿈을 다시 꾸기 시작한 듯 보였다. 그는 늘 "세계 시장에 내놓아도 꿇리지 않는, 진짜 좋은 음악을 하는 게 꿈"이라고 말하곤 했다. "이젠 '내 인생이 어처구니없었구나'란 후회도 남지 않았어요. 지금 젊음이 찾아와 준 것 같아 꿈을 가지고 해봐야죠. 또 해내고 싶고요. 힙합이 바탕인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1위를 했듯이, 록 음악으로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뮤지션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굉장한 일일 거예요." 그는 이어 "성공이란 게 관객수 몇 명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며 "스팅, 밥 딜런의 음악이 정신적으로 사람들에게 소속감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대단하듯이, 음악적인 주관 등 모든 면에서 '이 사람 멋있다'란 말을 듣는 음악인이 되고 싶다. 팝을 좀 더 공부하고 전인권밴드 음악에 국악기 리듬을 살짝 가미하는 시도를 해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늘 그렇듯이 그는 연습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매일 오전 4~5시에 일어나 비트 기계를 켜고 리듬의 정확성에 공을 들이며 발성 연습을 한다. 비트가 좋아지면 밴드 사운드 자체가 달라지니, 요즘은 클래식 음악도 들으며 자신의 한계를 찾고 있다고 했다. "로드 스튜어트는 연습을 안 해도 될 거로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엄청나게 연습을 하더라고요. 죽으라고 연습을 하고 히트도 하는 것이죠. 소리도 오늘 다르고 내일 달라요. 그러니 득음도 매일 하는 것이죠." 이렇게 연습하는 모습은 그가 첫 번째 사부로 출연했던 SBS TV '집사부일체'에서도 담겼다. 예능 출연 이유를 묻자 "섭외가 온다"고 트레이드 마크인 검정색 선글라스 너머로 특유의 웃음을 지었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만났던 후배들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칭찬했다. "모두 매력이 있었죠. 이상윤은 인간미가 있고 진지하게 하는 얘기들이 많이 와 닿았어요. 양세형은 고생도 해봐선지 상대방을 배려해주고 무척 똘똘한 후배였죠." 또 지난달에는 JTBC '히든싱어 5'에도 출연해 모창 능력자들과 대결을 펼쳐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히든싱어 5'는 내가 상상한 이상이었다"며 "내 노래지만 능력자들이 각자 자신의 아픔을 잘 표현했고, 나도 어려운 음을 잘 내는 출연자가 있어 정말 기분 좋게 노래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특히 '사랑한 후에'를 함께 부를 때 진짜 멋있었다. 지금까지 이 곡을 부르면서 이렇게 멋있게 표현된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9월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파주포크페스티벌'에 출연한다. 또 그가 직접 밴드 멤버들을 그린 그림으로 팸플릿을 제작해 나눔 공연도 할 예정이다.
문화연예
2018-07-09
뉴미디어국 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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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희가 부릅니다, 라디오"…연작 싱글 내고 20일 콘서트
싱어송라이터 조동희(44)는 '라디오 키즈'였다. 어린 시절 '황인용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쇼',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들으며 라디오 안의 커다란 세상에 빠져들곤 했다. 그가 성장기의 감성을 자라게 해준 친구인 라디오에 대한 오마주로 연작 싱글 '라디오'를 17일 음원사이트에 공개한다. 자작곡 제목은 '라디오 80', '라디오 90', '라디오 00'으로 하나의 노래를 그 시대를 상징하는 사운드로 각각 편곡했다. 1980년대의 '라디오'가 신시사이저 사운드가 돋보이는 올드 팝 스타일이라면, 1990년대의 '라디오'는 모던록 장르다. 2000년대의 '라디오'에는 몽환적인 전자 사운드가 서정적으로 입혀졌다. '라디오 00'의 EDM 편곡은 지난 8월 세상을 떠난 오빠 조동진의 아들이자 조동희의 조카인 조승구가 맡았으며 이 버전의 재킷은 일본 일러스트 작가 하라다 미유키 씨가 힘을 보탰다. 조동희가 쓴 이 곡의 노랫말에는 따뜻한 아날로그 감성이 깃들었다. 장필순의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등의 가사를 쓴 뛰어난 작사가답게 라디오를 벗 삼았던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오, 설레임이었던 친구였던/ 나의 기다림이었던 위로였던/ 내게 넓은 세상 얘길 들려주던/ 너무 소중하던 시절 라, 라, 라디오'('라디오' 중) 조동희는 20일 오후 8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마리아칼라스홀에서 '싱어송라이터 조동희의 라디오'란 타이틀로 콘서트를 연다. 신곡을 선보이는 자리로 '라디오 80'을 함께 녹음한 연주자들과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조동희는 음악공동체 하나뮤직의 두 기둥인 조동진과 조동익의 여동생으로 조규찬의 '조용히 떠나보내', 장필순의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등의 작사가로 음악을 시작했다. 신윤철과 함께 밴드 '원더버드' 활동을 했으며 1집 '비둘기'와 미니앨범 '다섯 개의 사랑 이야기' 등을 선보였다. tvN 드라마 '시그널'의 OST 곡으로 조동진의 대표곡 '행복한 사람'을 불렀으며, 다큐멘터리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 OST를 작업했다.
문화연예
2017-10-17
뉴미디어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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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산책] 록 페스티벌에 노장들이 떴다
◀ANC▶ 젊은이들의 상징이라고만 여겨졌던 록 페스티벌에 올여름엔 관록의 노장가수들이 무대에 서고 있습니다. ◀ANC▶ 중량감만큼이나 감동도 큰 공연이 열렸다는 평가 인데요. 김재용 기자와 자세히 얘기 나눠봅니다. 안녕하세요. ◀ 기 자 ▶ 안녕하세요. ◀ANC▶ 이전과 많이 달라졌나 봐요. ◀ 기 자 ▶ 그렇습니다. 신중현, 조용필 같은 우리나라 노장 가수들뿐만 아니라, 펫샵 보이즈와 스웨이드 같은 유명 해외 뮤지션들이 올해 페스티벌을 빛내 주었습니다. 가왕 조용필은 데뷔 후 45년 만에 처음으로 록 페스티벌 무대에 섰고, 일흔다섯 살의 기타의 신 신중현 씨, '메탈의 신'이라고 불리죠, 밴드 '메탈리카' 등이 세월과 세대, 장르의 구분을 허문 감동을 팬들에게 전해 주었습니다. 화면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VCR▶ ◀ S Y N ▶ 조용필/가수 "나의 사랑을 받아줄 수가 없나" 2만 명이 넘는 관객이 조용필의 노래 한 소절 한 소절에 열광합니다. 이곳저곳에서 펄쩍펄쩍 뛰던 10대도 흥을 참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4-50대도 어깨춤을 추면서 한목소리로 합창합니다. 록 페스티벌의 상징인 '떼창'과 '떼춤'은 세대구분 없이 분위기를 정점으로 치닫게 만듭니다. ◀SYN▶ 김영순/주부 "보통의 록 페스티벌은 젊은 애들, 우리 딸 수준인데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이 나온다 해가지고 이렇게 왔어요." ◀SYN▶ 이성숙/주부 "대구에서 왔는데 아이들 데리고 처음 참가했는데 오늘 조용필 오빠 공연이 있어서." 젊은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록 페스티벌에 중·장년 오빠 부대들이 가세한 건 출연료를 받지 않는 대신 인디밴드를 위한 무대를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던 조용필의 공연 때문입니다. ◀INT▶ 조용필/가수 "록페스티벌이 그렇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까지는 궤도에 못 올랐거든요. 이제부터 좋아지지 않을까. 거기에 한 보탬이 됐으면 좋겠어요." 영국의 2인조 일렉트로닉 듀오 펫 샵 보이즈도 관록의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지난 2010년 지산 밸리 록페스티벌 이후 두 번째 한국을 찾은 이들은 80~90년대 히트곡까지 20여 곡이 넘는 노래들을 선보이며 관객들을 열광케 했습니다. ◀INT▶ 닐 테넌트/펫샵보이즈 "(한국 관객들은) 이제껏 만나 본 관객 중에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지난번 콘서트에서 관객들의 호응이 뜨거워 날아갈 듯 기뻤습니다." 7년 만에 한국 무대에 선 '메탈리카'입니다. 1983년 첫 앨범을 냈으니까 벌써 30년 된 그룹이지만 공연이 시작되면서 헤드뱅잉의 물결이 시작됩니다. 페스티벌에서 연주된 곡들이 초기 앨범에 수록된 것들이어서 젊은 층에서부터 50대 관객들까지 만족도도 상당히 높았습니다. ◀INT▶ 이연희/관객 "중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밴드들을 성인이 돼서 록페에 왔는데 만나고 막 사인도 받는 경우도 생기고 지나가다가 만나는 경우도 생겨서 진짜 공연도 너무너무 좋고." ◀INT▶ 박정영·박한영/관객 "십 년 전부터, 오디오로 들었는데 CD 사가지고 십 년 만에 형제끼리 서울에서 공연 보게 돼서 정말 흥분되고 너무 보고 싶습니다. 메탈리카 록 스피릿!!" '한국 록음악의 전설' 신중현도 밴드 '시나위'의 신대철과 '서울 전자음악단'의 신윤철 등 두 아들과 함께 처음으로 록 페스티벌 무대에 섰습니다. 록 페스티벌 무대의 신중현은 70대로 보이지 않는 혈기 넘치는 록커의 모습이었는데 노장 록 가수의 음악에 수만 명의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광경은 남녀노소 세대를 구분하지 않고 부끄러움도 낯섦도 사라지게 한 한국형 새로운 문화의 도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 기 자 ▶ 올해 굵직굵직한 록 페스티벌은 7개 정도로 분류되는데요. 지난해 19만 명 정도 관객이 참가한 데 비해 올해는 35만 6천 명 이상이 공연장을 찾아 86%나 관객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하지만, 너도나도 섭외경쟁을 벌이느라 참가 뮤지션들의 몸값을 너무 높여 놓았다는 지적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행사들이 무사히 끝났고 페스티벌의 양적 성장과 함께 록페스티벌이 20~30대만이 아닌 전 연령층이 향유하는 건전한 놀이문화로 정착할 가능성이 커진 것도 주목할 만한 점입니다. ◀ANC▶ 네, 김재용 기자 잘 들었습니다.
2013
2013-08-21
김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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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고시'
노래나 연기 실력같은 재능에도 영어나 수학 성적처럼 등급을 매기는 게 가능할까요?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 연예인 열풍이 불면서 재능 인증 시험까지 등장했습니다. 일종의 '연예인판 토익'인데요, 어떻게 점수를 매긴다는 건지 시험 현장을 직접 지켜봤습니다. 며칠 전 서울에서 열린 이른바 '재능 평가(TOT:Test Of Talent)' 모의 시험장. ◀SYN▶ "파이팅. 열심히 할 수 있지? 좋은 기회 될테니까 열심히 하고 너 실력을 마음껏.." 18살 백예슬양이 어머니와 함께 초조하게 순서를 기다립니다. 평가위원은 대학교수와 현직 가수, 기획사 관계자 등 모두 3명. 딸이 잘하고 있는지 궁금한 어머니는 밖에서 애가 탑니다. 얼핏 보면 일반 오디션과 비슷해 보이지만 단순히 합격, 불합격만 통보하는 게 아니라 1명 당 최소 10분씩 할애해 기초 재능을 분석해 준다는 점이 다릅니다. ◀SYN▶정순도 교수/상명대 뉴미디어음악학과 "주위에 부모님이나 아니면 인맥적으로 연예인이 될 수 있는, 도와주실 수 있는 분들이 계신가요?" (네, 부모님이 항상 옆에서...) 음악성은 물론 기본 여건까지. 스무 개가 넘는 항목에 일일이 점수를 매깁니다. 그 결과를 종합해 영어의 'TOEIC' 시험처럼 재능을 점수로 인증해 준다는 겁니다. ◀SYN▶심영란 / 응시생 백예슬양 어머니 "정말 얘한테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검증하고 인증 한다는 게 좀 생소하긴 하지만 (앞으로) 또 보완할 것이 무엇인지 이런 걸 확실하게 알면 좀 편하고 좋을 것 같아요." 시험 분야는 노래, 연기, 춤 세 가지. 각 시험의 평가 항목은 한 민간 업체가 각 대학교수들과 기획사 관계자 수십 명, 현직 연예인들과 제휴해 개발했습니다. 기본기에 대한 평가부터.. ◀SYN▶원영신 교수/연세대 스포츠레저학과 "여기는 고난이도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에요, 기본적으로. 가능성을 좀 더 보는 것으로 저는 점수배점을 했습니다." 총평까지 제공합니다. ◀SYN▶박완규 / 가수 "전달하고자 하는 목표점이 없어 현재. 냉정하게 얘기를 해 주면 자기 귀에 대고 자기만 노래하고 있는 느낌." ◀SYN▶ "안녕하세요. 23살 이정은입니다." 배우가 꿈인 대학생 이정은양도 자신의 연기 등급을 평가받으러 왔습니다. 평가위원들이 울어봐라, 웃어봐라, 이것저것 즉흥 연기를 시킵니다. ◀SYN▶김성원 / 연기자 "됐어, 됐어, 됐어. 호흡이 짧지? 힘들지?" (네) "그걸 훈련을 해야 돼." ◀SYN▶이정은 / 23세, 연기자 지망생 "다른 데서는 이제 대본을 짧은 시간 안에 얼마큼 잘 해석할 수 있느냐를 보시는 것 같은데 여기서는 그 배우의 자질, 기본 자질에서부터 시작하시는 것 같아서." 시험 이틀 뒤, 정은양에게 성적표가 전달됐습니다. 정은양의 평균 점수는 60점대. A부터 E까지 5단계 중 C등급을 받았습니다. 집중력과 매력에선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호흡과 발성, 신체 비율에서 점수가 깎였습니다. ◀SYN▶이정은 / 23세, 연기자 지망생 "C등급이면 A등급은 어떻게 해서 맞을 수 있는가 또 궁금하고, 얼굴이 더 작아져야 되나 어떻게 하면 더 작아지나 생각이 드네요." 시험을 개발한 업체는 이런 모의 테스트를 거쳐 이달 말 제1회 공식 시험을 열 예정입니다. 한 과목당 응시료가 15만원.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만큼 연예인 지망생들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로 정착시키겠다는 게 회사측의 계획입니다. ◀SYN▶정순도 교수/ 상명대 뉴미디어음악학과 , TOT 운영위원장 "취업이나 또는 대학 입시나 또는 어떤 그런 공개적인 오디션 자리에서의 기초자료로 사용할 수 있으면 굉장히 유익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재능을 점수로 공증한다는 게 가능한 일인지, 결국 세태에 편승한 돈벌이 수단 아니냐는 시각도 물론 있습니다. ◀SYN▶윤영실 / 24세 "너무 사익성으로 회사가 이윤만 추구하는 방법이 될까봐 그런 부분은 좀 걱정이 되네요." 재능에도 등급을 매기겠다는 이런 신종 시험은 지극히 한국적인 현상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시험까지 등장하게 된 건, 장래희망 1순위가 연예인일 정도로 스타를 꿈꾸는 학생들이 많아졌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이런 열풍은 공교육 안에서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대중예술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특수목적 고등학교. 이 학교 실용음악과의 경우 올 해 입학 경쟁률이 5년 전 개교 당시에 비해 10배 이상 높아졌습니다. ◀SYN▶신동의 / 서울공연예술고 실용음악과 2학년 "평소에 노래도 부르고 작곡도 하는 게 꿈이었는데 작곡 수업도 받고 노래도 배울 수 있는 그런 학교가 있다 그래서 관심이 가서 지원하게 되었어요." 연기예술과, 방송연예과 등 5개 전공에 2백60여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교과 과정의 절반은 재즈댄스,연기,보컬 같은 수업입니다. ◀SYN▶이화령 / 서울공연예술고 실용무용과 3학년 "제가 모르던 춤도 알게 되고 여러 장르를 알게 되니까 더 눈도 높아지고 더 실력도 향상되는 것 같아서 좋아요." 이런 대중예술 관련 고등학교는 속속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SYN▶김기현 교사 / 서울공연예술고 실용음악과 "어떻게 보면 (학생들이) 신데렐라를 꿈꾸면서 오는 경우가 있는데 K-POP이 더 발전을 하려면 정식 고등학교에서 실용음악을 이렇게 좀 가르칠 수 있고 그런 방향으로 가야되기 때문에 저희 학교가 그런 것에선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대학들도 마찬가지.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으로 올해 전문대 수시모집에서 실용음악과는 444대 1이라는 경이적인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관련 교육기관들도 앞다퉈 현직 음악인 등을 교수로 위촉해 학생들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SYN▶안정훈 / 작곡가,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 "노래는 분명히 기승전결이 존재하잖아. 너희들 보통 아마추어들이 다 특징이 뭐냐면 기승전결 모두 다 힘을 준다는 거지." ◀SYN▶박종근 / 서울종합예술학교 2학년 "(교수님들이) 현직에서 활동하시다 보니까 그런 데서 얻으신 경험 같은 것들도 많이 알려주시고 저희가 단지 노래 연습만이 꼭 저희가 앞으로 음악을 하는 삶 가운데 꼭 필요한 건 아니거든요." 연예인 중에서도 어린 학생들이 가장 되고싶어 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아이돌'. 대형 기획사의 오디션에 합격해 연습생이 되는 건 연예인 지망생들의 가장 현실적인 목표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바늘 구멍같은 기획사 관문을 통과한다 해도 또 다시 혹독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 좁은 자취방에서 21살 신윤철군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서울에 있는 연예기획사에 오느라 고향을떠난지 2년 째. 기획사로 향하는 지하철에서도 연습 동영상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SYN▶신윤철 / 연예기획사 연습생 "댄서들이나 먼저 데뷔한 선배들 영상도 보고 비교를 많이 하면서 뭐가 부족한지 많이 느끼고 그렇게..." 윤철군은 '탑독(ToppDogg)'이라는 이름의 아이돌 그룹 멤버로 데뷔를 준비 중입니다. 노래나 작곡 연습은 기본. 격렬한 춤을 소화하기 위한 체력과 몸매 관리를 위해 강도높은 훈련이 매일 두 세시간씩 이어집니다. 함께 연습 중인 다른 멤버들도 최소한 1년 넘게 기약없는 연습생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 연습생 생활로 잃은 건 내 1년 반 뿐만이 아니라 자존심과 또 부모님의 돈 빼다 박았지 ♬ Free style yo free style 나 방송에 나가면 나 미쳐 나는 가요계 나가면 곧 뜨게 될 걸 You know what it is. yo 가사가 없어도 난 계속 랩을 할 수 있어 그게 내 특기 처음 15명으로 시작했던 멤버는 하나 둘씩 빠져나가 지금은 8명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또 누가 언제 탈락할 지 알 수 없습니다. ◀SYN▶신윤철 / 연예기획사 연습생 "사랑노래 보다는 한숨, 한탄 약간 그런 가사를 좀 많이 쓰고 있습니다. 스트레스 그런 것 때문에 아무래도 미래에 대한 그런 걱정들이 많다보니까 네, 한숨이..." ◀SYN▶ 김태양 / 연예기획사 연습생 "(기획사) 철문 안에는 뭐가 있을까 거대한 뭔가 여기 안에 들어가면 모든 게 다 이뤄지겠다.이제 회사가 다 (해주겠지)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더한 싸움이더라고요." 매일매일 12시간씩 이어지는 강행군은 일지를 쓰면서 마무리합니다. 이들을 버티게 하는 원동력은 오직 한 가지, 무대에 서고 싶다는 갈망입니다. ◀SYN▶서상원 / 연예기획사 연습생 "저는 제 갈 길이 확실하고 제가 좋아하는 길을, 지금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그런 힘들다는 생각을 아예 버렸어요. 지금." 이처럼 스타가 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동안, 한쪽에선 상처받는 이들도 생겨납니다. 지난해 걸그룹 데뷔를 준비했던 대학생 이 모양의 경우 연습생 시절은 잊고 싶은 악몽입니다. 3개월 안에 데뷔시켜주겠다는 말에 학교까지 휴학하고 연습에 매진했지만, 돌아온 건 금품 요구였습니다. ◀SYN▶이○○ / 24세, 전 가수 지망생 "(기획사 대표가) 곡을 작곡가한테 받았는데 (비용이) 1천만 원이다 내가 3백만 원 부담할 테니까 너희가 7백만 원을 부담해라." 원치 않는 술접대도 해야 했다고 합니다. ◀SYN▶이○○ / 24세, "전 가수 지망생미팅을 하자고 해서 나갔죠. 가면 모르는 분들도 계셨고 어디 관계자 분이다. 술 접대 같이 이렇게.." 학창 시절 6년을 연기자의 꿈에 매달렸었다는 22살 백지희양. ◀SYN▶백지희 / 22세, 전 연기자 지망생 "매니저라는 사람을 제 앞으로 붙여주면서 광고, 오디션 미팅 있으면 연락으로 언제언제 되느냐 식으로 스케줄 조절해 주면서. 처음에는 정말 마치 내가 연예인이 된 것 마냥... " 하지만 성사된 일은 하나도 없었고, 무리한 다이어트를 반복하다 요요 현상에 우울증까지 찾아왔습니다. ◀SYN▶백지희 / 22세, 전 연기자 지망생 "20살 때 (다이어트를) 쫙 해서 한 1년 동안, 1~2년 동안 거의 노력해서 20~30킬로그램을 감량은 했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해서 다시 뭔가를 시작하고 했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좀 잘 안되더라고요." 기대와 열정이 컸던 만큼 실망과 상처도 깊게 남았습니다. 지금 그녀는 회사에 다니며 평범한 삶을 꿈꾸고 있습니다. ◀SYN▶백지희 / 22세, 전 연기자 지망생 "그 어린 나이라는 그 시간과 나이는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인데, 그 때 거기에 너무 얽매여서 추후에 나중에 성인 됐을 때 정말 필요한 일을 해야 되는데 사회에 또 많은 걸림돌이 되더라고요." 학원과 학교, 기획사. 여기에 인증 시험까지. 저마다 스타가 되는 길잡이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극소수 만이 그 길에 들어섭니다. ◀SYN▶김작가 / 문화평론가 "인증된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연예인 지망생들에게) 확신 같은 것들을 주기 위해서 시험까지 생기면서 예전에 고시가 갖고 있었던 신분상승의 욕구들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한류'라는 날개를 달고 대중문화 산업이 거대하게 팽창하는 사이, 그 무대에 오르려 안간힘을 쓰는 젊은이들의 행렬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시사매거진 2580사용안함
2013-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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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현의 아들이자 제자이자 팬으로서 만들었죠"
"많은 분들이 아버지의 곡을 리메이크했지만 아직 대중에 알려지지 않은 곡이 많아요. 숨겨진 보석 같은 곡들이죠. 우리만 알기엔 너무 아까워서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우리만큼 원작자의 의도를 잘 아는 사람들도 없으니까요.(신윤철)" '한국 록의 대부'인 기타리스트 신중현(74)의 명곡들이 두 아들의 손을 거쳐 다시 태어났다. 세 아들 중 둘째인 기타리스트 윤철(43), 셋째인 드러머 석철(41)이 베이시스트송홍섭(58) 등과 프로젝트 밴드 '카도(CADDO)'를 결성, 아버지가 만든 곡들을 재해석한 앨범 '뮤직 오브 신중현' 시리즈를 선보이는 것. 지난 9일 반포동 연습실에서 만난 멤버들은 "과거엔 아주 좋았는데 요즘에 해보면 별로인 곡이 있는 반면, 과거엔 주목받지 못하고 묻혔지만 요즘에 해보면 기가 막힌 곡이 있다"면서 "신중현의 곡은 후자"라고 운을 뗐다. "다시 해보면 잘 나올 것 같은 곡이 많았어요. 김추자, 김정미, 펄시스터즈, 엽전들(신중현과 엽전들) 등…. 지금 불러도 전혀 옛날 노래 같지 않은 곡들이죠.(신윤철)" "예전에 즐겨 연주했던 곡을 지금 다시 연주하면 '아 이게 아닌데' 싶어 허무할때가 있어요. 지금 상황에 적합하지 않은 곡도 있고. 근데 선생님의 곡은 안 그렇지. 발표 당시엔 대중의 주목을 못 받고 묻혔던 곡이 많은데 지금 연주해보니 아주 재밌어요.(송홍섭)" 이달 중순 발매되는 첫 앨범에는 '소문났네' '님은 먼곳에' '하필이면 그사람' '그대는 바보' '후회' '거짓말이야' 등 1970년대를 풍미한 가수 김추자의 노래 여섯곡이 담겼다. 보컬은 지난 5월 오디션으로 선발한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재학생 황유림(20) 씨가 맡았고, 삐삐밴드 출신 드러머 김책(34)도 드럼 주자로 참여했다. '제2의 김추자'로 발탁된 황씨에 대해 멤버들은 "사실 우리가 뽑았다기보다 모셔온 분"이라며 치켜세웠다. "오디션 때 불러야 할 곡이 총 9곡이었는데 황유림 양은 그 중 세 곡만 준비해왔더군요. 원래 그런 상황이면 다신 안 만날 텐데 목소리가 워낙 좋았어요. 바로 오디션을 끝내버렸죠.(웃음, 송홍섭)" 신윤철은 "올 초 동덕여대 신입생 환영 공연에 갔다 황양이 노래하는 걸 보고 감탄했다"면서 "그때 오디션을 보라고 제안을 했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와달라고 사정한 셈"이라며 웃었다. 황씨의 합류로 팀 구성을 마무리한 카도는 8월에 녹음을 시작했다. 원곡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디지털 장비 대신 릴테이프를 썼고 녹음 방식도 '원 테이크 레코딩(곡 전체를 한 번에 녹음하는 것)'을 고수했다. "요즘은 음악 만드는 기술이 엄청나게 발달해서 대충 틀만 잡아놓으면 모든 게 해결돼요. 음정이 틀리면 오토튠으로 맞추면 되고 박자가 틀리면 맞게 잘라서 옮겨 붙이면 되죠. 이렇게 하다 보면 짧은 시간 안에 음악을 만들 수 있지만 잃는 것도 많아요.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고유성)가 사라지는 거죠. 그래서 우린 원 테이크로 갔어요. 원 테이크로 가면 같은 음악이 나올 수가 없거든요.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듯이 테이크마다 그 순간의 고유한 감성이 담기는 거죠.(송홍섭)" 송홍섭은 "이번 앨범에 담긴 곡은 편곡도 따로 안했다. 각자의 파트를 알아서 디자인한 것"이라면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방식이긴 하지만 디지털 세대가 잃어버린 '자연스러움'은 되찾았다. 음악가로서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도는 이번 앨범을 위해 총 64번 녹음해 이 중 9곡을 추렸다. '소문났네' 등 여섯 곡은 이달 중순 CD로 먼저 출시되며 '꽃잎' '나뭇잎이 떨어져서' '늦기 전에' 등 세 곡은 다음 달 출시 예정인 LP에 추가된다. "'꽃잎'은 큰형(기타리스트 신대철)도 같이 녹음했어요. 요즘 워낙 바빠서 녹음날 기타만 쳐주고 갔죠. 예전에 (신대철이 이끄는 그룹) 시나위에서도 '꽃잎'을 녹음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같이 녹음하니 느낌이 또 다르더군요.(신석철)" 카도는 앞으로 '뮤직 오브 신중현' 시리즈를 차례로 발표하는 한편, 공연과 TV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 팬들과도 꾸준히 만날 예정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980-90년대 노래들을 꾸준히 리메이크하면서 그 시대 노래가 한국 대중음악의 '고전'으로 굳어지는 분위기에요. 하지만 진정한 고전은 나온지 50년이 지났는데도 전혀 옛날 노래 같지가 않은 신중현 선생님의 곡들이 아닐까요. '카도 프로젝트'를 계기로 선생님의 노래가 젊은 세대에게도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어요.(김책)" 북미 인디언 부족의 이름에서 따온 팀명 '카도'는 '진정한 추장'이란 뜻. 한국 대중음악계의 '진정한 추장'인 신중현에게 바치는 헌사다. "인터뷰할 때마다 아버지와 아버지의 음악에 대한 질문을 받는데요.(웃음) 돌이켜보면 저희 삼형제는 배고프면 밥을 먹고, 졸리면 잠을 자듯 너무도 자연스럽게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아들이자, 제자이자, 팬인 셈이죠. 아버지가 어렸을 때 만주에 사셨다고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아버지의 음악에선 광활한 대륙의 기상 같은 게 느껴져서 좋아요. 스타일리시하면서도 무게감이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신윤철)" 신석철은 "아버지는 가요계에 전례가 없던 음악을 하셨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보탰다. "개인적으론 아버지가 1970년대 중반 활동 금지를 당하면서 한국 가요의 퀄리티(질)도 떨어졌다고 생각해요. 1980년대 초 활동을 재개하시기 전까지 일절 새 음악을 내놓지 못했으니까요. 그 사이 뮤지션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바뀌었죠. 예전에는뮤지션도 대중의 존경을 받았는데 요즘엔 반주나 하는 '딴따라' 취급을 하기 일쑤니…' 이젠 그런 인식을 바꿔놓을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카도 프로젝트'가 도움이 됐으면 해요.(신윤철)" '카도 프로젝트'에 대한 신중현의 반응은 어떨까. "아직 들려드리지 못했는데…. 글쎄, 별로 좋아하실 것 같진 않네요. 워낙 까다로우신 분이라.(신윤철)" "그래서 쉽게 안 들려드리는 거에요. 하하.(송홍섭)"
2012-11-11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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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현 두 아들, 父 음악 리메이크 헌정앨범
'록의 대부'인 기타리스트 신중현(74)의 곡을 두 아들이 리메이크해 헌정 앨범으로 내놓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신중현의 세 아들 중 둘째인 기타리스트 윤철(43)과 셋째인 드러머 석철(41)은 베이시스트 송홍섭(58)과 5인조 프로젝트 밴드 '카도'를 결성하고 신중현이 키워낸 김추자, 펄시스터즈, 김정미 등 여러 가수들의 노래를 재해석한 시리즈 앨범 '뮤직 오브 신중현'을 차례로 발표한다. 이달 말께 출시할 첫 앨범은 신중현이 작곡한 곡으로 1970년대 큰 사랑을 받은 김추자의 노래를 모은 미니음반이다. 신윤철은 26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앨범에는 '소문났네' '님은 먼 곳에' '후회' '거짓말이야' 등이 담긴다"며 "김추자 씨는 아버지 곡을 불러 가장 히트한 분이기도 하지만 송홍섭 씨가 김추자 씨 음악부터 해보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신중현도 김추자의 곡에 애틋한 마음을 전한 적이 있다. 신중현은 지난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펄시스터즈가 히트한 후 내 음악을 선호하는 가수들이 몰려왔는데 가수 지망생 오디션을 통해 1969년 '픽 업'한 가수가김추자"라며 "대중음악도 세계적인 음악으로 나와야 한다는 사명감에 만든 곡들이 '늦기 전에'와 '나뭇잎이 떨어져서' 등이다. 김추자의 음반을 아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카도는 김추자의 곡을 릴테이프에 녹음해 아날로그 사운드로 완성했다. 신윤철은 "원곡과는 다르게 느껴질 것"이라며 "원곡을 답습한 게 아니라 현시대음악하는 사람들이 신곡이라고 여길 만큼 새로워야 한다는 생각에 우리만의 색깔로 재해석 했다"고 소개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결성된 카도는 북미 인디언 부족의 이름. 신윤철은 "석철이와 내가 생각한 팀명인데 '진정한 추장'이란 뜻이 있다"며 "우리에게 진정한 추장은 아버지의 음악이다"고 설명했다. 카도의 보컬은 오디션을 통해 뽑은 동덕여대 실용음악과에 재학 중인 황유림이 맡았다. 또 삐삐밴드 출신 드러머 김책도 참여했다. 신윤철은 "카도는 '뮤직 오브 신중현'을 위해 결성된 프로젝트 밴드"라며 "김추자 씨 외에도 아버지의 곡을 노래한 여러 가수들의 음악을 리메이크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2-10-26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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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현, 12월 1-2일 단독 공연
'한국 록의 대부'로 불리는 기타리스트 신중현이 오는 12월 1-2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단독 공연을 한다. 2010년 열린 헌정 공연 이후 2년 만의 국내 공연이다. '더 기타리스트(The Guitarist)'란 타이틀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1, 2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1부에서는 '커피 한잔' '봄비' '아름다운 강산' '미인' 등의 히트곡을, 2부에서는 신중현이 즐겨 연주하는 록 넘버를 감상할 수 있다. 신중현의 아들인 기타리스트 신윤철, 드러머 신석철이 이끄는 4인조 밴드와 12인조 현악 합주단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공연기획사 서던스타이엔티는 "이번 공연은 신중현이 지난 50여 년 간 구축한 음악 세계를 집대성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면서 "신중현 특유의 사이키델릭 사운드를 기대해달라"고 밝혔다. 7만7천원-9만9천원. 문의 ☎02-3143-5156
2012-10-22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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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다‥여수엑스포 'SKT관'
지난 12일 개막한 2012여수세계박람회(여수엑스포)에서 SK텔레콤의 '행복구름(we_cloud)관'이 디지털 기술로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며 관람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1년 후에 음성편지를 전달하는 '타임 얼라이브'와 1천명이 '아름다운 강산'을 합창하는 '뷰티풀 스케이프'는 관람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며 여수엑스포의 명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타임 얼라이브'는 1년 뒤에 음성편지를 전달하는 타임캡슐이다. SK텔레콤관 2층에 설치된 한계륜 작가의 작품으로 소라고등을 모티브로 나무로 제작됐으며 시계 모양을 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타임캡슐의 스마트폰으로 자신에게 또는 가족·연인·친구에게 음성편지를 보낼 수 있다. 이 음성편지는 타임캡슐이 간직하고 있다가 1년 후에 전달된다. 타임캡슐 앞에 관람객이 서면 조명이 켜지면서 시계 바늘이 돌아간다. 음성 녹음을 마치면 타임캡슐은 1년 후에 전달할 것을 약속하며 위로 올라간다. 한때 '스피드(speed)'를 외치던 첨단 ICT회사 SK텔레콤이 1년 후에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은 역설적이다. 그러나 관람객들은 1년 후에 소중한 이에게 전달할 음성편지를 녹음하기 위해 차분히 생각을 하는 동안, 최첨단 ICT 기술이 가져올 미래는 따뜻한 인간적인 감성과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SK의 가치에 공감한다고 한다. SK텔레콤은 "현재 하루 1천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음성편지를 남기고 있다"면서 "관람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며 음성편지를 남기는 사람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전했다. . SK텔레콤관 3층 대형 영상관에 들어서면 4면의 스크린에서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온다.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의 '아름다운 강산'이다. 사방을 뒤덮은 가로 15m, 세로 10m의 커다란 스크린에 우리 이웃들의 얼굴이 담긴 수십, 수백개의 분할된 영상들이 채워진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삶이 깃든 '아름다운 강산'을 부르고 있다. 신중현을 대신해 '나는 가수다'의 히어로인 박정현의 열창과 신중현의 세 아들 신대철, 신윤철, 신석철의 기타·드럼 연주도 담겼다. 우리나라의 강산의 아름다운 풍경들도 지나간다. SK텔레콤관이 자랑하는 초대형 4면체 영상관 '뷰티풀 스케이프'의 모습이다. 뷰티풀 스케이프는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의 영상 작품으로 1년 간 작업 끝에탄생했다. 이 작품은 첨단 ICT기술의 향연을 감상하러 온 관람객들의 '감성'을 자극하며 여수 엑스포의 대표 볼거리로 자리잡았다. SK텔레콤 담당자는 SK텔레콤 전시관 내에서 관람객들이 가장 오래 머무는 장소라고 전했다.
2012-05-20
여수=연합뉴스